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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전의 이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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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어사전 표제어 이해하기 |
| 이운영(李云暎) / 국립국어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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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국어사전을 들출 때는 대개 어떤 단어의 의미를 알고 싶을 때이다. 즉 평상시에 잘 쓰지 않아서 정확한 의미를 알 수 없을 때에 국어사전을 찾아서 의미를 확인한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국어사전이라는 것을 단어를 죽 늘어놓고 거기에 풀이를 달아 놓은 책으로 인식하고 있다. 그런데 이처럼 사전을 찾는 사람들이 막상 자신이 찾고 있는 단어 자체의 모습에 대해서는 별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예를 들어 ‘낙천주의’라는 단어를 찾는다고 하면, 가나다순에 따라 열심히 ‘낙천주의’라는 단어를 찾은 후에는 바로 풀이만을 보지 ‘낙천주의’라는 표제어 자체가 어떻게 제시되어 있는지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다는 말이다. 실제로 국어사전에서 ‘낙천주의’를 찾아보면 그냥 ‘낙천주의’라고 표제어가 나와 있지 않고 ‘낙천-주의’라고 표시되어 있다. 그렇지만 가운데 있는 ‘-’ 기호에 신경을 쓰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그냥 으레 사전 표제어에는 그런 기호가 있으려니 하고 무심히 지나치는 경우가 대부분일 것이다. 그러나 ‘-’ 기호는 큰 의미를 지니고 있다. 이는 이 단어의 내부 구조를 알려 주는 기호이다. 즉 ‘낙천주의’라는 말이 ‘낙천’과 ‘주의’가 결합된 말이라는 것을 알려 주고 있는 것이다. ‘낙천주의’가 ‘낙천’과 ‘주의’가 결합된 말이라는 것을 앎으로써 이 단어가 ‘비관주의’나 ‘염세주의’와 같이 ‘주의’가 결합한 다른 말들과 같은 부류의 말이라는 것을 알 수 있고, 또 단어의 의미도 결과적으로 ‘낙천’과 ‘주의’라는 두 단어의 의미가 결합한 것일 거라고 추측할 수도 있는 것이다. 다음의 단어들은 ‘-’기호의 역할을 더 명확히 보여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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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의사01(女醫師) |
ꃃ |
여자 의사. |
| 여의-사02(如意紗) |
ꃃ |
중국에서 나는 비단의 하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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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사01(私會社) |
ꃃ |
영국의 회사법에 규정되어 있는 주식회사의 특별한 형태. |
| 사회-사02(社會史) |
ꃃ |
민중의 일상생활과 생활 습속에 대한 조사나 연구를 통하여 사회 전체의 생생한 역사 서술을 목표로 하는 학문. |
‘여의사’와 ‘사회사’는 모두 형태는 같으나 의미가 다른 동음이의어이다. 그런데 이 단어들은 원어가 다를 뿐 아니라 단어의 구성도 다른데, 이를 보여 주는 것이 바로 ‘-’ 기호이다. ‘여의사01’은 의사 중에서 여자 의사를 가리키는 것이기 때문에 ‘여-의사’와 같이 분석이 되는 반면, ‘여의사02’는 비단의 한 종류를 나타내는 것이기 때문에 한자로 비단을 나타내는 ‘사’ 앞에 ‘-’ 기호를 넣어 ‘여의-사’와 같이 분석이 된다. ‘사회사’도 마찬가지이다. 회사의 한 종류인 ‘사회사01’은 ‘사-회사’와 같이 ‘회사’ 앞에 ‘-’ 기호가 들어가서 ‘주식회사’와 같은 부류임을 알 수가 있는 반면 ‘사회사02’는 사회의 역사를 연구하는 학문이므로 ‘사회’ 다음에 ‘-’ 기호가 들어가서 ‘민중사’, ‘근대사’ 등과 같은 부류임을 알 수 있다.
『표준국어대사전』을 찾아보면 ‘-’ 기호 외에 ‘^’ 기호가 붙은 것도 있고 아예 중간을 띄어 놓은 표제어도 있다. 여기에도 모두 의미가 있다. 먼저 ‘^’ 기호는 많은 전문어에서 볼 수 있는 것으로, 한글맞춤법에서 붙여 쓸 수도 있고 띄어 쓸 수도 있다고 한 규정을 사전에서 보여 주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다음과 같이 표시되어 있는 ‘두음 법칙’은 ‘두음 법칙’과 띄어 쓰는 것이 원칙이지만 ‘두음법칙’과 같이 붙여 쓸 수도 있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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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음^법칙 |
〔어〕일부의 소리가 단어의 첫머리에 발음되는 것을 꺼려 다른 소리로 발음되는 일. |
아예 띄어 놓은 것은 항상 띄어서 써야 함을 나타낸다. ‘의’로 결합한 단어들에서 흔히 나타난다. 따라서 다음과 같이 중간에 아무 표시 없이 띄어 있는 ‘스승의 날’은 항상 띄어 써야 함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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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승의 날 |
〔고유〕스승에 대한 존경심을 되새기고 그 은혜를 기념하기 위하여 정한 날. 5월 15일이다. |
이와 같이 사전은 단순히 풀이만 담고 있는 책이 아니다. 표제어의 표기에서부터 많은 정보를 담고 있으며, 이를 잘 알고 사전을 찾으면 사전을 훨씬 잘 활용할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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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 비매품 발행_국립국어원
서울특별시 강서구 방화3동 827 ☎ (02) 2669-9721
제자(題字): 송은 심우식(松隱 沈禹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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