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을 주신대
정호성(鄭虎聲) / 국립국어연구원
위는 성탄절이 다가오면 많이 들을 수 있는 "울면 안 돼"라는 성탄 축하곡의 가사이다. 많은 아이들이 선물을 기다리며 이 노래를 부르겠지만 필자는 걱정이 앞선다. 왜냐하면 '주신데, 다녀가신데, 계신데'의 표기가 모두 잘못되었기 때문이다.(위 가사는 인터넷에서 검색한 것이다. 필자가 몇 군데를 찾아보았지만 모두 위와 같은 표기로 되어 있다.)
국어에서는 직접 경험한 일과 남에게서 들은 일을 명확하게 구분하여 말을 한다. 직접 경험한 일을 말할 때에는 '-더라, -데' 등의 어미를 쓰고, 직접 경험한 일이 아닌 말은 '-다고 해(-대)', 혹은 '-라고 해(-래)'를 쓴다. 그런데 위 문장은 직접 보거나 경험한 것이 아니라 남에게서 들은 말을 다시 전하는 말이므로 '-다고 해'가 줄어든 형태인 '-대'로 적어야 한다.
반면, '-데, -더라'는 말하는 사람이 과거에 직접 경험하여 알게 된 사실을 현재에 그대로 옮겨 와서 말할 때에 쓰는 종결 어미이다. '-데'와 '-더라'는 같은 의미를 나타내므로 다음 문장에서 '-데'는 모두 '-더라'로 고쳐 쓸 수도 있다.
한편, 위 말을 들은 사람은 다른 사람에게 다음과 같이 말을 전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과거에 직접 경험한 일을 현재에 그대로 옮겨 와서 말할 때에는 '-데'를 써야 하고, 남의 말을 듣고 그 말을 다시 다른 사람에게 옮길 때에는 '-대('다고 해'의 준말)' 혹은 '-래('-라고 해'의 준말)'를 써야 한다.
경험한 일 | 좌측의 일을 직접 겪고 난 후 | 그 사실을 듣고 다른 이에게 |
돌 지난 아이가 걷는다. | 돌 지난 아이가 벌써 걷데/걷더라. | 돌 지난 아이가 벌써 걷는대/걸었대. |
아이가 키가 크다. | 아이가 키가 크데/크더라. | 아이가 키가 크대. |
아이가 잘생겼다. | 아이가 아주 잘생겼데/잘생겼더라. | 아이가 아주 잘생겼대. |
아이 이름이 현승이다. | 아이 이름이 현승이데/현승이더라. | 아이 이름이 현승이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