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
최혜원(崔惠媛) / 국립국어연구원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장편 소설 '해리 포터' 시리즈는 어린이들에게뿐만 아니라 성인들에게도 선풍적인 인기를 끈 작품이다. '현대판 피터 팬'이라 불리는 이 소설은 고아 소년 해리 포터가 마법 학교에 입학해 펼치는 갖가지 모험과 환상을 그린 것으로, 금방이라도 튀어나올 것 같은 생생한 등장인물 묘사와 상상력 넘치는 상황 설정으로 독자들의 흥미를 더한다.
이번 호에서는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조앤 K. 롤링, 문학수첩) 제1권과 제2권에 나타나는 국어 오용 사례를 살펴보기로 하겠다.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에 나타나는 비표준어는 흔히 사람들이 잘못 사용하고 있고, 오히려 사전에서 정의된 표준형에 대해 낯설어하기 쉬운 단어들이 대부분이다.
이 작품에서는 '바라다'의 과거형을 잘못된 형태 '바랬다'로 하지 않고 '바랐다'로 제대로 표기하고 있다. 이에 비해 명령형 어미 '-아'가 결합된 것은 '바라', '바라요'로 하지 않고 '바래', '바래요'로 일관되게 사용하고 있는데 이는 바른 어형이더라도 언중들에게 지극히 어색하게 들리기 때문에 선택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 밖에 '굴기에', '추어올리다'도 비표준어 '굴길래'와 '치켜올리다', '추켜세우다'로 썼다. 모두 표준형이 일반인의 호응을 얻지 못한 경우로 문장 교정을 할 때 선뜻 다시 고쳐 쓰기 망설여지는 것이 사실이다. 위 문장 가운데 (5) '떨궈'는 '떨어뜨려'의, (6) '가엾게시리'는 '가엾게끔'의 비표준어로 사전에 정의되어 있으나 문맥의 자연스러움을 위해 '떨쳐'와 '가엾게도'로 고쳤다.
다음 문장에서 밑줄 그은 부분은 한글 맞춤법에 맞지 않게 표기한 것들이다.
'이에요', '이어요'는 받침 있는 단어 뒤에서는 '예요', '여요'로 줄지 않는데 (7)에서는 줄여서 표기하였고 (8)의 '-고 나서'는 '먹고 나서, 자고 나서'와 같이 동사 어간과 결합해야 한다. (9)번 문장은 존대를 해야 할 대상이 묻는 것에 대해 대답하는 말이다. 이때 "마법사의 돌이오."와 같이 하오체로 끝맺는 것은 상황에 맞지 않는 말로, '마법사의 돌'에 청자에게 존대의 뜻을 나타내는 보조사 '요'를 붙여 "마법사의 돌요."라고 해야 한다. 이때 '요'는 '나요', '과자요'처럼 받침 없는 말 뒤에서뿐만 아니라 '아이스크림요', '학생 둘요'처럼 받침이 있는 말 뒤에서도 쓰인다.
또한 이중 피동형의 동사를 작품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었는데 아래의 문장은 '감기다', '덮이다', '잊히다', '예언되다' 등과 같은 피동 동사에 다시 피동의 의미를 더하는 '-어지다'가 결합된 단어가 쓰인 것들이다.
다음 문장과 같이 작품의 번역 과정에서 우리말로 매끄럽게 옮기지 못하여 드러나는 외국어 투의 문장은 책을 읽어 나가는 과정에 어려움을 더한다.
※ 정정합니다. 지난 호(통권 제46호)에서 (9)번 문장의 호응이 잘못되었다고 한 것은 잘못된 지적임을 알려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