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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제1회 원내 토론회 후기

작성자 국립국어원 등록일 2016. 2. 24. 조회수 25578

2016년 제1회 원내 토론회 후기

 

한국수어 바로 알기라는 주제에 대한 토론 사진

 

국립국어원에서는 2016년 제1회 원내 토론회를 다음과 같이 개최하였다.

 

주제

 한국수어 바로 알기

발표자

 원성옥(한국복지대학교 수화통역학과 교수)

일시

 2016년 2월 22일(월) 16:00~17:30

장소

 국립국어원 2층 대회의실

 

이번 토론회에서는 한국복지대학교 원성옥 교수가 ‘한국수어 바로 알기’라는 주제로, 언어 분석 이론에 기반을 둔 수어의 기본적인 특성과 한국수어의 특징을 정리하여 발표하였다. 

    

수어는 단순히 음성언어를 보조하는 동작 정도로 표현될 수 있는 개념이 아니라, 언어의 보편적인 특성을 모두 갖추고 있는 또 하나의 언어이다. 그 예로, 같은 의미를 표현하는 어휘에 대해 한국과 일본, 미국의 수어 표현이 모두 다르다. 이를 통해, 수어에도 자의성이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화장실’을 표현하는 수어가 세대의 변화에 따라 ‘변소’에서 ‘W.C.’로 사용되는 것을 보면, 보편적 언어처럼 역사성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외에도 수어는 창조성, 전위성, 분절성 등의 언어적 특성을 갖추고 있다.

    

또한 발표자는 수어는 시각 언어이기 때문에 한국어, 영어 등과 같은 음성 언어와는 다른 특성을 보인다고 하였다. 수어의 시각 언어적 특성으로는 공간성, 동시성, 비수지기호의 문법적 기능, 가역성 등을 들 수 있다.

공간성이란, 수어로 대화가 이루어지고 있는 공간 자체가 문법적 기능을 하는 것을 말한다. 대화와 맥락 안에서 공간은 여러 대명사로 활용된다고 한다.

동시성이란, 수어소가 동시에 조직되어 단어를 구성하는 것을 말한다. 이는 문장 구성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난다. 예를 들어, 수어로 ‘자동차가 가다.’라는 문장을 표현하고자 할 때 ‘자동차+가다’의 두 단어를 따로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자동차’를 나타내는 수어와 ‘가다’를 동시에 표현한다.

비수지기호의 문법적 기능은 표정이나 화자의 시선 처리 등이 대화에서 문법적 기능을 하는 것을 말한다. ‘배가 아프다.’ 라는 문장을 표현할 때 단순히 표현하면 ‘배가 아프다.’이지만 아픈 표정과 함께 표현했을 때는 ‘배가 아주 아프다.’라는 의미로 전달할 수 있다. 또한 같은 수어 표현이라도 표정에 따라 단어의 의미가 달라지는 경우가 있다.

가역성이란 수어의 동작이 반대로 이루어질 경우 문법적으로 반의어를 나타내는 것을 말한다.

    

한국수어도 음성 언어처럼 최소대립쌍을 통해 구분할 수 있으며, 의미의 변별성이 생긴다. 발표자는 이를 수위, 수형, 수동, 수향, 비수지기호 대비 등으로 나누어 설명하였다.

수위, 수형, 수동, 수향, 비수지기호 대비 등으로 나누어 설명된 사진

이 밖에도 수어로 주어와 서술어의 관계, 주어와 관형어의 관계 등을 표현하거나 이를 모두 포함한 복문의 의미를 바르게 전달하는 방법에 대해 언급하였고, 이와 더불어 어떻게 청각장애인들에게 올바른 국어교육을 할 수 있는가에 대한 고민이 이어졌다.

    

발표가 끝난 후 실제 농인이 구사하는 수어의 어휘 수, 청인과 비교했을 때의 실사용 어휘 수, 수어의 국제적 의사소통 가능성, 한국어와 같이 존대 표현이 가능한지에 대하여 질의응답을 진행하였다. 한국수어의 언어 보편적인 특성과 시각 언어로서의 특성을 파악하고 또 하나의 언어로서의 이해를 넓혀나가야 한다는 것에 동감하며 원내 토론회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