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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제2회 언어 정책 토론회 후기

작성자 국립국어원 등록일 2010. 3. 30. 조회수 631

 

2010년 제2회 언어 정책 토론회 후기




주제

아프리카의 언어상황과 언어정책: 
탄자니아의 사례를 중심으로

발표자

양철준(한국외국어대학교 아프리카어과)

일시

2010년 3월 26일(금요일) 16:00~18:00

장소

국립국어원 2층 대회의실



아프리카는 언어적 다양성이 가장 풍부한 대륙으로 전 세계 언어의 약 30퍼센트가 아프리카 대륙에서 통용된다. 아프리카에서도 적도 인근의 나라들이 특히 언어적 다양성을 보이는데, 예를 들어 카메룬의 경우 1천 7백 8십만의 인구에 언어는 무려 286개에 이를 정도로 언어적 상황이 복잡하다. 

아프리카 국가들은 대부분 식민 통치를 겪었기 때문에 식민 종주국의 언어인 영어, 불어, 포르투갈어, 스페인어가 여전히 통용된다. 그러나 식민 종주국의 언어로 아프리카를 구분하는 것은 편의상의 구분이지 아프리카의 언어 현실을 정확하게 반영하는 것은 아니다. 최근의 보고에 따르면 탄자니아 전체 인구 중 불과 5%만이 영어를 제2언어로 구사하는 것으로 나타난 반면 93.4퍼센트의 탄자니아인들이 스와힐리어를 구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식민 종주국의 언어를 구사하는 정도는 보편적 초등교육, 도시화의 정도, 언어 상황 및 정책 등의 요인에 의해 차이가 난다.

 아프리카는 개인적 차원에서는 이중 언어 사용(bilingualism) 혹은 다중 언어 사용(multilingualism)이 보편적이고 사회적 차원에서는 양층 언어 현상 혹은 삼층 언어 현상이 일반적이다. 개인이 다수의 언어를 구사할 수 있는 개인적 다수 언어 구사(individual plurilingualism)와 다수의 언어가 통용되는 사회를 지칭하는 사회적 다중 언어 사용(societal multilingualism)이 대부분의 아프리카 사회에서 볼 수 있는 일반적인 현상이다.

 아프리카의 대표적인 교통어(lingua franca)는 ‘스와힐리어’와 ‘하우사어’이다. 스와힐리어는 아프리카 동부와 중부의 여러 나라에서 국어 혹은 공용어로 지정되어 있으며, 하우사어는 서부 아프리카에서 광범위하게 통용되는 교통어이다.

 탄자니아의 현재 언어 상황은 ‘영어-스와힐리어-종족어’의 순으로 피라미드 형태의 삼층 언어 구조를 이룬다. 영어는 중등교육과 고등교육, 상급법원, 외교, 과학, 기술 분야에서 사용되고, 스와힐리어는 초등교육, 하급법원, 상이한 종족들 간의 의사소통에 사용되고, 종족어는 종족 구성원들 간의 의사소통에 사용된다. 제1차 세계 대전의 종전까지 독일이 탄자니아의 본토(탕가뉘카)를 식민 통치했는데, 식민 통치 시기 독일은 스와힐리어를 행정과 교육의 언어로 사용하였다. 종전 이후 영국이 식민 통치를 할 때에도 언어정책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 독립 이후 자국어화를 통한 내국어 우선주의 언어 정책을 추진함으로써 영어는 식민 종주국에 대한 언어적 종속의 상징이 되었고, 스와힐리어는 식민주의 잔재의 극복으로 인식되게 되었다. 또한 스와힐리어는 아프리카식 사회주의의 이데올로기를 구현하기 위한 언어로서의 가치를 지니게 되었으며, 사회 문화적으로 탄자니아인이라는 단일한 국민 정체성을 형성하였다. 그러나 매체 언어로 초등교육에서는 스와힐리어를 사용하고 중등교육 이후의 과정에서는 영어를 사용함으로써 두 언어 사이에 언어적 위계를 형성시켰다. 또한 90년대 초반 이후 시장 경제 체제가 도입되고 언어, 특히 영어를 배운다는 것을 사회적 수직 이동을 가능하게 하는 사회적 자본의 축적으로 인식하는 현상이 발생함에 따라 영어를 배우고자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게 되어 탄자니아의 언어 상황은 더욱 복잡한 양상을 띠게 되었다.

 강연이 끝나고 우리나라의 아프리카어과의 현황과 제 1언어와 제 2언어의 개념 차이, 아프리카에서 상황에 따른 언어 선택, 스와힐리어의 탄자니아 이외의 같은 동부 지역에서의 영향, 탄자니아의 현재 언어 상황 및 정책, 그 주변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2010년 제2회 언어 정책 토론 사진  2010년 제2회 언어 정책 토론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