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명의 띄어쓰기
이운영(李云暎) / 국립국어연구원
이번 호에서는 인명을 어떻게 띄어 써야 하는지에 대해 알아보겠다. 우리말 인명은 보통 성과 이름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때 성과 이름을 붙여서 쓰는 것이 옳다. 이름 대신에 성과 호를 쓰는 경우에도 이름을 쓰는 경우와 마찬가지로 성과 호를 붙여서 써야 한다.
예문 (1ᄂ)에서 '이충무공', '이율곡'은 성 다음에 이름 대신 호를 쓴 경우로, 예문에 보인 대로 성과 호를 붙여 쓰는 것이 맞다. 그러나 호를 앞에 쓰고 뒤에 성과 이름을 모두 쓸 경우에는 '율곡 이이'와 같이 호와 성명 사이를 띄는 것이 옳다. 예문 (1ᄃ)은 성이 두 자로 된 경우이다. 이때에는 '황보관'이라고 붙여 쓰면 성이 '황'인지 '황보'인지가 명확하지 않게 된다. 이처럼 성과 이름의 경계가 불명확하여 이를 분명히 해 줄 필요가 있을 경우에는 성과 이름 사이를 띄어 쓸 수 있게 되어 있다. 즉 '황보관'이라고 쓰는 것이 원칙이되 '황보 관'이라고 쓰는 것도 허용된다.
외래어 인명은 원어의 띄어쓰기를 따르되 관용에 따른 띄어쓰기도 허용하고 있다. 다음은 자주 접하는 외래어 인명의 예이다.
(2ᄀ)의 '모택동', '풍신수길'과 같이 중국이나 일본의 인명을 우리나라 한자음으로 표기할 때에는 모두 붙여 쓰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이를 원어의 발음대로 읽을 때에는 둘 사이에 차이가 나타난다. 중국 인명은 '마오쩌둥'과 같이 붙여 쓰는 것이 맞지만, 일본 인명의 경우에는 '도요토미 히데요시'와 같이 성과 이름을 띄어서 쓰는 것이 맞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지적할 것은 예문 (2ᄀ)에서 풍신수길 앞에 '쪹' 기호를 붙인 것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일본 인명을 우리 한자음에 따라 표기한 것은 모두 비표준어라는 점이다. 일본 인명은 '도요토미 히데요시'와 같이 항상 원어 발음대로 읽고 표기해야 한다. 다만 여기서는 띄어쓰기를 설명하기 위하여 예에 제시하였다.
(2ᄂ)에 보인 '드골'과 '돈키호테'는 원어의 띄어쓰기를 따르면 '드 골', '돈 키호테'와 같이 띄어 써야 한다. 실제로 '돈 조반니(Don Giovanni)'나 '돈 카를로스(Don Carlos)' 같은 경우는 원칙대로 원어를 따라 띄어 쓴다. 그러나 '드골'과 '돈키호테'의 경우에는 이미 이렇게 붙여서 쓰는 표기가 널리 쓰이고 있기 때문에 관용을 인정하여 붙여 쓰도록 하고 있다. '돈키호테' 같은 경우는 특정 성격을 가리키는 심리 전문 용어인 '돈키호테형(Don Quixote型)'이 하나의 단어로 있을 정도로 붙여 쓴 형태가 일반화된 이름이다. 따라서 이러한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붙여 쓴 형태를 규범에 맞는 것으로 인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