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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 제주 지역 공개 토론회 내용 요약

작성자 국어연구원 등록일 2000. 5. 10. 조회수 1098
"로마자 표기법" 개정 제주 공개 토론회 □ 토론회 개요 ㅇ 일 시 : 2000년 2월 16일(수) 14:00∼16:00 ㅇ 장 소 : 제주학생문화원 ㅇ 참 석 자 : 교수, 공무원, 학생, 시민 등 100여 명 ㅇ 사 회 : 최규일(제주대 국어교육과 교수) ㅇ 주제발표 : 김세중(국립국어연구원 어문자료연구부장) ㅇ 토 론 자 : 변명섭(제주대 영어영문학과 교수) /김종훈(제주대 영어교육과 교수) □ 인사 말씀 : 심재기(국립국어연구원장) □ 주요 토론 내용 ▶ 김세중(주제 발표) ㅇ 현행 로마자 표기법은 특수 부호가 있어 정보화 시대에 맞지 않고, 'ㄱ, ㄷ, ㅂ, ㅈ'과 'ㅋ, ㅌ, ㅍ, ㅊ'이 제대로 구별되지 않는 등의 문제점이 있다. 따라서 이번에 정보화 시대에 맞게 특수 부호를 없애서, 모음 '어, 으'는 반달표를 없애고 eo, eu로 개정하고, 격음은 어깻점을 없애 k, t, p, ch로 개정하기로 하였다. 또 한국어의 특성을 고려하여 'ㄱ, ㄷ, ㅂ, ㅈ'을 g, d, b, j로 적기로 하였다. 외국인은 이러한 변화를 불편하게 여길 수 있으나 이번 개정은 궁극적으로 외국인도 위하는 것이다. ▶ 변명섭(토론자) ㅇ 로마자 표기법 개정에 관한 배경 설명을 위해 반대 및 찬성 의견을 종합해 보겠다. 반대 또는 유보하는 입장은 로마자 표기를 로마자와 한글이 자동으로 변환되기를 바라나 개정 시안이 그 점에서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또한 월드컵 등 국제 행사를 앞두고 혼동의 우려가 있으며, 남북한 단일 체계가 마련되어 있지 않아 불편하다는 것이다. 또한 매큔 라이샤워 체계가 이미 안정된 상태에서 정보가 다시 바뀌는 것이 큰 문제라는 의견이 많은 것 같다. ㅇ 개정을 찬성하는 입장도 매우 일리가 있다. 개정 시안은 현행 안에서 특수 부호를 없애는 방향으로 추진되는데, 그런 목적을 위해서는 가장 나은 방법을 택한 것 같다. 다만 모음 '어'를 eo로 표기하도록 한 것은 약간 불만이다. eo, eu로 표기하는 것은 '어, 으'로 정확히 실현되지도 않고, 1음운 1기호에 위배되며, 영어 화자들에게 낯설다는 문제가 있다. 다만 반달표를 없애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표기로 해야 한다면 시안의 표기가 가장 이상적이다. 어깻점은 개정 시안의 방법(ㅋ-k, ㅌ-t, ㅍ-p, ㅊ-ch)이 가장 이상적이다. 다만, 이 경우 'ㄱ, ㄷ, ㅂ, ㅈ'을 g, d, b, j로 하는데, 이미 익숙한 Kimpo, Pusan, Cheju 등은 예외로 두어야 할 것이다. ▶ 김종훈(토론자) ㅇ 개정 시안이 현행 표기법의 문제를 개선하여 일반인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개정 시안은 1음운 1기호의 원칙을 어기는 문제가 있다. 즉 ㄱ, ㄷ, ㅂ을 '상속-상속인'에서처럼 g-k로 달리 적는다. 음운 현상을 반영하는 데 있어서도 경음화를 예외로 둔 것은 문제이다. '팔당'을 경음화 현상을 반영하지 않고 Paldang로 적는데, '잠자리'(곤충-잠 자는 곳)를 구별하기 위해서는 경음화 현상을 반영하여 jamjari-jamjjari로 표기하는 것이 좋다. 개정 시안은 외국인에게 거부감을 주는 면이 있다. '어, 으'를 eo, eu로 적음으로써 정확한 발음을 유도할 수 없다. 로마자 표기가 영문 표기는 아니지만 국제적으로 영어의 비중이 높아지므로 고려할 만하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개정 시안 외 다른 대안이 없으므로 교육을 강화하여 정착시킬 필요가 있다. 또 제주는 외국 관광객이 많이 오므로 영어에 맞추어 Cheju가 좋다. Jeju는 예주, 지주가 될 수 있다. 이 점에서 '제주'의 고유명사 표기는 개정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개정 시안이 한국인의 언어 의식도 반영하고 정보화 시대에 부응한 것으로 환영할 만한 것이다. 다만 위의 문제점을 보완하도록 고려해야 할 것이다. 시안이 확정되면 외국인에게 홍보하고 교육 과정에 반영하여야 할 것이다. ▶ 김세중 ㅇ 변 교수가 개정 시안은 전자법-전사법이 혼용된 것이라고 하였는데, 시안은 전사법으로 만든 것이다. 물론 경음화를 반영하지 않은 것은 충실한 전사법이 아니라고도 할 수 있으나 원칙은 전사법이다. 김종훈 교수가 시안은 1음운 1기호 원칙을 위배한다고 하였는데, 사실이다. 그런데 ㄱ, ㄷ(고유명사에서 거의 없다), ㅂ이 어말에 왔을 때 g, d로 할 수도 있으나 k, p로 하는 것은, 어차피 한글로의 완전한 복원이 불가능한 전사법 체계에서, 언중이 선호하는 방식을 따르는 것이 좋다는 생각에서이다. '박'씨의 받침을 g로 쓰는 사람은 거의 없다. '복, 옥, 갑, 섭' 등의 이름자의 받침을 k, p로 쓰지 g, d로 쓰지는 않는다. 만일 'ㄱ, ㄷ, ㅂ'을 편리하다는 점에서 g, d, b로만 쓴다면 언중들이 크게 반발할 것이다. ㅇ 시안은 언중의 자연스러운 감각을 받아들인 것이다. '제주'의 표기를 예외로 하는 것에 대해서는, Jeju를 다시 보급해야 하는 문제가 있으나, '제물포, 제천, 조천' 등은 j-로 적으면서 '제주'만 ch-로 하는 것도 문제가 있다. 당장 불편하더라도 균형을 고려하는 것이 좋다. ○ 질의 응답 ▷ 제주산업정보대학 관광영어통역과 교수 ㅇ 로마자 표기는 시대적인 배경과 시대에 따라 개정 논의가 있었다. 1939년도 MR 안(案) 이후, 한글학회 안, 문교부 안 등이 있었는데, 제대로 정착되지 못한 것은, 로마자 표기를 영어화의 문제로 이해했기 때문이다. 84년에 정해진 현행 안은 아시안 게임과 올림픽 게임 등 두 행사를 앞두고 급조한 것으로, 당시 우리 지명 등을 알리기 위해 외국인들 구미에 맞는, 전사법 안을 만들 수밖에 없었다고 생각한다. 개정 시안은 정보화에 비효율적(a->b/b->a가 잘 안됨)이라는 문제점이 부각되는 것 같다. 표기법을 제정할 때 국어의 문자를 로마자화할 것인가, 소리를 할 것인가를 정해야 한다. 전사법으로 호환이 안 되는 점, 외국인을 위한 것인지 내국인을 위한 것인지-오늘날 로마자화는 외국인뿐만 아니라 오히려 내국인들에 더 중요한 수단이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이러한 전제 아래 인식을 바꾸는 것이 중요하다. 국어의 로마자화 필요성은 재론할 여지는 없으나, 한글-로마자 쌍방 전환이 가능한 전자법이어야 한다. 경음화 표기 등 작은 문제들은 전문 학자들이 논의해서 결정할 문제이다. ▷ 유정철(서귀포 시민) ㅇ 로마자를 우리말로 번역할 때 외래어 표기 문제도 함께 생각해야 한다. 시나이-사이나, 마케도니아-마세도니아 등(후자 CNN) 현지 발음과 달리 외래어를 표기하는 문제를 생각해 보아야 한다. ▷ 조한옥 (제주개발사무소) ㅇ 도시명 표기 등 기존에 이미 확립되어 있는 표기는 그대로 사용하는 것이 좋겠다. 비용의 문제도 있지만 이미 세력을 얻은 것을 새로 바꾸는 데 많은 힘이 들 것이다. 오히려 성씨 등 고유명사는 고정하여 강제화하는 것이 좋겠다. 지명, 성씨 등을 규정화해서 강제화해야 한다. ▷ 현상무 (트렘넷 주식회사) ㅇ 개정 방향이 컴퓨터 사용에 편리하도록 한 것으로 이해한다. 아쉬운 것은 언제 확정하여 고시할 것인지 일정을 명확히 제시해 달라는 것이다. 유보 의견에는 반대한다. 이미 새로운 표기에 따른 도메인 명이 한달에 두 배씩 불어나고 있다. 개정 시안이 알려진 이후 3개월간 축적된 컴퓨터 자료가 지난 15년간보다 많다. Cheju-Jeju에 대한 개인적 의견은 일단 글자 수가 줄어들었다는 점에 이점이 있어 Jeju가 좋다고 생각한다. ▷ 변명섭 ㅇ 개인적으로 개정 시안에 대찬성이다. 다만 '어, 으'만 불만일 뿐이다. ▷ 현덕균(제주도청) ㅇ 일선 행정 담당자로서 마을 이름을 바꾼 적이 있다. 바꾸고 나서도 20년이 지난 이름이 함께 사용되는 것을 보았다. 로마자 표기를 바꾸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보급할 것인지 계획이 있는지 궁금하다. 만약 안 지킬 때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방안이 있어야 할 것이다. 또한 일정을 공표해 주기 바란다. 이 부분에 관련하여 사업을 추진하지 못하고 있다. ▷ 김세중 ㅇ 로마자 표기는 영어 표기가 아니며, 외국인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는 점에 동감한다. 지난 11월 발표 때 연말 안에 확정 시행할 것이라고 보도한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그 이후 다시 개정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인식 아래, 일정이 너무 촉급하다는 지적이 학계에서 많이 나왔다. 그래서 1, 2월 지방에서 여론 수렴하여 고려하지 못한 점이 있나 살피는 중이다. 세상이 빠르게 변화하는 점을 인정하나, 각 분야의 의견이 다양하다. 정보화 쪽은 빨리, 학계는 신중하게 등. 어느 한쪽의 의견만 수용할 수 없다는 점 이해해 주기 바란다. 구체적으로 언제라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1, 2월 공개 토론회 마치고, 직접으로 관련 있는 사람들의 의견을 들은 후, 심의를 거쳐 고시할 수 있겠다는 점은 말할 수 있겠다. 구체적으로 몇 월인지 말씀드리지 못해 죄송하다. 표기법을 안 지키는 문제에 대한 질의(제주도청 현덕균)에 답변드리겠다. 로마자 표기법은 법률로 강제할 문제는 아니다. 도로표지판은 자체 법령에서 표기법을 따르도록 규정하므로 문제없다. 인명, 회사명에서 표기법에 따라 하라고 강제하기는 어렵다. 이미 쓰고 있는 대기업 '삼성', '현대'의 표기는 역대 어느 표기법과도 맞지 않다.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져 있어 예외 규정으로 둔 것이다. 앞으로 같은 성씨는 같은 표기를 하도록 정책적 방안을 강구할 것이다. 다음 질문인 대구, 제주를 그냥 정착된 대로 두었으면 좋다는 의견에 대하여 답변드리자면, '대구, 제주'가 정착되어 있느냐 하는 것이 의문이다. '대우Dae(woo), 대구Tae(gu)'처럼 '대'라는 점에서 보면 정착되어 있는 것도 아니다. 각 지명 하나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국어의 'ㄷ'을 어떻게 표기할 것인가 하는 점에서 생각해야 한다. '제주'를 그대로 쓰자고 하는 것은 국어의 'ㅈ'과 'ㅊ'을 구별하지 말고 같이 쓰자는 주장임을 이해해야 한다. 그렇다고 다른 'ㅈ'은 j로 쓰고 '제주'만 ch로 적는 것도 이상할 것이다. 지금 당장 힘들고 번거롭다 하더라도, 현행 표기법은 서양인의 귀에 따라 적은 것이므로 이번에 그에서 탈피하여 국어를 잘 반영하는 표기법을 만들어야 한다. ▷ 김태언(제주도청) ㅇ 제주도는 국제 지도상에서 Cheju라고 되어 있다. 또 그 지명 하나만 생각해서는 안 되고 '제주은행', '제주컨벤션' 등도 있는데, 이들을 모두 고치기 어려울 것이다. 이들을 연관해서 생각하면 '제주' 하나만 바꾸어서 될 일이 아니므로 바꾸기는 어려울 것이다. ▷ 김세중 ㅇ 지금 국제적으로 어떻게 되어 있더라도 포기할 것이 아니라 바로잡아야 한다. 중국의 경우 강력하게 시행하여 웨이드.자일스 시스템을 개혁했다. 지금 당장은 돈과 수고가 들지만 우리말에서 마땅히 구별되어야 할 것이 구별되지 않는 것을 바로잡아야 한다. '대식'과 '태식'을 같이 적을 수는 없다. ▷ 현덕균(제주도청) ㅇ 국어에도 눈(眼)-눈(雪), 밤(夜)-밤(栗) 등 표기도 같고 발음도 같은 것이 있다. 따라서 '대식'과 '태식'을 구별하지 않는 것은 문제되지 않는다. '제주'에서 'ㅈ'을 ch로 하거나 j로 하거나 외국인들이 정확히 발음하지도 못하므로 차이가 없다. 어느 것으로 하든 외국인이 빨리 인식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지역의 고유명사는 예외 인정이 필요하다. 대구 Taegu, 김포 Kimp'o 등은 정착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것을 고려해 주기를 바란다. ▷ 안우진(제주도청) ㅇ 현행 표기법은 16년이나 되어 개인의 언어 습득으로 보면 이미 숙달된 단계이다. 그런데 국민들은 로마자 표기법이 무엇인지 잘 모르고 영문 표기와 구별 못하는 실정이다. 회사명의 경우도 대기업은 대외적으로 물어 보지도 않고 내부적으로 결정하는 등의 성향이 있다. 따라서 개정하더라도 개정안대로 고쳐지고 실용화될지 의문이다. 굳이 개정한다면 특수 부호를 없애는 것에는 적극 찬성하나 나머지는 현행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 유정철(서귀포 시민) ㅇ '대식'과 '태식'은 구별되어야 한다. 제주 표기는 Jeju가 옳지만 어쩐지 개인적으로 Cheju를 선호한다. 따라서 원칙은 Jeju가 옳으나 다중이 선호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행 로마자 표기법은 빨리 고쳐져야 한다. 다만 고유명사에 신중을 기해 주길 바란다. 구체적으로 '묵호'가 Muko가 되는 이유를 설명해 달라. ▷ 김세중 ㅇ '묵'과 '호'가 결합했을 때 '묵호'라고 발음하지 않고 'ㄱ+ㅎ->ㅋ'이 되어 '무코'로 발음되는 현상을 반영한 것이다. ▷ 최규일 ㅇ 표기법은 모두 따라야 하는 규칙이다. 성씨는 각 문중에서 결정하면 그에 따라 시행하면 될 것임을 제안한다. 제주도의 의견을 듣는 기회를 마련해 준 국어연구원에 감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