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 맞춤법의 이해

띄어쓰기 쉽게 배우기

정희창(鄭熙昌) / 국립국어연구원

띄어쓰기는 배우기 어렵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다. 그렇지만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면 띄어쓰기도 그리 어렵지 않게 배울 수가 있다.

(1) ㄱ. 주머니에 천 원밖에 없어.
ㄴ. 대문 밖에 누가 온 것 같아.

(1)의 '밖에'는 문법적으로는 조사인 경우와 명사 '밖'에 조사 '에'가 결합한 경우로 나누어진다. 조사라면 앞말과 붙여 쓰는 것이 옳고 명사와 조사의 결합형이라면 띄어 써야 한다. 그러나 이러한 문법적인 설명은 문법 지식이 많지 않은 일반인들에게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것보다는 뒤에 부정을 나타내는 말이 오면 붙여 쓰고 그렇지 않으면 띄어 쓴다는 설명이 훨씬 효과적이다.

(2) ㄱ. 공부밖에 모르는 학생
ㄴ. 하나밖에 남지 않았다.
ㄷ. 나를 알아주는 사람은 너밖에 없다.

아래의 '만' 또한 조사와 의존 명사로 나누어진다. (3)은 조사로 쓰인 경우고 (4)는 의존 명사로 쓰인 경우다.

(3) ㄱ. 이 사실은 너 혼자 알고 있어.
ㄴ. 형 한 아우 없다더니 딱 맞는 말이야.
(4) ㄱ. 집 떠난 지 삼 년 만에 돌아온 동생
ㄴ. 이게 얼마 만이야.

둘을 구분하기 위해서는 (4)의 '만'은 시간의 경과를 나타내고 주로 '○○만에, ○○만이다/만이야'의 꼴로 쓰인다는 사실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기준을 적용하면 혼동하기 쉬운 예들도 어렵지 않게 구분할 수 있다.

(5) ㄱ. 내게 며칠 말미를 주게.
ㄴ. 며칠 만에 그 일을 해낼 수 있을까?
ㄷ. 세 시간 지나면 새해가 밝는다.

여기서 한 가지 주의할 점은 '오랜만에 만난 친구'는 '오랜 만에'로 띄어 쓰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오랜만'은 '오래간만'의 준말이므로 '오랜 만'으로 띄어 쓰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