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공지 사항 상세보기

[첨부] 부산 지역 공개 토론회 내용 요약

작성자 국어연구원 등록일 2000. 5. 10. 조회수 1112
"로마자 표기법" 개정 부산 공개 토론회 □ 개 요 ㅇ 일 시 : 2000. 1. 11.(화) 14:00-16:00 ㅇ 장 소 : 부산시청 국제회의실(12층) ㅇ 참 석 자 : 일반 시민, 대학 교수, 시 공무원 등 약 60여 명 ㅇ 사 회 : 정국(한국외대 영어과 교수) ㅇ 주제발표 : 김세중(국립국어연구원 어문자료연구부장) ㅇ 토 론 : 조두상(부산대 언어학과 교수) /이규철(부산외대 아랍어과 교수) □ 인사 말씀 : 심재기(국립국어연구원장) □ 주요 토론 내용 ㅇ 김세중 : 현행 로마자 표기법은 특수 부호가 있어 정보화 시대에 맞지 않고, 'ㄱ, ㄷ, ㅂ, ㅈ'과 'ㅋ, ㅌ, ㅍ, ㅊ'이 제대로 구별되지 않는 등의 문제점이 있다. 따라서 이번에 정보화 시대에 맞게 특수 부호를 없애서, 모음 '어, 으'는 반달표를 없애고 eo, eu로 개정하고, 격음은 어깻점을 없애 k, t, p, ch로 개정하기로 하였다. 또 한국어의 특성을 고려하여 'ㄱ, ㄷ, ㅂ, ㅈ'을 g, d, b, j로 적기로 하였다. ㅇ 조두상 : 매우 수고 많았다. 그러나 지금 제시하는 개정의 이유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해서 반대한다. 꼭 개정해야 한다면 남북한 공동안을 만드는 것이 바람직하다. 서양에서 가장 선호하는 것이 매큔 라이샤워 표기법이다. 로마자 표기법은 외국인을 위한 것이므로 가장 인기 있는 매큔 라이샤워 표기법을 조금 손질한 현행 표기법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특수 부호도 사용하는 것이 오히려 표기법을 명료하게 한다. 대부분 언어에서 사용하는데, 오히려 영어는 부호를 쓰지 않아 발음 부호가 필요하다는 문제가 생겼다. 도메인명도 하이픈을 쓰는 규정만 정하면 된다. 대표적인 문제는 지명 문제이다. 부산은 해방 이전부터 Pusan으로 사용하다가 39, 48년도 안에서 Pusan, 59년 안 Busan, 84년에 다시 Pusan이 되었다. 시안에서 다시 Busan을 주장하지만, 서울의 경우는 그동안 예외 취급을 하면서 부산, 대구 등은 표기법에 따라 바뀐 것은 큰 문제이다. 부산 영화제, 2000 아시안 게임, 월드컵 등이 있는데 부산 표기를 고치면 엄청난 혼란이 생길 것이다. 또 개정하면 표지판 등에 많은 경비가 소요된다. 따라서 개정하지 않는 것이 좋다. 현행 표기법을 홍보하고 교육하는 것이 중요하다. ㅇ 이규철 : 국어의 로마자 표기법은 지나치게 외국인의 편의에 의존할 것이 아니라 한국어의 특성에 맞추어 정해져야 한다. 시안은 '어, 으'를 eo, eu로 적는 것은 좋다고 생각한다. 대안으로 y, w도 생각할 수 있다. eo, eu로 하더라도 외국인이 정확히 발음할 수 없겠지만, 이는 당연한 것으로서 우리는 이 표기의 발음을 홍보하고 권장하도록 해야 한다. 자음 'ㄱ, ㄷ, ㅂ, ㅈ'을 g, d, b, j로 쓰는 것에 대해서도 동의한다. 그러나 한 소리 한 기호 표기 원칙을 지켜 종성에서도 k, t, p가 아니라 g, d, b로 쓰는 것이 좋겠다. ㅇ 정 국 : 토론자 의견을 간단히 정리하면, 조두상 교수는 '현행을 고수해야 한다. 부호도 유용하다, 현행이 외국에 알려져 있고 선호되는 방식이다, 개정에 돈이 많이 든다'는 이유로 유지하는 것이 좋다고 하였다. 이규철 교수는 '로마자 표기법은 외국인의 발음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국어의 구별을 그대로 로마자로 해 주는 것'이라고 했다. 국어연구원 안은 될 수 있으면 구별해 주되, 필요한 경우 발음도 보여 주자는 것으로 이해한다. 질의 응답에서, 개정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먼저 논의하고, 다음에 개정한다면 시안에 어떤 문제점이 있는지 논의하도록 하자. ▶ 질의 응답 ㅇ 질의자1 : 국어연구원 수고 많았다. 가급적이면 로마자화는 한글학자들이 관심을 가지고 해야 한다. 국어연구원안이 완전한 이상적인 안이라고 생각하는데 다만 한 가지 '독립문' 표기에서 'dongnim'이 아니라 'dongnip'으로 하는 것은 어떨까? 가능하면 부호는 없애는 방향으로 개정을 추진하기 바란다. ㅇ 박홍길(동의대) : 특수 부호를 없앤 것은 매우 좋다. 시안에서 파열음 표기에 무성음과 유성음은 구분하지 않으면서 받침만을 달리 적는 이유는 무엇인가? 된소리 표기는 무성음을 겹쳐 적었으나 ㅉ만은 유성음을 겹쳐 적었는데 그 이유도 설명해 주기 바란다. ㅇ 김세중 : 받침에서 무성음 사용한 것에 대해 설명하겠다. 표기법이라는 것은 대중의 수용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 인명이나 회사명에서 어말에 ㄱ, ㄷ, ㅂ을 g, d, b로 쓰는 사람은 거의 찾기가 어렵다. 받침까지도 유성음을 사용한다면 대중이 사용을 꺼려 정착이 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해서 무성음으로 하였다. ㅉ의 경우 유성음을 겹쳐 적은 이유는, 이론적으로는 무성음을 겹쳐 chch로 해야 하나 한 음소를 적기 위해 네 글자를 쓰는 것은 번거로운 점이 있어서 부득이하게 jj로 정하였다. ㅇ 질의자2(북구청) : 84년도에 개정해서 현재까지 사용했으나 그것이 완벽하지 않아 현재 개정하게 되었다. 이번 개정안도 완벽하지는 않다면 다시 개정하자는 논의가 나올 것이다. 그렇다면 조금 더 시간을 두고 국민들의 호응을 얻어 개정하는 것이 어떨지? ㅇ 김세중 : 조두상 교수도 통일 후까지 고려해서 천천히 해야 한다고 말씀하셨으나 최근 몇 년 전부터 생활 방식이 인터넷을 떼어놓고서는 생각하기 어려울 정도로 바뀌었다. 모든 사람들이 인터넷을 사용하여 외국인들과 정보를 교환해야 하나 현행 표기법으로는 정보 처리와 교환에 매우 불리하다. 평음과 격음을 구별하지 못하는 현행 표기법은 지키는 것이 불가능하다. 이런 상당히 혼란된 상태로 통일이 언제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몇 년씩 끌어서는 되지 않는 문제라고 생각한다. ㅇ 정 국 : 물론 지금 시안이 완벽하지는 않지만, 이런 토론회를 하는 이유는 여러 사람들의 의견을 물어 불완전한 부분을 보완하기 위함이다. ㅇ 질의자3(수영구청) : 로마자 표기는 주로 누가 사용하는가? 고유명사 아닌 경우는 우리말 배우는 외국인 아니면 거의 사용하지 않을 것이다. 즉 문제가 되는 것은 고유명사뿐이다. '갑만'을 Kamman으로 적으나 아무도 '감만'으로 발음하지 않는다. '현대'나 '하회'도 제대로 발음하는 사람 거의 보지 못하였다. 고유명사는 자유롭게 적도록 하고, 나머지는 우리말 발음을 잘 유도하게 현행안을 쓰는 것이 어떨까? 어차피 삼성, 대우, 현대 등은 바꾸지 않을 것이다. ㅇ 질의자4 : '성'씨와 '송'씨 예로 드는데, '송'씨는 장음이다. '광주'도 장단음에 따라 구별된다. 같이 표기하면 어디인지 알 수 없다. 따라서 장단 구별을 해야 한다. ㅇ 질의자5 : 남북 통일안을 위해 접촉해 보았는가? ㅇ 김세중 : 과거 기계화를 위한 표기법에서 ISO안 합의를 위해 남북한이 협의하였다. 그러나 이도 단일안이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이다. 99년에 북한이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이번에 국어연구원은 남북한 언어 통일을 위해 북한 당국자들에게 요구하였으나 북한측에서 회담 제의에 응하지 않았다. 이에 로마자도 논의하지 못하였다. ㅇ 질의자6 : 시민들의 의견을 조사하는 작업이 있으면 좋겠다. ㅇ 김세중 : 국어연구원 홈페이지로 의견을 주시기 바란다. ㅇ 정 국 : 조금 전 토론회 시작 전에 조두상 교수가 설문 조사한 결과는 어떤가? ㅇ 조두상 : '부산'의 표기를 고치는 문제에 대해 의견을 조사했다. 총 41명이 응답했는데, Pusan 유지 19명, Busan 개정 20명, 관계없다 2명이다. 학자들 몇이 결정할 것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의 의견을 종합해서 만드는 장치가 필요하다는 생각에서 실시했다. ㅇ 질의자7 : 이규철 선생 발표대로 받침도 g, d, b로 했으면 좋겠다. ㅇ 정 국 : 이에 대한 답볍을 아까 했으니 의견으로 받아들이겠다. 전자법으로 하자는 주장으로 이해한다. ㅇ 질의자8 : 된소리 표기 kk, tt, pp는 g, d, b와 원리상 안 맞다. 시안에 따르면 예사소리가 아니라 거센소리의 된소리가 된 셈이다. ㅇ 김세중 : 이해한다. 그러나 로마자 표기법은 주로 지명 표기에 쓰일 것인데, 지명에서는 된소리가 거의 나오지 않으므로 거의 심각한 문제가 될 가능성은 없다. 핵심적으로, 소위원회의 한결같은 주장은 로마자 사용 언어들의 특성도 무시하면 안 된다는 것이었다. g, d, b, j는 영어 등 인구어에서 유성음 표기 글자이므로 gg, dd, bb, jj로 해도 무성음이 되지 않는다는 논리이다. 다만 'ㅉ'은 아까 설명한 이유로 예외 처리했다. ㅇ 질의자9 : 한국과학기술원에서 우리나라의 표기가 너무 단순해서 화학품의 명명에 도움 안 된다고 한다. 또 최근 전문 술어 제정에 도움이 되지 않으므로 개정해야 한다고 한다. ㅇ 정 국 : 국어의 조어법 문제로 보인다. 로마자 표기와 상관이 없는 것 같다. 전문 용어를 만드는 데 어렵다는 것은 표기와 별도의 문제이다. ㅇ 질의자10 : 59년 안은 분명 모순이 있었기 때문에 84년에 고쳤을 것인데, 다시 지금 고치는 이유에 대해 의문이 든다. ㅇ 김세중 : 59년 안이 왜 개정되었는가에 의문이 들 것이다. 59년안은 전자법이이서 외국인들의 불만이 컸다. 그래서 학술원에서 전사법으로 개정 시안을 만들었는데 공포되지 못하고 최종적으로 매큔라이샤워 안을 약간 손질한 현행으로 공포되었다. 지금 시안은 당시 학술원 안과 거의 같다. 학술원 안이 포기된 경위와 왜 다시 개정하는 일이 벌어졌는지에 대한 정확한 근거는 자료가 없어 모른다. ㅇ 정 국 : 오늘 토론에 감사드리며 언제든지 국어연구원에 의견을 내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