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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래어 표기
  영국 프리미어 리그 소속 팀 이름의 표기
정희원(鄭稀元) / 국립국어원
  지난 2002년 열렸던 월드컵 축구대회는 우리나라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러냄으로써 우리나라의 국제적인 위상이 크게 높아졌으며, 국제 대회를 한국과 일본이 공동으로 개최하는 과정 속에서 두 나라의 관계도 한 단계 성숙하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내부적으로는 연일 계속된 거리 응원을 통해 온 국민이 하나가 되는 계기가 마련되었으며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되었다. 또한 남녀노소 불문하고 모든 사람들이 축구를 즐기게 된 것도 큰 변화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월드컵의 영웅인 이영표, 박지성, 차두리, 설기현 선수 등이 외국의 프로 축구팀에 입단하게 되면서, 우리 국민들의 관심은 국내 경기를 넘어 자연히 외국의 리그에까지 뻗치게 되었다. 스포츠뉴스에서는 날마다 나라 밖에서 멋진 활약을 펼치고 있는 우리 선수들의 자랑스러운 모습을 전해 주고 있다.
  그런데 일부 외국 팀의 이름에 대해서는 한글 표기에 혼동이 있었다. 이에 지난 8월에 열린 제64차 <정부언론외래어심의공동위원회>에서는 이영표와 박지성 선수가 함께 진출해 있는 영국 프리미어 리그 소속 20개 팀의 표준 표기를 심의해서 발표하였다. 심의 결과는 아래와 같다.

팀 이름 한글 표기팀
    Arsenal     아스널
    Manchester City     맨체스터 시티
    Aston Villa     애스턴 빌라
    Manchester United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Birmingham City     버밍엄 시티
    Middlesbrough     미들즈브러
    Blackburn Rovers     블랙번 로버스
    Newcastle United     뉴캐슬 유나이티드
    Bolton Wanderers     볼턴 원더러스
    Portsmouth     포츠머스
    Charlton Athletic     찰턴 애슬레틱
    Sunderland     선덜랜드
    Chelsea     첼시
    Tottenham Hotspur     토트넘 홋스퍼
    Everton     에버턴
    West Bromwich Albion     웨스트 브로미치 앨비언
    Fulham     풀럼
    West Ham United     웨스트 햄 유나이티드
    Liverpool     리버풀
    Wigan Athletic     위건 애슬레틱

  위 표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이영표 선수가 소속된 팀 이름인 ‘토트넘 홋스퍼’이다. 그동안 일부 언론에서 ‘*토튼햄’이라고 표기되기도 하였으나 발음이 [tɔtnəm]이므로 외래어 표기 원칙에 따라 ‘토트넘’으로 적어야 한다. 영어에서는 자음과 모음 사이의 h가 묵음이 되는 경우가 많은데 ‘토트넘’이 바로 그런 예이다. 비슷한 경우로 Fulham[fuləm]과 Birmingham[bɚ:miŋəm] 등이 있는데, 각각 ‘풀럼’, ‘버밍엄’으로 적는다. 반면에 West Ham은 ‘웨스트’와 ‘햄’이 독립된 단어이므로 각각의 형태를 살려 ‘웨스트 햄’으로 적게 된다.
  Aston, Bolton, Charlton, Everton 등 -ton으로 끝난 지명들은 모두 ‘-턴’으로 적는다. 때때로 영어 철자 o에 이끌려 ‘*애스톤’, ‘*볼톤’, ‘*찰톤’, ‘*에버톤’ 등 ‘-톤’으로 적는 경우가 있으나 잘못이다. 외래어 표기는 철자가 아니라 발음에 따라 하도록 되어 있다. 이들 지명의 -ton은 [tən]으로 발음되므로 [ə]를 ‘어’로 적도록 한 원칙에 따라 각각 ‘애스턴, 볼턴, 찰턴, 에버턴’으로 적어야 한다. 영어권에는 이처럼 -ton으로 끝난 지명이 많이 있는데 이들도 같은 원칙에 따라 ‘-턴’으로 적는다. 미국의 도시 ‘워싱턴(Washington), 보스턴(Boston), 휴스턴(Houston)’ 등이 대표적인 예이다.
  Sunderland의 경우는 종종 ‘*선더랜드’로 표기되기도 한다. 발음이 [sʌndəlænd]이므로 ‘선덜랜드’로 적어야 하지만 ‘*선더랜드’라는 표기가 쓰였던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이 말을 sunder(선더)와 land(랜드)가 결합한 것으로 보아 ‘따로 설 수 있는 말의 합성으로 이루어진 복합어는 그것을 구성하고 있는 말이 단독으로 쓰일 때의 표기대로 적는다’라는 원칙을 적용하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복합어 표기 세칙이 지명에서는 적용이 되지 않는다. 어원적으로 두 형태소가 결합해서 만들어진 것일지라도 지명일 때에는 한 단어로 취급하여 더 이상 분석을 하지 않고 적는다. ‘하일랜드(Highland)’, ‘메릴랜드(Maryland)’, ‘포틀랜드(Portland)’, ‘퀸즐랜드(Queensland)’ 등 비슷한 지명 예들이 많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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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자(題字): 송은 심우식(松隱 沈禹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