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 설명문의 순화(7)
김문오(金文五) / 국립국어연구원
이번 호에는 제품 설명서에 나타난, 의미적으로 부적절한 사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다. 먼저 원문과 수정문을 제시한 후, 이어서 수정 이유에 대하여 설명하도록 하겠다(원문의 맞춤법, 띄어쓰기는 원문에 따름).
‘「보관」운전’이란 표현은 의미가 모호하고 부자연스럽다. ‘「보관」 운전’은 ‘(선택 버튼 따위를) 「보관」 기능에 맞추어 두고 보관하는 일’을 가리키는 듯한데, 이런 의미가 드러나도록 고쳐야 뜻이 분명해지고 자연스러워진다. ‘보관시’보다는 ‘보관할 때’가 더 자연스럽다. ‘동결되다’보다는 ‘얼다’가 더 쉽다.
‘착탈(着脫)이 자유로운 방향성이 없는’이라는 표현은 의미가 불분명하고 부자연스럽다. ‘꽂을시’의 ‘시’는 ‘때’로 표현하는 것이 더 자연스럽다. 한편 ‘~하여 편리하며 ~하여 안전하며’라는 표현에서 ‘편리하다’, ‘안전하다’는 선행절이 있으나 ‘운반 및 보관이 편리합니다’는 선행절이 없어 문장 짜임새가 반듯하지 못하다. 따라서 문장 짜임새를 고려하여 ‘안전하며’는 ‘안전합니다’로 문장을 끝맺고 그 뒤에 ‘또한’이라는 접속 부사를 써서 내용을 이어 가는 것이 좋다.
위의 설명서 원문은 ‘고정 클럽(←클립(clip)의 잘못)’, ‘폴딩(folding)’, ‘리어시트(rear seat)’ 등 외국어를 많이 써서 그 뜻을 잘 알 수 없다. 더욱이 ‘쿠션에 붙은 고정 클립에’를 지나치게 압축하여 ‘쿠션에’라고만 표현하여 매우 이해하기 어렵게 되었다. ‘평상시’는 그 전체가 하나의 단어이지만, ‘폴딩시’의 ‘시’는 앞말과 분리되는 의존 명사이므로 띄어 써야 한다. 그러나 ‘폴딩 시’라고 띄어쓰기만 할 것이 아니라 순화하여 ‘접을 때’라고 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