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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진(국립국어원 학예연구관)
   수사법의 일종으로 용법에 따라 어형을 바꾸는 변화법형 중 희언법형(戱言法型)을 찾아본다.


   

   '희언법형(戱言法型)'은 말로써 재치를 부리는 방식이다. 장재성 교수는 재미·효과를 노리는 수사법에 반어법(反語法), 풍자법, 냉조법(冷嘲法), 과장법, 경구법(警句法), 억양법, 역설법(逆說法) 형용어구법(形容語句法)과 함께 희언법(戱言法)을 포함한 바 있다.
   ‘희언법형’에는 동음어 활용법형, 이음어 활용법형, 율조 활용법형이 있다. 이번 호에서는 동음어 활용법형을 활용한 예를 찾아보기로 한다.

   

   ‘동음어 활용법형’은 소리는 같으나 뜻이 다른 단어를 활용한 유형을 말한다. 이 ‘동음어’는 장단이나 휴지를 고려하지 않았음을 밝혀 둔다.

   
(굿데이 주용진 2004. 7. 1. 18. 홍휘권)

   생각을 많이 한 제목이다. 농림부가 8월 말께 ‘농촌장학복지재단’(가칭)이라는 장학재단을 설립하는데, 이곳에 쓰이는 모든 재원은 한국마사회의 경마 사업을 통해 마련됐다. 그러나 재단 명칭에는 한국마사회나 경마 관련 단어가 전혀 없어 마사회와 경마 팬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즉 ‘말[馬] 없어 말[言] 많은 농촌장학재단’ - ‘말[馬]이라는 어휘를 쓰지 않아 시끄러운, 말[言]이 많은 농촌장학재단’인 셈이다.
   재주는 마사회가, 생색은 농림부가 낸다는 속내를 간결하고 쉬운 말로 표현했고, ‘제목의 맛’을 깊게 음미하도록 하는 ‘뜻 깊은’ 제목이기도 하다. 또 ‘말’이라는 두 글자를 한글의 획 속에 한자의 ‘馬’와 ‘言’을 작게 넣어 본문을 읽지 않은 독자들에게도 의미 전달을 분명히 해 준 점은 참신한 생각이라고 평가한다.

   
(머니투데이 김형진 2005. 7. 22. 3. 홍휘권)

   이 기사는 그동안 형제간의 우애 경영으로 재계의 부러움을 샀던 두산그룹이 창업 109년 만에 이번엔 형제간의 이전투구로 양쪽이 다 벼랑 끝에 몰리는 상황을 다루었다.
   제목 <‘두 산’으로 나뉜 斗山>에서 보았듯이 박용오 두산 명예회장과 박용성 회장의 형제간의 마찰이 법정으로 번진 사건을 가장 쉽고 짧은 언어로 재치 있게 처리했다.

   
(대한매일 이상훈 2002. 5. 14. 4. 이대영)

   ‘이 飛翔 노 非常’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크게 앞서가던 노무현 민주당 대통령 후보의 지지도가 갖가지 악재로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는 상승세를 타고 있어 그 격차가 오차 범위로 좁혀졌음을 보인 것이다. ‘飛常’과 ‘非常’으로 소리글(비상)과 뜻글을 절묘한 대비를 통해 재치 있게 표현하였다. 그러나 한글 세대의 독자들에게 이러한 뜻이 얼마나 제대로 전달될 수 있을는지를 생각하면서 한동안 낙점을 망설였음을 밝혀 둔다.

   
(굿데이 신영하 2004. 10. 14. 4. 홍휘권)

   신영하 기자는 프로야구 면 ‘그때 그런 일이’라는 지면에서 2001년 한국 시리즈 4차전을 다루면서 18대 11의, 만화 같은 스코어를, 그야말로 뼈아픈 역전 패배의 삼성 측과 그 기록을 되살리고 싶은 두산 측의 심경을 다루었다. 받침 ‘ㅈ’ 과 ‘ㅅ’만 바꿔 짤막하게 표현하여 독자로 하여금 빙그레 웃음을 자아내게 하며 당시의 이 믿기 어려운 짜릿한 역전극을 다시 보게 하는 듯했다.

   
(굿데이 좌혜경 2003. 11. 11. 28. 구자건)

   위의 제목은 다이어트를 소개한 것. 명사 ‘살’과 부사 ‘살살’을 무리 없이 연결한 재치가 돋보였다.

   
(경향신문 강호태 2003. 2. 15. 19. 구자건)

   각종 보상 신고꾼을 표현하면서 의존명사로 쓰이는 우리말 ‘족족(어떤 일을 하는 하나하나)’과 각종 파라치을 재치 있게 연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