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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이 걸어온 길 1

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08. 10. 16. 조회수 3016

■ 제목: 우리말이 걸어온 길 1 - 2008.8.국어사랑 큰잔치 행사용으로 제작

■ 분량: 5분 47초

    

한글 그것은 – 권기호

태초 우주 빅뱅의 섬광을 「·」의 모습으로 캐내는 분들이 있다

또한 「ㅏ」의 소리에서 우주 저쪽 수억 광년 공간으로 확대되는 빛의 파장을

그리고 「ㅓ」의 터전에서 양지 속 그늘을 놓고

「ㅡ」에서는 수뢰둔(水雷屯)의 괘상(卦象)을

「ㅗ」에서 지상에 숨쉬는 모든 풍경을

「ㅜ」에서 뿌리 깊숙이 숨은 마그마의 얼굴을 추적하는 분들이 있다.

그렇다 그분들은 오래전부터 「ㅏ」에서 「ㅣ」까지의 순서를 단순 기회가 아니라 풀잎에 맺히는 이슬에서

북두칠성의 별자리까지 고려청자가 그렇듯이 조선백자가 그렇듯이 우주의 숨결을 담고 있었던 것이다.

「ㄱ」에서 지구 탄생의 첫걸음을

「ㅎ」에서 갓난아기의 웃음을

「ㅍ」에서 노년기의 슬기를 담고 있었던 것이다.

그렇다 한글 그것은 「ㅏ」에서 「ㅎ」까지 무(無)에서 비롯된 미립자가 드디어 대우주의 맥박으로 번지기까지

우리들 피와 살 속에 긴 세월 한 톨 한 톨 놓치지 않고 모두 엮어 놓고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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