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한국의 속담】

俗談 辭典 編纂史 草

沈在箕 / 서울 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


1.序言

  이 글은 우리나라에서 俗談 辭典이 편찬된 사실을 史的으로 정리하기 위한 것이다. 하나하나의 個別的인 俗談 辭典은 個人, 學術 團體, 公共 機關 등에 의하여 有機的인 關聯이 없이 散發的으로 編纂 刊行되었다. 이와 같은 個別 事例들에 歷史的 脈絡을 부여하고 그 역사적 맥락 속에 숨겨져 있는 의미를 밝혀 놓는 일을 성공적으로 해 낸다면 아마도 이 글은 목적하는 바를 달성한 것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이 목적을 이루기 위하여 우리가 해야 할 첫 번째 작업은 모든 종류의 속담 사전을 연대별로 늘어놓는 일이다. 그러나 이 일도 지금까지 간행된 속담 사전들이 하나도 빠짐없이 收合되었다는 前提 作業이 만족스러울 때에만 가능한 일이다. 두 번째 작업은 속담 사전들을 類型別로 分類하는 일이다. 사전이 목적하는 것이 무엇이냐에 따라 편집 방법과 구성 체제가 다를 것이기 때문이다. 세 번째 작업은 각 계열별 속담 사전들의 先後 影響 關係를 밝히는 작업이다. 시기적으로 보아 편찬·간행된 사전은 앞서 간행된 사전을 반드시 참고하고 앞선 책의 未備點을 修正 補完하였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세 가지 基礎 作業이 단단하게 이루어졌을 때 비로소 俗談 辭典의 歷史的 展開를 논의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형편은 이와 같은 기초 작업에 만족을 느낄 수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이 글을 감행하고자 한다. 비록 不完全하지만 俗談 辭典 編纂史라는 이름의 글이 있음으로써 최소한 俗談의 蒐集과 整理에도 그 나름의 歷史性이 있었음을 確認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속담 사전의 역사가 필요할 까닭은 “속담”이 지니는 言語財로서의 特殊性 때문이기도 하다. 흔히 우리는 한 民族의 言語가 그 民族의 精神의 總和요, 思想의 精髓요, 情緖의 搖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이때에 사용된 “言語”라는 낱말은 “그 言語로 구성된 이야기”(따라서 그 言語 文字로 적어 놓은 작품)이라는 含蓄 意味를 이해했을 때에만 가능한 말이지, 그 言語財를 낱말의 단위로 一定한 配列 體系에 따라 集大成한 “낱말 辭典”을 일컬어 “정신의 총화”, “사상의 정수” 같은 표현으로 나타낼 수는 없다. “낱말 사전”은 그것이 수십만 語彙가 아니라, 수백만 어휘에 이른다 할지라도 어디까지나 思想과 情緖를 표출하기 위한 道具일 뿐이지 精神의 領域으로 올려놓을 수가 없다. 그러나 俗談은 作品性과 語彙性을 아울러 지니고 있다는 점 때문에 당당히 “精神의 總和”, “思想의 精髓”, “情緖의 搖籃” 같은 精神世界의 槪念들을 받아들일 수가 있다. 속담을 言語 形式의 관점에서 본다면 短型의 경우, 두 개 이상의 낱말로 이루어진 語句이고, 長型의 경우, 單文, 重文, 複文의 다양한 형태가 있기는 하지만, 한 개의 文章을 벗어나기 않는다. 즉 하나의 語句이거나 하나의 文章이다. 그런데 이 語句 또는 文章으로 이루어진 하나의 俗談은 그것이 쓰이는 文脈 안에서 반드시 하나의 낱말처럼 쓰인다. 俗談의 統辭論的 機能은 語彙 範疇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俗談이 사용된 文脈을 統辭 意味論 내지 話用論의 관점으로 풀이하려고 할 때에는 길고 긴 하나의 說話가 現代 文化 속에 어떻게 收容되고 그것이 話脈 안에서 어떻게 作用하는가를 解明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상당수의 俗談들이 背景 說話를 감추고 있고, 또 說話의 段階까지는 이르지 않는다고 할지라도 興味있는 에피소드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요컨대 俗談은 하나의 이야기, 하나의 作品이 한 개의 語句나 文章으로 凝縮된 것이다. 이와 같은 俗談의 二重的 特性―내용상의 作品性과 통사적 기능상의 어휘성―은 그것을 부득이 辭典의 형태로 정리할 것을 요구한다. 作品性의 관점으로 본다면 俗談 辭典은 說話 全集이거나 例話集의 성격을 갖는 것이며, 語彙性의 관점으로 본다면 일반적인 낱말 사전의 성격을 갖는 것이 될 것이다.


2. 俗談 辭典의 分類

  言語財는 체계적으로 정리하려는 사람들에게 形式과 內容이라는 二分法의 兩大 關門은 避할 수 없는 方法論上의 첫 번째 課題이다. 그러므로 우리의 논의는 끊임없이 形式上의 分類와 內容上의 分類라는 兩極 體系를 往來하면서 時代別 特徵을 찾아내고자 한다.
  俗談 辭典이라는 이름으로 刊行되었건, 혹은 다른 이름으로 刊行되었건, 오늘날의 안목으로 俗談 辭典에 準하는 것들을 망라하여 간행 연대순으로 늘어놓고 보면 한눈에 表記 形式의 관점에서 두 개의 時期로 쪼개지는 것을 發見하게 된다. 그 分岐點은 19世紀 末이다. 便宜上 19世紀를 近代라고 한다면 前近代로부터 近代까지를 하나의 時期로 잡고, 20世紀를 또 하나의 時期로 잡아 볼 수 있다. 앞의 時期를 더 단순화하여 그냥 近代라고 한다면 俗談 辭典 編纂史는 간단하게 近代(~19世紀 末)와 現代(20世紀)로 兩分된다. 近代의 特徵은 첫째 俗談의 表記 形式이 漢文으로 되어 있다는 점이다. 바꾸어 표현한다면 漢文 飜譯型이라는 점이다. 言語 資産은 表現되는 言語 自體를 實相대로 轉寫하여야만 가장 價値 있는 言語 資産의 구실을 할 터인데, 한글이 創製된 지 四百 年 안팎의 세월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19世紀 近代의 俗談들은 原文대로 表記되는 행운을 얻지 못하고 있다. 둘째, 이 時期의 俗談의 整理는 “俗談集 정도의 성격을 지니는 것으로 독립적인 속담 사전이 아니라는 점이다. 文集의 한 쪽 모서리에 많아야 몇 백 개 정도의 속담을 蒐集하여 놓은 것이 고작이었다. 셋째, 이들 俗談集에 配列된 속담들은 意味 內容에 따른 分類는 전혀 없었다는 점이다. 漢文으로 번역하였을 때, 글자 수가 몇 개냐에 따라 글자 수가 적은 것부터 차례로 늘어놓던가, 수집한 대로 늘어놓던가 아니면 처음부터 意圖的으로 四字, 五字, 六字, 八字 등으로 漢文句 特有의 構造的 均齊美를 살리려고 애쓴 흔적이 보이기도 한다. 넷째, 이 시기에 나온 個別 俗談集 사이에는 상호간에 有機的인 聯關性이 긴밀하지 않다는 점이다. 뒤에 간행된 것은 앞서 刊行된 것들을 반드시 參考하여야 할 터인데, 어떤 것은 그러한 참고의 흔적이 보이지 않는다. 만일에 앞선 업적을 참고하였다면 글자 수에 있어서 一致를 보여야 할 터인데 그렇지 않은 것은 많다. 그러나 四字句로 번역한 속담에서는 同一形이 相當數 발견된다. 아마도 그 까닭은 이 四字 構成의 漢字 俗談이 中國 傳來의 故事 成語처럼 상당히 오랜 기간 우리말 俗談과 竝行하여 慣用되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된다. 魚叔權(16세기 初 中宗朝 때)의 “稗官雜記 卷四” 에 실려 있는 십여 개의 四字 俗談이 그 좋은 예이다.1)
  한편 20세기에 들어오면 原則的으로 우리말 原文대로 採錄하여 정리한 속담집 또는 俗談 辭典이 本格的으로 刊行된다. 이들 俗談 辭典은 근대의 俗談集이 飜譯型임에 反하여 原文型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여 그 차이를 드러낼 수 있을 것이다. 이들 原文型 俗談 辭典들은 便宜上 資料型이냐, 實用型이냐 하는 두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俗談이 한편으로는 語彙에 準하는 言語 資産이요, 다른 한편으로는 이야기의 구조를 숨기고 있는 作品임을 인식하고 이것을 어떤 體系로건 秩序를 세워 整理해 두는 것이 主 目的이라고 생각하여 編纂한 것을 資料型 辭典이라고 한다면, 俗談이 日常의 言語 文字 生活에서 有效하게 쓰인다는 점에 力點을 두고 實生活에 손쉽게 活用하도록 配慮한 辭典을 實用型이라고 이름 붙일 수 있겠다. 資料型에는 一般 言語 辭典 곧 낱말 사전의 편찬 방식을 택하여 가나다順으로 배열하는 것을 原則으로 삼는다. 여기에 그 속담의 使用例를 수록했는가, 또는 그 속담의 由來를 수록했는가 하는 것은 辭典의 規模를 얼마나 크게 잡고, 또 精密하게 設計하느냐 하는 문제라고 하겠다. 實用型에서는 主題別로 분류하고 배열한 사전을 첫째로 손꼽아야 할 것이다. 俗談에 대한 言衆의 認識을 높이기 위하여 ,또는 言衆들의 俗談에 대한 높아 가는 認識度에 副應하여 俗談을 더욱 效率的으로 利用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하여 編纂된 것이 主題別로 配列한 사전이다. 그러나 辭典이 지니는 一次的인 機能이 言語財의 一目瞭然한 體系化에 있는 것이라고 할 때에, 가나다順에 의한 形式 分類上의 配列을 택한 사전이 本格的인 辭典이라고 할 수 있다. 主題別 分類라고 意味 內容上의 分類는 그 分類에서 一貫된 形式 論理를 발견할 수 없기 때문에 實用에 도움을 주자는 것이 반드시 效果를 본다는 保障이 없다. 그러나 主題別 分類 辭典은 하나 하나의 俗談을 深度 있게 理解하는 데 길잡이 역할을 한다는 점은 숨길 수 없다.
  實用型 俗談 辭典에는 주제별 分類만 있는 것은 아니다. 實用의 分野가 어디냐에 따라 探究的 實用과 産業的 實用으로도 나눌 수 있다. 俗談은 背景 說話나 生成 由來를 解說한 俗談集은 俗談을 硏究 對象으로 하여 역사적, 사회적, 문화적 및 문학적 조명을 함으로써 속담에 대한 理解의 幅을 넓히는 데 기여하게 되는데, 이런 것이 探究的 實用型 俗談 辭典이라고 하겠고, 農事나 漁撈 作業 또는 日氣 豫測에 관련되는 俗談들을 整理하여 풀이한 俗談集은 産業的 實用型 俗談 辭典이라 하겠다. 물론 이들 探究的 實用이나 産業的 實用은 俗談集의 性格을 띠는 것이요, 本格的인 辭典이라고는 할 수 없으나 本稿에서는 俗談集과 俗談 辭典을 必要에 따라 區分하면서 크게 보아 辭典의 범위에 넣고 함께 다루고자 한다. 探究的 實用型과 産業的 實用型을 解設型이라고 하나로 묶고 主題型과 대립되는 것으로 본다면 20세기에 刊行된 原文型 俗談 辭典은 다음과 같이 分類할 수 있다.
原文型  { 資料型
{ 主題別型
實用型  { 探究的 實用型
解說型
産業的 實用型
          위와 같은 俗談 辭典의 分類는 어디까지나 지금까지 刊行된 俗談 辭典을 연대순으로 훑어보면서 理解의 편의를 얻기 위하여 잠정적인 분류이다. 이 분류에 속하지 않는 靑少年 敎育用의 主題別 및 解說型의 절충식 俗談 辭典도 있으며 자료형인지 실용형인지조차 구별이 되지 않은 채 無作爲로 收合한 蒐集 報告型 資料集도 있다. 그러나 20세기에 들어와 시간이 흐를수록 俗談 辭典은 점진적으로 擴大 增補의 양상을 보이면서 刊行의 年輪을 쌓아 온 것만은 분명하게 지적할 수 있다.


3. 近代의 俗談 辭典

  앞에서도 잠시 언급한 바와 같이 19세기 말까지는 주로 漢文 飜譯型 俗談集이 刊行되었다. 본격적인 辭典이라고는 볼 수 없으나 분명히 사전의 前形態이므로 辭典 編纂의 역사에서 당연히 논의되어야 한다.
  文獻에 俗談이 登載된 사실부터 언급하자면 “三國遺事” 卷五, 郁面婢念佛西昇條에 나오는 “己事之忙 大家之舂促”(내 일 바빠 한댁 방아)를 첫 번째로 손꼽아야 할 것이고, 그 다음엔 高麗 歌謠 “鄭石歌”의 一節과 관계가 깊은 “군밤에서 싹 나거든”,“ 병풍에 그린 닭이 홰를 치거든“을 지적할 수 있을 것이며 朝鮮朝에 들어와서는 世宗實錄에 나오는 「高麗公事三日」을 셈할 수 있다.
  俗談의 集錄이 시작되기는 朝鮮朝 初부터였을 것으로 짐작된다. 그러나 그 最初의 文憑은 成宗 때 成俔의 慵齋叢話에서 비롯된다. 이 책에 「腹肥石牆(돌담 배부른 것) 등 세 개의 속담이 들어 있다. 여기에 뒤 이어 魚叔權의 稗官雜記, 李晬光의 芝峰類說, 尹昕의 溪陰慢筆 등에 몇 개씩의 속담이 採錄되었다. 그러다가 그래도 俗談集이라 부를 만한 것은 17세기 後半 洪萬宗의 旬五志에 이르러서부터이다.
  먼저 洪萬宗 이래 19세기 끝 무렵까지의 俗談集이라 할 수 있는 것들을 연대별로 나열하면 다음과 같다. (연대순은 著者와 沒年을 기준으로 하였음.)

  洪萬宗 (1610~1690), 旬五志 (134句)
李瀷 (1681~1763), 百諺解 (100句)2)
李德懋 (1741~1793), 洌上方言 (100句)
李義鳳 (1733~1801), 東韓譯語 (106句)
丁若鏞 (1762~1836), 耳談續纂 (210句)
趙在三 (1808~1866), 松南雜識 (236句)
著者 未詳 (19세기 말), 東言解 (425句)

  위에 적은 일곱 가지의 俗談集 이외에 刊行 年度 및 著者 未詳의 俚諺類聚와 俚諺叢林이 있고, 刊行 年度는 未詳이나 絧綿子의 俚諺과, 李鈺의 俚諺을 이 시기의 俗談集에 포함시킬 수 있을 것이나 이 글에서는 다루지 않는다. 이제 위의 일곱 가지 속담집이 어떤 모습인가를 간단히 살펴보기로 한다.
  洪萬宗의 旬五志는 卷下에 속담의 유래와 쓰임의 예를 들고 글자 수가 적은 二字類에서 十四字類까지 134개를 차례대로 정리하였다. 다음에 그 예를 보인다.

  僧梳(言無用)
鼴鼠婚(鼴鼠欲爲雛擇高婚…… 以下略…)
以鐮遮眼(言俗掩迹而不能掩)
木麥餠兩缶(以比不量己力欲兼取而兩有之者)
十斫木無不顚(言三人投梯之類)
養雛之答虎亦顧(言不憮私情)
水深雖知人心難知 (言人心不可測)
愛人無可憎憎之無可愛(傳曰愛而知其惡憎而知其美者天下鮮矣)
中學生花奸活人別堤罷職(言舍人設宴……以下略…)
一過苣田一遺失之大擬其每遺(言一事非義每事見疑)
見客容以瓢饋飯見主客以手喫飯(言見特隨其人)

  위의 예를 통하여 확인할 수 있는 바와 같이 이러한 번역형 표기에는 限界가 있다. “중의 빗(僧梳)”이나 “두더지 혼인” 같은 것은 그런 대로 속담의 原型을 추정하는 데 어려움이 없으나, 열 번 찍어 아니 넘어가는 나무 없다.”나 “호랑이도 자식 난 골에는 두남 둔다.”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 등에 이르면 意味의 一部는 한문 번역형이 나타낼 수 있지만 우리말이 지니고 있는 修辭的 妙味는 전혀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 이것은 모든 한문 번역형이 갖는 공통의 결함이다.
  李德懋의 洌上方言은 靑莊館 全書의 卷六十二에 실려 있다. 흥미로운 것은 백 개의 속담을 모두 六字 語句로 번역한 점이다. 다음에 몇 예를 보인다.

量吾被置吾趾(言事可慶力而爲也. 被短而伸足 足必露矣)
谷無虎先生兎(言君子沒而小人得志. 無虎之谷 敎兎跳踉自爲先生也)
堗不燃不生烟(言事無虛捏 必線起也. 如也不燃薪烟何由生)
測水深昧人心(言不可知者人也. 深猶可測也 人心不可測也)
十斫木無不折(言娟嫉之久 不可支也. 古諺曰 千人所視無病自死與此同)
橫步行好去京(言殊途同歸也. 步難橫越 及其入京同也)

  李義鳳의 東韓譯語는 英·正 時代의 辭書로서는 가장 浩瀚한 것 가운데 하나인 古今釋林의 一部인데 오늘날 俗談에 해당하는 語句 106개를 수록하였다.3) 이 俗談集에 이르러 부분적으로 우리말 原文이 함께 적힌다. 다음에 몇 예를 보인다.

僧梳 “중의 빗” 俚語言必無用也
寒水石 “찬 물에 돌” 喩人性之堅忍也
開東知世 동녘이 헌니 셰상만 녀기단 말이라.
昻刺犯用 쟈가사리 뇽 거오다.
忠州短高蜚 “충주 자린고비” 忠州人名 쟈고비
春雨頻婦手闊 봄비 고 지어미 손 크다.
安東沓沓牛足撑 “안동답답이 소 발굽 고인다” 安東人迷甚 馱卜於牛 而馱傾則用物撑牛蹄 故云

  위에 인용된 한문 번역형 속담에는 完璧한 漢文이 아니라는 점이 注目된다. “開東知世”가 “동녘이 훤하니 세상인 줄 안다.”의 번역임은 분명하나 稚拙한 直譯임에 틀림없으며 “자가사리가 용을 건드린다.”를 昻刺犯龍”으로 한 것은 번역에는 잘못이 없으나 “앙자(昻刺)”가 중국어 白話語임을 간과할 수 없다. 18세기 우리나라 知識人들에게 중국어 白話가 상당히 널리 流布된 것이 아닌가하는 느낌을 갖게 하는 표기이다. 또 “자린고비”를 “短高蜚”로 적어서 한자의 訓과 音을 자유분방하게 借用했음을 보여 주기도 한다.
  그러나 東韓譯語보다 뒤에 編纂되었을 것으로 보이는 丁若鏞의 耳談續纂에 이르면 다시 完美한 八字 語句의 漢文 譯譯型이 나타난다. 다음 예를 보자.

三歲之習至于八十(言幼少時事 終爲惡習 老而不改)
一日之狗不知畏虎(言蒙駿者 不畏大人)
狗尾三朞不成豹皮(言本質不美 終莫能善變)
我悌三尺何知爾慼(猶言我躬不閱遑恤成後)
酥地揷木灰栳建店(猶言柔則茹之)

  이 耳談續纂에는 201句의 우리말 俗談이 收錄되어 있는데 이 중 150개는 이미 널리 알려진 것이고 따로 60개를 덧붙이면서 그것이 俟菴(丁若鏞의 號) 자신이 새롭게 찾아낸 것임을 밝히고 있다. 여기에 또 덧붙여 經史 引喩의 格言 警句 175개를 정리하였다.(1908년에는 梁在謇이란 분이 耳談續纂을 刊行하면서 또다시 우리말 속담 31개를 八字句 漢文 飜譯型으로 添加하였기 때문에 總 416개가 收錄되었다. 그러나 丁若鏞의 李談續纂은 210個일 뿐이다.)
  趙在三의 松南雜識는 19세기에 유행하던 百科事典的 類書 가운데에서는 가장 방대한 규모의 著述인데 그 7분지 1정도의 分量이 方言類이다.4) 方言類는 都合 830餘 項目에 이르는 語彙集인데 실제로 다룬 語彙 數는 附錄으로 붙인 近取篇 657雙의 語彙를 포함하면 二千二百數十에 이른다. 이 가운데 우리말 속담을 漢字 二字에서 十四字로 정리하였다. 다음에 예를 보인다.

唾面(제 얼굴에 침 뱉기)
烏精神(까마귀 정신)
稱兄稱第(형 아우 한다.)
一夜萬里城(하룻밤에도 만리성을 쌓는다.)
八大君一翁主(대군 여덟에 옹주 하나)
捕山猪去失家猪(멧돝 잡으러 가서 집돝 잃는다.)
三世獨子七十生男(삼대 독자요 칠십에 생남했나?)
人被長德樹不被長德(사람이 키 큰 덕은 보아도, 나무가 키 큰 덕은 보지 못한다.)
一色有踈薄薄色無踈薄(일색 소박은 있어도, 박색 소박은 없다.)
中學生花奸活人別提罷職(중학생 화간에 활인별제 파직된다.)
人生子上徐鬱獸生崽歸柴谷(사람의 자식은 서울로 보내고 짐슴 새끼는 시골로 보낸다.)
十丈水裏可知一丈人裏不可知(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
見客容以瓢饋飯見主容以手喫飯(손님 얼굴 보고 밥 바가지 내미니 주인 얼굴 보고 밥 먹는 시늉한다.)

  著者 未詳의 東言解는 公私恒用錄이란 筆寫本의 첫 部分에 東言解란 이름으로 425개의 俗談이 收合된 것이다.5) 속담의 漢文 번역형은 二字에서 十二字에서 이르기까지 다양한데 뜻풀이는 일정하게 八字로 되어 있다. 몇 예를 보이면 다음과 같다.

久坐崔帶鏃 忸於利處終必招災
轡長則踏 稔於濫事久必見覺
我刀入他鞘亦樓 物己歸人欲推未易
於育人出月利 物急圖債不計苟且
馬往牛亦往 敏者雖先鈍者亦及

  여러 가지 情況으로 보아서 松南雜識보다 뒤에 整理되었을 東言解는 19세기에 한문 번역형으로 蒐集된 最大의 俗談集이다. 원문 속담으로 還元시키는 데 어려움을 느끼는 몇 개의 속담이 아직 남아 있어서 우리의 注目을 끄는 점도 東言解의 매력이다.
  위에 논의한 19세기 속담집 7種은 크게 두 개의 系列로 나뉜다. 하나는 우리말 俗談을 字數에 구애되지 않고 자유롭게 번역한 自由 字數 번역형이고, 다른 하나는 洌上方言이나 耳談續纂의 경우처럼 6字 또는 8字로 일정하게 번역한 固定 字數 번역형이다. 이러한 사실에서도 짐작할 수 있겠지만 이들 俗談集은 서로 간에 영향 관계 없이 독자적으로 收合 編輯되었음을 짐작케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四字 飜譯型에서는 서로 다른 俗談集에 동일한 표기 형태로 나타난다. 烏飛梨落, 掩耳偸鈴, 越津乘船 같은 것들이 그러한 속담인데 아마도 이러한 四字 飜譯型은 四字型 中國의 故事 成語와 마찬가지로 그 漢文型이 人口에 膾炙되었던 것이 아닌가 여겨진다.


4. 現代의 俗談 辭典 Ⅰ

  한문 번역형으로 수집되고 정리되던 속담은 금세기에 들어오면 우리말 원문대로 채록되어 정리되는 본격적인 속담 사전의 시기로 접어든다. 우선 원문 자료형 속담 사전을 간행 연도 순으로 나열해 보면 다음과 같다.

原文 資料型
1900年代 1903 J.S.Gale: Korean Proverbs (in Korean Grammatical Forms)
1908 梁在讋: 耳談 續纂, 廣學書鋪
1910年代 1910 高橋亨: 朝鮮の俚諺 附物語, 日韓書房
1911 樵檼翁: 俚諺 四叢(筆寫本)
1912 朝鮮 總督府: 俚諺及通俗的讀物等調査. 朝鮮民俗質料 3
1913 崔瑗植: 朝鮮 俚諺, 서울: 新文館
1914 高橋亨: 朝鮮 俚諺集, 日韓書房
1920年代 1922 金相冀: 朝鮮 俗談, 서울: 東洋 書院
1928 金東縉: 四千年間 朝鮮 俚語 解釋, 京城: 德興 書林
1930年代 (없음)
1940年代 1940 金思燁·方鍾鉉: 俗談 大辭典, 서울: 朝光社
1946 金源表: 朝鮮 俗談集, 正音社
1946 方鍾鉉: 朝漢英 俗談集, 硏學社
1949 金思燁·方鍾鉉: 俗談 大辭典, 서울: 敎文社
195年代 1958 金思燁·方鍾鉉: 俗談 大辭典, 서울: 文星閣
1958 秦聖麒: 南國의 俗諛(濟州島 俗談集), 濟州 民俗 硏究所
1959 秦聖麒: 제주도 속담 제1집, 제2집, 제주: 제일프린트사
1960年代 1962 李基文: 俗談 辭典, 서울: 民衆 書館
1964 河泰興: 한국 속담(연세대 한국 문화 총서 vol.7), 연세대 출판부
1967 河泰興: 한국 속담, 서울: 경원각
1970年代 1970 李基文: 俗談 辭典 (6版), 서울: 民衆 書館
1972 李一善: 韓國 俗談集, 韓國 民俗 學會, 瑞文堂
1980年代 1980 李基文: 俗談 辭典(改正版), 서울: 一潮閣
1981 河東鎬: 한국 속담·수수께끼, 서울: 경원사
1983 宋在璇: 우리말 속담 큰사전, 서울: 瑞文堂
1987 李基文 編·姜新道 譯: 朝韓成語詞典, 北京: 商務印書館
1987 大經 出版社 編輯部: 俗談 辭典, 大經 出版社
1988 敎學社 編輯部: 겨레의 슬기·속담 3000, 서울: 敎學社
1989 卞在玉: 東西 俗談 辭典, 嶺南大 出版部
1990年代 1990 조창동: 우리나라 격언·속담 사전, 서울: 성공 문화사
1990 宋在璇: 우리말 속담 큰사전, 서울: 정동 출판사
1991 鄭種和: 韓英 俗談 辭典, 서울: 探究社
1993 元英燮: 우리 속담 사전, 서울: 세창 출판사
1993 정종진: 한국의 속담 용례 사전, 서울: 태학사
1993 宋在璇: 상말 속담 사전, 서울: 東文選

  이제 위의 표에 따라 중요한 사항만을 언급하기로 한다. 그렇지만 1900년대에서 1950년대까지에 관한 논의는 이기문(1962)의 서문에 이미 다음과 같이 간결하게 요약되었다.
최원식(崔瑗植)의 조선 이언(朝鮮俚諺, 1913)은 어느 모로나 우리나라 속담 사전의 선편(先鞭)이라고 해서 지나침이 없다. 이 책은 한글로 900 남짓한 속담을 기록하고 거기에 한문투의 되풀이와 이해에 도움이 될 간단한 설명을 붙이고 있다. 예: 칼 물고 뜀 뛰기(劒을 啣하고 蹈下하기) 每事의 未路 決心을 謂함이니 生死存亡이 一擧에 在하다 함이라.
  이보다 약 10년 뒤 김상기(金相冀)의 조선 속담(朝鮮俗談, 1922)이 간행되었다. 이 책에는 앞의 조선이언보다 속담의 수가 좀 늘어 1,500 가까이 수록되어 있으나 그 책에 실려 있는 속담들을 모두 그대로 재수록했으면서도 거기에 대해서 한 마디도 언급이 없는 것은 비난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동안 외국인으로서 우리 속담에 관심을 가진 이가 더러 있어서 게일(J.S.Gale)의 사과지남(辭課指南, Korean Grammatical Forms, 1916) 속에 200여의 속담을 한글 원문, 영어 번역, 해석의 순서로 늘어놓은 것이 있었고 한편 일본인들이 일본어로 번역하여 간행한 우리나라 속담집으로 두 가지(高橋亨, 朝鮮俚諺集 附物語: 조선 총독부, 朝鮮民俗資料 第三篇)가 있었으나 별로 들어 말할 만한 것이 못 된다.
  이렇게 내려온 우리나라 속담 수집 사업은 일제 말기에 이르러 하나의 큰 열매를 맺었다. 방종현(方鍾鉉)·김사엽(金思燁) 공편의 속담 대사전(俗談 大辭典)은 우리나라 속담의 한 집대성(集大成)이었다. 1940년 조광사(朝光社)에서 출판한 것인데, 마침 조선일보 폐간의 비운이 닥쳐와 그만 교정도 제대로 못 보고 햇빛을 보게 된 관계로 오식(誤植)투성이의 것이 되고 말았었다. 이 책은 비극적 민족사의 한 페이지를 몸소 보여 주게 된 셈이다. 이 책은 처음부터 우리나라 속담을 ㄱㄴ순으로 배열하고 뒤에 색인과 부록을 붙이고 있다. 한문 속담도 많이 섞여 있는바 모두 합하여 약 4,000이라고 하며 순 우리말 속담은 3,000 정도가 아닌가 짐작된다.
  한편 이 대사전이 간행되기 전후하여 여러 잡지 특히 “한글”에 속담에 대한 귀중한 수집과 연구를 발표한 몇 분이 있음을 잊을 수 없다.(그중 중요한 것으로는 田蒙秀, 平安道 俚諺의 一面的 考察[권5, 1937]: 朴在業, 慶南 河東 地方의 俗談[권7, 1939]: 李錫麟, 俗談 注解 草[권7, 1939] 등) 해방 뒤에도 속담에 대하여 몇 가지 중요한 업적이 있었다. 속담의 수집에 있어 특필할 것은 제주도 태생인 진성기(秦聖麒) 씨가 “제주도 속담”(1, 2집, 1959)을 발간한 일이다. 제주도 방언으로 속담을 기록하고 표준어로 해석을 붙이고 있다. 속담에 대한 연구에 있어서는 고 방종현 선생이 “조선의 속담”(朝鮮 文化 叢說 所收, 1947)이란 제목으로 우리나라 속담의 해박한 역사적 고찰을 한 것이 가장 중요하고 그 뒤 김사엽 씨가 “속담론”(俗談論)이란 단행본을 낸 것이 있다.6)   위 글을 다시 한 번 간결하게 요약한다면 1913년 崔瑗植의 朝鮮 俚諺, 1922년 金相冀의 朝鮮 俗談, 그리고 1940년 方鐘鉉·金思燁의 俗談 大辭典으로 압축된다. 1930년대 1950년대가 거의 空欄으로 비어 있다는 것은 우리에게 示唆하는 바가 많다. 1930년대는 日帝 暗黑期의 한가운데이고 1950년대는 同族相殘의 兵禍를 입었던 때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러한 戰爭의 渦中에서도 좀 더 나은 속담 사전은 胚胎되고 있었다. 그것이 1962년 李基文의 俗談 辭典(民衆 書館)이다. 이 책은 俗談 辭典이 어떤 모양새를 갖추어야 하는가를 부여 주었다는 점, 그리고 지금까지 간행된 어떤 속담 사전보다도 많은 분량이 모여 있다는 점으로 오늘날까지도 名實共히 金字塔이라고 영예를 누릴 만한 것이다. ㄱㄴ순 배열에 속담 원문이 고딕으로 인쇄되고 그 밑에 통용되는 비유의 의미를 해설하고 필요한 경우에 ① ②등 번호를 붙여 구분하였다. 그 다음에는 똑같은 비유의 기능을 갖는 다른 속담을 늘어놓아 참고가 되게 하였다. 특히 해설 다음에 필요한 경우엔 참고란을 두어 근대에 간행된 속담집, 예컨대 耳談續纂이나 東諺解에 어떻게 적혀 있는가를 원문대로 소개하였다. 더 나아가 주로 1930년을 전후한 우리나라 소설 작품에 속담을 사용한 용례가 있으면 그 부분을 인용하였다. 즉 “原文―解說―同類 俗談―「참고」近代 漢文 俗談―用例”의 순으로 되었다. 이러한 체재로 539페이지에 걸쳐 약 7, 000구의 속담이 정리되었다. 그 뒤에 중국 전래의 故事 成語와 우리나라에서 형성된 漢字 熟語, 飜譯型 俗談을 역시 ㄱㄴ순으로 배열하고 해설하여 130페이지를 마련하였다. 물론 속담에 나오는 핵심 낱말을 색인에 정리하여 그 낱말을 가지고 속담 원문을 찾을 수 있도록 색인란이 책 끝에 마련되었다. 사전의 체제로서 이만큼 完璧하고 정밀하며 또한 浩瀚한 것을 아직까지 다른 책에서는 볼 수 없다는 점에서 우리나라 속담 사전 편찬의 큰 고비는 1962년에 머물러 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이 책은 여러 판이 거듭되다가 1980년에는 一潮閣에서 改正版이 나왔다. 물론 1970년대 이후에도 속담 사전은 꾸준히 간행되었다. 그러나 사전의 체제를 제대로 갖춘 것으로 李基文(1962)의 “속담 사전”을 능가하는 것은 아직 없는 듯하다.
  그러나 언급해야 할 사전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첫째는 1983년에 간행된 宋在璇의 “우리말 속담 큰 사전”(瑞文堂)이다. 분량에 있어서는 지금까지 간행된 어떤 속담 사전보다도 많다는 점에서 주목을 끈다. 4·6倍版 1,070페이지에 걸쳐 25,557구의 속담을 실었다. 그러나 엄격하게 말한다면 2만5천여 구가 모두 속담은 아니라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상당량이 禁忌談과 같은 俗諺7) 이거나 중국의 故事 成語 및 일반적인 熟語들이다. 따라서 엄격하게 말한다면 慣用句 辭典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1993년 교육 출판 공사에서 간행된 “우리말 속담 큰사전”에 “成語 辭典”이란 副題를 붙인 것은 이 사전의 성격의 일면을 말해 주는 듯하다. 이와 같은 결함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우리에게 중요한 교훈을 주고 있다. 무엇보다도 일반 언어 대중에게 속담이 우리 민족의 정신적 언어 자산임을 일깨워 주었을 뿐만 아니라 그 활용을 촉진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는 점을 첫 손에 꼽아야 한다. 더구나 편자 宋在璇 翁은 국어학자도 민속학자도 아닌 아마추어 연구가라는 점도 주목해야 할 사항이다. 속담이 살아 언어 문화의 핵심 자산임을 이 책은 웅변으로 말해 주고 있다. 그리고 1990년대에 들어서면서 한두 권이 더 나왔다. 먼저 1993년에 나온 鄭鍾辰의 “한국의 속담 용례 사전(태학사)”을 들 수 있다.
  이 책은 속담 원문을 고딕으로 적고, 그 밑에 시, 소설, 희곡, 콩트, 수필 등 문학 작품에서 발췌한 용례가 속담을 이해할 수 있는 분량만큼 인용되어 있다. 글자 그대로 ‘속담 용례 사전’이다. 8,500 항목에 이르는 방대한 양이 모두 용례를 거느리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는 사전이라 하겠다. 다만 한 가지 흠이 있다면 여기에 수록한 것이 모두 진정한 의미의 속담인가 하는 점이다. 작가의 능숙한 창의력으로 만들어 낸 일시적인 비유의 표현이 속담부터 보이기 때문에 실린 것도 더러 보이기 때문이다.
  저자 정종진은 이 책 서문에서 다음과 같이 이 사전 특징을 밝히고 있다.
  “기왕에 나온 속담 사전은 다 해설식 속담 사전이었다. 이와 달리 속담 용례 사전을 만들게 된 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로는, 문학 작품이 민족어의 보물 창고라는 스스로의 믿음을 확인해 보자는 의도였다. 둘째로, 속담이 구사되는 예를 실증적으로 보여 주자는 생각에서였다. 그 자체 독립적인 것은 알고 있지만 그것이 말이나 글 속에서 어떻게 자연스럽게 구사되는가 하는 예를 보게 될 것이다. 셋째, 기왕의 해설식 속담 사전에서 종종 볼 수 있는 고정적 해설보다는 같은 속담이라도 문장에서 환기시키는 의미나 분위기는 사뭇 다를 수 있는 것을 시사하기 위함에서였다. 이러한 것들은 인용문을 읽어 보게 되면 실제로 발견하게 될 것이다. 넷째, 속담이 다양한 변형태로 사용되고 있음을 보여 주기 위해서다. 기왕의 속담이 말이나 글로 쉽게 구사될 수 있도록 되어 있지마는 작품에서는 그것이 그대로 인용되지 않는다. 작가 고유의 문체에 따라 다양하게 변형된다. 또한 어떤 속담이 시대에 걸맞게 새로 만들어진 경우도 있다. 작품이 그 시대를 반영하는 것이기 때문에 용례를 작품에서 찾는다면 이러한 속담은 앞으로 끊임없이 찾아지게 될 것이다.8)
  위 글에도 나타나 있거니와, 이 용례 사전은 속담이 발굴하려고만 하면 얼마든지 발굴이 가능한 열려 있는 언어 자산이요, 또한 현대 사회에서도 생생하게 살아 있는 언어 자산임을 분명하게 확인시키고 있다.
  1993년에는 宋在璇의 “상말 속담 사전”(東文選)의 출간도 언급되어야 한다. 속담이 본질적으로 卑俗性을 갖는 것이기 때문에 천박하고 상스러운 낱말이나 내용을 담고 있는 경우가 있는데, 이러한 속담은 기존의 속담 사전에 누락되어 있음을 애석하게 여긴 편자가 그런 것만을 모아서 2,000여 구를 정리하였다.
  이 외에도 1980년대 이후로 朝漢成語詞典, 東西 俗談 辭典, 韓英 俗談 辭典 등 다른 나라 속담과 對比시킨 俗談 辭典이 간행되었다. 현재의 추세대로라면 금세기가 끝나기 전에 더 좋은 속담 사전이 출현하리라는 기대를 가져도 좋을 것이다.


5. 現代의 俗談 辭典 Ⅱ

  속담의 수집과 정리는 속담 사전의 간행을 촉진시켰다. 그래서 해를 거듭할수록 좀 더 많은 수의 속담을 담은 속담 사전이 간행되었다. 그러는 동안, 그 속담들을 내용별로 손쉽게 찾아볼 수 있는 또 다른 속담 사전이 필요함을 속담 편찬자들은 깨닫게 되었다. 즉 주제별 속담 사전의 필요성을 인식하게 된 것이다. 그 결과 주제별 속담 사전이 탄생하였다. 지금까지 간행된 주제별 속담 사전은 다음과 같다.

原文 實用型(1) 主題別
1962 崔根學: 俗談 辭典, 서울: 耕學堂
1971 李基文: 韓國의 俗談, 三星 文化 文庫 84
1973 崔根學: 俗談 辭典(再版), 서울: 耕學堂
1978 金道煥: 韓國 俗談의 妙味, 서울: 第一 文化社
1978 崔根學: 韓國 俗談 辭典(新版), 서울: 耕學堂
1981 金道煥: 韓國의 敎訓 俗談, 釜山: 羊門 出版社
1986 崔根學: 韓國 俗談 辭典, 서울: 文學 出版 公社
1989 박용수: 우리말 갈래 사전 ‘속담’
1993 金道煥: 한국 속담 활용 사전, 서울: 한울 아카데미

  위 표는 崔根學(1962, 1973, 1978, 1986), 李基文(1971), 金道煥(1978, 1981, 1993)의 세 가지 계열로 압축된다. 따라서 우리는 세 분의 책을 편의상 한두 권씩만 검토해 보기로 하겠다.
  李基文(1971)의 “韓國의 俗談”은 편자가 출간한 “俗談 辭典”의 姉妹篇의 성격을 갖는 책이다. 편자는 머리말에서 主題別 分類의 어려움을 다음과 같이 고백하고 있다.
“……막상 일을 진행하고 보니 主題別로 分類한다는 것이 이만저만 어려운 일이 아님을 깨닫게 되었다. 外國의 先例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合理的인 分類의 基準을 찾아보기 어려웠고 더구나 우리나라 속담의 특수성이 외국의 방법을 그대로 따를 수 없게 하였다. 이 책의 분류는 편자로서는 상당히 고심한 결과이지만 스스로 불만이 많은 暫定的인 것이요, 보다 완전한 분류는 앞으로 더 연구할 문제임을 여기에 밝혀, 독자 여러분의 양해를 빈다. ……(下略)”
  그 분류 체계는 다음과 같은 9 部類 101 項目이 되었다.

言語: 말, 輿論, 거짓말, 是非
人生: 生死, 늙음, 팔자·운수, 逆境, 禍, 經驗, 年功, 女子
家庭: 父母·子息, 孝, 兄弟, 妻·妾 , 姑婦, 사위, 婚事, 홀아비·과부, 손님
社會: 世態 興亡盛衰, 恩德, 背景, 背恩忘德, 원수, 도둑, 交際·相從, 自他, 가난·굶주림, 富·權勢, 뇌물, 돈, 장사, 체면, 身分, 衣食住
知能: 敎育, 敎訓, 知慧, 無知, 분수, 能力
事理: 因果, 關係, 時機, 方法, 順序, 逆說, 겉·속, 調和·不調和, 本末顚倒, 有用·無用, 代役, 利害, 有害無益, 缺點, 매일반, 事理
心性: 本性, 人情, 心理, 사랑, 미움, 업신여김, 노여움, 욕심, 공것, 핑계, 겁, 인색, 싫증, 참을성, 性急
行爲: 시작, 準備, 버릇, 조심, 協同, 노력·근면, 儉約, 一擧兩得, 쉬움·어려움, 참견, 흉내, 虛勢, 愚行, 바쁨, 게으름, 遷延, 事後, 惡行, 싸움, 실수, 自業自得, 헛일, 抗拒
基他: 農事, 氣候

  崔根學(1978)의 “韓國 俗談 辭典”은 다음과 같이 3 部類 73 項目으로 정리되었다.

修養·處世- 反省, 謹愼, 愼言, 誠實, 忍耐, 努力, 敎養, 協同, 失策, 妄動, 盲從, 過分, 過慾, 破廉恥
世態·人心- 經驗, 徒勞, 適應. 要緊, 失機, 失格, 依賴, 因緣, 無用, 無托, 禍福, 成敗, 利害, 不運, 貧窮, 恩德, 背恩, 報復, 信賴, 不信, 虛勢, 外飾, 表裏, 干涉. 媒介, 金力, 貸借, 動儉. 貯蓄. 因果, 鐵則, 難易, 公正, 意外, 群衆, 秩序, 遷延, 秘密, 暗示, 誘惑, 辨明, 世情, 抑鬱, 慣例
本能·性情- 才能. 技能, 健忘, 睡眠, 壽命, 人相, 狀態, 天性. 愚鈍, 燥急. 吝嗇, 性情, 習性, 常情, 奮怒, 杞憂, 貪慾, 矛盾, 推測

  金道煥(1993)은 “한국 속담 사전 활용 사전”에서 48개 項目으로 나누고 다시 各 項目 안에서 小題目을 붙였는데, 그보다 앞서 金道煥(1978)의 “韓國 俗談의 妙味”에서는 俗談의 쓰임에 초점을 맞추어 아홉 개의 類型을 設定한 바 있다. 여기에는 9類型만 소개하기로 한다.

① 敎導型: 쇠뿔도 단김에 빼라.
② 戱弄型: 비 맞은 장닭
③ 再認識型: 물이 깊어야 고기가 모인다.
④ 핀잔型: 걷기도 전에 뛰려고 한다.
⑤ 告知型: 귀신 피하려다 호랑이를 만났다.
⑥ 非難型: 찬 이슬 맞을 놈
⑦ 主觀 表示型: 깨소금 맛이다.
⑧ 指示型: 우는 아이 젖 준다.
⑨ 기타

  위의 아홉 가지 類型은 결국 俗談의 話用論 機能에 따른 分類로서 主題와는 거리가 있으나 俗談을 理解하고 活用하는 方法을 터득하는 데에는 一助가 있을 것이다. 이들 主題別 俗談 辭典은 現在로서는 實驗的인 段階에 있는 셈이다.
  다음으로 우리의 관심사가 되는 것은 解說型 俗談 辭典이다. 靑少年의 敎育을 목적으로 하던가, 俗談의 生成 背景을 探索하고 그 硏究 結果를 정리할 목적으로 간행된 解說型 俗談集은 엄격한 의미에서는 辭典이라고 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 이 글에서는 俗談集 一般을 넓은 의미의 俗談 辭典으로 보고 그 成果를 點檢하는 것이므로 함께 다루어 보고자 한다. 1950년대부터 간행된 속담 풀이 책은 줄잡아 50種 안팎이 될 것이다. 그중에서 중요한 것만 간추리면 다음과 같다.

  原文 實用型(2) 解說-探究 및 敎育
1956 崔根學: 속담 풀이, 서울: 耕學社
1964 東園社 編輯部: 속담 풀이, 서울: 東園社
1967 金鳳基: 俗談 古語를 더듬어서, 서울: 大韓 公論社
1971 徐石演: 귀걸이 코걸이, 서울: 正音社
1975 徐石演: 世界 俗談(귀걸이 코걸이), 서울: 正音社
1980 姜在哲: 韓國 俗談의 根源 說話, 서울: 白鹿 出版社
1980 大洋 出版社 編輯部: 世界 20나라의 俗談과 解說, 지하철 문고, 大洋 出版社
1982 이병호: 속담 이야기, 민족 문화 문고, 민족 문화 추진회
1982 한영실: 속담 풀이, 서울: 대일 출판사
1982 박동실: 속담 풀이, 서울: 동원사
1982 조장동: 우리나라 격언·속담 사전, 서울: 성공 문화사
1984 李成祖: 고사 숙어·속담 풀이·故事 成語, 서울: 東南 書籍
1984 김영종: 한국 고시조·속담·수수께끼, 서울: 글벗사
1984 한국 민속 문화 보급소: 속담·수수께끼, 서울: 동아 문예
1984 南雄元: 故事 成語(熱語·俗談), 서울: 東南 書籍
1986 권오상: 한국 속담 풀이, 서울: 민중 서관
1986 이우석: 故事 成語集(熱語·俗談), 서울: 민중 서관
1986 김영민: 일상생활에 자주 쓰이는 故事 成語·熱語·俗談, 서울: 東泉社
1986 최근학: 청소년을 위한 속담 풀이, 서울: 문화 출판 공사.
1988 大光 書林 編輯部: 故事 名言 由來·俗談 總解說, 서울: 大光 書林
1988 하동호: 속담 풀이, 서울: 경원각
1990 박미희: 어린이 속담 풀이, 서울: 고려 출판 문화 공사
1991 한영실: 속담 풀이, 서울: 대일 출판사
1991 바른사 편집부: 이야기 속의 속담 교실, 서울: 바른사
1991 恩光社 編輯部: 속담 풀이, 서울: 恩光社
1991 韓國 古典 新書 編纂會: 속담 풀이 사전, 서울: 홍신 문화사
1992 李勇源: 옛말 그른 것 하나도 없더라, 서울: 대일 출판사
1992 유하준: 수수께끼·속담 풀이, 서울: 대일 출판사
1992 김혜란: 속담 풀이, 서울: 태서 출판사
1992 하유상: 유쾌한 속담 산책, 서울: 명문당
1993 김선풍·이용득: 속담 이야기, 서울: 국학 자료원

  위의 俗談 解說集 가운데 특별히 硏究史 및 解說集 刊行史의 관점에서 기억해야 할 몇 개를 간추린다면 金鳳基(1967), 姜在哲(1980), 김선풍·이용득(1993)은 言及하여야 할 것이다.
  金鳳基(1967)의 “俗談 古語를 더듬어서”는 菊判 135面밖에 되지 않는 얄팍한 책이지만 海外 留學生들에게 傳統文化에 대한 覺醒을 鼓吹하기 위해 속담 풀이가 시도되었다는 점에서 우리의 관심을 모으는 책이다. ‘俗談 原文-해당 漢字 成語-해당 英文 번역어구-배경 설화 및 해설’의 네 가지 항목으로 짝지어져 있다.(예, 물이 맑으면 고기가 없다.(水淸則無魚), NO fish lives clear water. 後漢 時代 班超의 善政 故事)
  姜在哲(1980)의 “韓國 俗談의 根源 說話”는 俗談의 作品性(또는 例話性)에 注目하고 俗談와 說話와의 相關關係를 解明한 最初의 體系的인 硏究書이자 俗談 解說書이다. 이 책에서 俗談은 先說話 後俗談形, 先俗談 後說話型, 獨立 俗談型의 세 가지로 나뉜다. 설화가 먼저 생기고 나중에 그것이 속담으로 굳는 것을 先說話 後俗談型이라 하여 “두더지 혼인”을 대표적인 예로 들었고, 속담이 먼저 생긴 다음에 거기에 그럴듯한 이야기가 결부된 것을 先俗談 後說話型이라 하여 趙在三의 松南雜識에 나오는 속담 이야기 ‘게도 구럭도 다 잃었다’는 속담을 대표적인 예로 들었다. 獨立 俗談型은 說話와는 無關한 것들을 가리켰다.
  김선풍·이용득(1993)의 “속담 이야기”는 260구의 속담을 ㄱㄴ순으로 배열하면서 속담에 얽혀 있는 설화를 편자가 직접 소개하거나 여러 설화집에서 옮겨 실은 것이다. 중국 동북삼성에 거주하는 조선족이 즐겨 쓰는 130구의 속담에 들어 있다는 점과 延邊 僑胞 李龍得 씨의 직접 해설이 있다는 점이 이 책의 특징이다.
  끝으로 産業用 解說 俗談集에 대하여서도 눈길을 돌려야 하겠다. 俗談이 日氣 豫報의 性格을 갖는다든가 農事나 漁撈에 도움이 되는 啓導的 性格을 갖는다든가 하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李基文(1971)에서도 맨 마지막에 ‘其他’ 部類를 설정하고 ‘農事’와 ‘氣候’ 항목이 있었음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이런 종류의 속담만을 모아 놓고 해설한 속담집이 있으리란 점도 충분히 예견할 수 있다. 다음은 바로 그러한 俗談集들이다.

  原文 實用型(3) 解說-産業
1979 金光植: 生活 氣象과 日氣 俗談, 서울: 鄕文社
1979 全羅南道 農村 振興院: 農事 俗談集
1980 全羅南道(水産局): 漁村 俗談集

  위와 같이 겨우 3종에 불과 하지만, 이러한 俗談集이 존재한다는 것은 그동안 俗談에 대한 理解의 폭과 깊이가 넓어지고 깊어졌음을 웅변으로 증명하는 일이라 아니할 수 없다.
  여기에 한 가지를 더 첨가하자면, 금세기 중에 官廳에서 主導하여 俗談을 수집하고 採錄한 事例가 상당히 많다는 점이다. 道廳이나 郡廳에서 郡邑誌를 꾸미는 차원에서 진행한 것이 대부분인데 그중에도 文化財 管理局이 1969년부터 1981년까지 장장 13년에 걸쳐 “韓國 民俗 綜合 調査 報告書(俗談 編)”을 작성한 일이다. 그 간의 업적을 연도별로 나열하면 다음과 같다.

1912년 朝鮮 總督府: 俚諺及通俗的讀物尋調査, 朝鮮民族資紂 3
1926년 朝鮮 總督府: 朝鮮俚諺集, 朝鮮民族資料 3, 大阪屋號書店
1934년 大桑文藏: 全羅地方に於ける 棉に關しての 迷信俚諺, 朝鮮農會報 8-8
1969년 文化財 管理局: 수수께끼·俗談 韓國 民俗 綜合 調査 報告書 1 全南 篇
供淳鐸: 俗談· 謎諺, 韓國 民俗 綜合 調査 報告書 1 全南 篇
全羅南道誌 編纂 委員會: 俗談, 全羅南道誌
1972년 文化財 管理局: 수수께끼·俗談, 韓國 民俗 綜合 調査 報告書 3 慶南 篇
1973년 平安北道誌 編纂 委員會: 俗談, 平安北道誌
泰川郡民會: 俚諺, 泰川郡誌
1975년 殷栗郡民會: 俗談, 殷栗郡誌
定州郡誌 編纂 委員會: 俗談, 定州郡誌
濟州道 敎育 委員會: 濟州道 俗談集, 濟州: 東洋 産業社
林憲道: 碑 傳承 俗談, 韓國 民俗 綜合 調査 報告書 忠南 篇, 文化財 管理局
1976년 鐵山郡民會: 俗談, 鐵山郡誌
河孝吉: 수수께끼·속담, 韓國 民俗 綜合 調査 報告書 7 忠北 篇. 文化財 管理局
1977년 趙東一: 수수께끼·俗談, 韓國 民俗 綜合 調査 報告書 4 慶北 篇, 文化財 管理局
張德順: 수수께끼·俗談, 韓國 民俗 綜合 調査 報告書 5 濟州 篇. 文化財 管理局
任晳宰: 수수께끼·俗談, 韓國 民俗 綜合 調査 報告書 8 江源 篇, 文化財 管理局
1978년 雲山郡誌 編纂 委員會: 俗談, 雲山郡誌
任晳宰: 수수께끼·俗談, 韓國 民俗 綜合 調査 報告書 9 京畿 篇, 文化財 管理局
1979년 朴憲道: 수수께끼·俗談, 韓國 民俗 綜合 調査 報告書 6 忠南 篇, 文化財 管理局
任東權: 수수께끼·俗談, 韓國 民俗 綜合 調査 報告書 10 서울 篇, 文化財 管理局
京畿道史 編纂 委員會: 俗談, 京畿道史 1
1980년 熙川郡誌 編纂 委員會: 熙川의 俗談, 熙川郡誌
任東權: 수수께끼·俗談, 韓國 民俗 綜合 調査 報告書 11 黃海·平安 篇, 文化財 管理局
1981년 文化財 管理局: 수수께끼·俗談, 韓國 民俗 綜合 調査 報告書 2 全北 篇.
任東權: 수수께끼·俗談, 韓國 民俗 綜合 調査 報告書 12 咸鏡 篇, 文化財 管理局
明川郡誌 編纂 委員會: 俗談, 明川郡誌
1983년 楚山郡誌 編纂 委員會: 俗談, 楚山郡誌
1984년 高興郡誌 編纂 委員會: 우리 고장의 俗談, 高興郡誌
抱川郡誌 編纂 委員會: 俗談, 抱川郡誌
1986년 서울특별시: 속담, 서울의 전통문화
김순이: 속담, 제주도 마을 시리즈 3 咸德里 篇, 도서 출판사
1987년 崔雲植: 속담, 瑞山 民俗誌 下, 瑞山 文化院
碧城郡誌 編纂 委員會: 俗談, 碧城郡誌
1988년 始興郡誌 編纂 委員會: 俗談, 始興郡誌
1989년 鄭東華: 俗談·方言, 甕津郡誌
黃州郡誌 編纂 委員會: 俗談, 黃州郡誌
1990년 張哲秀: 俗談, 내 고장 安山
金錫濟: 속담과 수수께끼, 唐津郡誌 故鄕 文化社
朴鏞益: 속담과 수수께끼, 龍仁郡誌


6. 나라 밖의 俗談 辭典

  남북 분단 이후 북한에서 간행된 속담 사전에는 어떤 것이 있는가? 또 연변을 중심으로 한 중국 지역에는 속담 사전이 간행되지 않았는가? 이런 문제를 여기서 잠시 논하기로 한다. 북한의 출판물을 논의하면서 “나라 밖”이라고 제목 밑에서 다루는 어색함에 대해서는 논평을 유보하기로 하자. 북한의 정보를 입수하는 데 제약이 따른하는 사정을 감안하여 잠정적으로 나라 밖의 책인양 다루는 것 뿐이다.
  1950년대 이후 북한에서 간행된 속담 관련 서적은 대략 다음과 같다.

1954년 고정옥: 조선속담집, 국립출판사
1955년 이상호: 속담집, 국립출판사
1962년 고정옥: 조선구전문학연구, 과학원출판사
1962년 미상: 속담집, 국립출판사
1964년 저자 미상: 우리 속담과 수수께끼
1982년 김형직사범대학: 성구속담 사전, 교육도서출판사
1984년 엄병섭외: 조선속담, 과학백과사전출판사
1984년 오희복: 조선속담, 문예출판사
1990년 엄병섭: 조선성구집
1992년 엄병섭: 조선속담집, 사회 과학출판사

  이상 10종의 속담 관련 저서 가운데 우리의 관심을 끄는 것은 엄병섭외(1984)의 “조선속담”이다. 이 책은 북한에서 간행된 가장 방대한 속담집으로서 菊版 688면에 약 8,000여 구의 속담이 수록되어 있다.9) 다른 책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이 책의 출판 목적도 북한의 근로자 및 인민 대중을 투철한 공산주의자로 교양하기 위한 것이다. 전통문화에 대한 이해의 일환으로 전설이나 속담을 알아야 한다는 관점에서 편찬하면서 교양적 가치가 없는 것, “낡은 사회”의 지배층의 이익을 반영하는 속담은 제외하였다고 일러두기에 밝히고 있으나, 실제로는 수집 가능한 모든 속담을 총망라하여 수록했다는 느낌을 준다. 속담의 수집과 정리 강행에 관한 한 북한은 남한보다 여러 해가 뒤져 있다. 전통문화와 민속 자료를 다루는 국가적 관심과 기획이 그만큼 뒤늦다는 반증일 수도 있겠다.
  이 책의 편찬 책임자는 엄병섭, 정순기, 최완호, 이기원 등이며 자료 수집에는 김일성 종합 대학 어문학부 조선어학과 제32회 졸업생이 동원되었다고 한다. 따라서 광범한 현지 조사를 통하여 수집한 자료를 정리한 것으로 되어 있는 데, 수집 과정, 자료 제보자의 특성, 수집 기간 등 수집과 정리에 관한 일체의 정보가 생략된 채 속담과 그 해설만 실려 있다.
  해설에는 대부분 “낡은 사회에서”, “지난날에”, “봉건 사회에서”, “착취 사회에서”, “낡은 관점에서”, “낡은 생활양식에서 ” 등을 첫머리에 단서를 붙여 놓고 있다. 전통문화에 대한 폭 넓은 이해를 해야 한다는 것과 지난 시절의 낡은 사상, 생활 방식, 사회 제도 등을 비판하고 거부하여야 한다는 두 가지를 함께 소화시켜야 한다는 것이 이 책이 감당해야 할 모순의 과제였음을 단적으로 보여 주는 예라 하겠다. 있는 대로 제시하여 일반 언어 대중이 자연스럽게 수용하고 비판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아니라, 당의 지도 노선에 따라 획일적으로 규정해 놓아야 하는 사회 체제 때문에 해설상의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보인다. 오랜 역사와 생활 감정이 배어 있는 속담들은 사실상 대부분 낡은 시대의 사상과 생활 방식을 반영하고 있다. 따라서 이른바 사회주의 혁명과 주체 사상을 내세우는 북한의 형편에서는 낡은 때가 낀 속담을 전적으로 거부하고 싶었을 것이다. 그러나 전통문화의 이해라는 대명제를 수용하기 위하여서는 “낡은 사회에서”라는 단서를 붙여 가면서 통용되는 비유의 기능을 해설하지 않을 수 없는 어려움을 감내하여야 하였다.
  그러나 좀 더 큰 안목에서 보면, 그러한 편집 체제상의 제약은 단지 북한 사회의 약점을 애교 있게 반영한 것이라고 연민의 감정으로 새겨 볼 수도 있다. 적어도 북한에서 현재 통용되는 속담은 비교적 성실하게 수집해 놓았다는 인상을 받기 때문이다. 가령 “見物生心, 獨不將軍, 馬耳東風, 沙上樓閣”과 같은 한자 숙어도 비록 한자는 밝히지 않았으나, 올바른 뜻풀이를 하여 놓았고, 또 남한의 속담 사전에서는서 찾을 수 없는 많은 속담을 채록하여 놓았다. 다만 유감스러운 것은 속담이라고 할 수 없는 것이 북한 사회의 생활 형편을 과장 선전하기 위하여 조작되어 수록된 점이다.(예, 기와집에서 이밥에 고기국을 먹고 비단옷을 입고 산다.) 이런 것을 제외한다면 자료로서의 가치는 충분히 인정되는 책이라 할 수 있다.
  다음에는 중국 동북삼성 지역 조선족의 속담 사전을 연대별로 보인다.

1981년 연변대학 조선어문학부: 조선말속담 사전, 연변인민출판사
1981년 김기종·송기순: 조선말 한자어성구사전, 요녕인민출판사
1986년 대외경제무역대학: 朝漢成句俗談 辭典, 商務印書館
1986년 한종만: 성구·속담·수수께끼, 요녕민족출판사
1987년 김영환: 조선말속담분류집, 연변인민출판사
1989년 김기종: 조선말속담연구, 동북조선민족교육출판사

  전 중국을 통틀어 180만 명밖에 안 되는 조선족이 중국의 소수 민족으로서 민족적 독자성과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민족 언어를 유지할 뿐만 아니라 1980년대에 들어서 속담집 및 속담 연구서를 6종이나 간행하였다는 것은 그 내용을 차치하고 그러한 성과가 있었다는 자체만으로도 흐뭇하고 가치 있는 일이다.(이 글에서는 이에 관한 논평을 유보한다.)


7.結語

  이상으로 우리나라 俗談集 및 俗談 辭典의 編纂史의 基礎 얼개를 마무리 짓는다. 수백 년에 걸쳐 여러 곳에서 刊行된 俗談 辭典類를 빠짐없이 調査하지도 않는 상태에서 대강의 흐름이나마 파악해 보려고 한 것이므로 意外의 부분에 虛點이 있는지 모르겠다. 기회가 있는 대로 좀 더 정밀한 편찬사를 만드는 일이 우리에게 여전히 남아 있는 무거운 課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