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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한 어문 규범 비교 연구』 발간(보도 자료)
『남북한 어문 규범 비교 연구』 발간(2004. 12.)
최근 남북한 사이에 학자 교류가 활발해지고 있다. 그동안 몇 차례의 협의를 거쳐 민족어의 값진 유산인 방언을 대상으로 동일한 계획 아래 동일한 방법으로 조사 연구하는 커다란 사업을 남한과 북한이 함께 추진하고 있다. 이 사업을 위하여 금년에도 두서너 차례의 남북 학술 교류가 예상된다. 이는 남북한 학자 사이에 신뢰를 구축하는 좋은 본보기가 될 것이다.
그러나 남북한 학자들의 만남의 목적은 궁극적으로는 남북한 언어의 통합이어야 한다. 그런데 언어의 통합은 남북한이 같이 쓸 수 있는 통합 국어사전의 발간으로 완성된다. 이는 독일의 언어 통일이 동서독이 같이 쓸 수 있는 통합 독일어 사전의 발행으로 이루어진 것에서 알 수 있다. 그런데 독일은 분단 시기에 같은 어문 규범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서독에서 쓰지 않고 동독에서만 쓰는 6천 정도의 단어를 사전에 포함하여 통합 독일어 사전을 완성할 수 있었다.
그런데 우리는 사정이 다르다. 분단 이전에는 1933년에 제정된 한글 맞춤법을 같이 써 오다가 남북 분단 이후에는 남북한이 각각 독립적으로 어문 규범을 정하여 적용하여 왔다. 남한에서는 비교적 변화가 적어서 1933년의 규범을 지켜 오다가 1988에 한 번 개정한 것이 현행의 규범이 되고 있으나, 북한에서는 1948년, 1954년, 1966년, 1987년 등 여러 차례 어문 규범을 개정하였다. 이러한 전면적인 개정 이외에도 특히 띄어쓰기 영역에서는 1990년, 2000년, 2003년에 부분적으로 바뀌었고, ‘암캐→암개’, ‘암코양이→암고양이’ 등의 변화가 2000년에 이루어졌다. 결국 남북한의 규범에 차이가 나기 시작한 것은 북한의 1948년의 개정이었다.
이 보고서는 남북한 사이에 신뢰가 이루어져 어문 규범을 통합하기 위한 회의가 있을 때 남북한 학자들이 다같이 자료로 쓸 수 있도록 만든 것이다. 어문 규범의 네 영역인 맞춤법, 띄어쓰기, 문장 부호, 표준 발음에서 남북한 어문 규범에서 차이가 있는 20여 항목을 뽑아 그 각각에 대하여 분단 이전인 1933년의 규범과 분단 이후 남북한에서 각각 변화하여 현행에 이르는 과정을 질서 있게 정리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