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 국어 생활]
'돌맹이'와 '돌멩이'

이설아 / 국립국어연구원

'돌멩이'라는 말을 쓰다가 맞춤법이 갑자기 헷갈려서 당황했던 일이 있다. 평소에는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쓰려니까 '돌멩이'인지 '돌맹이'인지 혼동스러웠던 것이다. 아래의 말들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것 같지만 맞춤법을 자주 혼동하는 말들이다. 실제로도 이러한 말들은 잘못 쓰는 일이 적지 않다.

(1) ᄀ. 작은 돌맹이 하나라도(○○ 인터넷 사이트)
ᄂ. 복숭아 씨의 알멩이 20개를 물에 끓여서(○○방송, 건강상담 프로그램)
ᄃ. 연필깍이 할인 판매(○○문고, 문구점)
ᄅ. 이처럼 입맛을 살리는 김치찌게는 없다(○○신문)

(1ᄀ)의 '돌맹이'와 '돌멩이'를 혼동하는 일이 적지 않은데 신문이나 책을 읽을 때는 별로 의식하지 않고 무심코 지나치다가 직접 글을 쓰려고 할 때 순간적으로 헷갈리기 쉽다. '돌멩이'가 맞고 '돌맹이'는 옳지 않다. (1ᄂ)의 '알멩이'와 '알맹이'도 혼동하기 쉽다. 한 인터넷 사이트에서는 '신동엽 시인'의 유명한 시를 설명하면서 본문의 '알맹이'를 해설 부분에는 '알멩이'로 적고 있다.

(2) ᄀ. 껍데기는 가라. 4월도 알맹이만 남고 껍데기는 가라. (신동엽, 껍데기는 가라, 본문)
ᄂ. 그렇다면 '4월의 알멩이'는 어떤 의미를 가질까?(위 시의 설명 부분)

본문의 '알맹이'가 맞고 해설의 '알멩이'는 옳지 않다. 특히 '돌멩이/돌맹이'와 '알맹이/알멩이'가 뒤섞여 혼란을 일으키기도 하므로 주의해야 한다. '알맹이'와 '알멩이'의 혼동을 막는 방법으로는 '알갱이'를 기억하는 방법이 있다. '알맹이'와 '알갱이'가 뜻이 비슷할 뿐 아니라 표기 또한 비슷하다고 기억해 두면 '알맹이'를 '*알멩이'로 잘못 쓰는 혼동을 막을 수 있다. '알맹이'에 덧붙여 '어린아이'를 뜻하는 '꼬맹이'의 표기도 기억해 두어야 한다.
    (1ᄃ)의 '연필깎이'를 '연필깍이'로 잘못 쓰는 예도 적지 않다. 시내의 대형 문구점에서도 '연필깍이'라고 버젓이 써 놓은 것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깎이'의 소리가 [까끼]로 나는 것을 보면 '깎이'로 써야 함을 알 수 있다.
(1ᄅ)의 '찌개'와 '찌게'는 한 번 알았다가도 자꾸 헷갈리는 말이다. [찌개]와 [찌게]를 소리로 구분하기 어렵기 때문인데 이럴 경우에는 눈에 익히는 수밖에 없다. 등에 짐을 지을 때 쓰는 '지게'와 함께 외워 두어야 한다.

(3) ᄀ. 우리를 위하여 빌으소서(○○ 기도문)
ᄂ. 문학은 낯설음을 깨려는 시도에서 출발한다. (○○ 문학 사이트)

(3ᄀ)의 '빌으소서'는 기도문에서 흔히 볼 수 있다. 그렇지만 '빌다'처럼 'ᄅ' 받침이 있는 말에 '-으소서'가 연결되면 '빌으소서'가 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살다'에 '-으소서'가 연결되면 "행복하게 사소서(←살소서)."처럼 '살-'의 'ᄅ' 받침이 떨어지고 '-으소서'의 '으'가 떨어진다. 따라서 (3ᄀ)의 '빌으소서'는 "우리를 위하여 비소서."로 고쳐야 옳다.
    (3ᄂ)의 '낯설음'은 문학에서 많이 쓴다. 그렇지만 '낯섦'이 옳은 말이다. '낯설다'의 명사형은 '낯설음'이 아니라 '낯섦'이다. 이 '낯섦을'은 [낟썰믈]로 읽는다. [낟써르믈]이라는 잘못된 말을 쓰기 때문에 적을 때도 '낯설음을'이라고 잘못 적는 일이 많다. 비슷한 예로 "이 나무로는 의자를 □□이 좋겠다."의 '□□이'를 [만드미]로 읽고 '만듬'으로 채우는 일이 있지만 옳은 발음은 [만들미]이므로 □□에는 '만듦'으로 채워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