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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 광주 지역 공개 토론회 내용 요약

작성자 국어연구원 등록일 2000. 5. 10. 조회수 783
"로마자 표기법" 개정 광주 공개 토론회 □ 토론회 개요 ㅇ 일 시 : 2000. 1. 17.(월) 14:00-16:00 ㅇ 장 소 : 광주 문화예술회관 소극장 ㅇ 참 석 자 : 200여 명(공무원, 일반 시민, 관련 학자 등) ㅇ 사 회 : 권재일(서울대 언어학과 교수) ㅇ 주제 발표 : 김세중(국립국어연구원 어문자료연구부장) ㅇ 토 론 : 신경구(전남대 영어영문학과 교수) /김기중(광주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 인사 말씀 : 심재기(국립국어연구원장) □ 주요 토론 내용 <김세중 : 주제 발표> 현행 로마자 표기법은 특수 부호가 있어 정보화 시대에 맞지 않고, ㄱ, ㄷ, ㅂ, ㅈ과 ㅋ, ㅌ, ㅍ, ㅊ이 제대로 구별되지 않는 등의 문제점이 있다. 따라서 이번에 정보화 시대에 맞게 특수 부호를 없애서, 모음 '어, 으'는 반달표를 없앤 eo, eu로 개정하고, 격음은 어깻점을 없애 k, t, p, ch로 개정하기로 하였다. 또 한국어의 특성을 고려하여 'ㄱ, ㄷ, ㅂ, ㅈ'을 g, d, b, j로 적기로 하였다. 외국인은 이러한 변화를 불편하게 여길 수 있으나 이번 개정은 궁극적으로 외국인도 위하는 것이다. <신경구> 현행 표기법은 음소가 아닌 음성을 표기하는 등 문제가 많아 고쳐야 한다. 국어의 로마자 표기를 개정하는 데는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다. 즉 여러 가지 주장이 대립되고, 비합리적인 영어를 기준으로 불합리한 표기법이 이미 대중화되어 있고, 국제화가 진행되어 비용만도 2조∼10조 정도 들것이다. 모두가 합의할 수 있는 로마자 표기법을 만들기 위해서는 "외국인 중심이어야 한다, 정확한 표기가 가능하다, 로마자가 멋있다, 경제적 문제가 심각하다"(개정하지 않으면 돈이 더 들것이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대신 다음과 같은 원칙을 지켜야 한다. 즉 "음소와 글자를 일대일로 대응시켜야 한다, 한글 맞춤법에 맞추어 적어야 한다, 컴퓨터 자판에 있는 글자만 써야 한다, 남북한 통일안을 만들어야 한다"는 원칙을 지켜야 한다. <김기중> 현행 표기법은 '86 아시안 게임, '88 올림픽 게임을 위해 임시적으로 만든 안이다. 로마자 표기법은 문자적 환원성을 위해서는 '음운 표기'나 '형태 표기'를 취해야 하는데, 현행 안은 '정밀 음성 표기'를 지향하고 있다. 그래서 우리말에서 구별되지 않아도 되는 유무성음을 구별한다. 또한 한국어에서 전혀 다른 음운인 'ㄱ'과 'ㅋ' 등을 하나의 로마자 k로 대응시켜 모순과 혼란을 조장하고 있다. 우리 한국어의 음운 체계를 따르는 '1음운 1기호 표기'의 원칙에 따르는 로마자 표기는 우리말과 글의 주체성을 지킨다는 점에서도 지켜야 한다. 가령 중국의 한어병음식 표기는 중국의 주체성을 지키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표기법에서 특수 부호를 쓰는 것은 일반 대중에게 거부감을 주어 실용화되기 어렵다. 또한 인쇄가 쉽지 않기 때문에 현행 안에서 '어'와 '오', '여'와 '요'가 동일 표기가 되어 전혀 다른 두 모음을 제대로 구분해 주지 못하고 있다. 로마자 표기는 외래어 표기법과의 연관성도 고려해야 한다. 이상에서 볼 때 국어연구원에서 내놓은 개정 시안은 국어의 형태를 대체로 유지하는 형태 음소적 표기의 대원칙을 바탕으로 하여 만들어진 것으로 한글 로마자 표기법의 최선 안으로 받아들여진다. □ 질의 토론 ㅇ 황정무(광주시청) - 로마자는 남북한 공동으로 정하면 좋지 않을까? ㅇ 김세중 - 통일될 때까지 기다렸다가 개정하는 것이 옳다는 의견이 많은 것을 이해한다. 그런데 북한도 로마자 표기법이 있는데, 별로 쓰지 않는다. 표지판에 한글만 있다. 앞으로 인터넷에서 매우 많이 쓰일텐데, 북한은 현재 사용 정도가 낮다. 따라서 꼭 통일 이후에 정할 문제는 아니다. 지금 훨씬 많이 쓰는 우리가 정비해서 굳혀 나갈 문제이며, 그러면 통일 후 문제가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 ㅇ 윤평현(전남대 국문과 교수) - 파열음 가운데 유무성은 외국인이 구별하나 한국인은 구별하지 않으므로 어두, 어중에서는 g, d, b로 적으면서 어말은 k, t, p로 쓰는데 굳이 그럴 필요 있는가? 또, 이중모음 '워, 의'는 체계상 weo, eui가 되어야 할텐데, 단순화한 이유를 이해는 하겠으나 재고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ㅇ 김세중 - 우리나라 사람의 인식이 그러하다, 박씨, 석씨 등. g로 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k로 적는 것은 현행 표기법을 잘 알아서가 아니라 그래야 한다고 믿는 일반인의 의식이 있어서이다. g, d, b도 가능하지만, 그럼에도 사람들의 관습적인 경향을 존중해야 하지 않겠나 하는 데서 시안처럼 정하였다. 만일 g, d, b로 할 경우 많은 이들이 불만을 갖고 따르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또 ㅈ은 장산곶, 갑곶, 월곶에서 j으로 적어야 하는데, j는 어색하고 국어의 발음을 잘 보여 주지 못하는 문제가 생긴다. '워'를 wo로 한 것은 대립하는 쌍이 없다는 점 때문이다. 따라서 굳이 weo로 하지 않아도 '워'를 나타내는 데 충분하다. '의'도 마찬가지다. □ 추가 토론 ㅇ 김기중 - 개정안에 찬성하나 부분적으로 건의할 것이 있다. 어말의 k, t, p로 하는 것은 문제다. 대원칙은 g, d, b로 하고, 어말에서는 경우에 따라 이중으로 하면 좋겠다. '백양사'를 g로 하여야 한다(김세중 : '백양사'는 현재 시안에서도 g이다). 'ㄱ, ㄷ, ㅂ, ㅈ'은 g, d., b, j로 하고 된소리는 kk로 하는데, ㅉ을 jj로 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 현행대로 tch를 건의한다. 마지막으로, 개정은 주체성과 관련 있다. 중국이 '79년에 한어병음표기로 갑자기 바꾸었을 때 외국 외교관들이 공부하였다. 우리나라는 '97년에 바꾸고자 하니 반대하였다. 주체적으로 한글의 구조적 특성을 나타내는, 즉 형태음소 표기가 원칙으로 적용되어야 한다. ㅇ 신경구 - 로마자 표기가 파행에 이르게 된 이유는, 외국인 중심이었고, 외국에서 교육 받은 이들이 지배 계층을 형성하였고, 모법(母法)인 한글 맞춤법을 따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번 로마자 표기법이 한글 맞춤법을 따르지 않으면 계속해서 문제가 생길 것이다. 독일어의 Bach[bax]를 미국인들은 '바크'와 같이 발음한다. 따라서 외국인이 어떻게 발음을 할 것인가를 생각할 필요가 없다. 성공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중요 정책으로 추진해야 한다(총리실에 표준청을 설치하고 하는 방법 등), 로마자 맞춤법을 만들고 법적인 구속력을 부여하고, 합리적이어야 한다. 시안에서 '바둑'은 baduk로 하고, '바둑알'은 badug-al로 하는 것은 형태음소론적 원칙을 위반해서 불합리하다. 또 대중이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초성과 종성의 로마자가 다른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ㅇ 김세중 - 김기중 교수의 지적에 대하여 답변하겠다. 'ㅉ'이 jj인 것을 지적하고 tch를 제시한 것은 이유 있다고 생각한다. 신경구 교수 지적에 답하겠다. 개정 시안이 모법인 한글 맞춤법을 따르지 않는다고 하였는데, 굳이 모법을 규정해야 한다면 로마자 표기법은 표준 발음법을 (된소리 제외) 일관성 있게 따른다. 외국인의 발음을 절대로 고려하지 말아야 한다고 하였는데, 도로 표지판은 외국인이 읽으라는 것이고 외국인이 잘 읽어야 우리도 편하다. 그 점을 강조한 것으로 이해하겠다. 개정 시안은 표음법이어서 한글 맞춤법을 전혀 복원할 수 없을 것으로 지적하는데, 개정 소위원회에서는 전자법도 만들어 두었다. 국민들에게 이것도 알리면 혼란만 생길 것 같아 표음법만 발표한 것이다. 학교 교육에 반영하는 것은 교육부와 협의하여 시행토록 노력하겠다. 로마자 표기법보다 더 중요한 일이 없다는 데 동의하며 사명감을 가지고 일을 해 달라는 주문은 명심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