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오(金文五) / 국립국어연구원
이번 호에도 제품 설명서에 나타난, 일본어투를 중심으로 살펴보겠다. 먼저 원문과 수정문을 제시한 후, 이어서 수정 이유에 대하여 설명하도록 하겠다(원문의 맞춤법, 띄어쓰기는 원문대로 따름).
'오인가'는 제품 설명서에 흔히 쓰이지만, 일본식 한자어이고 지나치게 어려운 용어여서 시급히 순화할 필요가 있다. (전압을) 오(誤)인가하다'는 (전압을) 잘못 연결하다, 잘못 공급하다'로 표현하면 훨씬 이해하기 쉽다. 인가 전압(印加 電壓)이란 '전기 회로의 단자 간에 공급되는 직류, 교류 또는 고주파 전원의 전압'을 가리키는 일본식 용어인데, 영어로는 impressed voltage, applied voltage라고 한다.(『전기․전자 용어대사전』(1993) 도서출판 세화, 『전기․전자공학대사전』(1996) 도서출판 집문사, 『영한 한영 과학기술용어집』(1998) 도서출판 아카데미아 등 참조) '인가 전압'도 '공급 전압'이라고 표현하면 훨씬 더 이해하기 쉽다.
변배(變倍), 등배(等倍)는 복사기 설명서에 나오는 용어인데 국어사전에 나오지 않는 용어이다. '변배'는 '배율 조정' 또는 '배율 변화'로, '등배'는 '같은 배율'로 쉽게 바꾸어 쓸 수 있다.
'수순'은 일본어 '테쥰(てじゅん[手順])'에서 온 말이다. '정하여진 기준에서 전후, 좌우, 상하 따위의 관계'라는 뜻으로 쓰이는 말인데 '순서', '차례', '단계', '절차' 등으로 순화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