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해도 돼?
정호성(鄭虎聲) / 국립국어연구원
'되다'는 그 어미와 결합하는 모양에 따라 '되' 혹은 '돼'로 그 모양이 변한다. 그렇다면 "이렇게 해도 되."와 "이렇게 해도 돼." 가운데 어떤 것이 옳은 표기일까? 지금부터 '되다'의 활용형을 자세하게 알아보도록 하자.
(1)의 예들은 자음으로 시작하는 어미나 매개 모음 '으'를 가진 어미가 '되다'에 결합한 것이다. 이에 비하여 (2)의 예들은 어미 '-어', '-었-' 등이 '되다'에 결합한 것임을 알 수 있다. (2)의 예와 같이 '되다'에 '-어', '-었-'이 연결되어 줄어들 적에는 '돼', '됐-'과 같이 쓸 수 있다.('한글 맞춤법'제 35항 참조)거꾸로 말하면 '돼', '됐-'은 '되어', '되었-'의 준말인 것이다. 그러므로 '되다'가 쓰인 자리에 어미 '-어'를 삽입해서 문장이 성립하지 않으면 '되'로, 성립하면 '되어(돼), 되었-(됐-)'로 써야 한다. '돼', '됐-'은 물론 줄기 전의 형태인 '되어', '되었-'으로도 쓸 수 있다.
그런데 (2ㄱ)의 "... 마쳐야 돼."처럼 문장의 맨 끝에 쓰이는 '돼'는 '되어'로 쓰거나 말하지는 않는다. 그래서 이때의 '돼'를 '되어'의 준말로 인정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하지만 이것은 다음의 예를 살펴보면 이해할 수 있는 것이다.
(5)에서 볼 수 있듯이, 국어에서는 조사는 생략해도 되지만 어미는 하나라도 생략하면 원래의 의미에서 멀어지거나 문장이 성립하지 않는다. (5ㄱ)에서 조사인 '가, 을, 의' 등은 생략해도 문장이 성립하지만 어미인 '-었- + -어', '-였- + -니' 등은 하나라도 생략하면 의미가 달라지거나 잘못된 문장이 되는 것이다. (5ㄴ)에서도 명령형 어미인 '-아/어'를 생략하면 비문이 된다. (5ㄷ)의 '차, 서, 개' 등은 외관상 어미가 없는 듯이 보이지만 사실은 '차- + -아', '서- + -어', '개- + -어' 등이 줄어든 것이다.
그럼, 국어의 모든 용언은 어미가 있어야 문장에서 쓰일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면서 다시 (2ㄱ)을 살펴보자.
이제 우리는 이 문장이 "... 마쳐야 되-."와 같이 어간 형태만으로 끝날 수는 없고 '되-' 뒤에 어미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게 되었다. 위 (6) 예문에 필요한 어미는 종결 어미 '-어/아'이고 어간 '되-'는 음성 모음이므로 '되- + -어'로 끝나야 함을 알 수 있다. 이 '되어'가 줄어들어 '돼'가 되는 것이다.
한편, '되다'와 같은 활용을 보이는 것으로 '괴다, 뵈다, 쇠다, 쐬다'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