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국어원, ‘새터민이 배우는 표준 발음 교실’ 온라인 콘텐츠 공개

국립국어원은 서울대 이호영 교수와 함께 북한 이탈 주민들의 남한어 적응을 돕기 위한 표준 발음 학습 온라인 강의를 개발하여 오는 15일(금)부터 국어원 누리집(www.korean.go.kr)에 공개한다. 

“내 말 못 알아듣는 남한 사람들 앞에서 주눅 들어요.”
새터민의 남한 정착을 위한 언어 교육 프로그램 절실

< 새터민 언어 실태 조사 연구(2006,국립국어원) 중 새터민 인터뷰 >

“사람들 대체로 보면 제 말 모(못) 알아들어요. 제가 이렇게 남한 사람들 대상에……말 모(못) 알아들어요, 저의 말을.”
“우선, 말하면 전체적 어조는 망신스럽거든요. 그러니까 우선 입부터 봉하게 되고. 우릴 이상한 사람으로 보지, 우리말 하나도 모(못) 알아듣는데 입부터 다물게 되니까…….”


북한 이탈 주민들은 낯선 남한 사회에 와서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는다. 북한 사회주의 체제에서는 볼 수 없었던 이질적인 남한 문화 등 여러 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그 가운데 가장 힘들어하는 것이 바로 남북한의 언어 차이로 인한 남한 사람들의 차가운 시선일 것이다. 남북한은 오랫동안 단절된 탓에 특히 북한 사람들에게는 남한의 표준어를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았으므로, 새터민들이 어느날 갑자기 표준어를 자연스럽게 구사하는 일은 대단이 어려운 일이다.
새터민들은 남한 사람과 같은 한국어 화자이지만 50년 이상 지역적 교류가 끊어진 상태로 지냈기 때문에 각종 방송과 활발한 지역적 교류로 표준어를 자연스럽게 익힌 남한의 방언 화자와는 다른 환경에 놓여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미 말씨가 굳어진 성인 탈북자들에게는 표준어에 대한 적절한 교육과 안내가 따로 필요할 수밖에 없다. 

실제 발음 조사 결과를 반영한 내용 구성

새터민들의 표준말 학습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 개발된 발음 학습 강좌는 실제 새터민들의 발음 실태 조사에 근거한 것으로, 지난 2009년 8월부터 4개월 동안 공릉새터민정착지원센터에서 북한의 서북, 동북, 육진 등 세 방언권 탈북자 40명의 발음 및 언어 습관을 조사한 결과를 반영한 것이다. 조사 결과는 다음과 같다. 
   ① 새터민들의 /어, 오/, /으, 우/ 발음은 표준 발음처럼 뚜렷하게 구별되지 않는다. 
          예: /벌~볼/, /거리~고리/, /어리다~오리다/
           /끌~꿀/, /그리다~구리다/, /슬슬~술술/
   ② 새터민들은 구개음화하여 발음하지 않고 /ㄷ, ㅌ/을 그대로 발음하는 경우가 있다.
          예: 맏이([마지]~[마디]), 턱받이([턱바지]~[턱바디])
   ③ 새터민의 발음에서 ㄴ 첨가 현상이 활발하지 않다.
          예: 솔잎([솔닙]~[소립]), 맨입([맨닙]~[매닙])
   ④ 북한어 표기의 영향을 받아 단어의 첫머리에서 /ㄹ/ 등이 실현되는 등 두음 법칙이 일어나지 않는다.
          예: 낙성대([낙성대]~[락성대]), 양심([양심]~[량심])
   ⑤ 함경 방언의 운율 유형은 고저 악센트로 표준어의 운율 유형과 다르다.
   ⑥ 이 외에 모음 사이에 오는 /ㅇ[ŋ]/을 [ŋŋ]으로 발음하고 /에, 애/를 뚜렷이 구별하는 등 표준어 화자의 발음과 차이를 보인다. 

녹음 기능을 통해 표준 발음과 비교할 수 있도록

‘새터민이 배우는 표준 발음 교실’ 온라인 콘텐츠는 이상의 조사 결과를 토대로 ▲자음과 모음 ▲발음 규칙 ▲억양 등 크게 세 분야로 나누고 각각의 내용을 총 8차시로 구성하였다. 단원마다 단어, 문장, 대화 단위로 단계적인 연습을 통해 목표 발음을 효과적으로 배울 수 있도록 하였고 학습 과정에서 자신의 발음을 녹음하여 표준 발음과 비교할 수 있도록 하였다. 

새터민이 배우는 표준 발음 교실 차례

내달, 새터민 교사를 위한 발음 연수회 개최 

국립국어원은 누리집 서비스와 함께 2월 9일과 10일 새터민 관련 기관(지원센터, 복지관, 대안학교)의 자원봉사자, 복지사, 교사 등을 대상으로 새터민의 표준 발음 교수법을 주제로 교사 연수회를 열 계획이다. 이를 통해 좀 더 많은 새터민들이 체계적인 표준어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다. 

이 보도 자료와 관련하여 좀 더 자세한 내용이나 취재를 원하시면  국립국어원 국어능력발전과 최혜원(☎ 02-2669-9732)에게 연락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