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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 대구 지역 공개 토론회 내용 요약

작성자 국어연구원 등록일 2000. 5. 10. 조회수 953
"로마자 표기법" 개정 대구 공개 토론회 □ 토론회 개요 ㅇ 일 시 : 2000. 1. 12.(수) 14:00-16:00 ㅇ 장 소 : 국립대구박물관 강당 ㅇ 참 석 : 60여 명(일반 시민 및 관련학자) ㅇ 사 회 : 정국(한국외대 영어과 교수) ㅇ 주제 발표 : 김세중(국립국어연구원 어문자료연구부장) ㅇ 토 론 : 이상규(경북대 국어국문학과 교수).이상철(대구대 불어불문학과 교수) □ 인사 말씀 : 심재기(국립국어연구원장) □ 주요 토론 내용 ㅇ 김세중 : 현행 로마자 표기법은 특수 부호가 있어 정보화 시대에 맞지 않고, ㄱ, ㄷ, ㅂ, ㅈ과 ㅋ, ㅌ, ㅍ, ㅊ이 제대로 구별되지 않는 등의 문제점이 있다. 따라서 이번에 정보화 시대에 맞게 특수 부호를 없애서, 모음 '어, 으'는 반달표를 없애고 eo, eu로 개정하고, 격음은 어깻점을 없애 k, t, p, ch로 개정하기로 하였다. 또 한국어의 특성을 고려하여 ㄱ, ㄷ, ㅂ, ㅈ을 g, d, b, j로 적기로 하였다. 외국인은 이러한 변화를 불편하게 여길 수 있으나 이번 개정은 궁극적으로 외국인도 위하는 것이다. ㅇ 이상규 : 국어연구원에서 로마자 개정에 대하여 컴퓨터에서 사용하기 어렵다, 도메인 이름에 쓰기 어렵다, 정보 검색에 어렵다 등 이유를 제시하였다. 그 하나로 한국어와 외국어 간의 음소 체계를 반영하는 데 문제가 있다고 하였다. 그러나, 한국어에서 어두에서 명백하게 무성음으로 실현되는데 이를 유성음으로 표기하는 개정 시안은 한국어와 영어 모두의 음운 체계에 위배되는 개악의 소지가 있다. 따라서 현행의 유무성 구분을 인정하고, 격음은 ch(ㅊ)와 체계상 일치를 위하여 kh, th, ph로 하고, 경음은 무기음을 겹쳐 kk, tt, pp, jj, ss로 쓰는 것이 합리적이다. 모음에 있어서는, 국어연구원에서 eo의 표기에 대해 외국인들에게 '어'임을 가르쳐 주어야 한다고 하면서 현실적으로 내외국인들로 부터 거부감을 불러일으키는 것이 사실이다고 하여 논리적으로 모순을 보이고 있다. 정보화에 대비하여 개정한다는 문제도, 현재 국내의 데이터베이스 구축을 위한 컴퓨터 언어가 정립되어 있지 않은 상태이므로 앞으로 컴퓨터 언어 통일과 병행하여 시간을 두고 진행하는 것이 좋다. 다만, 현행에서 ㅉ과 ㅅ의 표기가 체계상 맞지 않은데, 이를 시안에서 개정한 것은 좋다. 나는 원론적으로 개정에 찬성하는 입장이다. 그러나 결론적으로, 로마자 표기법은 언중들이 얼마나 잘 따르느냐 하는 것이 중요한데, 로마자 표기법은 외국인들을 위한 것이고 현행 표기법은 외국인들의 의식에 맞게 만들어진 것이므로 개정할 필요가 없다는 반대도 가능하다고 본다. 덧붙여, 이번 로마자 개정을 문화관광부에서 추진하는 점과 관련하여, 이번 개정이 안내 표지판의 한자 병기 명분을 얻고 예산 확보를 위한 것이 아닌지 의문이 든다. ㅇ 이상철 : 현행 로마자 표기법은 자음 표기가 국어의 음소 체계와 일치하지 않으며, 또한 구별 부호들을 사용함으로써 컴퓨터를 통한 정보의 저장과 검색에 부적절하므로 이를 개정하겠다는 취지에 동의한다. 개인적으로는 전자법 방식을 선호한다. 구별 부호인 반달표를 없애는 대신에 단모음 'ㅓ'와 'ㅡ'를 두 글자로 표기하면 한 단어가 두 가지(이상)로 읽히는 경우가 다수 나타나게 되는 문제가 있다. 또한 'ㅝ'를 'weo'가 아닌 'wo'로 표기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국어의 로마자 표기법이 단순히 외국인들에게 표지판을 제공하기 위한 것은 아니므로 'ㄱ, ㄷ, ㅂ, ㅈ'를 유성음과 무성음으로 구분하지 않고 g, d, b, j로 표기한 개정 시안의 기본 방향에 찬성한다. 다만 유성음도 음절 끝에서는 내파음으로 실현되므로 받침을 음절 끝에서 무성음으로 표기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유성음으로 일원화하여 표기해도 무성음으로 이원화하여 표기하는 것과 동일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 Haeundae를 '해운대'로 읽을 것인가 '.절 경계에 관한 정보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내가 생각하는 가장 큰 문제는 자음이 아니라 이러한 이중모음의 문제이다. 따라서 개정안에서는 음절 경계를 적극적으로 표시할 수 있는 방안이 반영되어야만 개정 취지대로 정보 검색시 정확성을 높일 수 있다. 이 점을 검토해 주기 바란다. 덧붙여, 언론 및 일반인들이 로마자 표기를 영문 표기라고 생각하는 점은 문제이다. 미국인에게 보여 주고 읽어보라고 하고 표기법의 잘잘못을 가리면 안 된다. 국어연구원에서도 그 취지를 정확히 홍보해 주기 바란다. ㅇ 정 국 : 언론 및 일반인들이 로마자 표기를 영문 표기라고 생각하는 점은 문제라는 점에 동의한다. 질의 응답 전에 이상규 교수 질의에 김세중 부장이 답하겠다. ㅇ 김세중 : 이상규 교수의 '어'에 대한 여러 가지 안을 검토했다. 그 결과 eo가 가장 결점이 적다는 데서 합의한 것이다. 그래서 이를 정착시키는 것에 성패가 달려있다고 한 것이다. <'변, 편' 씨 등 성씨를 근거로 든 것은 예외 조항에 어긋난다는 지적에 대해> 유보 조항을 둔 이유는 현실적으로 당장 바꾸라고 하기 어려워서이지 앞으로도 인명의 성을 표기법과 무관하게 써도 좋다는 뜻은 아니다. <한자 병기와 관련하여> 로마자 문제는 이미 그 이전에 시작되었다. 88 이후 개정하겠다는 것이 있었고, 96년에 실제 개정 추진하였다. 컴퓨터 언어 코드는 직접적으로 관련을 맺고 있지는 않다. 이상철 교수 지적에 대하여, '해운대'가 '하은대'로 읽힐 우려가 있으나 발음상 혼란의 우려가 있을 경우 붙임표를 쓸 수 있게 되어 있다. '워'는 wo로 하더라도 구분상의 문제는 없으며 weo로 하는 것은 낭비이다. 받침을 k, t, p로 한 것은 내파음을 반영하는 데 적절하기 때문이다. 또 유성음으로 하면 ㅈ이 j가 되어 '장산곶' 등에 받침으로 쓰기 곤란하다. '맞히다-마치다' 혼란은 중요한 문제이다. 그러나, 시안은 주로 지명 표기에 초점을 둔 것으로 지명 표기에서는 이러한 혼란의 경우가 별로 없다. 큰 장애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다만 정보 검색시 문제 있다는 지적은 받아들이고 검토하겠다. ▶ 질의 답변 ㅇ 정 국 : 개정의 당위성에 대한 질의를 먼저 하고, 두 번째 개정의 방향과 원칙, 마지막으로 세부적인 사항을 질의해 주시기 바란다. ㅇ 홍태영(과거 언론사 재직) 이번 개정 논의는 로마자를 영어식이나 기타 언어식에서 벗어나 우리 한글(한국어)의 관점으로 진일보한 것으로 평가한다. 결론적으로 로마자는 개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ㅇ 이인식(대구 경실련 교육문화센터) 개정 시안은 좋은 안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김세중 부장이 '마치다-맞히다'를 예로 들며 지명에 국한된다고 하였는데, 한 국가의 표기를 지명 따로, 다른 것 따로 하는 것은 문제로서 잘못이라고 생각한다. 신중하게 생각해서 다시 바꾸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ㅇ 지준모 서로 다른 언어를 동일한 글자로 표기하는 어려움이 있다. 신중하게 결정하라. 개정의 이유로 인터넷 등 컴퓨터에서 쓰기 어려운 점을 말하는데, 이같은 대중적인 면과 학술적인 면이 반드시 일치하지는 않는다. 보조 기호를 컴퓨터에서 쓸 수 없다는 점만 가지고 개정한다는 것이 학술적으로 가능한 것인가, 그럴 필요가 있는가 생각해 보아야 한다. 개정할 부분도 있으나 반드시 개정해야 하는가 하는 의구심도 있다. 컴퓨터 문제는 기계적으로 개선하는 식으로 가야지, 표기법을 바꾸는 식이어서는 안 된다. ㅇ 정 국 개정 이유가 컴퓨터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국어에서 구별해야 할 소리를 같이 쓴다는 데 있다고 생각한다. ㅇ 김영일 현행 안이나 개정 시안이나 빠진 내용이 있다. 음운 변화의 결과를 표기에 반영한다는 부분에서, 내파음화에 대한 규정이 없다. 예를 들어 '샛별'의 표기에서 ㅅ이 t로 표기되었는데, 내파음의 경우 ㅅ, ㄷ, ㅌ 등을 t로 적는다는 언급이 없다. 또한 음절 경계 표시는 매우 중요한 문제이므로 좀더 강조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ㅇ 김세중 현행 표기법이 지명 표기에만 국한되어 있고 다른 말 표기에는 쓰지 않는 것이냐는 지적에 대해 답변하겠다. 로마자 표기법의 주요 목적이 고유명사를 표기하는 데에 있다는 것이지 다른 용도를 위한 표기법이 또 있다는 것이 아니다. 언어 생활에서 고유명사 이외에 다른 말을 로마자로 적을 이유는 없을 것이다. 이번에 개정하면 다시는 바꾸지 않을 것이라는 각오로 개정 작업에 임하고 있다. 물론 앞으로 언젠가는 컴퓨터에서 특수 부호를 물론 쓸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도 영자 신문 등에서는 부호를 생략하여 쓰고 있다. 새로운 자판이 개발될 때까지 꼭 구별해야 할 것들을 뒤섞어 쓸 수는 없는 일이므로 지금 개정 작업을 서둘러야 한다. 개정안은 기본적으로 발음에 따라 적는 표음법 방식이므로 내파음의 경우 대표음으로 적게 된다. ㅇ 오원교 (전 경북대) 국어의 어두 자음은 무성음이므로 k, t, p를 써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들이 있으나 한국인들은 이 구별을 알지 못한다. 서양 사람 위주로 표기를 정할 것이 아니라 한국인들 위주로 결정해야 한다. 로마자 표기의 목적은 서양인들이 표기를 보고 발음했을 때 한국인들이 알아들을 수 있게 하는 것이다. ㅇ 전종호(영남대) 음운 변화의 결과가 구분되는 소리냐 아니냐로 구분된다. 시안은 우리말에서 구분되는 것만 변화만 반영하자는 원칙인데 바람직하다. 그러나, '대구-동대구'처럼 지명이 일관성 있게 표기되지 못하므로 (한국어에서 구분되지 않는) 유성음화를 표기에 반영하지 않는다고 하는데, 구별되는 것만 표기에 반영한다고 하더라도 마찬가지 문제가 있다. 비음화, 격음화 등이 일어나면 여전히 구분되지 않는다. 예로 '한강-북한강'이 있다. 지명이 복합어로 이루어진 것이 많으므로 이와 같이 일관성 없는 경우는 여전히 존재한다. ㅇ 김세중 정확한 지적이다. '북한강'에서 h가 사라지게 되어 있다. 표음법인 한 피할 수 없다. 그런데, '대구-동대구'는 대구가 동쪽에 있는 것임을 너무나 명백히 알아야 하는 것이지만, '한강-북한강'은 그렇지는 않다는 차이가 있음을 말하고 싶다. 근본적으로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전자법을 도입해야 한다. 그러나 전자법으로 하면 외국인에게 발음을 잘 전달하지 못한다. 그래서 표음법으로 하게 되었다. ㅇ 전종호 이런 문제를 고치라는 것은 아니다. 시안에는 (한국어에서 구분되는 변화만 표기에 반영한다는) 원칙이 분명히 서 있다. 원칙은 지켜야 하며, 원칙을 지키는 한 그 문제점을 피할 수는 없다.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개정의 당위성을 내세우는 데 지나치게 '대구-동대구'의 문제를 강조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ㅇ 이은영 (경북대) 받침 표기에 대해서 두음과 달리하는 것에 대해 반대한다. 실험음성학적인 면에서도 타당성이 없다고 생각한다. 초성에 들어 있는 발음은 종성보다 조음력이 강한데, 현 개정 시안은 그것을 오히려 반대로 적용하고 있다. 구태여 그들을 구분할 필요가 있을까? 격음은 왜 ph, th, kh로 하지 않는가? 그러면 경음에 p, t, k를 쓸 수 있을 것이다. 'ㄹ' 소리를 표기할 때 r과 l을 어떻게 구분하는지도 궁금하다. ㅇ 김세중 격음을 ph 등으로 하는 것도 하나의 좋은 제안임은 틀림없으나 지나치게 인위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개정 시안은 기본적으로 글자 중심이 아니라 발음 위주로 적는 원칙을 유지하기 때문에 'ㄹ'도 표준 발음법에 따라 어말에서는 l로 모음 앞에서는 r로 적는 것이다. ㅇ 지준모 외국인 중심으로 표기법을 정하는 것은 못마땅하다. 또한 발음 중심으로만 하는 것이 과연 타당한지도 의문이다. ㅇ 홍태영 신라를 Silla로 표기하는데, 근거는 무엇인가? Sinla로 표기해야 한다. ㅇ 정 국 정리하겠다. 개정의 당위성이나 방향에 대해서는 크게 이의가 없는 것으로 안다. 다만 받침의 표기 등 세부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다른 의견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국어연구원에서 여러분들의 의견을 종합해서 반영해 주기 바란다. 긴 시간 토론에 참여해 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