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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 전주 지역 공개 토론회 내용 요약

작성자 국어연구원 등록일 2000. 5. 10. 조회수 1258
"로마자 표기법" 개정 전주 공개 토론회 □ 토론회 개요 ㅇ 일 시 : 2000. 1. 18.(화), 14:00 - 16:00 ㅇ 장 소 : 전북도청(2청사) 대회의실 ㅇ 참 석 자 : 약 100여 명(일반 시민, 공무원 및 학계 인사) ㅇ 사 회 : 권재일(서울대 언어학과 교수) ㅇ 주제발표 : 김세중(국립국어연구원 어문자료연구부장) ㅇ 토 론 자 : 이숙향(원광대 영어영문학과 교수) /양병선(전주대 영어영문학과 교수) □ 인사 말씀 : 심재기(국립국어연구원장) □ 주요 토론 내용 ▶ 김세중(주제 발표) ㅇ 현행 로마자 표기법은 특수 부호가 있어 정보화 시대에 맞지 않고, 'ㄱ, ㄷ, ㅂ, ㅈ'과 'ㅋ, ㅌ, ㅍ, ㅊ'이 제대로 구별되지 않는 등의 문제점이 있다. 따라서 이번에 정보화 시대에 맞게 특수 부호를 없애서, 모음 '어, 으'는 반달표를 없애고 eo, eu로 개정하고, 격음은 어깻점을 없애 k, t, p, ch로 개정하기로 하였다. 또 한국어의 특성을 고려하여 'ㄱ, ㄷ, ㅂ, ㅈ'을 g, d, b, j로 적기로 하였다. 외국인은 이러한 변화를 불편하게 여길 수 있으나 이번 개정은 궁극적으로 외국인도 위하는 것이다. ▶ 이숙향(토론자) ㅇ 로마자 표기법을 제정할 때는 두 가지 점을 이해해야 한다. 즉 첫째, 국어의 발음보다는 의미 전달에 비중을 두어야 하며, 외국인보다는 한국인의 직관을 중시하여야 한다. 현행 표기법은 정보화 시대에 맞지 않고 유기음과 평음을 구별하지 못하는 문제점이 있어 개정할 필요가 있다는 데 동감한다. 다만 한국인의 직관과 정보화 시대에 맞는 표기법을 만들어 다시는 개정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개정 시안의 장단점을 보면, 첫째, 특수 부호를 없애고 유기음과 평음을 구별하고 '어, 으'를 eo, eu로 하는 데는 찬성한다. 둘째, 발음대로 적는 것은 한 단어에 발음이 둘 이상 있을 수 있고 의미 전달이 제대로 되지 않으므로 반대한다. 셋째, 1음운 1기호라는 원칙에 맞지 않는 경우가 있다. 즉 ㄱ, ㄷ, ㅂ을 어말에서 k, t, p로 쓰는 것은 다른 경우의 g, d, b와 맞지 않으며 따라서 모두 g, d, b로 적어야 한다. 또 ㄹ을 발음을 중시하여 r, l로 나누어 적는 것도 1음운을 하나의 기호로 적도록 해야 한다. 결론, 로마자 표기법은 의미 전달에 비중을 두어 전자법으로 해야 하며, ㄱ, ㄷ, ㅂ과 ㄹ을 하나의 기호로 적어야 한다. 특수 부호를 없앤 것은 찬성한다. ▶ 양병선(토론자) 1. 로마자 표기 개정에 신중을 기하기 위해 각 지역의 시민과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자리를 마련한 것에 대해 기쁘게 생각한다. 부디 인명, 지명, 상호명 등 일반인들이 모든 분야에서 쓸 수 있고 남북한이 공통적으로 사용하며 국제적으로도 인정받는 오래도록 쓰일 로마자 표기법을 만들어 정착시키길 바란다. 2. 로마자 표기법 개정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절실히 느끼는 바이다. 그러나 로마자 표기법 개정은 단지 어깻점이나 반달표를 없애는 선에서 마무리하기보다 제2의 한글 창제의 관점에서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3. 로마자를 사용하는 언어는 영어, 불어, 독일어, 이탈리아 어 등이 있는데 영어를 제외한 다른 언어는 자국어로 변형된 문자와 발음이 있다. 영어만이 A-Z의 영어 알파벳 26개의 문자만을 이용하는 언어이다. 이런 의미에서 '국어의 로마자 표기법'이란 한글을 라틴 문자로 옮기는 것이 아니라 '한글을 영어 알파벳을 이용하여 표기하는 법'이다. 또한 우리가 로마자 표기법을 제정하면서 고려해야 할 대상 중 외국인이란 세계 전체의 외국인이 아닌 '영어를 읽고 쓸 줄 알고 이해하는 자'로 한정해야 한다. 4. 영어는 1개의 알파벳이 2개 이상의 소리가 나므로 국어의 로마자 표기시 1음운 1기호의 표기 원칙을 고수할 필요도 없고, 글자나 타자 수를 적게 하는 경제성의 원리만을 고집할 필요도 없다. 소리나는 대로 그 소리를 어떻게 영어식에 맞게 잘 표기해야 하는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5. 로마자 표기법은 지명뿐 아니라 인명, 회사명 등에서도 쓸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개정 시안의 3장 7항은 삭제되어야 한다. 6. 개정안의 자음 표기에 대해서는 대체로 찬성한다. 그러나 모음은 영어의 주된 발음과 단어를 비교하여 다음과 같이 결정하는 것이 좋겠다. 예) '아' ar, '어' u(ur), '오' o, or(oh), '우' oo(woo), '이' ee, i, '애' a, '에' e 7. 현행 표기법이 정착되지 못한 이유는 정부 관련 부처의 홍보 부족 탓이 아닐까 한다. 국어연구원에서 발간한 <국어의 로마자 표기 자료집>에서 보면 대부분의 지명 표기는 잘 되어 있지만, 개인이 쓰는 이름이나 회사명, 단체명 등은 현행 표기법을 따르지 않는다는 것이 그 사실을 증명한다. 일단 로마자 표기법이 결정되고 난 후에는 정부 당국자의 책임 있는 감독하에 개정안에 따라 표기하도록 법제화하고 다각도로 새로운 표기법을 홍보해야 할 것이다. 정규 영어 교과서에서도 다루어야 한다. 개정안이 확정되면 그동안 여러 의견을 개진하였던 모든 이들이 적극적으로 동참하여 개정안이 정착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 질의 응답 ▷ 방청객 ㅇ경음(ㄲ)은 평음(ㄱ)을 겹쳐 적도록 하고, 받침의 ㄱ, ㅋ, ㄲ을 달리 표기할 것을 제안한다. ▷ 김세중 ㅇ 'ㄱ'은 g이면서 'ㄲ'을 kk로 쓰는 이유는 ㄲ이 명백히 무성음이기 때문에 무성음 k를 겹쳐 썼다. 박, 밖 등 받침이 다른 발음을 적을 때 표준 발음에 따라서 k로 적었다. ▷ 박해영(전북 장학사) ㅇ로마자 표기를 정하면서 외국인의 관점인지 한국인의 관점인지의 문제를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다른 하나 제기할 문제는 통일된 성(姓)의 표기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성(姓)뿐만 아니라 기관의 명칭도 통일이 필요하다. ▷ 방청객(전북교육청) ㅇ관청 이름을 표기할 때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서 망설일 때가 많다. 강 이름도 Hangang으로 써야 할지 Han River로 써야 할지 모르겠다. 외국에서는 시라고 하더라도 City라고 안 쓴다. 지금까지는 '전주시'를 Ch nju-shi로 표기해 왔다. 정확한 표기가 어떤 것인지 알고 싶다. ▷ 김세중 ㅇ한라산이든 내장산이든 '한라산'까지가 고유명사 단어이다. 일단 '한라산'에서 san까지 표기를 해야 한다. '해인사', '한강' 등도 하나의 단어로 보아 전체를 다 로마자로 옮겨야 한다. 그 다음에 이것이 절인지 산인지를 괄호 안에 나타내 줄 것인지 빼든지를 고민해야 한다. '한라'까지 표기하고 Mt.으로 표기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 방청객(전북교육청) ㅇ이름의 표기에서 한글 이름은 이름과 이름 사이에 -표를 안 쓰고, 한자 이름에서는 줄표를 쓰는데 이것은 모순된다. 이름은 어원이 중요한 게 아니고, 발음이 중요하다. 일원적인 원칙이 필요하다. 개인적으로 두 번째 ㄴ으로 통일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통일 후에 또 표기법을 바꾸게 된다면 1-2년이 걸리더라도 북한과 만나서 미리 통일된 표기법을 제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 김세중 ㅇ인명 표기에 대해서, ㄷ이 들어간 것은 여권에 이렇게 쓰고 있기 때문에 집어넣은 것이다. 현행 로마자 표기법에서는 ㄱ을 채택하고 있다. 한자어에서 줄표를 쓴 것은 항렬을 인명 표기에서 보여주기 위해서이다. 또한 ㄴ처럼 줄표를 쓰지 않아도 좋다고 부가 항목을 넣은 것이다. 북한에도 로마자 표기법은 이미 50년부터 있었다. 그러나 북한에서는 도로표지판, 간판, 공항 등에서도 로마자를 쓰고 있지 않다. 또한 인터넷에서도 PK 사이트가 아직까지 없다. 그만큼 우리나라와 북한과의 국제화된 정도는 많은 격차를 보이고 있다. 통일이 언제 될지 알 수 없는 일이고, 북한을 너무 의식해서 북한과의 통일안이 마련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은 표기법의 혼란을 더욱 가중시킨다. 우리나라 안에서 만이라도 최선의 안을 찾아 통일 후에 참고할 수 있도록 한다. ▷ 소강춘(전주대) ㅇ정책 자체가 만들어지면 얼마만큼 법제화되어서 영향력 있게 쓰일 수 있을까 의문이다. 중국처럼 강력한 표기법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국력 낭비이다. 지난번에 북한과 만나서 통일안을 만들었지만 하나의 안으로만 남아 있을 뿐이다. 교과서에서도 이 원칙에 따라서 표기할 것인지 전제되지 않는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 ▷ 김세중 ㅇ표기법대로 시행되지 않는다면 개정하지 않는 것이 낫다는 것에 대해 적극 동감이다. 지금 교육부에서 과연 문화부에서 만든 표기법을 교과 과정에 반영할 것인가에 대해 물어 보셨는데, 지금 중·고등학교 교과서에서는 현행 표기법대로 써 주고 있다. 아쉬운 점은, 영어 교과서에 나오는 것만 제대로 적을 뿐 로마자 표기법 자체에 대한 설명은 붙이지 않았다. 로마자 표기법은 개정 못지 않게 사람들이 쓸 수 있게 홍보하고 교육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공감한다. 문화부의 확고한 방침은 교과 과정에 이 표기법을 가르치도록 하자는 것이다. 양병선 교수께서 새 개정 시안은 <한국어 지명 문화재명 로마자 표기법>으로 이름을 수정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는데, 개정 시안 3장 7항에는 인명, 회사명, 단체명 등은 그 동안 써 온 표기를 허용한다고 했다. 고시 이후에는 이 표기법에 따라 써야 한다는 뜻이다. 삼성, 현대 등 기업이나, 개인이 여권명 등을 바꿀 리 없고 부담을 준다. ▷ 신경구(전남대 영문과) ㅇ이번 개정안의 기본 정신은 맞다고 찬동한다. 그러나 이번 개정안대로 시행되는 것에 대해서 의문을 가지는 것에도 공감한다. 현재와 같이 로마자가 제대로 쓰이고 있지 않는 이유는, 따르는 사람이 없었고, 문화·정치적인 지배 계층들의 지나친 사대적인 발상 때문이다. 개정안은 너무나 많은 입장을 고려하다 보니 예외가 너무 많아서 절대로 지켜지지 않을 거라고 본다. 예외 규정이 없어져야 한다. 한국인 중심으로 만들어야 한다. 정확한 발음에 대해서는 포기해야 한다. 한글은 부호일 따름이다. 전산 처리에서 완벽하게 환원되어야 한다. 100% 합리적이어야 하고, 법제화가 꼭 되어야 하고, 이것을 집행할 시행청이 만들어져야 한다. 또한 벌금제를 만들어서 지키도록 하여야 한다. 대학 입시에서 로마자 표기법에 대한 문제를 만들어야 한다. ▷ 방청객 ㅇ이중모음에서 y, w라는 불완전한 모음을 썼는가? ▷ 김세중 ㅇ원래 불완전한 모음이기 때문이다. ▷ 이태영(전북대 국문과) ㅇ문화부와 국어연구원에서 21세기 국어 정보화 사업을 같이 하고 있다. 로마자 표기법이 개정되었을 때 여러 가지 혼란이 가중되지 않느냐 염려를 하고 있는데, 국어 정보화 팀에서 한글 맞춤법, 표준어 규정, 외래어 표기법, 로마자 표기법을 전체적으로 검색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다. 2001년 봄에 배포할 계획이어서 염려할 필요가 없다. 허용 규정이 많은데 허용을 하지 않으면 국민들이 불편하게 된다. 불가피하게 예외 규정을 두고 복수 표기를 허용하고 있다. 검색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는 동시에 국립국어연구원 홈페이지에 들어가시면 많은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로마자 표기법뿐만 아니라 어문 규정이 빠르고 쉽게 국민들에게 전달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 방청객 ㅇ인명에서도 전사법의 원칙을 적용하는가? 발음대로 한다면 대부분의 이름은 그대로 표기가 되지만 '김숙희'가 완전히 다른 이름이 된다. ▷ 김세중 ㅇ인명의 경우에는 한 자 한 자를 따로따로 적기로 되어 있다. □ 추가 토론(정리) ▷ 양병선 ㅇ개정 시안 3장 7항은 인명은 아무렇게나 써도 된다는 것인데, 과연 이것이 국어의 로마자 표기법이 될 수 있는가에 대해 실망감을 느꼈다. 이 항을 인정한다고 하면 이름은 표기법대로 쓸 수 있으나, 성은 대대로 남아 있을 것이다. ▷ 이숙향 ㅇ일단은 로마자 표기법이 전체 규범에 반영된다고 했을 때는 보다 쉬워야 하고 한국인의 직관에 맞아야 옳은 일이 아닐까 한다. 가능하면 전체적인 틀 안에서 1음운 1기호의 원칙을 꼭 지켜야 한다. 우리말의 받침에서 중화 현상이 일어나는데, 낫, 낮, 낱의 받침을 다 t로 하면 의미의 혼동이 온다. 외국인들에게도 한번만 얘기해 준다면 제대로 발음할 것이다. 영어 모음을 가지고 표기했을 때 영어의 모음이 1대1 대응은 아니다. 이것은 사대주의까지는 아닐지 모르지만 이 또한 불편함을 준다. ▷ 김세중 ㅇ일부에서는 예산 낭비라는 말을 하고 있다. 현행 로마자 표기는 태생할 때 매우 문제가 많았다. '어, 으'의 경우 도로표지판에만 적을 수 있고 개인의 이름이나 회사 이름에서는 쓸 수 없다. 따라서 개정 시안은 표기법을 인터넷에서도 회사명, 인명에서도 쓸 수 있도록 하자는 아주 기본적인 취지에서 출발하였다. 현행 표기법을 고치지 않았을 때 앞으로 눈에 보이지 않는 비용을 어떻게 감당을 해야 할지 생각해 볼 일이다. 이러한 표기법 개정에 대해서 충분히 공감해 주길 바란다. 이숙향 선생님은 발음이 같다고 해서 같이 쓰면 정보 교환의 문제가 생긴다고 하셨는데, 정보 교환에서 시안이 문제가 있기는 하다. 이럴 때 쓸 수 있는 표기법은 따로 만들어 두었으며, 아직은 공개할 때가 아니라서 공개하지 않고 있다. 글자를 중심으로 할 것이냐 발음을 중심으로 할 것이냐에 대해서 개정 소위원회에서 표음법이 일반인들에게 더 쉬울 것이라고 결정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