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조 용언의 띄어쓰기
이운영(李云暎) / 국립국어연구원
국어에는 동사나 형용사와 함께 쓰여 그 뜻을 더해 주는 역할을 하는 단어들이 있는데, 이러한 것을 통틀어 보조 용언이라고 한다. 다음은 이러한 보조 용언들이 쓰인 예이다.
위의 예문 (1), (2)에 쓰인 ‘버리다’, ‘오다’, ‘가다’, ‘만하다’, ‘듯싶다’, ‘체하다’는 보조 용언이다. 이러한 보조 용언들은 위 예문에 나타난 것처럼 앞에 나오는 본용언과 띄어 쓰는 것이 원칙이다. 이는 보조 용언이 형태상으로 본용언과 차이가 없고 일정한 의미를 띠기 때문이다. 그러나 보조 용언이 이러한 성질을 띤다 해도 본용언 없이 독자적으로 쓰이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붙여 쓰는 것도 허용하고 있다.
이처럼 보조 용언은 띄어 쓰는 것이 원칙이고 붙여 쓰는 것은 허용으로 되어 있으나 예외적으로 항상 붙여 써야 하는 것이 있다. 다음 예문에 쓰인 ‘하다’와 ‘지다’가 그러하다.
‘무서워하다’, ‘예뻐하다’에 쓰인 ‘하다’와 ‘깨끗해지다’, ‘건강해지다’에 쓰인 ‘지다’는 문법적으로 보조 용언에 속한다. 하지만 이들은 앞의 본용언과 함께 쓰여 단순히 본용언의 의미를 보충해 주는 것이 아니라 품사까지 바꾸고 있다. 예문 (3ㄱ)에 나타난 ‘무섭다’는 원래 형용사이다. 따라서 ‘개를 무섭다’와 같이 앞에 목적어가 나오는 것이 불가능하고 ‘무섭는다’와 같이 현재를 표시하는 어미 ‘-는-’과 결합하지도 못한다. 그러나 ‘무섭다’의 활용형인 ‘무서워’에 ‘하다’가 결합하여서 ‘무서워하다’가 되면 목적어도 취하고 ‘무서워한다’라는 표현도 가능하게 되는데, 이는 동사에서만 가능한 일이다. 즉 ‘하다’가 결합함으로써 형용사가 동사로 바뀌게 된 것이다. 바로 이러한 기능을 중시하여 ‘하다’와 ‘지다’는 예외적으로 항상 앞 단어와 붙여 쓰도록 하고 있다. 실제로 사전에는 이렇게 ‘하다’와 ‘지다’가 결합한 형태가 별개의 동사로 등재되기도 한다.
끝으로 본용언과 보조 용언이 결합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한 단어이기 때문에 항상 붙여 써야 하는 것의 예를 몇 가지 보이겠다.
예문 (4)에 나열한 단어들은 원래 본용언과 ‘주다’, ‘보다’, ‘버리다’, ‘먹다’ 등의 보조 용언이 결합한 표현이었으나 지금은 하나의 단어로 굳어진 합성어들이다. 따라서 이러한 단어들은 항상 붙여 써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