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한국의 속담】

북한 속담

鄭在永 / 한국 외국어 대학교 한국어교육과 강사


1. 서론

  속담(俗談)은 오랜 기간 서민의 생활 감정이 응축된 비유적 표현의 관용구이다. 이것은 비교적 오랜 기간을 통하여 정제되고 언중의 공감을 얻어서 만들어진 민족의 언어 자산이다. 속담은 진리로서의 권위를 지니며 오랜 생활 경험에서 얻은 지혜로서, 이기문(1962)에서는 생활의 문학, 사회적 소산, 향토성·민족성·시대성 등이 반영된 것, 형식의 간결함, 교묘한 비유의 사용 등이 속담의 특성으로 지적된 바 있다. 그리고 심재기(1982)에서는 속담의 정착 과정을 단계화하여 보인 바 있다.1)
  엄밀한 의미에서 북한 속담은 북한의 성립 이후에 새로 유행하거나 새로 만들어진 속담만을 대상으로 해야 한다. 하지만 본고에서는 편의상 북한의 문헌 자료에 나타나는 속담을 그 대상으로 한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속담의 속성상 순수하게 북한 속담이라고 할 만한 것이 문제가 된다. 북한 속담도 우리 민족의 속담에 단일한 근거를 두고 있다. 북한에서 새로운 속담으로 등재된 것들도, 정치 체제상의 차이로 인하여 야기되는 이질성을 제외하고는, 충분히 공감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본고에서는 북한의 문헌 자료를 바탕으로 하여 북한 속담을 검토할 수밖에 없다. 그 결과 북한 민중의 속담에 대한 이해 및 사용의 실제와는 다소 거리가 있을 수도 있다. 북한에서 간행된 속담 사전의 경우, 또 다른 의미에서, 그 사전 편찬자의 의도와 북한 민중의 속담 사용 실제와는 다소 차이가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본고에서는 북한에서 간행된 “조선속담”과 “조선속담집” 그리고 “문화어학습” 등을 중심으로 하여, 북한의 속담을 다음과 같이 살펴본다. 첫째, 북한에서 이해하는 속담의 개념에 대하여 살핀다. 둘째, 북한 속담집의 체제 및 그 특성을 검토한다. 셋째, 북한에서 제한성을 두고 있는 속담을 검토한다. 넷째, “문화어학습”을 통하여 소개되고 보급되는 북한에서 만들어진 새로운 속담과 변형된 속담에 대해서 살펴본다.


2. 북한에서 이해하는 속담의 개념

  먼저 북한에서는 속담을 어떻게 설명해 왔는지를 살펴보자. “조선말사전”에는 속담이 ‘인민들 사이에 널리 사용되는 간략하면서도 내용이 교훈적인 격언’으로 정의되었고, “현대조선말사전”에서는 속담을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다.
속담: 인민들 사이에서 널리 쓰이는 간단하면서도 내용이 교훈적인 말.
근로 인민들이 오랜 세월에 걸쳐 생활과 투쟁 속에서 얻은 경험과 교훈.
그들의 사회적 견해와 지향 같은 것을 함축된 말로 표현한 것.
  1986년 편찬 간행된 “조선속담집”의 서문에서는 속담을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속담은 우리 인민의 지혜와 슬기가 담겨 있는 민족의 귀중한 문화적 재보이며 말과 글의 형상력을 높여 주는 중요한 표현 수단이다. 그러므로 속담을 많이 배우고 익히는 것은 말과 글의 민족적 특성을 살리고 형상 수준을 높이기 위한 중요한 조건으로 된다.
  첫째, 우리 민족의 지혜와 슬기가 담겨 있는 민족의 귀중한 문화적 재산이다. 둘째, 말과 글의 형상력을 높여 주는 중요한 표현 수단으로 파악하였다.   1992년에 간행된 “조선말대사전”에서는 속담에 대한 설명이 상당히 구체적으로 되어 있다. 그 내용을 보면 다음과 같다.
속담: 근로 인민들이 오랜 세월에 걸쳐 생활과 투쟁 속에서 얻은 경험과 교훈.
그들의 사회적 지향과 견해 같은 것을 간결하고도 형상적인 언어 형식으로 표현한 말. 성구적인 단어 결합과는 달리 완결된 형식으로 독자적인 내용을 완전하게 담고 있다. 은유, 직유, 의인법, 야유, 과장, 반복, 대구, 대조 등 여러 가지 문체론적 수법을 효과적으로 이용하여 표현의 함축성과 세련성을 잘 보여 준다.
  앞에서 살펴본 것처럼 최근에 올수록 속담에 대한 설명이 구체적이고 비교적 분명하게 기술되고 있음을 보여 준다. 이를 정리하면 속담은 첫째, 근로 인민들이 오랜 세월에 걸쳐 생활과 투쟁 속에서 얻은 경험과 교훈이다. 둘째, 간결하고도 형상적인 언어 형식으로 표현한 말이다. 셋째, 성구적인 단어 결합과는 달리 완결된 형식으로 독자적인 내용을 완전하게 담고 있다. 넷째, 문체론적 수법을 효과적으로 이용하여 표현의 함축성과 세련미를 갖추고 있다. 1984년에 간행된 “조선속담”에서는 한자 성구와 한자 속담 등이 많이 반영되고 있고, “문화어학습”에서도 성구와 속담을 뚜렷하게 구분하지 않고 사용하다가 1992년에 간행된 “조선말대사전”에서는 이것을 구분하고 있다.
  이와 같이 북한에서는 속담의 교화적 기능을 강조한다. 나아가서는, 속담의 내용을 평가하여 그 평가 기준에서 문제가 되는 속담은 사용을 제한하고 있다.2) 이런 성격으로 인하여 속담의 풍자적 기능은 적극적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북한에서는 속담 하나를 사용하는 데도 그 내용을 평(評)하고, 사상 교양의 도구로 삼아 혁명과 건설의 무기로서 가치가 있는 것들만 골라 쓰도록 권장(강요)한다. 그리고 속담을 의식적으로 그들의 체제에 맞추어 내용을 변형시키거나, 또는 의도적으로 새로운 성구나 속담을 만들어 내고 있다.


3. 북한 속담집의 체제 및 그 특징

  북한의 속담집으로는 1984년 간행된 “조선속담”과 1986년에 편찬 간행된 “조선속담집”이 있다. 이 “조선속담집”은 사회 과학출판사에서 1992년에 다시 그대로 간행된 바 있다. “조선속담”에는 약 팔천 개의 속담이 실려 있다.3) 이 책의 서문에는 김일성의 교시가 인용되고 있다. 이 책에서는 속담 자체가 지난날 낡은 제도를 반영하고 있다고 보아 속담을 사용할 때는 그 내용과 성격을 고려하여 올바르게(북한 노동당의 기준에서) 쓰도록 각별히 주의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 책의 올림말 선정 기준은 다음과 같다. 첫째, 우리 속담을 되도록 많이 올리는 방향에서 올림말을 선정하였다. 둘째, 교양적 가치가 없는 것, 낡은 사회에서 지배 계층의 이익을 반영하여 만들어진 것은 원칙적으로 올리지 않았다. 그러나 인민들 속에서 비교적 많이 쓰이는 속담들은 제한성을 뜻풀이에서 밝혀 주면서 올렸다. 셋째, 한자 속담들은 쓰이는 것만 올렸다. 넷째, 원 형태와 함께 변화된 형태들도 함께 밝혔다. “조선속담”에서는 속담을 자모순(북한식)으로 배열하고 있다. 뜻풀이만 하고 예문을 제시하지 않았다.
  “조선속담집”은 “조선속담”과는 달리 김정일의 교시로 시작된다. 이 사전이 김정일의 배려로 편찬되었음을 밝히고 있다.4) 북한에서는 최근 생활에서 많이 쓰이는 교양적 가치가 있는 속담을 삼천여 개 선택하여 독자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문제별(주제별)로 “조선속담집”을 편집하였다고 한다.5) 이 책의 올림말 선정 기준은 다음과 같다. 첫째, 우리 속담 중에 생활에서 많이 쓰이는 교양적 가치가 있는 속담을 선택하여 올림말을 선정하였다. 그러나 속담이 지난날에 만들어진 특성으로 인하여 낡은 사회의 시대상을 반영하고 있는 만큼 제한성이 있는 것이라 하더라도 생활적으로 많이 쓰이는 것은 올리고 그 제한성을 밝혔다고 하였다. 둘째, 독자들이 이용하기 편리하도록 문제별로 배열 편집하였고, 각 주제 항목 안에서는 가나다순으로 배열하였다. 뜻풀이만 하고 예문은 제시하지 않았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속담이 가지고 있는 제한성’이라고 하는 문제다. 북한에서는 이것을 ‘낡은 사회에서’, ‘지난날에’, ‘민속에서’ 등과 같은 표현들로 뜻풀이 앞에 밝히고, 현재 북한의 사회주의 제도에서 쓰이지 않는 것은 뜻풀이에서 ‘…을 이르던 말’로 처리하였다. 이 규정은 “조선속담”에서도 동일하다.
  “조선속담집”의 주제 내용 분류는 다음과 같다.

  “조선속담집” 주제별 분류표 100항
1. 강의성, 인내성, 참을성 2. 신중성, 침착성
3. 진실성, 정직성 4. 겸손성
5. 철저성, 치밀성 6. 근면성
7. 민첩성 8. 완강성, 대담성, 결단성
9. 확신성 10. 융통성, 관용성
11. 게으름 12. 무관심성
13. 편견, 착각, 옹졸함 14. 표리부동(양면성)
15. 파렴치성 16. 우둔성, 몽매성
17. 무분별 18. 어리석음
19. 거짓, 겉치레 20. 허황성, 허세, 허례허식
21. 교활성, 교만성 22. 잔인성
23. 조급성 24. 소심성(조심성)
25. 나약성, 무기력 26. 공포심, 비겁성
27. 고집, 억지 28. 욕심, 이기, 인색
29. 기쁨, 만족, 행복 30. 기대, 소원
31. 사랑(벗, 가족 친척, 남녀) 32. 의심, 성의(없는 것)
33. 슬픔, 외로움, 섭섭함, 억울함 34. 근심 걱정
35. 미움, 싫음 36 .조소, 경멸(멸시)
37. 자고자대, 자기본위 38. 절박성, 안타까움
39. 속마음, 단념 40. 경험(실천), 체험
41. 수월함, 순조로움 42. 경솔, 홀시
43. 맹목성, 헛수고 44. 바쁨, 굼뜸
45. 욕, 시비, 참견 46. 흉보기, 주의
47. 심술, 훼방, 반항 48. 당황, 주저, 우유부단
49. 화입음, 화풀이 50. 결과, 뜻밖의 일
51. 소란스러움 52. 모습, 차림새
53. 성미, 개성 54. 교양, 수양, 품성
55. 재간, 지혜 56. 힘, 능력
57. 일, 노력 58. 멋, 체병, 버릇
59. 격에 어울리지 않음 60. 형용
61. 나라와 인민, 향토의 귀중함 62. 주동
63. 협력 64. 예견, 타산, 짐작
65. 순서, 질서(갈피) 66. 조건, 조건타발, 구실
67. 차비(준비) 68. 불가능, 불가피
69. 필연, 우연 70. 필요(요구), 불필요
71. 근본(본성) 72. 불변성, 변화, 흔적, 징조
73. 방책 74. 가치, 쓸모
75. 보람, 실속 76. 평가
77. 수량 78. 원인과 결과
79. 호상관계, 영향 80. 겉과 속, 내용과 형식
81. 주객전도 82. 같고 같음
83. 당위성 84. 처지
85. 위험(위급) 86. 간고성, 곤경(곤란)
87. 낭패, 실책, 손실 88. 말
89. 인정세태 90. 생활세태
91. 요행(운수) 92. 미신, 민속
92. 농사 94. 먹고 입고 쓰고 사는 것
95. 살림살이, 절약, 낭비 96. 이해관계(횡재)
97. 착취관계, 황금만능, 생활고 98. 계절
99. 날씨 100. 시간, 때
  이상에서 검토해 본 바와 같이 “조선속담” 은 한자 성구나 한자 속담까지를 포함하여 약 팔천 개를 수록하고 있다. “조선속담집”은 그 가운데서 현재 그들의 생활에서 널리 쓰이고 교양적 가치가 있는 속담을 등재한다는 편집 방침에 의거하여, 삼천여 개의 올림말을 100항목의 주제별로 분류하였다. 물론 이 책에서는 한자 속담이나 한자 성어가 거의 다 삭제되었다.
  북한에서 간행된 두 종류의 속담집을 살펴보면 속담 올림말의 선정 기준이나 분류 기준 등이 뚜렷하지 못하다. 또 이 속담들의 수집 방법이나 절차, 기왕의 자료들에 대해서도 전혀 언급이 없다. 그들의 사회 체제에 맞는 적당한 이념적인 기준에서 속담 자체의 성격도 무시한 채 ‘속담에 제한성’을 부여하고 있다는 점이 특이하다. 속담 내용에 대한 북한의 평가 기준으로 교양적 가치가 없거나, 낡은 사회에서 지배 계층의 이익을 반영한 속담은 원칙적으로 배제한다고 하였다. 그런데도 남한에서 나온 속담 자료집이나 속담 사전의 내용과 거의 비슷하다.6) 다만 북한 사회에서 일상으로 발화되는 구어체를 문화어의 표기법에 따라 표기하고 있다. 북한 제도를 기준으로 속담에 대해서 평가를 하고 그것을 뜻풀이에 반영했을 뿐만 아니라, 그 평가의 기준에 따라 ‘속담에 제한성’을 부여하고, 현재 북한의 사회주의 제도에서 쓰이지 않는 것들을 구분하고 있다. 이런 점이 북한 속담 사전의 큰 특징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러한 평가조차도 그 기준에서 문제가 된다. 같은 책에서조차 이 기준이 모호하거나 세부 항목에서는 일치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4장에서 논의될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엄격한 편찬 방식에도 불구하고 “조선속담”뿐만 아니라 “조선속담집”에서조차도 제한성이 있는 것으로 평가된 속담이 상당수 있다. 이것은 그 자체가 모순이 있음을 스스로 드러낸 것이다. 북한은 우리 민족 고유의 문화 자산인 속담에 대해 그 내용 등을 나름대로 평가함으로써 강제로 제한성을 부여하고 있다. 심지어 “문화어학습”에 발표되는 새로운 성구와 속담 등에는 그들의 체제에 맞게 속담의 내용 등을 변형시키거나 새로 만든 속담을 사용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이와 같은 북한의 의도적인 정책으로 인하여 불과 사오십여 년이라는 시간에도 불구하고, 오랜 시간에 걸쳐 형성되어 온 속담들에서조차 부분적으로는 이질화가 진행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것은 주로 속담 운용자의 의도 및 속담 사용 의도상의 차이에서 기인한다. 하지만 엄격한 통제와 엄격한 속담 사전의 편찬 방침에도 불구하고 “조선속담집”에서도 사용에 제한성을 둔 속담들이 상당수 있다는 것은, 역으로 우리 민족 공통의 민족 정서가 남·북한 일반 서민들에게 강하게 남아 있다는 것을 확인시켜 주는 것이다. 이런 면에서 볼 때 북한에서 간행된 속담 사전의 경우, 그 사전 편찬자의 의도와 북한 민중의 속담 사용 실제와는 다소 차이가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4. 북한에서 제한성을 두고 있는 속담

  북한에서는 속담 하나하나에 대해서 평가를 하고 그것을 뜻풀이에 반영할 뿐만 아니라, 그 평가의 기준에 따라 ‘속담에 제한성’을 부여하고 있다. 이것이 북한 속담 사전의 큰 특징임을 앞에서도 지적한 바 있다. 이러한 규정은 “조선속담”이나 “조선속담집”의 ‘일러두기’에 다음과 같이 명시되어 있다.
  속담이 가지고 있는 제한성은 《낡은 사회에서》, 《지난날에》, 《민속에서》 등과 같은 표현들로 뜻풀이의 앞에 밝혀 주었으며 현재 우리나라 사회주의 제도에서 쓰이지 않는 것들은 뜻풀이에서 《…을 이르던 말》로 처리하였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속담이 가지고 있는 제한성’이라고 하는 문제다. 북한에서는 이것을 ‘낡은 사회에서’, ‘지난날에’, ‘민속에서’ 등과 같은 표현들로 뜻풀이 앞에 밝히고, 현재 북한의 사회주의 제도에서 쓰이지 않는 것은 뜻풀이에서 ‘…를 이르던 말’로 처리하였다고 하였다. 그런데 “조선속담집”에는 뜻풀이에서 ’…을 이르던 말‘로 처리한 속담들이 상당수 있다. 이것은 “조선속담집”의 ‘일러두기’에서 밝힌 생활에서 많이 사용되는 것을 올림말로 선정했다는 기준에서 보면 재미있는 현상이다. 그리고 제한성을 부과한 각각의 항목들의 평가 기준도 문제가 된다. 같은 책에서조차도 이 기준이 모호하거나 세부 항목에서는 일치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4장에서는 “조선속담집”의 자료를 대상으로 이 부류에 속하는 속담들을 중심으로 살펴보고자 한다.7) 즉, 북한 사회 체제에서 쓰이지 않는 속담이라고 하는 것들과, ‘낡은 사회에서 ’, ‘지난날에’, ‘민속에서’ 등의 표제어가 붙은 속담들이 그 주 대상이 된다. 그 밖의 것은 남한과 별 차이를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간혹 뜻풀이에서 북한의 체제에 맞게 변형된 경우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은 북한에서 일상으로 발화되는 구어체를 문화어의 표기법에 따라 표기하였기 때문에 그 차이를 보이는 정도다. 북한에서 말하는 ‘제한성을 가지고 있는 속담’들도 그 뜻풀이에서는 남·북한 간에 별 차이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다만 속담에 대해서 평가를 하고 그것을 뜻풀이에 반영하고 있다는 점이 다르고, 그 평가의 기준에 따라 ‘속담에 제한성’을 부여하고, 현재 북한의 사회주의 제도에서 쓰이지 않는 것이라고 주장하는 점에서 차이를 보인다. 이와 같이 북한에서는 속담 운용자의 의도에 따라 속담을 다루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조선속담집”에서 밝히고 있는 ‘속담 제한성’의 항목으로는 ‘일러두기’에서 언급된 ‘낡은 사회에서, 지난날에, 민속에서’ 외에도 ‘낡은 사상 의식에서, 낡은 사상 관점에서, 낡은 관점, 낡은 관념, 봉건 사회, 낡은 생활 양식(낡은 생활 풍습에서), 착취 사회, 미신적 관념, 숙명론적 관념(숙명론적 관점에서), 종교적 관념’ 등이 있다. 이 분류 기준도 그렇게 명확하지는 않다. 이런 구분은 거의 “조선속담”에서부터 구분되어 오던 것이다. 다만 이 항목들이 “조선속담”에서의 항목보다 몇몇 항목이 줄었을 뿐이다.8)


      4.1 북한 사회 체제에서 쓰이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속담

  4.1에서는 북한에서(그들의 정치 체제상) 제한성을 가진다고 하는 속담 중에서 ‘낡은 사회에서’, ‘지난날에’, ‘민속에서’ 등으로 편의상 분류되지 않은 것들 중 현재 북한 사회에서 사용상 제약을 받고 있는 것만 다룬다. 즉 뜻풀이 앞에 아무런 표시가 없이 다만 뜻풀이에서 ‘…을 이르던 말’로 처리한 용례들이 그 대상이 된다. 이러한 분류 기준이 어떤 기준과 근거에서 이루어진 것인지 명확하지 않다. 또 4.2에서 논의될 제한성 항목들도 뚜렷하게 구분하기가 어렵다. “조선속담”에서는 이런 분류가 훨씬 더 혼란스러웠다. 이것은 “조선속담”의 여러 명의 편찬자와 조사자, 심사 위원 들이 집체적으로 편집함에 있어서 뚜렷한 기준을 설정하여 통일을 시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앞에서도 언급한 것처럼 이것이 “조선속담집”까지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이 대상에 해당하는 예들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여기서 제시되는 예들은 “조선속담집”에서 뽑은 것으로 해당되는 용례의 전체가 아니다.
효성이 지극하면 돌우에 풀이 난다.(3)
효성이 지극하면 좋은 결과를 거두게 되는 법이라는 뜻으로 이르던 말. (괄호 안의 번호는 “조선속담집” 주제별 분류 번호임, 이하 동일.)
파리 한 섬을 다 먹었다 해도 실제로 먹지 않았으면 그만(3)
남에게서 별의별 불명예스러운 말을 다 듣더라도 실제로 자기에게 그런 일이 없었다면 상관하거나 마음을 쓸 것이 없다는 것을 비겨 이르던 말.
개미 금탑 모으듯(6)
재물 같은 것을 조금씩 알뜰히 모아 감을 이르던 말.
노는 입에 염불하기(6)
입도 가만 있기보다는 염불이라도 외우는 것이 좋다는 뜻으로 하는 일 없이 노느니보다 무슨 일이나 하는 것이 낫다는 것을 비겨 이르던 말.
눈치(가) 빠르기는 도가집 강아지(7)
도가집 강아지는 사람 단련을 많이 받아 와서 사람의 동정을 잘 살핀다는 데서 눈치가 매우 빠른 사람을 통으로 이르던 말.
귀뚜라미 풍류하겠다(11)
논에 김이 우거져 귀뚜라미가 깃들어 울겠다는 뜻으로 게을러서 논 김도 매지 않은 것을 풍자하여 이르던 말
부자집 밥벌레(11)
일을 전혀 하지 않으면서 먹는 데만 눈이 밝은 게으름뱅이를 욕으로 이르던 말.
이것은 다방골집이냐(11)
해가 높이 뜨도록 일어나지 않고 늦잠 자는 것을 두고 이르던 말.
갑술병정 흉년인가(13)
한 가지를 보고 전체를 평가함을 비웃어 이르던 말.
사람의 마음은 하루에도 열두 번(14)
사람의 마음이 조건과 환경, 때와 장소에 따라 변하는 경우에 비겨 이르던 말.
내 밥 먹은 개가 발뒤축을 문다(15)
자기자 돌보아 준 사람이 은혜를 보답하기는커녕 도리어 해치려 듦을 이르던 말.
글방 도련님(16)
글만 읽으면서 세상 물정을 통 모르는 사람을 통으로 이르던 말.
배고픈 놈더러 요기시키라 한다(17)
제 앞 처리도 못하는 사람한테 되지도 않을 것을 요구함에 비겨 이르던 말.
양주밥 먹고 고양 구실한다(18)
제가 당한 일이거나 제가 소속한 기관이나 부서의 일을 하지 않고 남의 일을 하는 싱거운 짓을 이르던 말.
사흘 굶은 승냥이가 달보고 으르렁 댄다(22)
포악한 자가 궁지에 빠져서 함부로 날뛰는 것을 비겨 이르던 말.
목맨 송아지라(25)
남이 끄는 대로 끌리어 다닐 수밖에 없는 신세에 비겨 이르던 말.
두견새의 목에 피내여 먹듯(28)
울고는 피를 토하는 두견새의 목에서 피를 내어 먹듯 한다는 뜻으로 남에게 억울한 일을 당하게 하여 재물을 빼앗음을 이르던 말.
이붓아비 뫼 벌초하듯(32)
무슨 일을 성의없이 건성건성 해치우는 모양을 비겨 이르던 말.
남의 똥에 주저앉는다(33)
남이 저지른 잘못으로 하여 애매하게 누명을 쓰거나 화를 입게 된 경우에 이르던 말.
부뚜막에 개를 올려 놓은듯(35)
매우 밉살스러운 사람을 증오하여 이르던 말.
단맛 쓴맛 다 보다(40)
세상의 즐거움과 괴로움을 다 겪는다는 뜻으로 이르던 말.
옛말 그른 데 없다(40)
송장 치고(때리고) 살인 낸다(42)
서뿔리 관계하였다가 된 코에 걸리거나 죄를 짓게 되는 경우에 이르던 말.
도련님 풍월에 렴이 있으랴(45)
성 나면 보리 방아 더 잘 찧는다(50)
성이 난 분김에 하는 일이 더 잘 되는 경우를 두고 이르던 말.
서울 까투리(53)
①마음이 깨끗하지 못하거나 성질이 들까부는 여자를 두고 욕으로 이르던 말.
②허물없는 사이에서 까불기를 잘하는 여성을 농으로 하던 말.
절간의 부처님(56)
아무 일도 하지 않고 있는 무능한 사람을 비겨 이르던 말.
남의 지게를 지고 제사를 지내기도 제 맘(58)
남이야 어떻게 행동하든 그것은 다 자기의 생각과 주견에 따라서 하는 것이라는 뜻으로 남을 시비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이르던 말.
도적질 하다 들켜도 발명을 한다(66)
피할 수 없는 잘못을 저지르고도 그것을 해명을 구실을 붙이는 경우에 이르던 말.
판수 죽는 날이 없을가(68)
남의 일은 다 아는 체 하면서도 자기 앞은 가리지 못하는 사람을 두고 하던 말.
죄 지은 놈이 서 발을 못 간다(69)
죄를 짓고 어리석게도 도망을 치려 했댔자 결국은 얼마 못 가서 잡히고 만다는 것을 교훈적으로 이르던 말.
악하면 악한 끝이 있고 착하면 착한 끝이 있다(78)
남에게 악한 짓을 한 자는 결국 자신을 망치게 마련이고 남에게 착하게 구는 사람은 그 보람이 있게 된다는 뜻으로 이르던 말.
피장부 아장부(82)
《남이 대장부이면 나도 대장부》라는 뜻으로 남에게 떨어지거나 굽히거나 할 것이 없음을 한문투로 이르던 말.
인왕산 모르는 호랑이 없다(83)
그 길에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라는 뜻으로 이르던 말.
돈 주고 병 얻는다(86)
돈을 주어 가며 스스로 얻은 병이라는 뜻으로 자기 잘못으로 고생하게 되는 경우를 이르던 말. 《돈 주고 얻은 병》이라고도 한다.
방아공이는 제 산 밑에서 팔아 먹으랬다(87)
아무 산에서나 구할 수 있는 방아공이는 그것이 난 산 밑에서 팔아 먹으라는 뜻으로 이익을 더 보려고 멀리 달고 다니다가 오히려 손해를 볼 수 있다는 것을 비겨 이르던 말.
죽은 정이 하루 천리 한다. (89)
사람이 일단 죽게 되면 인정이 빨리 식어진다는 것을 비겨 이르던 말.
닭쌈에도 텃세한다(90)
닭싸움하는 데까지도 주인 행세가 있다는 뜻으로 언제나 텃세라는 것이 있기 마련임을 이르던 말.
죽어도 석 잔이다(92)
죽은 사람도 석 잔을 받는 법인데 하물며 석 잔도 안하고 그만두면 되겠느냐는 뜻으로 술을 거푸 권할 때 이르던 말.
배고픈 때에는 침만 삼켜도 낫다(94)
배가 고플 때에는 하다 못해 입을 다실 수만 있게 해도 배고픈 것이 좀 낫다는 뜻으로 이르던 말.
다 팔아도 내 땅(96)
①큰 이익을 본 듯하나 결국 따져 보면 본래 자기 것이었을 경우에 이르던 말.
②어떻게 하든 결국 자기에게 이익이 된다는 뜻으로 이르던 말.
눈 온 이튿날 거지(가) 빨래한다(99)
거지는 단벌 옷밖에 없기 때문에 따뜻한 날에 옷을 벗어 빨래질을 한다는 데서 눈이 온 다음 날은 날씨가 따뜻하다는 것을 이르던 말.
밤은 두만강보다 길다(100)
①밤를 지새우기가 몹시 지루하고 어려울 때를 이르던 말.
②밤이 몹시 긴 겨울의 밤을 두고 이르던 말.

      4.2 ‘제한성’을 가지고 있는 속담

  “조선속담집”에서 밝히고 있는 ‘속담이 가지고 있는 제한성’의 항목으로는 ‘낡은 사회에서, 지난날에, 민속에서’ 등과 ‘낡은 사상 의식에서, 낡은 사상 관점에서, 낡은 관점, 낡은 관념, 봉건 사회, 낡은 생활 양식(낡은 생활 풍습에서), 착취 사회, 미신적 관념, 숙명론적 관념(숙명론적 관점에서), 종교적 관념’ 등이 있다.
  일반적으로 여기서 ‘지난날’은 단순한 과거를 가리키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고, ‘낡은 사회에서’는 부정적 평가를 받은 과거의 사회적 산물을 가리키는 성격이 강하다. 즉 북한의 주체 사상의 관점에서 볼 때 부정적으로 평가되는, 과거 사회의 봉건적 잔재들에 해당하는 속담을 말한다. 이런 면에서 4.2에서는 ‘낡은 사상 의식에서, 낡은 사상 관점에서, 낡은 관점, 낡은 관념, 봉건 사회, 낡은 생활 양식(낡은 생활 풍습에서), 착취 사회, 미신적 관념, 숙명론적 관념(숙명론적 관점에서), 종교적 관념’ 등을 ‘낡은 사회에서’와 같은 자리에서 다룬다. 이러한 분류 기준도 그렇게 명확하지 않다는 사실은 다음에서 제시되는 예문들의 비교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또 이미 심재기(1989)에서도 지적된 바 있지만 비슷한 용례가 각각 다른 제한성 표제를 붙인 경우도 있다.
빚 물어 달래는 자식 낳지도 말랬다
지난날에 :
빚 보증하는 자식은 낳지도 말라
낡은 사회에서 :
  이것은 풀이말을 담당한 편집자들이 제한성의 항목들을 최종적으로 명확하게 정리하지 않은 상태에서 각각 붙인 것을 그대로 편집해 놓은 것이 계속 그대로 이어져 온 것이다.


          4.2.1. 낡은 사회에서

  편의상 이 항에서는 ‘낡은 사회에서’로 분류된 것을 비롯하여 ‘낡은 사상 의식에서, 낡은 사상 관점에서, 낡은 관점, 낡은 관념, 봉건 사회, 낡은 생활 양식(낡은 생활 풍습에서), 착취 사회, 미신적 관념, 숙명론적 관념(숙명론적 관점에서), 종교적 관념’ 등으로 분류된 것을 살핀다.
◎낡은 사회에서

돈 주고 못 살 것은 지개라(1)
아무리 돈과 힘이 있다 하여도 지개만은 살 수 없다는 것을 이르던 말.
입이 원쑤(1)
정직한 사람이 뺨 맞는다(10)
정직하기만 해 가지고서는 도리어 해를 본다는 뜻으로 융통성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이르던 말.
뱀이 용되어 큰소리 한다(15)
갑자기 큰 자리에 올라서서 권력을 쥐자 옛 처지를 잊고 호통치는 경우 비겨 이르던 말.
남이야 내 상전을 두려할가(18)
내가 두려워한다고 하여 남까지도 자기의 웟사람을 두려워할 것으로 생각하는 어리석음을 비웃어 이르던 말.
대문 밖에 저승이라(22)
대문을 나서면 곧 죽어서 간다는 저승이라는 뜻으로 언제, 어디서 죽을 지 모를 만큼 세상이 매우 험악함을 이르던 말.
네 병이야 낫든 안 낫든 약값이나 내라(28)
남이야 어찌 되든지 간에 자기 잇속만 차리면 그만이라는 것을 이르던 말.
거지가 논두렁 밑에 있어도 웃음이 있다(29)
어렵게 살아도 예속되지 않고 자유로운 몸에는 즐거움과 행복이 있다는 것을 이르던 말.
자식 떼고 돌아서는 어미는 발자국마다 피가 고인다(33)
어머니가 제 자식을 떼어 놓는 일이 피를 흘리듯 몹시 괴롭고 가슴 아픈 일임을 비겨 이르던 말.
풍년 거지 더 서럽다(33)
거지 신세는 원체가 서러운 것인데 남들은 다 잘 먹고 잘 사는 풍년에 거지 노릇을 한다는 것이 더욱 서럽사는 것을 이르던 말.
목구멍이 포도청(38)
먹고 살아 나가기 위하여 포도청에 붙잡혀 갈 그런 하지 못할 일까지도 하지 않을 수 없음을 이르던 말.
글 잘하는 자식 낳지 말고 말 잘하는 자식 낳으라(54)
독경식으로 외는 글 많이 아는 것보다 사회에서 활동력이 있는 인재가 낫다는 뜻으로 이르던 말.
십 년 세도 없고 열흘 붉은 꽃 없다(72)
권세나 부귀 영화란 무한정 오래 계속되지는 못한다는 것을 이르던 말.
돈이 자가사리 끓듯 한다(77)
①돈이 많음을 비겨 이르던 말.
②돈이 많은 것을 턱대고 함부로 외람되고 못된 짓을 하는 사람을 욕으로 이르던 말
가을 볕에는 딸을 쪼이고 봄 볕에는 며느리를 쪼인다(89)
신선한 가을 볕에는 딸을 쪼이고 살갖이 더 거칠어지고 잘 타는 봄 볕에는 며느리를 쪼인다는 뜻으로 흔히 시어머니는 며느리보다 제 딸을 더 아낀다는 것을 비겨 이르던 말.
품 안에 있어야 자식이다(89)
자식도 멀리 떨어져 있으면 자식 구실을 못하게 된다는 것을 이르던 말.
답답한 투전에는 꼭지만 나온다(91)
거듭하여 일이 안 됨을 비겨 이르던 말. ≪답답한 투전에는 꼭지만 뽑는다≫라고도 한다.
칠성판에서 뛰여났다(91)
칠성판에 누워 땅 속에 묻힐 뻔한 신세에서 살아났다는 뜻으로 죽음의 처지에서 겨우 살아난 경우에 형상적으로 이르던 말.
뒤웅박(딈박) 팔자(92)
세 끼를 굶으면 쌀 가지고 오는 사람 있다(94)
빈궁이 극도에 이르면 반드시 구해 줄 사람이 나타난다는 뜻으로 사람이 좀처럼 굶어 죽지 않는다는 것을 이르던 말.
사람이 자지 돈이야 자나(96)
돈의 이자가 자꾸 늘어감을 두고 이르던 말.
보리 고개가 산보다 높다(97)
한 해 농사를 가지고 다음에 보리가 날 때까지를 넘기기가 매우 힘들다는 것을 비겨 이르던 말.
  다음은 ‘낡은 사회에서’로 제한되고 있는 속담인데, 그 풀이말에서는 ‘…이르는 말’로 설명된 속담이다.
병신 육갑한다(59)
못난 자가 격에 맞지 않는 짓을 함을 얕잡아 이르는 말.
얼굴에 노랑꽃이 핀다(60)
몹시 굶주리고 영양이 나빠서 얼굴이 누렇게 뜬 것을 형용하여 이르는 말.
비단옷 속에 눈물이 괸다(80)
겉으로는 비단옷을 번듯하게 차려 입고 나서도 그 속에는 눈물겨운 일이 있는 경우를 두고 이르는 말.
칠성판을 지고 다닌다.
착취와 압박이 너무도 악착스럽고 모질어 언제 죽을 지 모를 어려운 지경이 놓여 있다는 것을 비겨 이르는 말.
과부 은 팔아 먹기(-먹듯)(95)
과부는 제 힘으로 돈을 벌지 못하니까 가지고 있던 은붙이, 보석 등 치장감을 팔아서 먹고 살아 간다는 뜻으로 새로 벌지 못하고 벌어 둔 것을 가지고 먹고 산다는 것을 이르는 말.
제한성이 있는 속담 중 ‘낡은 사회에서’와 ‘지난날에’로 제한된 용례가 가장 많다. 이들은 그중 일부분이다. 나머지 항목들은 거의 다 제시한다.
◎낡은 사상 관점에서

제 발등의 불부터 끄고서야 남의 발등의 불을 끈다(28)
제 발등의 불 끄고 아비 발등의 불을 끈다(28)
제 집부터 꾸려야 나라 일도 본다(28)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46)
가정에서 여자가 남자들을 젖혀 놓고 쥐락펴락하여 그 집안 일을 그르치게 하는 경우에 비겨서 여자가 집안 일을 좌지우지 못하게 함을 이르던 말.
장닭이 울어야 날이 샌다(90)
첫 새벽이면 수탉이 날이 샌다는 것을 알리어 운다는 데서 일이란 남자가 주장해서 처리해 나가야 제대로 된다는 것을 강조할 때 비겨 이르던 말.
일 다하고 죽은 무덤 없다(90)
일 하나를 다 하면 또 다른 일이 생기는 식으로 일이 끝이 없다고 하여 이르던 말.
◎ 낡은 사상 의식에서

새끼는 제 새끼가 고와 보이고 색시는 남의 색시가 고와 보인다(37)
흉이 없으면 며느리 다리가 희단다(46)
시어머니가 며느리가 미우면 별 생트집을 다 잡아 흉을 본다는 뜻으로 이야깃거리도 되지 않는 생트집을 잡아서 남을 흉보는 것을 욕으로 이르던 말.
형제는 남 되는 시초(89)
형제 간이면 벌써 부모와 자식 간의 사이보다 차이가 생긴다는 뜻으로 이르던 말.
열 시아우 밉지 않고 한 시누이 밉다(89)
제 논에 물 대기(28)
이러저러한 구실과 조건을 들어 어떤 필요를 주장하나 속심은 자기 개인의 요구와 이익을 충족시키려고 하는 경우에 비겨 이르는 말.
못 먹는 감 찔러 보는 심사(47)
자기의 것으로 만들지 못하는 바에는 남도 가지지 못하도록 못 쓰게 만들자는 뒤틀린 심보를 두고 이르는 말.
심사는 없어도 이웃집 불 난 데 키 들고 나선다(47)
①매우 심술이 고약함을 비겨 이르는 말.
②남의 일은 무엇이나 못 되게만 방해하는 사람을 비겨 이르는 말.
◎낡은 관점에서

남의 일은 오뉴월에도 손이 시리다(28)
남의 일은 힘들지 않은 일도 하기 싫다는 뜻으로 이기적인 태도를 비난하여 이르던 말.
색시 그루는 다홍치마 적에 앉혀야 한다(58)
①아내는 시집 오자마자 곧 버릇을 똑바로 가르쳐야 한다는 것을 이르던 말.
②못된 버릇을 고치고 좋은 버릇을 가르치거나 질을 들이는 일을 처음부터 다잡아서 하여야 한다는 것을 이르는 말.
배 썩은 것은 딸을 주고 밤 썩은 것은 며느리 준다(89)
◎낡은 관념에서

복 없는 봉사 괘문을 배워 놓으면 감기 앓는 놈도 없다(69)
복 없는 장님이 점괘를 배워 점을 칠 줄 알게 되니 점치러 오는 사람이 하나도 없게 되었다는 뜻으로 일이 안 되려니까 일마다 꼬여 들기만 한다는 것을 비겨 이르던 말.
복 없는 놈이 가루장사를 하려니까 골목 바람이 내분다(91)
복이 없는 사람은 걸음걸음 재수 없는 일만 부닥친다는 것을 비겨 이르는 말.
복 없는 정승은 계란에도 뼈가 있다(91)
복은 쌍으로 안 오고 화는 홀로 안 온다(91)
매화도 한 철 국화도 한 철(100)
◎봉건 사회에서

동헌에서 원님 칭찬한다(19)
고을에서 가장 높은 사람인 원님을 동헌에서 칭찬한다는 뜻으로 속이 드러나 보이는 입에 발린 칭찬을 함을 이르던 말.
삼 정승을 사귀지 말고 내 한 몸을 조심하라(24)
나라의 높은 벼슬 자리에 있는 정승과 교제하며 아첨하려 하지 말고 자기 한 몸의 처신을 제가 조심하여 잘 하라고 이르던 말.
사모 쓴 도적놈(45)
갖가지 세금, 뇌물 등으로 인민의 재물을 빼앗는 벼슬아치들을 욕으로 이르던 말.

사또 덕에 비장이 호강한다(73)
사또를 따라 다니는 낮은 관원인 비장이 사또의 권세 덕분에 좋은 대우를 받는다는 뜻으로 남에게 붙어서 덕을 보는 것을 비겨 이르던 말.
귀머거리 삼 년에 벙어리 삼 년(90)
여자는 시집가서 들은 말도 못 들은 척하고 하고 싶은 말도 하지 말고 입을 다물어야 한다는 뜻으로 봉건적인 윤리 도덕에서 오는 여성들의 고통스러운 시집살이를 이르던 말.
◎낡은 생활 양식에서

웃고 뺨(사람)친다(14)
겉으로는 동정하는 체 하면서도 실제로는 방해하는 행동을 함을 이르던 말.
쓰니 시어머니(35)
외주둥이 굶는다(90)
혼자 살게 되면 귀찮아 흔히 끼니를 건너거나 대충 먹고 지내게 됨을 이르던 말.
외모는 거울로 보고 마음은 술로 본다(90)
흔히 술을 마시면 평시에 품고 있던 속 마음을 드러낸다는 데로부터 일러 오는 말.
  다음 예문은 ‘낡은 생활 풍습에서’라는 ‘제한성’ 표제가 붙어 있다.
뒤간과 사돈집은 멀어야 한다(92)
뒷간이 가까우면 구린내가 나고 사돈집이 가까우면 어찌어찌하여 흉허물이 서로 나기 쉬우므로 떨어져 있어야 한다고 이르던 말.
◎착취 사회에서

엄지 발가락이 두 뽐 가웃(35)
얼마나 놀고 먹었으면 엄지 발가락이 두 뼘이나 되었겠는가라는 뜻으로 착취 계급들을 증오하여 이르던 말.
더부살이(가) 환자 걱정(한다)(34)
남의 집살이하는 신세에 주인 집의 환자 걱정을 한다는 뜻으로 자기에게 전혀 당치 않은 일에 대하여 쓸데없이 하는 걱정을 비겨 이르는 말.
◎미신적 관념에서

귀신도 빌면 듣는다(3)
①무엇이나 정성을 들이면 그 보람이 있다는 것을 비겨 이르는 말.
②귀신도 빌면 요구를 들어 주는데 하물며 사람이 제 잘못을 사과하는 사람을 용서 못 하겠는가라는 뜻으로 쓰이던 말.
꿈보다 해몽이 낫다(76)
①꿈은 그다지 좋지 않으나 그 해석이 그럴싸함을 이르던 말.
②꿈풀이(해몽)가 꿈보다 더 중요하다는 뜻으로 사실보다 해석이 더 중요함을 이르던 말.
물독에 바가지를 엎어 띄우면 배가 엎어진다(92)
바닷가의 여인네들이 바가지를 엎어 놓지 말라고 이르던 말.
해산한 데 개 잡기(92)
해산한 데 개를 잡으면 해산한 여자나 아이에게 부정이 생긴다는 데서 일러 오던 말.
◎숙명론적 관념에서

신수가 사나우면 넘어져도 코가 깨진다(91)
신수가 사나운 사람은 어줍잖은 일을 만나도 어찌어찌하여 실패하게 됨을 비겨 이르는 말. 《신수가 사나우면 자빠져도 코가 깨진다》라고도 한다.
  다음 예문은 ‘숙명론적 관점에서’라는 ‘제한성’ 표제가 붙어 있다.
물에 죽을 신수면 접시물에도 빠져 죽는다(92)
별로 위험하지 않은 조건에서 사고를 낸 경우에 죽을 신수니 할 수 없다는 뜻으로 이르던 말.
◎종교적 관념에서

저승길에서 구만 리(92)
①저승으로 가는 길이 아득히 멀고 멀다는 뜻으로 이르던 말.
②늙어 죽을 때까지는 아직도 멀었다는 뜻으로 이르던 말.

          4.2.2 지난날에 사용하던 속담

  ‘낡은 사회에서’와는 다른 의미에서 단순히 과거에 사용되었던 속담들을 가리키는 것으로 볼 수 있지만, 앞에서도 지적한 바와 같이 이 기준 설정에 있어서도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이 중에는 현재의 북한 실정에 맞는 속담들이 상당수 있지만 그들의 사회 체제상 지상낙원이라는 허울 좋은 이름에 걸맞지 않기 때문에 사용을 제한하고 있는 속담들도 포함된다.
오뉴월 음달 아래 개팔자(11)
아무 하는 일 없이 밥만 먹고 편안히 놀면서 지내는 사람을 비웃어 이르던 말.
나중에 꿀 한 식기보다 당장에 엿 한 가락이 더 달다(13)
당면한 작은 이득이 먼 장래의 큰 이득보다 마음을 끄는 힘이 더 강하다는 것을 이르던 말.
장사치의 손님(19)
장사꾼은 찾아 오는 손님을 누구나 다 대접하여 맞는다는 데서 겉발림으로 대접을 하는 경우에 비겨 이르던 말.
자빠진 놈 꼭뒤 차기(22)
①자빠진 것도 불행인데 꼭뒤까지 찬다는 뜻으로 불행을 당한 사람에게 거듭하여 불행을 안겨 주는 경우에 비겨 이르던 말.
②남이 곤경에 빠져 허우적거리고 있는 경우 손쉽게 타격을 가하는 행동를 비겨 이르던 말.
남의 고기 한 점이 내 고기 열 점보다 낫다(28)
흉년엔 아이도 한 그릇 어른도 한 그릇(28)
없거나 귀해지면 더 욕심을 쓰게 됨을 이르던 말.
문둥이 코구멍에 박힌 마늘씨도 파먹겠다(28)
잇속을 차리기 위해서는 감히 사람으로서 할 수 없는 더러운 짓까지도 서슴없이 하겠다는 것을 욕으로 이르던 말.
목구멍의 때를 씻는다(30)
오래간만에 음식을 먹게 된 경우에 비겨 이르던 말.
세 잎 주고 집 사고 천 냥 주고 이웃 산다(31)
이웃 사이의 의좋은 관계가 매우 중요함을 비겨 이르던 말.
쌍가마 속에도 설움은 있다(34)
쌍가마를 타고 다니는 높은 벼슬을 하던 사람에게도 설움이 있다는 뜻으로 남 보기에는 근심 걱정이 없는 듯해도 알고 보면 사람은 누구에게나 한두 가지 설움이나 걱정이 다 있다는 것을 비겨 이르던 말.
헌 정승만치도 안 여긴다(36)
어떤 사람을 지나치게 무시하고 깔보는 경우에 불평조로 이르던 말.
후장 떡이 큰지 적을지 누가 아나(40)
뒷일은 알기 어려우니 우선 당면하게 지어진 조건에 맞게 행동하는 것이 상책이라는 뜻으로 이르는 말.
역놈의 새끼같이 대답은 잘 한다(42)
어떻게 하겠는가는 생각지 않고 그때그때 대답만 잘 하는 자를 이르던 말.
처녀가 아이를 낳았다(45)
그닥 크게 책망을 얻을 만한 잘못도 아닌데 시비를 받게 되는 경우에 반발조로 비꼬아 이르던 말.
사돈이 말하는데 싸래기 엎지른 것까지 들춘다(45)
그래서는 안 될 사이에서 남의 결함을 시시콜콜 다 들추어 내서 말한다고 불평조로 이르던 말.
꽃은 꽃이라도 호박꽃이다(52)
못 생긴 여자를 비겨 이르던 말.
미지근해도 흥정은 잘한다(55)
성품은 다소간 어리석은 점이 있으나 팔고 사기는 잘 한다는 뜻으로 누구나 다 한 가지 재간은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이르던 말.
내 절 부처는 내가 위하여야 한다(56)
자기가 할 일은 남이 해 주기를 바라지 말고 자기 힘으로 해야 한다는 것을 이르던 말.
배운 도적질(58)
배운 것이란 도적질 뿐이어서 그런 짓을 하게 된다는 뜻으로 무슨 일이 버릇으로 굳어져 안 하려 해도 안 할 수 없음을 비겨 이르던 말.
어느 귀신이 잡아 갈는지 모른다(64)
어느 통에 어떻게 잘못될 지 모름을 이르던 말.
여든에 죽어도 구들 동티에 죽었다 한다(66)
당연한 일에도 무언가 핑계를 붙이기 마련이라는 뜻으로 이르던 말.
집이 가난하면 효자가 나고 나라가 어지러우면 충신이 난다(69)
가난한 집에 부모를 공대하는 효자가 나오고 어지러워 반역의 무리가 날칠 때 그를 반대하여 싸우는 충신이 이름 떨치게 된다는 것을 일러 오던 말.
왕대밭에 왕대 난다(71)
훌륭한 가문에서 훌륭한 자손이 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는 뜻으로 이르던 말.
꽃 없는 나비(75)
아무 보람 없고 쓸데없게 되어 쓸쓸하게 된 처지를 비겨 이르던 말.
신주 개 물어 간다(87)
신주를 개가 물어간다는 뜻으로 가장 중요한 것을 잃어버림을 비겨 이르던 말.
조상 박대하면 삼 년에 망하고 일군을 박대하면 당일로 망한다(89)
절대로 아랫사람에게 심하게 굴며 박대하지 말고 잘 돌봐 주고 사랑해야 함을 교훈적으로 이르던 말.
물과 불과 악처는 삼 대 재앙(90)
처를 잘못 맞는 것이 얼마나 큰 불행인가를 비겨 이르던 말.
시집 밥은 겉살이 찌고 친정 밥은 뼈살이 찐다(90)
시집살이보다 친정살이가 훨씬 수원하고 편안함을 비겨 이르던 말.
하지를 지나면 발을 물고에 잠그고 잔다(93)
하지가 지난 뒤에는 논에 물을 대야 농사를 잘 짓게 되므로 항상 이 시기에 물을 대는 데 관심을 돌려야 함을 이르던 말.
새망에 기러기 걸린다(96)
뜻하지 않게 큰 횡재를 하게 되는 경우에 비겨 이르던 말.
물에 빠지면 주머니부터 뜨겠다(97)
주머니가 텅 비어 가볍다는 뜻으로 매우 가난하거나 돈이 한 푼도 없는 처지를 이르던 말.
여름 비는 잠비고 가을 비는 떡비다(98)
여름철에 비가 오면 김도 맬 수 없기 때문에 잠이나 자기 좋고 가을철에 비가 오면 떡이나 쳐 먹기 좋다는 뜻으로 이르던 말.
봄 꽃도 한 때(100)
한참 번성하다가 시들어지는 것을 이르던 말.
쭈그리고 앉은 손님 사흘만에 간다(1)
곧 간다고 쭈그리고 앉은 사람이 오래 더 있다 간다는 뜻으로 보기에 얼마 가지 못할 듯한 것이 오래 견디어 계속됨을 이르는 말.
집안 귀신이 사람 잡아 간다(49)
남에 의해서가 아니고 바로 자기 집에서 생긴 일로 해를 입게 됨을 이르는 말.
  다음은 ‘옛날에’가 ‘제한성’ 표지로 붙은 용례다.
          △떼 논(놓은) 당상


          4.2.3 민속에서

  이것은 주로 주제 분류 ‘92. 미신, 민속’ 항에 속해 있다. 이렇게 ‘민속에서’라고 제한한 것만 보더라도 그 동안 북한에서 우리의 고유한 민속이 어떻게 대접을 받아 왔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정원에 널뛰기를 하면 그 해 발바닥에 가시가 들지 않는다(92)
여자들에게 음력 정원에 널을 많이 뛰라고 이르던 말.
초상이 나려면 까마귀가 깍깍 짖는다(92)
지난날 까마귀가 울면 흉한 징조가 있을 것이라는 관념에서 초상이 날 징조로 까마귀가 운다고 이르던 말.
까마귀가 울면 사람이 죽는다(92)
지난날에 까마귀는 불길한 새이고 그 울음 소리도 듣기 싫은 데서 일러 오던 말.
아침에 까치가 울면 좋은 일이 있고 밤에 까마귀가 울면 대변이 있다9) (92)
흔히 아침에 까치가 와서 울면 반가운 손님이 오거나 기쁜 소식이 오고 밤에 까마귀가 울면 좋지 못한 일이 생긴다는 뜻으로 이르던 말.
안주 안 먹으면 사위 덕 못 본다(92)
안주 없이 술을 마시면 더욱 취하므로 그것을 경계하기 위하여 이르던 말.
제비가 사람을 얼르면 비가 온다(99)
제비가 낮게 뜨며 돌아가면 비가 올 징조라는 것을 일러 오던 말.
장 맛이 단 집에 복이 많다(29)
장의 맛이 좋은 집은 장을 담그는 주부의 알뜰한 살림살이 솜씨에 의해서 집안도 또한 행복한 법이라고 일러 오는 말.
  4장에서 언급된 속담들은 거의 대부분이 그 뜻풀이에서 ‘…을 이르던 말’ 또는 ‘…일러 오던 말’, ‘…하던 말’ 등으로 처리되고 있다. 그리고 간혹 ‘…이르는 말’ 또는 ‘…일러 오는 말’로 풀이된 경우도 있다. “조선속담집”의 규정으로 해석하면 ‘…을 이르던 말’이라고 표현된 것은 현재 북한의 사회들의 제도에서는 쓰이지 않는 것들이라고 한다. 그런데 또 올림말 선정 기준에서 보면 현재 생활에서 많이 쓰이는 것이라고 하여 모순을 일으킨다. 이런 모순 속에서 역으로 우리는 우리 민족의 공통적인 정서를 다시 확인할 수 있다.


5. 북한에서 만들어진 새로운 속담과 변형된 속담

  북한에서는 우리 민족의 오랜 경험과 지혜가 담긴 속담까지도 그들의 정치적 목적 등에 따라 원래 속담의 내용이나 형식을 변형시켜 의도적으로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또 새로운 성구와 속담을 만들어서 의식적으로 보급하려고 노력한다. 이렇게 변형된 속담과 새롭게 의식적으로 보급되는 속담들은 내용 면에서 호전적이거나 북한 체제를 합리화하는 데 주로 사용한다. 이와 같이 속담도 북한에서는 사상 교양의 적극적인 도구로서 혁명과 건설의 무기로 사용한다. 실제 “문화어학습”에서는 문화어 생활에서 이런 속담을 적극 활용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이 장에서는 본래의 속담에서 변형된 것과 “문화어학습”을 통하여 새로운 속담으로 소개된 것을 중심으로 살핀다. 그 용례는 다음과 같다.
물은 깊을수록 소리가 없다.
교양이 깊고 수양이 된 사람일수록 겸손함을 의미하는 것으로 사상 교양이 잘 된 사람은 불만이나 불평이 없이 당의 노선에 충실한 것을 말한다.
마음이 맞으면 삶은 도토리 한 알을 가지고도 시장 멈춤을 한다.
서로 마음이 맞으면 어떤 어려움도 극복할 수 있음을 가리키는 말로 식량난과 강제 노역에 대한 주민의 불만을 무마하는 데 사용.
자루 속의 송곳은 감출 수 없다.
부정적 요소는 아무리 겉을 가려도 정체가 드러나듯이 미제의 침략 본성은 탄로가 난다는 적개심 고취에 사용.
생감 등때기 같다.
몹시 뻔뻔스럽고 염치 없음을 생감의 껍질에 비겨 이르는 말. (<충성의 한 길> 중에서)
젊어서 고생은 금 주고도 못 산다.
‘젊어서 고생은 은을 주고도 못 산다’는 같은 뜻의 속담도 있다. 젊어서 온갖 애로와 난관을 이겨 내면서 사상적으로나 육체적으로 튼튼히 준비하는 것은 장래 발전을 위한 귀중한 밑천이 된다는 것을 강조하여 이르는 말. (<배움의 천 리 길> 중에서)
젊어서 소 타 보지 않은 영감 없다
흔히 젊은 시절 힘깨나 썼다는 영감들은 자기 힘을 자랑할 때 어떤 씨름판에서 소를 상으로 탔다고 우쭐대기를 잘 한다는 데서 나온 말. (<한 자위단원의 운명> 중에서)
정어리 굽는 냄새에 나가던 며느리가 돌아선다
정어리가 아주 맛이 있고 그 굽는 냄새가 썩 좋다는 것을 강조하여 이르는 말. (<꽃파는 처녀> 중에서 )
팔자 도망은 못한다
숙명론적 관념에서 팔자라는 것은 피할 길이 없다는 것을 비겨 이르는 말. (<피바다> 중에서)
남한의 경우: 팔자는 독에 들어가서도 못 피한다.
팔자 도망은 독 안에 들어도 못한다.
하늘 천 하면 가물 현 한다
천자문의 차례가 하늘 천, 따 지, 가물 현……으로 되어 있는 데서 두 수 세 수 앞을 내다 보고 능숙하게 처리해 감을 비겨 이르는 말. (<불멸의 역사> 중에서)
떼가 사촌보다 낫다
젖궂게 달라 붙어 떼를 쓰고 사정을 하면 인정에 못 이겨 요구를 들어주기 일쑤라는 것을 비겨 이르는 말. (<한 자위단원의 운명> 중에서)
입 안의 혀바닥 같다
고분고분 말을 잘 듣는 모양을 비겨 이르는 말. (<피바다> 중에서)
남한의 경우: 입의 혀 같다
입에 들어가는 밥술도 제가 떠 넣어야 한다
주인 된 자각을 가지고 제 힘을 들여 노력하지 않고서는 자신의 권리도 바로 행사할 수 없음을 비겨 이르는 말. (<조선의 어머니> 중에서)
중이 고기맛(을) 들이면 부처님도 계률도 안중에 없다
나쁜 일에 일단 발을 들여 놓고 재미를 붙이게 되면 법도 규율도 아랑곳 하지 않고 덤비게 된다는 것을 이르는 말. (<충성의 한길> 중에서)
남한의 경우: 중이 고기 맛을 보더니 절에 빈대 껍질이 안 남는다.
중이 고기 맛을 알면 절에 빈대가 안 남는다.
중이 고기 맛을 보면 법당에 파리가 안 남는다.
중이 고기 맛을 안다고 촌에 내려가 외양간 널판자를 핥는다.
중이 고기 맛을 알면 법당에를 오른다.

참고 문헌

남성우, 정재영(1990), 북한의 언어생활, 고려원.
문화어학습, 1968년 1호부터 1991년까지.
심재기(1977), 속담의 의미 기능에 대하여, 이숭녕 박사 고희 기념 논총.
심재기(1982), 속담의 종합적 검토를 위하여, 관악 어문 연구 7.
심재기(1989), 북한의 속담, 북한의 말과 글, 을유 문화사.
엄병섭외 6인 편(1984), 조선속담, 평양: 과학백과사전출판사.
엄병섭외 3인 편(1986), 조선속담집, 평양: 과학백과사전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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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문 편(1962, 1980, 1993), 속담 사전, 일조각.
조재윤(1988), 한국 속담의 구조 분석 연구, 고려대 박사 학위 논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