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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규모의 표준어권 발음 실태 조사 실시(보도 자료)

작성자 국립국어원 등록일 2005. 2. 18. 조회수 2249

국내 최대 규모의 표준어권 발음 실태 조사 실시

-‘곁으로’를 [겨츠로]로 잘못 발음하는 예 많아-

국립국어원(http://www.korean.go.kr, 원장 남기심)은 2004년에 실시된 서울 및 경기도 지역 출신 주민들의 발음 실태 조사 결과를 발표하였다. 국내의 발음 실태 조사로는 가장 큰 규모로, 표준어권이라고 할 수 있는 서울, 인천, 경기도 출신의 40대 이상 1174명의 주민에게 ‘잎, 밭, 부엌, 햇빛’ 등 받침이 ‘ㅍ, ㅌ, ㅋ, ㅊ’로 끝나는 38개의 단어가 모음으로 끝나는 조사(‘이’, ‘에(서)’, ‘을, 으로’, ‘의’, ‘아’)와 결합할 때 나타나는 발음형을 물어 본 결과이다.

대체로 많이 쓰는 단어를 표준 발음으로 답한 비율 높아

조사 결과 대체로 흔히 쓰이는 단어의 받침을 표준 발음으로 발음한다는 비율이 높게 나왔다. 가령 상대적으로 덜 쓰이는 ‘팥을’이나 ‘오지랖이’는 [파슬], [오지라비]로 발음하는 비율이 높았지만, 일상생활에서 많이 쓰이는 ‘겉을’, ‘숲에’는 [거틀], [수페]로 많이 발음하는 경향을 보인다.

‘부엌아’, ‘무릎아’, ‘팥아’, ‘덫아’와 같이 상대방을 부를 때에 쓰는 호격 조사와 결합할 때의 발음도 조사하였는데 평소 잘 쓰지 않는 말이어서인지 표준 발음으로 발음한다는 비율이 현저히 낮아, 응답자의 반수 이상이 [부어가], [무르바], [파다/파사], [더사]로 발음하였다.

그러나 빈도가 비교적 높은 ‘부엌, 새벽녘’은 [부어기], [새병녀게]와 같이 [ㅋ]보다는 [ㄱ]로 발음한다는 비율이 높았다. ‘옆으로’, ‘늪에서’, ‘겉을’, ‘밭의’ 등의 ‘ㅍ’, ‘ㅌ’ 받침 단어는 다른 받침보다도 [여프로], [느페서], [거틀], [바틔/바테]와 같이 표준 발음으로 발음한다는 응답자가 전체의 반수 이상을 차지하는 경우가 많았다.

‘ㅌ’ 받침으로 끝나는 단어 중 ‘곁으로, 머리맡을, 끝을, 뒤꼍으로’는 [겨츠로], [머리마츨], [끄츨], [뒤껴츠로]로 받침소리를 [ㅊ]로 발음한다고 응답한 비율이 높았다.

받침의 종류에 따라 연령별 발음 차이 나타나

연령에 따른 일률적인 발음 차이는 나타나지 않았다. 받침의 종류에 따라, 결합하는 조사에 따라 그 경향이 약간씩 달랐는데 ‘ㅋ’ 받침의 ‘부엌’, ‘새벽녘’은 대체로 연령대가 높을수록 [부어케], [새병녀클]과 같이 표준 발음으로 발음하는 비율이 높았다. 반면 ‘ㅊ’ 받침으로 끝나는 단어가 조사 ‘으로, 은, 을’과 결합할 때는 연령대가 낮을수록 ‘햇빛을[핻삐츨], 꽃을[꼬츨], 닻으로[다츠로], 낯은[나츤]’ 등 표준 발음으로 발음하는 비율이 조금씩 높아졌는데, ‘햇빛아’, ‘꽃아’, ‘닻아’, ‘낯아’와 같이 호격 조사 ‘아’가 결합할 때에는 연령대가 낮을수록 [핻삐사], [꼬사], [다사], [나사]로 발음을 많이 하였다. ‘ㅍ’ 받침의 ‘옆에’, ‘늪을’, ‘앞이’, ‘숲에서’, ‘잎으로’ 등은 50대 이상에서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여페], [느플], [아피], [수페서], [이프로]와 같이 표준 발음으로 발음하는 비율도 높아졌다.

학력이 높을수록 표준 발음 비율 상승

또한 학력이 높을수록 표준 발음으로 발음한다는 비율이 약간씩 상승하는 경향을 보였지만, ‘부엌아’, ‘솥아’, ‘꽃아’, ‘무릎아’와 같이 호격 조사 ‘아’가 결합한 형태에서는 학력이 높을수록 [부어가], [소다/소사], [꼬사], [무르바]와 같이 비표준 발음으로 발음하는 비율이 높았다. 이러한 학력별 발음 차이는 연령별 차이와 마찬가지로 그다지 크지 않았다.

앞으로도 국립국어원에서는 현대 국어의 정확한 모습을 파악하기 위해 표준어권을 비롯한 전국적인 언어 실태 조사를 실시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