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도 국어학의 주요 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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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전국 대학 국어 관련 학과
-국어국문학
-국어교육학
-언어학
-한국어교육학
2. 국어 관련 학회 및 단체
  II. 국어 분야별 동향
 사회언어학
이정복 / 대구대학교
1. 머리말

  2007년에 이루어진 사회언어학 분야의 연구들을 몇 가지 주제로 분류하여 흐름을 살펴보고자 한다. 사회언어학 연구 또는 관련 주제로 볼 수 있는 성과들은 모두 120여 편이다. 이 가운데는 기념 문집, 대중적인 언어 수상집, 잡지 기사 등 연구물이라 하기 어려운 것도 다수 들어 있다. 그런 것도 사회언어학적 연구에 참조가 되며 국어 정책을 펴나가는 데서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목록에서는 그대로 두되 연구 흐름을 살피는 데서는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다루지 않는다. 
  사회언어학 연구 분야를 편의상 ‘언어 사용과 변이’, ‘언어 정책 및 교육’, ‘기타’의 세 가지로 나누어 논의를 진행하겠다. 언어 사용과 변이에서는 다시 연구가 많이 이루어진 주제를 중심으로 ‘음운 현상’, ‘경어법’, ‘인터넷 통신 언어’, ‘대중 매체 언어’, ‘담화 분석’, ‘성별 언어’, ‘문화 접촉과 언어 차이’로 세분하고, 언어 정책 및 교육에서는 ‘언어 정책’과 ‘언어 교육’으로 세분한다. 기본적으로 논저의 핵심 내용을 정리하고, 필요한 경우 연구 의의나 한계를 간략히 지적하는 방식으로 이 분야의 연구 성과들을 소개할 것이다.

2. 언어 사용과 변이

  2.1. 음운 현상

  음운 현상을 사회언어학적 관점에서 다룬 연구는 많지 않은 편이다. 한국어를 대상으로 한 사회언어학적 연구가 음운 현상보다는 주로 경어법, 통신 언어, 매체 언어를 대상으로 하여 언어와 문화의 관련성을 탐구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국어 음운 변이의 사회언어학적 연구”(박정자)는 광주광역시 초등학생 76명을 대상으로 국어 발음에서 나타나는 음운론적 변이를 사회언어학적 관점에서 조사하였다. 분석 대상 음운 현상은 어두 경음화, 유기음화, 위치 동화, /ㄷ/ 구개음화, 자음군 단순화, /ㅎ/ 탈락이며, 분석 변수는 말투, 성별, 나이, 사회 계층의 네 가지이다. 자료는 질문지를 이용하여 면접 조사로 수집하였다. 분석 결과를 보면 일상적인 말투에 가까울수록, 학년과 사회 계층이 낮을수록, 여학생보다는 남학생이 비표준 변이형의 실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유음화 현상에 관한 연구―고등학생들의 발음실태를 중심으로”(신영선)는 경기도의 고등학교 1학년생 3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통하여 유음화 실현 정도를 밝히고자 하였다. /ㄴ+ㄹ/ 연계에서 유음화 실현은 세대차가 크며, 젊은 층으로 내려올수록 유음화 대신 비음화가 일어나는 비율이 높다고 기술한 점이 눈에 띄지만 구체적 근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반촌언어의 세대차에 따른 언어 변화 고찰”(전혜숙)은 동해안 지역 반촌(班村)의 언어문화적인 특징을 살펴보기 위한 한 방편으로 경상북도 영덕군 영해면과 창수면의 방언 자료를 면접 및 설문 조사로 수집․정리하여 변이 또는 변화 현상을 살펴보았다. 세대차에 따른 언어 변화 가운데서 경음화, 움라우트, 구개음화 등 음운 현상을 중심으로 세대별 차이를 분석하였다. 친족어 및 언어 태도에 대해서도 함께 다루었다.
  음운 체계나 음운 현상을 실험 음성학적 방법으로 연구한 것으로는 “대구 방언 20대 화자의 단모음 실현 양상에 나타난 표준어 지향성의 성별적 차이”(장혜진․신지영)와 “한국어 정규 뉴스 방송 문장의 운율 특성 연구―억양 분석을 중심으로”(인지영)가 있다. 앞 논문에서는 표준어 지향성의 성별 차이 때문에 대구 방언 20대 여성 화자의 단모음이 20대 남성의 단모음보다 서울 방언의 단모음에 훨씬 더 가까울 것이라는 가설을 검증하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먼저 대구 방언 40대 남녀와 20대 남녀 40명의 발화 자료를 분석하여 세대 간 차이를 분석한 결과 여성 화자들이 세대 차이를 크게 나타낸 것으로 나왔다. 대구와 서울 방언 차이를 조사하기 위해 서울/경기 지역의 20대 남녀 20명의 단모음 발화 자료를 조사하여 20대의 대구 방언 자료와 비교하였다. 두 실험 결과를 종합할 때 대구 20대 여성 화자들이 서울 방언의 단모음 실현 양상과 더 유사하게 나타났음을 기술하였다. 한편, 인지영 선생의 논문에서는 20~30대 아나운서 8명이 낭독한 뉴스 문장을 대상으로 방송 매체별, 성별 운율 특성 차이를 음성 분석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분석하고 통계적 방법으로 기술하였다. 

  2.2. 경어법

  『경북 방언의 연구』(안귀남)는 지은이가 논문으로 발표했던 내용을 모아 펴낸 단행본이다. “안동방언 친족호칭어와 청자존대법의 상관성”, “안동방언권 청자존대법의 화용론적 연구”, “서북경북방언의 문장종결조사 ‘-여’의 연구”, “안동방언 ‘아재’의 분화 양상과 의미 범주”, “친족호칭 계열어의 방언분화”, “동성마을 친족호칭어의 사회언어학적 연구” 등 경북 방언을 대상으로 경어법과 호칭어를 다룬 연구들이 실려 있다. 유교적 전통이 강한 안동문화권의 동성마을을 조사 대상으로 삼아 경어법과 호칭어의 쓰임을 세밀하게 분석함으로써 사회적 요인에 따른 우리말 변이 현상을 충실히 기술한 점에서 의미가 있어 보인다.
  “문학 교과서 소설 속 여성화자의 상대높임법”(왕문용)은 7차 교육과정에 따른 고등학교 문학 교과서 10종에 실린 현대 소설을 대상으로 여성 화자의 청자 경어법의 특징을 살핀 것이다. 대화 참여자 관계를 중심으로 청자 경어법 형식의 쓰임을 통계적으로 분석하고, ‘상대높임법의 전환’이란 관점에서 청자 경어법의 말 단계 변동 현상을 살펴보았다.
  경어법 연구 가운데서 호칭어에 대한 연구가 다수 나왔다. “‘자네’의 용법에 대한 사회언어학적 분석―전남방언을 중심으로”(강희숙)는 전남 방언의 2인칭 대명사 ‘자네’의 용법과 기능을 선행 연구들을 바탕으로 정리한 후 제보자 100명을 면접 조사하여 수집한 ‘자네’의 쓰임 분포를 나이, 성별, 학력 등의 사회적 요인에 따라 표로 제시하였다. 성별 면에서 ‘자네’는 남성들이 더 자주 사용하고, 나이 면에서 30대가 넘어야 일반적 호칭으로 쓰며, 학력 면에서 대졸 이상보다는 고졸 이하의 화자들이 이 형식을 더 많이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남 방언에서 ‘자네’는 하위자가 상위자에게 쓰고, 부부가 서로 쓰는 호칭인 점에서 다른 방언과 차이가 있음을 보고하였다. 
  “붕당의 대립에 따른 친족호칭어의 분화 양상―성주 한개마을 성산이씨를 중심으로”(안귀남)는 동성 마을인 경북 성주의 한개마을 성산이씨의 사회적․역사적․문화적 배경을 통해 친족 호칭어의 분화 요인과 사용 양상을 밝히려 하였다. 남인 계열의 ‘북비고택’과 노론 계열의 ‘교리댁’의 언어 자료를 대상으로 친족 호칭어가 직계와 방계, 항렬과 나이, 세대, 나이와 결혼 여부, 혈족과 인척, 성별에 따라 어떻게 분화되어 있는지를 체계화하였다. 이와 함께 택호의 종류와 기능도 함께 보고하고 있다. 
  “한국어 친족어의 변화―동기 관계어를 중심으로”(이기갑)는 동기 관계어, 곧 동기어에 대한 유형론적 기반에서 중세 한국어 및 현대 한국어의 동기어를 보편적 원리의 작용과 체계 변화의 관점에서 살펴본 것이다. 또한 전남 방언에 나타나는 동기어의 비교를 통하여 동기어 관계의 구조화가 방언에 따라 달리 실현될 수 있음을 기술하였다. 연구 내용을 보면, 중세 한국어는 기준인의 성에 연동하여 동기어가 결정되는 독특한 체계를 보이는데 이는 성이 나이에 우선한다는 동기어 결정의 원리를 따르는 것으로 해석되었다. 현대 한국어의 체계로 바뀌는 과정에서 ‘동’의 의미 변화가 가장 큰 영향을 미쳤으며, ‘동’이 손위 대신 손아래 방향으로 자리를 잡은 것은 ‘손아래가 손위보다 세분되어서는 안 된다’라는 보편적 원리가 작용한 결과로 보았다. 두 번째 원리는 사람들이 손위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향을 반영한 것으로 해석하였는데, 손위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것은 사람들 사이의 ‘힘’의 질서를 따르는 것으로서 경어법 및 언어 사용 전반에서 나타나는 것이라 하겠다.
  밀접히 관련이 있는 높임 어휘를 대상으로 경어법을 다룬 연구도 있다. “‘감사합니다’와 ‘고맙습니다’의 사회언어학적 분포”(이정복)는 의미가 같거나 비슷하지만 높임의 기능 면에서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생각되는 ‘감사하다’와 ‘고맙다’를 대상으로 사회언어학적 관점에서 쓰임을 분석하였다. 두 말의 어휘적 의미와 역사적 쓰임을 간단히 살펴본 후 현대 한국어 말뭉치 자료를 통하여 청자 경어법의 말 단계 면에서 어떤 분포 차이가 있는지를 살펴보았으며, 두 말이 특정한 부류의 호칭어와 밀접한 관련을 가진 채 쓰이고 있는 사실을 통하여 사용 영역이 어떻게 다른지를 알아보았다. ‘감사하다’와 ‘고맙다’의 쓰임을 살펴본 결과, 어휘적 의미의 차이가 거의 없음에도 두 낱말이 처음 쓰이던 시기, 언어적 출처, 사용자 계층 또는 사용 맥락 등 여러 가지 요인과 관련하여 말의 값어치와 쓰임새가 뚜렷이 구별되고 있음이 드러났다. 이러한 요인들 가운데서 ‘감사하다’가 한자어이고, 상위 계층의 글말에서 쓰던 말이라는 점이 가장 중요하게 작용하였다고 보았다. 또한 역사적으로 ‘고맙다’가 토박이말로서 오래 전부터 우리말에서 쓰였고, 따라서 모든 말 단계에서 쓰인 반면 ‘감사하다’는 늦은 시기에 쓰이기 시작하면서 모든 말 단계에까지 미치지 못하고 하십시오체 형식으로 고정되어 쓰였다고 해석하였다. 
  한국어 경어법과 다른 언어의 경어법을 비교한 연구가 2편 있는데, 한중, 한일 언어의 호칭어를 문화의 차이와 관련지어 다루고 있다. 『한․중 호칭어의 대조 연구―사회언어학적 방법론』(고륙양)은 한국어와 중국어 호칭어를 ‘친족 호칭어’와 ‘사회 호칭어’로 나누어 각각 공통점과 차이점을 사회언어학적 관점에서 기술하고, 중국어권 한국어 학습자의 ‘사회 호칭어’ 사용 경향과 문제점을 지적한 지은이의 박사학위 논문을 간행한 것이다. 구체적인 내용을 보면, 먼저 친족 호칭어 사용에서 두 말은 성별에 따른 차별, 모계와 부계 호칭어의 구별, 나이 요인의 중요한 영향이 나타난다고 하였다. 그 배경으로 두 나라에 공통된 종법제도와 가부장제도, 전통적 도덕․윤리 관념을 들었다. 차이점으로는 한국어에서 성별에 따라 호칭어가 세분되는 점, 한국어에서 나이 요인의 영향력이 더 강한 점 등을 지적하였다. 사회 호칭어 사용에서 공통점으로 직함의 높낮이와 청자 나이에 따른 차별, 직업에 대한 차별이 나타나며, 이는 유교적 존비 질서의 반영이라고 기술하였다. 차이점 가운데서 주목되는 것은 중국어의 경우 통칭 호칭어가 정치적, 이념적 변화에 따라 선호되는 형식이 달라진 사실이다. 사회주의 혁명 후에 유행하던 ‘동지’(同志)와 ‘사부’(師傅)는 현재 거의 쓰이지 않는 대신 ‘선생’(先生), ‘소저’(小姐), ‘여사’(女士)가 다시 유행하고 있다고 한다. 분석 및 해석이 소략하고 거친 면이 있지만 과거 두 나라가 모두 강력한 유교 질서를 바탕으로 발전해 온 공통점이 있음을 고려할 때 호칭어 사용의 공통점을 구체적으로 찾아보는 이러한 작업은 의미가 크다.
  “한․일 양국 직장에서 사용되는 호칭에 관한 사회언어학적 연구”(백옥분)는 한국 205명, 일본 178명의 직장인을 조사하여 직장에서의 호칭 사용을 통계적 방법으로 비교․분석하였다. 호칭 사용 실태와 함께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하는 호칭, 호칭에 대한 반응, 호칭과 관련된 스트레스 등을 함께 살펴보았다. 분석 결과, 한국에서는 일본과 달리 직급을 나타내는 호칭이 적합한 것으로 선호되고 있으며, 이것은 권위주의 문화와 관련이 있다고 기술하였다.

  2.3. 인터넷 통신 언어

  통신 언어에 대한 연구들이 많이 이루어졌다. 먼저, 단행본으로 『글쓰기로써 말하기 또는 네티즌의 펌글, 댓글, 베플, 악플, 아이디 그리고 이모티콘의 언어학적 분석』(서은아)이 있다. 누리꾼들의 언어와 문화를 새로운 문화 현상으로 보면서 통신 언어의 전반적 현상을 개괄적으로 기술한 것이다. 3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1장에서는 ‘네티즌 문화’를 다루었고, 2장에서는 ‘네티즌 언어’의 개념과 형성 과정을 검토하였다. 3장에서는 ‘네티즌 언어 집중 분석’이란 제목 아래에서 ‘소통 양식, 특징, 유형, 어휘, 문법, 대화, 다른 나라의 네티즌 언어’를 정리하였다. ‘소통 양식’ 부분의 내용을 자세히 보면 ‘글쓰기로써 말하기, 펌, 펌글, 펌족, 댓글, 베플, 악플, 입체적인 커뮤니케이션, 아이디와 아바타, 이모티콘, 온라인 커뮤니티’에 대하여 다루고 있다. 인터넷 의사소통의 특징적인 현상이나 언어 행동을 전반적으로 소개한 점이 눈에 띈다. 이러한 요소에 대한 구체적인 연구를 계속 진행하면 통신 언어를 일상 언어의 단순한 변이나 일탈로 보는 데서 벗어나 인터넷 공간이라는 새로운 언어 환경에 적응하려는 적극적 소통 양식으로 받아들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국어국문학 연구의 문화론적 전망』(국제어문학회 엮음)은 학회지 「국제어문」 등에 실린 기존 논문을 모아 엮은 책이다. 수록된 논문 가운데서 “인터넷 통신언어 속의 외계어에 대한 고찰”(신호철), “이동전화 대화 연구―대화 진행 단계에 따른 수행 양상을 중심으로”(전은진), “현대 한국인의 이메일 아이디에 대하여”(이복규) 등이 통신 언어를 다룬 연구이다.
  통신 언어를 다룬 논문들 가운데서 통신 언어의 개념과 가치를 다룬 것이 있어 눈에 띈다. “인터넷 시대의 국어 연구 방법론”(강창석)은 인터넷에서 사용되는 언어가 별도의 이름으로 불려야 할 만큼 특별한 존재가 아니며, 국어학자들이 인터넷의 글을 연구 대상이나 자료로서 중시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통신 언어’라는 말은 개념이 명확하지 않고, 일상 언어와 별개의 언어 체계가 아닌 일상적인 것이기 때문에 이 용어를 과감히 버려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이런 이유로 통신 언어라는 말을 버리고 ‘출판문서’와 대비하여 ‘인터넷문서’라는 용어를 쓰면서 새로운 자료로서의 가치, 특성, 연구 활용 방안을 기술하였다. 통신 언어는 일상의 입말 실태를 거의 그대로 보여주며, 자료를 모으고 관리하기가 편리하다는 점에서 국어 연구에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통신 언어 자료는 각종 어문 규범의 이해와 준수 정도를 아는 데 도움이 되고, 언어 변화를 확인하는 데도 유용하며, 통신 언어 자료를 활용하면 국어사의 시대 구분, 구어와 문어에 대한 연구에 도움이 된다고 보았다. 한국어 연구자들이 인터넷 통신 언어에 주목하여 그것을 본격적으로 연구해야 함을 강조한 점은 동의하지만 통신 언어를 국어 연구의 보조 자료 정도로 가볍게 여기는 태도는 아쉽다. 통신 언어는 새로운 전자매체가 나옴으로써 생겨난 새로운 소통 방식이자 언어문화로서 그 자체의 존재 의의와 연구 가치를 충분히 지닌 것이기 때문이다.
  “인터넷 통신 언어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평가”(이정복)는 청소년들이 쓰고 있는 인터넷 통신 언어의 최근 쓰임 모습을 살펴보고, 통신 언어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인식과 태도를 검토한 것이다. 또한 통신 언어가 한국어의 사회 방언으로서 갖는 가치 또는 의의가 무엇인지를 살펴보았다. 통신 언어는 일상어와는 여러 가지로 구별되는 체계로서 일상어의 규범에서 벗어나 있고, 새로운 표현들이 많이 쓰이며, 용법도 차이를 보이지만 누리꾼들은 그것을 ‘경제성, 표현성, 오락성, 유대성, 심리적 해방성’의 뚜렷한 동기와 기능에서 효과적으로 쓰고 있음을 기술하였다. 우리말 정책이나 우리말의 미래와 관련하여 볼 때도 통신 언어는 부정적인 면만 있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가지 긍정적 기능을 갖고 있는데, ‘언어적 상상력과 창의성에 도움이 됨, 재미와 즐거움을 주는 강한 오락적 기능, 우리말의 다양성과 풍성함에 도움이 됨, 우리말의 생생한 모습이자 역사적 자료’라는 사회 방언으로서 통신 언어가 갖는 가치를 강조하였다. 이제 인터넷 통신 언어는 한국어 사회 방언의 하나로 정착되었으며, 규범적 문제가 있더라도 그것은 한국어의 뚜렷한 한 실체임을 인정할 필요가 있다.
  통신 언어의 구체적인 쓰임에 초점을 맞춘 연구들이 몇 편 나왔다. “가상공간 신어의 생성”(송민규)은 통신 언어 새말의 조어적 특성과 유형을 어휘부의 개념을 통해 살펴보았다. ‘기존에 존재하는 재료를 바탕으로 하여 가상공간에서 새롭게 만들어진 말’을 통신 언어 새말로 정의하고, 화자에 의해 수용되기만 한다면 문자 언어의 특성으로 나타나는 형태적 변이형도 하나의 새말로 인정받을 수 있다고 기술하였다. 통신 언어의 새말을 ‘변이형의 어휘화에 의한 신어 생성’과 ‘복합에 의한 가상공간 신어 생성’으로 나누어 구체적인 통신 언어 새말들을 형태론적 관점에서 분석하였다. 통신 공간에서는 어휘화가 일상어에 비해 아주 빠르게 진행되기 때문에 새로 만들어진 단어가 바로 다른 단어 형성을 위한 어근으로 사용되는 점을 강조하였다. 통신 언어를 대상으로 구체적인 기술언어학적 논의를 펼친 점에서 눈에 띈다.
  “인터넷 ‘댓글’의 텍스트유형학적 연구”(조국현)는 인터넷 댓글의 일반적 속성을 살펴보고 댓글의 하위 종류를 나누어 기능과 언어적 특성에 따라 세분함으로써 댓글의 유형학적 특성을 밝히려 하였다. 미디어 환경에 따른 댓글의 유형을 ‘기사 댓글’과 ‘게시판 댓글’로 크게 나누고, 게시판 댓글은 다시 ‘토론 댓글’과 ‘일반 댓글’로 나누었다. 기사 댓글은 ‘사실판단형’과 ‘감정발산형’으로 세분하고, 토론 댓글은 ‘설득설복형’, 일반 댓글은 ‘탐구평가형’으로 이름을 붙여 댓글의 특성을 설명하였다. “댓글에 나타난 욕설의 형태 연구”(전병철)는 요즈음의 댓글이 타인 비방, 광고, 다른 사람의 접근을 방해하기 위한 도배의 수단으로 잘못 쓰이고 있다는 관점에서 인터넷 공간의 건전한 토론의 장을 황폐화시키는 욕설을 의미상, 형태상으로 분류하고 사례를 제시하였다.
  “인터넷 통신 언어에서 보이는 방언 사용의 성별 차이”(이정복)는 경남 하동 출신의 한 초등학교 동창생들의 동기회 인터넷 카페와 개인 블로그의 게시판 언어 자료를 대상으로 방언 사용과 그 과정에서 나타나는 성별 차이를 살펴보았다. 사용 동기와 기능면에서 방언의 쓰임을 살펴보았으며, 사례 및 통계 분석 방법으로 방언 사용의 성별 차이를 여러 가지 세부적 관점에서 다루었다. 또 제보자들의 방언과 표준말에 대한 언어 태도를 검토함으로써 생각과 실제 언어 사용 사이의 관련성에 대해서 논의하였다. 그 결과 제보자들은 인터넷 통신 공간에서 방언을 일상생활에서보다 더 많이 쓰면서 구체적으로는 여러 가지 성별 차이를 뚜렷하게 보여 주었다. 현재 인터넷 공간에서 방언이 널리 확산되고 굳건한 지위를 가지고 있음은 분명하지만 표준말과는 한 차원 다른 양념 요소로 보조적 기능을 갖는 점에서 긍정적으로만 보기는 어려움을 지적하였다. 
  통신 언어 연구 가운데서 수적으로 다수를 차지하는 것은 교육대학원의 석사학위 논문들이다. 이 가운데는 새로운 주제나 관점으로 통신 언어 연구의 발전에 상당히 도움이 되는 연구가 있는 반면 기존 연구와 차별성이 없는 것도 많다.
  “포털사이트 네이버 ‘붐’의 통신 언어에 관한 연구”(김현아)는 ‘네이버’의 ‘붐’ 게시판 자료를 수집하여 어휘, 표기, 음운, 문법 및 표현 사용의 특성을 다루었다. 누리꾼들의 공감을 많이 받은 게시글 100개를 분석하였으며, 이것은 모두 만화 형식으로 된 게시글이다. 만화 형식의 게시글이란 그림이나 사진을 바탕으로 하고 글자로 내용을 보충한 것이다. 이 연구의 분석 자료를 통하여, 재미와 유대 강화를 위한 통신 언어 사용이 단순한 글자 사용 단계를 벗어나 시각적 방법을 적극 활용하는 쪽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시각장애학생의 통신 언어 사용 실태”(권연희)와 “중국 조선족 통신 언어 연구”(최화)는 통신 언어 연구 대상의 확대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권연희 선생의 논문은 시각장애 학생 355명을 대상으로 인터넷 및 통신 언어 사용 실태와 통신 언어에 대한 인식을 설문지로 조사하여 통계 분석한 것이다. 여학생이 남학생보다 통신 언어를 많이 쓰는 것으로 나타났고, 통신 언어를 일상어로 쓰겠다는 데서도 여학생이 더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한편, 최화 선생의 논문은 중국 조선족 10대, 20대 화자들의 게시글 및 대화방 자료를 대상으로 표기면의 특징, 음운론적 특징, 의미론적 특징을 분석하였다. 한국어 통신 언어의 쓰임에 대한 연구를 해외 동포들의 언어 사용으로 확장하였으며, 한국어와 중국어의 이중언어 사용 환경에서 중국 통신 언어의 영향과 조선족 한국어의 특징이 통신 언어에 어떻게 반영되고 있는지를 살피려고 한 점에서 의의가 있다. 
  “중학교 학급 홈페이지 언어 연구”(강분순), “인터넷 대화방 언어 연구”(구봉회), “통신언어 종결어미의 형태변이 연구”(엄주현), “통신언어의 실태와 수용 방안 연구―어휘를 중심으로”(최지영) 등도 통신 언어를 다룬 학위논문들이다. 이 가운데 “인터넷 대화방 언어 연구”는 고등학교 1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하고, 다모임, 세이클럽 타키, 버디버디, 다음 메신저 등을 통하여 대화방 언어 자료를 수집하여 통신 언어의 쓰임을 전반적으로 살펴보았다. 갈수록 사용이 늘어나는 쪽지 프로그램의 언어 자료를 다룬 점에서 눈에 띈다. 인터넷 및 휴대전화 쪽지에 대한 연구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면 새로운 인터넷 통신 언어문화를 살필 수 있을 것인데, 사적인 언어 자료를 대량으로, 체계적으로 모으는 방법을 찾는 일이 중요한 열쇠이다.

  2.4. 대중 매체 언어

  방송, 신문 등의 대중 매체를 다룬 연구들도 많이 나왔다. 단행본인 『방송화법』(장소원․강재형․정희원․정재은)은 국립국어원과 문화방송의 공동 연구 결과물로서, 방송 언어 실태 자료를 분석하여 구체적인 방송 말하기의 방향을 제시하여 관련 종사자의 교육용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기획한 것이다. 1부에서는 인사말, 호칭과 지칭, 경어법, 소개하는 말, 기타(수 읽기, 말버릇, 군더더기 말)의 5가지를 다루었고, 2부에서는 시사․보도 프로그램, 오락 및 교양 프로그램, 라디오 인터뷰의 세 가지를 다루었다. 현대 언어생활에서 차지하는 방송 언어의 중요성과 영향력을 고려할 때 지속적이고 집중적인 연구 필요성이 높은 분야이다. 『방송 글쓰기』(장소원․신선경․이홍식․박재연)는 『방송화법』과 같은 맥락에서 나온 것으로 방송 글쓰기의 특징, 보도문 쓰기, 교양 프로그램 글쓰기, 자막 쓰기의 내용을 담고 있다. 방송 글쓰기의 요건으로 구어체와 문어체가 조화를 이루는 글, 논리가 정연한 글, 낭독하기 좋은 글, 시청자를 존중하는 글이 되어야 함을 지적하였다.
  “시청자와 함께 하는 방송언어”(국립국어원․SBS, 연구 책임자: 정희창․손범규)는 두 기관에서 합동으로 방송 언어를 규범적 관점에서 연구한 결과를 모은 보고서이다. “방송 언어의 사용 양상과 문제점”(이선웅), “방송 언어의 특성과 조건”(손범규), “방송 언어에서의 외래어 발음 실태 분석”(박용찬), “다듬은 말 사용 실태 분석”(박석문), “예능 프로그램의 저품격 표현 실태 분석”(이운영), “방송 언어의 수 읽기”(정희창), “비언어 전달 행위가 뉴스앵커에 미치는 영향”(이현경) 등 7편의 연구물이 들어 있다. 방송 언어를 다양한 주제로 다루고 있는 점이 특징이며, 국민들의 언어생활에서 차지하는 방송 언어의 중요성을 고려할 때 지속적이고 활발한 관련 연구가 필요하다고 본다.
  “방송 프로그램 제목 언어사용 실태 조사”(국립국어원, 연구 책임자: 최인호)는 국민의 언어 사용에 큰 영향을 끼치는 텔레비전 방송 프로그램 제목 언어의 실태를 분석하였다. 한국방송 1․2, 문화방송, SBS, 교육방송의 프로그램 제목 약 13,000건을 어휘 및 문자 사용의 관점에서 분석하였다. 제목에서 서양 외래어나 그것이 섞인 비율이 50%를 넘어섰고, 맞춤법에 어긋나거나 잘못 줄인 말, 정체불명의 조어, 차별적인 표현이 많은 것으로 보고하고 있다.
  “영화 및 게임물 언어사용 실태 조사”(국립국어원, 연구 책임자: 류철균)는 국민들의 언어 사용에 큰 영향을 끼치는 한국 영화 게임물의 언어 실태를 조사한 것이다. 1986년과 2006년에 개봉된 영화 483편의 제목과 2006년에 개봉된 5편의 영화 대사, 5편의 게임물의 언어를 분석 대상으로 삼았다. 외국어 및 외래어 사용, 한글 및 한자어 표기 양상, 폭력적․선정적․차별적 언어 사용, 비속어 및 은어 사용 양상을 살펴보았다. 분석 결과와 관련하여 영화 등급 결정 과정에서 폭력적․선정적․차별적 언어 등 언어 사용 양상이 전혀 고려되지 않고 있음을 지적하였다. 게임물의 경우 무분별한 외래어 및 외국어 사용이 심각한 문제라고 보아 게임 언어 순화어를 제시하기도 하였다.
  방송 언어를 다룬 학위논문들로 “방송언어의 상대경어법 연구”(손범규)와 “청소년 드라마의 상대 높임법 사용 양상 연구”(김은형)가 있다. 손범규 선생의 논문은 방송에서 청자 경어법이 어떻게 쓰이고 있는지를 방송 프로그램 언어 조사, 설문 조사, 면접 조사를 통하여 분석한 것이다. 사회적 요인을 고려하여 청자 경어법 및 호칭어 사용 실태를 분석하고, 경어법 사용의 전략적 특성을 논의하였다. 김은형 선생의 “청소년 드라마의 상대 높임법 사용 양상 연구”는 청소년 대상 텔레비전 드라마 ‘반올림’의 대사를 통하여 대화 참여자 사이에서 어떤 청자 경어법 형식이 많이 쓰이는지를 밝히고자 하였다. 대화 참여자 집단을 1차 집단과 2차 집단으로 나누고, 각각 ‘가족 관계, 친구 관계’, ‘학교 구성원, 학교 비구성원’으로 세분하여 논의를 진행하였다.
  텔레비전 방송의 자막 언어를 다룬 연구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오락프로그램 자막언어의 유형과 기능”(강연임)은 텔레비전 오락 방송의 자막을 대상으로 유형과 기능을 파악하였다. 자막의 유형으로 ‘언어정보처리형 자막’(발화텍스트 원본 제시형, 발화텍스트 요약 제시형), ‘상황정보처리형 자막’(발화상황 묘사형, 발화내용 평가형)으로 나누고, 자막의 기능으로는 ‘발화정보의 확인 기능’, ‘발화정보의 명료화 기능’, ‘발화정보의 추론 기능’, ‘발화정보의 평가 기능’으로 나누어 자료를 설명하였다. 
  “오락 프로그램 음성 언어 표현 자막의 유형과 특성”(이은희)은 텔레비전 오락 프로그램에서 음성 언어 표현 자막의 유형과 특성을 분석한 것이다. 음성 언어 표현 자막을 ‘순수 음성 언어 기반 자막’과 ‘혼합 음성 언어 기반 자막’으로 나누고, 음성 표현 방식에 따른 자막의 유형을 ‘음성 반복 제시형 자막’, ‘음성 변형 제시형 자막’으로 나누어 여러 가지 기반의 정보가 음성 언어와 다양한 방식으로 대응 관계를 보이면서 자막으로 표현되고 있음을 살피고 있다.
  신문 언어를 대상으로 한 연구는 방송 언어에 대한 연구에 비해 수가 적었다. “1950년대 광고 카피에 나타난 국어의 양상”(채완)은 신문 광고 자료 81편을 대상으로 1950년대 한국어의 쓰임을 표기, 문체, 문장부호, 수사법, 광고 문안의 내용과 형식, 광고가 일상어에 끼친 영향을 살펴보았다. 자료 분석을 통하여 1950년대 신문 광고는 한자 위주의 딱딱한 국한 혼용체로 되어 있으며, 문체는 소박한 편이었음을 보고하였다. 광고 문안은 상품명만을 고지하는 형식이거나 그것에 일반적이고 상투적인 과장법의 수식어를 덧붙인 형식이 많았다. 문장 형식은 평서법의 생략문이 대부분이었다. 1950년대 광고를 통하여 ‘sugar’를 의미하는 단어가 ‘사탕’에서 ‘설탕’으로 교체된 사실을 통하여 광고 언어가 일상어의 변화에 영향을 끼치는 점을 상세히 기술하였다. 
  “광고 언어의 사용 양상 연구―광복 후 1970년대까지”(서은아)는 신문 광고 자료를 대상으로 광고 언어의 사용 양상을 통시적으로 분석하였다. 광고 언어의 형식 구조로는 ‘표제-광고주’와 ‘표제-본문-광고주’, ‘표제-본문-슬로건-광고주’의 형태가 높은 빈도로 나타난다고 기술하였다. 1960년대부터는 표제나 본문의 길이가 길어지면서 다양한 결속 구조가 사용되는 점도 확인되었다. 표제의 사용 양상 면에서 초기에는 상품 이름과 같이 개연성이 높은 1차 정보성이 주로 나오지만 후기에는 개연성이 낮은 2, 3차 정보성을 통하여 소비자의 궁금증을 유발시키는 전략이 나타난 것으로 해석하였다. 
  “신문의 어휘와 문자 사용 양상―외래어, 외국어와 로마자, 한자의 사용 양상을 중심으로”(최형강)는 2005년 1월부터 6월까지의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의 경제면, 사회면, 스포츠면에서 어휘와 문자 활용 방식을 분석하였다. 어휘 사용에서 외래어가 외국어보다 훨씬 높은 빈도를 보였으며, 조사 대상 신문은 고유어를 사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나왔다. 문자 사용 면에서는 로마자의 경우 로마자 단독으로 쓰인 예가 가장 많았다. 한자의 경우 경제면과 사회면에서는 ‘한글(한자)’ 방식이 많았지만 스포츠면에서는 한자만 쓰인 경우가 더 많았다. 신문에서 외국어나 로마자를 무분별하게 쓰지는 않지만 외래어 보통명사의 사용이 많은 점에서 적극적인 외래어 순화 활동이 필요함을 지적하였다.

  2.5. 담화 분석

  담화 분석과 관련된 연구 가운데서 “한국어 대화의 순서교대 실현 양상 분석―언어적 종결 양상을 중심으로”(양영하)는 대화의 순서 교대라는 전통적 주제를 다룬 것이다. 이 논문은 수업 토론, 텔레비전 방송 토론, 라디오 방송 상담 등의 공적 담화와 일상 대화, 주제 대화, 전화 대화 등의 사적 대화로 이루어진 약 10만 어절의 말뭉치를 대상으로 순서교대의 양상을 통계적으로 분석하였다. 순서교대가 이루어지는 지점의 언어 형태 비율을 조사한 결과 종결어미(42.6%), 감탄사(27.5%), 조사(8.6%), 연결어미(7.3%) 순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하여 종결어미와 감탄사는 완결성이 높은 형태이므로 순서교대가 이루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고, 이러한 언어 형태가 나타나면 대화 참여자가 순서교대 지점으로 인식할 가능성이 높다고 해석하였다. 
  “온라인 토론의 양상 연구”(민경진)는 인터넷 통신 공간에서 진행되는 토론의 형태와 내용을 다룬 것이다. ‘네이버’의 ‘토론장’과 ‘한겨레’ 신문 사이트의 ‘한토마’ 게시판을 조사 대상으로 삼았으며, ‘게시글, 답변, 댓글’의 논증 구조를 중심으로 토론 내용을 분석하였다. 전반적으로 토론 게시판의 글들이 토론으로서 적합하지 않은 것이 많았으며, 그것은 토론 참여자들이 논리적이고 설득력 있는 글을 쓰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보았다. 이 점에서 국어 교육을 통하여 논리적 체계를 갖춘 논증적 글쓰기 지도를 활발히 해야 한다고 지적하였다. 
  “한국어 대명사 ‘우리’”(이한규)는 인칭 대명사 ‘우리’를 어떻게, 어떤 목적으로 사용하고,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지를 사회문화적, 화용론적 측면에서 분석하였다. 한국적 집단주의 문화에서 내집단과 외집단을 구분하려는 성향에서 내집단을 나타내는 대표적 표현으로 ‘우리’가 발달했고, 그것은 단수와 복수 지칭이 가능한 내집단 표시의 일인칭 대명사로 쓰인다고 설명하였다. 화용론적으로 ‘우리’는 화자와 청자가 동일한 내집단에 속해 있음을 강조함으로써 청자에게 유대감과 소속감을 갖도록 유도하고, 청자에게 의도적으로 친근감을 나타내는 데서 잘 쓰이는 것으로 기술하였다. 그런데 내집단 표현 ‘우리’가 일인칭 복수 대명사로 인식되는 것은 집단 개념이 일반적으로 복수 구성원을 전제한다는 사회적 통념 때문이라고 결론을 지었는데, 이는 재고할 필요가 있다. ‘우리’는 본래 복수 또는 집단과 관련되어 쓰인 것이고, 따라서 그것은 기본적으로 복수 대명사라고 보아야 한다. ‘우리 남편’, ‘우리 색시’와 같이 명백히 단수인 경우에도 쓰이지만 이런 표현도 본래는 ‘우리 집의 남편’, ‘우리 집의 색시’와 같은 구성이 줄어진 것이기 때문이다.
  한국방언학회에서 발간하는 학술지 「방언학」에서는 구술 발화 자료를 수집하여 방언학의 관점에서 어떻게 분석․활용할 것인지를 특집으로 다루었다. “구술발화 자료와 개별방언론”(최명옥)은 ‘구술발화조사’ 자료가 ‘항목조사’ 자료의 단점을 보완하면서 개별방언론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지를 검토하였다. 구술 발화 자료의 유용성을 ‘추가 조사항목을 찾을 수 있다’, ‘제보자의 답이 조사대상 방언으로 합당한가를 판정하는 기준이 된다’, ‘항목조사 자료의 합당성을 판정하는 근거가 되거나 조사되지 않은 항목을 보충함으로써 최종 연구자료를 결정하게 한다’는 세 가지로 들었다. 개별 방언 연구에서 구술 발화 자료를 통하여 항목조사 자료에 있는 자료상의 문제와 항목조사에서 조사되지 않은 자료를 바로 잡고 보충할 수 있음을 음운론, 형태론, 통사론으로 나누어 설명하였다.
  “구술발화의 조사와 정리”(박경래)는 방언의 구술 발화를 체계적이고 효과적으로 수집하고 정리할 수 있는 방안을 기술하였다. 구술 발화의 개념을 “제보자와의 면담을 통해 조사자의 질문이나 요구에 응해 응답하는 상황에서 발화되는 언어 행위 또는 그러한 언어 행위에 의해 산출된 일정한 음의 연쇄체”로 정의하고, 자료 조사 방법을 ‘구술발화 질문지의 내용과 구성, 조사 지점, 제보자, 면접, 질문방식, 자료의 채록, 자료의 정리와 전사’로 나누어 구체적으로 기술하였다. “구술발화와 담화분석”(이기갑)은 구술 발화를 이용한 담화 분석 가능성을 살펴보려 한 것으로, 지금까지 수행된 담화 연구의 성과를 소개하고 국립국어원 방언 조사에서 수집된 구술 발화 자료가 어떻게 담화 분석의 자료로 이용될 수 있는지를 검토하였다. 담화 분석의 방향과 관련하여 ‘새 정보의 도입, 알려진 정보의 재배치, 결속 장치, 담화 표지’의 면에서 발화 자료를 분석하였으며, 앞으로 발화 자료를 분석함으로써 ‘방언 담화론’이라는 새로운 연구 영역을 개척할 수 있게 되었다고 밝혔다.

  2.6. 성별 언어

  “사회적 의사소통 연구―성차별적 언어 표현 사례조사 및 대안마련을 위한 연구”(국립국어원․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연구 책임자: 안상수)는 방송, 신문, 인터넷과 같은 대중 매체에서 나타나는 성차별적 언어 표현의 사례를 파악하고, 성차별적 표현 개선을 위한 정책 대안 및 대안 표현을 제시하고자 하였다. 일간 신문 3, 텔레비전 방송 4, 인터넷 사이트 3개를 조사 대상으로 삼았으며, 성차별적 언어 표현을 ‘성별언어구조의 관용화된 표현, 불필요한 성의 강조, 고정관념적 속성 강조, 선정적 표현, 특정 성 비하’의 5가지로 나누어 자료를 수집․분석하였다. 조사 결과를 보면, 표현 유형 면에서 고정관념적 속성 강조, 성별 언어 구조의 관용화된 표현이 많았고, 신문에서는 기사, 광고 순으로, 방송은 연예오락, 뉴스 순으로, 인터넷은 뉴스, 광고 순으로 성차별 표현이 많이 나타났다. 남성 차별 표현에 비해 여성 차별 표현이 전반적으로 많았으며, 듣는 사람에 따라 긍정적 의미의 표현이라고 볼 수 있는 긍정 유인가(誘因價)의 성차별 표현이 많이 쓰이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성차별 표현의 구체적 분류나 대안에서 동의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지만 전반적으로 양성 평등의 언어문화를 열어나가는 데 도움이 되는 중요한 작업으로 평가된다.
  “한국어 사전에 나타난 성차별 언어 연구”(이정복)는 국어사전에 나타나는 성차별 언어의 유형을 분석하고, 그것의 원인 또는 배경을 해석함으로써 성차별 표현을 없애기 위한 사전 기술의 방향을 제시하는 한편 국어 정책적 노력의 필요성을 강조하였다. 분석 대상은 현재 쓰이고 있는 대표적 국어사전인 『표준 국어 대사전』과 『연세 한국어 사전』이다. 올림말 선정, 뜻풀이, 용례의 선택 과정에서 어떠한 성차별 표현이 있는지를 통계적 방법으로 조사하였다. 그 결과, 성차별 표현의 수는 일부 중복된 것을 포함하여 두 사전에서 각각 13,074개, 1,681개였다. 이어서 성차별 내용 유형을 5가지로 나누어 사례를 검토하였는데, ‘여성을 배제하기’(여사, 여의사, 독호), ‘아내를 남편에 종속시키기’(출처, 노가, 매휴), ‘여성을 주부나 아내 등의 성 역할에 묶어두기’(며느리, 다듬다, 녀태), ‘여성의 품위를 떨어뜨리기’(되깎이, 똥차, 추악하다), ‘여성을 남성의 하위자로 다루기’(아녀자, 특례, 난타하다)의 유형이 있었다. 성차별 표현이 나오게 된 원인 또는 사회문화적 배경을 ‘역사성’, ‘집필자의 의식성’, ‘사회구조적 관련성’ 면에서 분석하였다. 이런 분석을 통하여 두 국어사전에서 성차별, 특히 여성 차별 현상이 심각한 수준으로 나타나고 있음을 확인하였으며, 성차별적 올림말에 대한 언어 계획적 노력이 필요함을 강조하였다. 
  방송에서 성별과 관련하여 언어 사용이 어떻게 이루어지며, 그런 과정에서 어떠한 성차별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지를 다룬 연구들이 나와 눈에 띈다. “방송에서의 남녀의 역할과 여성에 관한 언어 표현 분석”(김수현)은 텔레비전 방송의 프로그램에서 나타나는 남녀의 역할과 여성에 관한 언어 표현의 실태를 분석하였다. 방송 3사의 2006년 5월 2주간의 뉴스, 교양, 오락 프로그램을 연구 대상으로 삼았다. 분석 결과, 남녀 역할 면에서는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왔다. 여성에 관한 언어 표현에서 여성의 외모를 순수와 관능의 이중적 시각에서 묘사하고 있으며, 적극적이고 강한 여성보다는 밝고 현명하며 부드러운 여성의 성품을 요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 스스로의 표현에서 외모에 집착하는 표현이 많았으며, 남성들도 여자는 예쁘고 수동적이어야 한다는 고정 관념을 드러내고 있음을 보고하였다.
  “텔레비전 광고에 나타난 성별차이어의 인식 조사”(박은하)는 2006년에 텔레비전에서 방영된 광고를 대상으로 ‘성별차이어’의 쓰임과 그것에 대한 화자들의 인식을 조사한 것이다. 먼저 성별차이어의 개념을 “한 쪽 성에서 덜 사용하거나 더 사용하거나 하는 언어, 잘 사용하지 않는 언어 등 남성과 여성에 따른 언어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정의하였다. 성별차이어의 쓰임을 ‘평서형에서 상승 억양 사용, 표준어 및 표준발음 지향, 해요체 사용, 우회적 표현, 의문형의 아주 낮춤, 감성어법, 귀여운 어감의 지시사 사용, 맞장구치기, 찬사, 확인과 동의 요청’으로 나누어 살펴보았다. 성별차이어에 대한 인식 조사는 대구 지역 중학생 및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진행하였고, 통계적 방법으로 분석하였다. 선행 연구에서 여성어의 특성이라고 지적했던 몇 가지는 더 이상 여성어로 보기 어려우며, 남학생들의 언어가 점차 여성화되어 가지만 스스로는 그것을 잘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고 보았다.
  “언어 표현과 인식에 있어서의 남녀 차이―보조용언의 사용을 중심으로”(권순구)는 보조용언 사용에서 나타나는 성별 차이를 대전 지역 대학생 166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로 연구한 것이다. ‘-어 버리다, -어 먹다, -어 빠지다, -어 터지다’ 구성의 남녀별 사용률을 조사한 결과 전반적으로 남학생이 부정적 판단의 보조용언 사용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어 보다, -어 주다’에 대한 사용률에서는 여성들이 높게 나타났으며, 여성들이 보조용언을 활용하여 공손함이나 친밀함을 표현하려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해석되었다. 분석 결과에서 성별 차이가 크지 않아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차이인지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지만 보조용언이라는 어휘 범주를 대상으로 사회언어학 연구의 확대를 시도한 점에서 의의가 있다.

  2.7. 문화 접촉과 언어 차이

  “한국과 미국의 대중가요 가사에 나타난 ‘사랑’의 의미적 음상(音相)―코퍼스언어학적 접근”(김용진)은 한국과 미국의 1980년대 중반 대중가요 가사에서 ‘사랑’이 어떤 사회문화적 의미를 갖는지를 비교 분석한 것이다. 여기서 ‘의미적 연상’이란 영어의 ‘semantic prosody’를 옮긴 것으로 어떤 단어들이 본래의 지시적 의미는 그대로 유지한 채 그에 덧붙여서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인 뉘앙스를 갖게 되는 것을 말한다. 한국의 가요 50곡과 미국 가요 100곡(미국 가요 1, 미국 가요 2)을 구체적으로 비교하였는데, 한국 가요의 경우 미국 가요에 비해 ‘사랑’이 명사보다 동사로 더 많이 쓰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노래에서 과거에는 명사가 많았으나 1980년대에는 동사의 형태가 많이 등장함으로써 한국인들의 새로운 문화적 감수성을 발전시키고 있다고 보았다. ‘사랑’의 내용과 관련하여 사회문화적 차이도 발견되었다. 사랑을 노래하더라도 한국 가요에서는 ‘이별’을, 미국 가요는 ‘만남’을 노래하는 점이 다르다고 해석하였다.
  “외국계 금융기관 종사자의 업무 커뮤니케이션”(안혜원․전지현)은 국내 외국계 금융기관 종사자들을 면접 조사하여 해당 기관에서 요구되는 의사소통이 영어와 한국어 가운데서 무엇으로 이루어지는지, 영어나 한국어 사용에서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를 살펴보고, 의사소통 능력 향상을 위하여 어떤 교육이 필요한지를 생각해 보고자 하였다. 외국계 금융기관 종사자들은 면대면 의사소통에서는 한국어를 많이 사용하였고, 영어로는 서류 및 전자편지 작성을 많이 하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언어 사용의 어려움과 관련하여 한국어로 전자편지 작성이 어렵다고 한 반면 영어로는 서류 작성이 어렵다고 응답하였다. 의사소통 능력 향상을 위하여 한국어의 경우 대상에 적절한 화술 교육이, 영어의 경우 작문 교육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화 및 언어의 접촉이 많이 일어나는 현 시점에서 연구 필요성이 높은 주제의 하나라고 생각된다.
  “대화언어와 동서문화―인사언어의 대비”(전재호)는 한국어, 일본어, 영어의 인사말을 비교하였다. ‘일상 조석의 인사말’, ‘명절의 인사언어’, ‘편지의 인사말’로 나누어 동양과 서양, 한국과 일본 언어문화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분석하였다.


3. 언어 정책 및 교육

  3.1. 언어 정책

  “국어사용 실태 조사 중장기 계획”(국립국어원․한국사회언어학회, 연구 책임자: 김용진)은 국립국어원에서 한국사회언어학회에 연구를 맡겨 이루어진 것으로, 국어기본법에 따라 수립된 “국어발전 기본 계획”에 명시된 국민들의 국어사용 실태 조사를 진행하기 위한 중장기 계획을 다루고 있다. 국어사용 실태에 대한 선행 연구를 검토하고, 현재의 국어사용 환경 및 언어 정책의 문제점을 진단하며, 외국의 언어 사용 실태 조사 사례를 검토함으로써 향후 10년간 국가에서 실행할 수 있는 국어사용 실태 조사 계획을 세웠다. 조사 분야를 ‘국어 의식, 국어 환경, 국어 능력, 연령별․계층별 언어 사용’의 네 가지로 나누어 조사 필요성이 높은 주제들을 찾아서 조사 목표, 조사 배경, 조사 내용, 조사 방법, 소요 예산의 다섯 가지 내용을 기술하였다. 영어 공용어화 및 몰입식 영어 교육 논란, 국제결혼 및 외국인 노동자의 증가와 관련된 다문화․다언어 환경, 인터넷 통신의 발달에 따른 통신 언어의 확산, 남북 관계의 변화에 따른 언어 이질화 대책 등 한국어를 둘러싼 복잡한 환경과 그 급속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언어 정책의 중요성을 고려할 때 이 계획을 참고하여 국어사용 실태에 대한 본격적인 조사 작업이 진행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세계의 언어정책기관 조사”(국립국어원․한국외대 외국어교육연구소, 연구 책임자: 전태현)는 국외 언어 정책 기관의 조직 및 운영과 사업 내용을 파악함으로써 국립국어원의 발전 방향을 찾는 과정에서 참조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영어권, 아시아권, 프랑스어권, 스페인어권, 아랍어권, 동유럽권 등 6개 권역의 주요 국가를 대상으로 언어 정책 기관의 형태, 성격, 조직, 사업 내용을 개괄하였다. 각국에서는 효율적인 언어 정책을 위하여 국가 정부, 민간, 또는 정부와 민간 협력 차원에서 모국어의 활성화를 목적으로 다양하고 구체적인 사업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보고하였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국립국어원 또는 관련 기관에 국어 정책의 방향에서 많은 투자를 하여 효율적으로 운영할 것을 제안하였다. 
  외래어와 관련된 정책 연구가 다수 나왔다. “외래어 인지도․이해도․사용도 및 태도 조사”(국립국어원, 연구 책임자: 김순임)는 외래어 표준어 사정의 자료를 활용하기 위해 국어 화자들의 외래어 및 외국어에 대한 인식과 태도를 조사하였다. 외래어 100개에 대해 전국 1,948명의 제보자를 대상으로 인지도, 이해도, 사용도, 태도를 설문 조사하였으며, 통계적 방법으로 분석하였다. 조사 결과를 몇 가지 보면, 인지도의 경우 ‘스트레스, 샘플, 웰빙, 캠페인’ 등이 90%가 넘은 반면 ‘하이브리드, 옴부즈맨, 리스, 이러닝’은 60% 이하의 인지도를 보였다. 이해도에 대한 응답은 인지도와 비슷하였다. 사용도에서는 ‘스트레스, 샘플, 힌트, 웰빙’이 80% 이상의 사용률을 보였고, ‘가이드라인, 하이브리드, 이러닝, 리스, 옴부즈맨’은 40% 이하의 낮은 사용률을 보였다. 국어생활에서 이들 외래어를 써도 좋으냐는 질문에 대해 ‘스트레스, 프로그램, 디지털, 홈페이지’가 높은 찬성률을, ‘리스크, 리스, 네거티브’는 20% 이하의 낮은 찬성률을 보였다. 외래어가 화자들에게 얼마나 알려져 있는지, 화자들이 얼마나 그것을 많이 쓰고 있는지를 정확히 파악함으로써 표준어 사정에 반영할 뿐만 아니라 국어 순화 대상어 선정에도 직접적인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외래어․외국어 사용 및 순화어 수용 실태 조사”(국립국어원, 연구책임자: 이홍식)는 언어 정책 수립을 위한 기초 자료 확보를 목적으로 외래어, 외국어 사용 추세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 태도를 조사하고, 외래어 순화에 대한 의식을 파악하고자 하였다. 전국의 남녀 2,039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하였으며, 결과를 통계적으로 분석하였다. 외래어나 외국어식 표현에 대해 큰 거부감이 없으나 공공기관 홈페이지나 문서에서 생소한 외래어, 외국어가 쓰이는 것에 대해서는 거부감이 강했고 그러한 표현의 사용에 어느 정도 제한을 가할 필요가 있다고 답하였다. 외래어 순화 정책과 관련하여서는 적극적인 순화 정책에 찬성하고 있으며, 부자연스러운 순화어들이 대중들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래 외래어의 뜻을 정확하게 보존하는 순화어를 만들어야 하며, 언론 매체를 통하여 적극적으로 홍보해야 한다는 외래어 순화 정책의 방향도 확인되었다.
  “기업 이름의 표기에 대한 연구”(조성문)는 한국 기업의 이름 표기에 나타난 외국어 사용 실태를 살펴보고 문제점과 해결책을 제시하고자 하였다. 코스피 및 코스닥 등록 기업 약 1,600개의 이름을 대상으로 한자어, 고유어, 외래어 등의 사용 비율을 통계적으로 분석하였다. 외국어 그대로 영문자로 적거나 외국어 발음을 한국어로 적은 경우가 42.3%로 높고, 이 대부분은 서구의 외국어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이름에 외국어가 남용되고 있으며, 이러한 언어 사용은 언어 주체성 및 고유어의 입지 등에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고 기술하였다. 
  언어 태도에 대한 연구 가운데 “한국인의 언어 의식의 변화”(양명희)는 1980년대와 2000년대에 이루어진 언어 의식에 대한 조사 결과를 비교하여 한국인의 언어 의식 변화를 살펴봄으로써 국어 정책의 입안과 국어 연구의 활성화에 도움을 주고자 하였다. 언어 의식의 변화를 ‘표준어와 지역 방언 사용에 대한 태도, 경어 사용 의식, 외래어․외국어 사용에 대한 태도, 한자․로마자 사용에 대한 태도’의 네 가지로 나누어 살펴보았다. 그 결과 표준어의 위세는 현재의 정책을 유지하는 한 더 강해져 방언의 소멸과 위기를 예측할 수 있으며, 경어법은 계속 우리 사회의 중요한 언어 요소로 사용될 것이며, 외래어와 외국어는 앞으로 더 많이 사용될 것으로 보았다. 기존의 조사 자료를 바탕으로 한 분석 연구인데, 언어 의식 조사 결과를 국어 정책에 반영하거나 구체적인 언어 연구의 활성화를 위한 자료로 삼기 위해서는 조사 결과에 대한 다양하고 면밀한 분석이 있어야 한다는 전제에서 출발한 것이다. 국립국어원 등에서 수행한 언어 조사의 결과를 이용한 이러한 2차적 분석 연구가 많이 필요하다.
  “비표준 규범의 수용 양상과 사회적 의미―전북대학교 학생을 중심으로”(이길재)는 표준 규범의 압력에도 유지되는 비표준 규범을 ‘은밀한 권위’의 관점에서 그 수용 과정과 사회적 의미를 기술하였다. 전북대 학생 197명의 설문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전북 방언의 목록을 제시하고, ‘전북 방언의 특성을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인식하는 방언 목록’과 ‘그 가운데서 실생활에서 쓰고 있는 방언 목록’의 관계를 통계적으로 분석하였다. 제보자들은 비표준 규범에 대한 은밀한 권위로 표현되는 사회적 압력을 수용하고 사회적 평가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화용론적 층위>문법론적 층위>음운론적 층위>어휘론적 층위’ 순으로 비표준 규범을 수용하거나 유지한다고 보았다. 또 제보자들이 전북 방언 형식을 실생활에서 쓰는 이유로 ‘동질감, 유대감, 친근감 확보’, ‘다른 지역 변종과의 차별화’, ‘귀속감 및 사회․심리적 안정감을 얻고, 준거 집단에 접근하기 위한 수단’, ‘정서 표현의 수단’, ‘재미를 위한 말장난의 수단’을 들었다. 
  “언어의식의 일면에 대한 고찰―식단어에 대한 인식을 대상으로”(홍미주)는 식단 용어를 생산하는 업주와 그것을 대하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언어 사용에 대한 일반적 의식, 규범형에 대한 인지 정도, 개별 식단 용어 표기에 대한 의식 등을 설문 조사하여 통계적 방법으로 분석하였다. 대구 지역 56개 음식점과 대구 시민 176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하였다. 설문을 분석한 결과, 식당 업주 및 종사자들은 바른 말글을 써야 한다는 의식을 갖고 있었으며, 식단 용어에 잘못된 표기가 있을 때 고쳐야 한다는 응답이 절반 이상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하여 일반인들은 잘못된 식단 용어를 바르게 고치도록 공공기관에서 수정 권고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응답하였다. 이런 분야의 언어 사용에도 국어 정책적 노력이 있어야 함을 보여 주는 연구이다.
  북한 출신의 주민들이 늘어나면서 그들의 언어 적응 문제가 정책적인 관심을 많이 받고 있다. “새터민의 언어에 대한 연구”(이홍식)는 10명의 새터민을 심층 면접한 자료를 대상으로 언어적 특징 및 남한 사회에서의 언어 적응 실태를 살펴본 것이다. 어휘상의 특징(북한어 및 방언 어휘, 외래어), 문법적 특징(부정 부사의 위치, 활용, 곡용), 표현상의 특징, 언어 오류의 네 가지로 나누어 새터민의 언어 실태를 기술하였다. 새터민들은 북한에서의 언어적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남한 언어에 비교적 잘 적응하였으며, 특히 외래어의 경우 상당히 다양한 단어를 쓰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대체로 새터민은 북한에서의 학력이 높을수록, 남한 정착 기간이 오래될수록 남한 언어에 더 잘 적응하며, 정착 의지가 강할수록 언어 습득이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새터민의 언어 실태가 어떤지를 자세히 분석한 이러한 연구가 많이 나오면 이들이 남한 사회에 적응하는 데서 어떠한 언어적 문제를 겪고 있는지를 분명히 알 수 있으며, 언어적인 면에서의 정책적 지원 방향을 결정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한국어의 불평등한 언어문화에 관한 연구―방송 언어를 대상으로”(김형배)는 특정 사회 집단 및 개인에 대한 불공정한 언어 관행을 지적함으로써 사회의 소수자 또는 약자들에 대한 태도 및 인식 전환을 유도하고, 차별적 언어 사용 관행을 개선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한국방송, 문화방송 등 텔레비전 방송 6개의 149개 프로그램 714회분의 방송을 대상으로 2,146개의 차별 언어 표현을 찾아내었다. 이를 양성 불평등 및 성 정체성, 신체적 특성, 인종, 국적 및 지역, 직업 및 사회적 지위 등과 관련하여 사례를 분석하였다. 각각의 경우도 세분하여 논의하고 있는데, 성과 관련된 차별 표현을 보면 ‘여성에게만 주어지는 명칭’(미혼모, 아녀자, 매춘부), ‘불필요하게 여성임을 강조’(여의사, 여대생, 여주인), ‘여성만의 성적․신체적 측면을 이용한 표현’(처녀림, 처녀작, 처녀 출전국), ‘남성 중심의 표현’(시집가다, 딸을 주다, 학부형), ‘동성애 비하’(호모, 변태, 게이), ‘그 밖’(내조, 꼬리치다, 농부)의 유형이 있는 것으로 기술하였다. 차별 언어를 개선하기 위하여 대안 표현을 제시할 수 있는 경우 그것을 사용할 수 있도록 권장하고, 사용에 문제가 있으며 쓸 필요가 없는 말은 쓰지 말 것을 제안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이러한 차별 표현은 사람들의 관계와 다른 사람에 대한 태도가 언어에 반영된 결과인 동시에 다시 사람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이라는 점에서 실태 조사, 대안 마련, 사회적 홍보 등의 적극적인 국어 정책적 노력이 있어야 할 문제이다. 
  국어 정책과 관련된 다른 유형의 새로운 연구들이 보인다. “소멸 위기의 늪지 생태계 언어 조사”(국립국어원․경북대 조류생태환경연구소, 연구 책임자: 박희천)는 언어 보존과 관련된 정책적 연구 결과물이다. 경남 창녕의 우포늪 인근 주민을 제보자로 하여 구술 발화를 조사하고, 약 650개의 질문지로 450여 개의 우포늪 생태 관련 어휘를 수집하였다. 충분히 필요한 연구라고 생각되지만 이미 알려진 동식물 목록에서 조사 어휘를 선정하였고, 구술 발화 자료를 통하여 어떤 새로운 생태계 언어를 수집하였는지에 대한 설명이나 분석이 없어 아쉽다. 늪지 생태계 언어 조사가 충실히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생물학자와 언어학자의 긴밀하면서도 충실한 공동 작업이 필요함을 느끼게 한다.
  “국어 연구와 국어 상담”(구현정․전정미)은 국어기본법에 따라 전국에 설치된 국어상담소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국어 상담의 현황과 상담 내용을 살펴보고, 실제 상담을 하면서 당면하게 되는 문제점을 분석함으로써 국어 연구의 과제를 찾아보고자 하였다. 국어 상담의 현황과 관련하여 상담의 방법과 내용을 정리하고, 상담 내용을 통하여 국어 연구의 과제를 ‘표음화의 문제, 경계 설정의 문제, 밑말에 대한 지식의 정도성, 사회 변화 수용의 문제’의 네 가지로 제시하였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언어 현상에 대한 실태 조사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하였다. 규범에는 어긋나지만 화자들이 더 많이 쓰는 언어 표현들은 공시적으로 통용될 수 있는 문법형이고, 잠정적으로는 규범에 포함되어야 할 언어 현실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화자들이 쉽게 규범을 이해하고 따를 수 있으며, 결과적으로 화자들의 언어생활을 방해하는 것이 아니라 돕는 언어 규범이 되기 위해서는 그것을 정하는 과정에서 언어 사용 실태와 화자들의 생각을 넓게 조사하여 반영하려는 노력이 중요함을 일깨워 주는 연구이다.
  “‘한글 마춤법 통일안’(1933) 발표에 대한 문인들의 태도와 준용 실태 고찰―‘한글’지(1934-35)를 중심으로”(한영목․김덕신)는 1933년 발표된 ‘한글 마춤법 통일안’에 대한 문인들의 활동을 「한글」에 실린 글을 중심으로 살핀 것이다. 이 ‘통일안’에 대해 박승빈 등 112명이 반대 성명을 낸 것과 달리 임화, 강경애, 김기진 등의 문인 78명은 통일안 지지 성명을 내고, 자신들의 작품에도 적극 반영하는 모습을 보인 것으로 확인하였다. 당시 문인들은 언어 규범의 필요성이라는 당위성과 매일 글자를 사용해야 하는 필요성에서 통일안을 따르고 알리는 데 앞장섰으며, 조선어학회에서도 통일안에 대한 문인들의 적극적인 지지와 수용을 요구한 것으로 보았다. 새로운 언어 규범을 만들기만 한다고 저절로 보급되고 정착되는 것이 아니라 관련자들의 높은 관심과 힘찬 노력이 중요하다는 점을 알려 주는 연구이다.
  “순천향 대학교 학생들의 표기 실태 연구”(유형선)는 200여 명의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국어 표기 실태를 조사하였다. 활용형 표기와 표준 발음에 대한 인식을 조사하여 제보자들의 소속 계열, 성별에 따라 응답을 수치로 비교하였다. 인문계 학생들이 자연계 학생들보다, 여학생들이 남학생보다 정답률이 높게 나타났다. 국어 능력이 사회생활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을 고려할 때 대학생들에 대한 국어 관련 교육의 강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을 하였다.

  3.2. 언어 교육

  국어 교육과 관련하여 학생들의 언어 사용 실태를 분석하고, 교육 방안을 제시한 연구들이 다수 보인다. “‘이어 주는 말’의 사용 실태 연구”(강은정)는 안양의 초등학교 6학년 학생들이 쓴 논설문 216편을 대상으로 ‘이어 주는 말’(접속 부사)의 사용 실태와 문제점을 분석하였다. 이어 주는 말의 사용 정도를 학업성취도와 성별 변수를 중심으로 살펴보았는데, 남학생들이 여학생들보다 더 많은 종류의 이어 주는 말을 더 자주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주는 말의 사용에서 나타난 문제점으로는 ‘같은 형식의 반복 사용’, ‘서로 다른 형식의 복합 사용’, ‘오용’, ‘써야 할 형식을 쓰지 않음’, ‘문장 호응의 불일치’ 등이 있다고 하였다. 
  통신 언어의 확산에 따라 국어 교육에서 어떻게 교육해야 하는지와 관련된 연구도 꾸준히 나오고 있다. “청소년들의 컴퓨터 통신 언어 사용 실태와 지도법 연구”(김현주)는 고등학교 2학년생 101명을 대상으로 통신 언어 사용 실태를 설문으로 조사하고, 언어 규범적 문제점을 풀기 위한 교육적 방안을 제시하였다. “청소년들의 컴퓨터 통신 언어 순화를 위한 지도 방안 연구―중학교 1학년 남학생을 대상으로”(변성은)는 중학교 1학년 남학생들의 ‘싸이월드’ 미니홈피 방명록 자료를 수집하여 표기 및 어휘 면에서 통신 언어의 쓰임을 분석하였다. 이어서 통신 언어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순화를 위한 지도 방안을 기술하였다. “‘쓰기’에 나타난 고등학생의 통신 언어 사용 실태 및 지도 방안”(김애영)은 대구 지역 고등학생 329명의 쓰기 자료를 대상으로 통신 언어 사용 실태를 밝히고, 통신 언어 사용을 자제할 수 있도록 지도하는 국어 교육 방안을 제시하였다. 결과를 보면, 전체의 49% 글에서 통신 언어가 사용되었으며, 여학생의 통신 언어 사용 비율이 남학생보다 더 높게 나왔다.
  “인터넷 기사 표제 표현 분석”(이지영)은 한국어 학습자의 매체 언어 이해에 도움을 주고 교육 현장에서 교육 정보로 활용하는 것을 목적으로 인터넷 기사의 표제를 분석하였다. 표제 표현의 형식 유형을 문장 미완성 형식과 문장 완성 형식, 담화 형식으로 나누어 쓰임을 살펴보았다. 표제 표현의 구성 방법 면에서는 어휘 구성 방법과 표현 구성 방법으로 나누어 논의하였는데, 어휘 구성 방법에서 의성어․의태어 구성, 동음이의어 구성, 신조어․유행어 구성, 어휘 반복 구성을 하위 유형으로 들었다.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한국어 교육과 관련된 연구들도 많이 나왔다. “한국어 교재의 높임법 오류 분석을 통한 교재 개발 방안 연구”(최보라)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한국어 교육 교재에서 경어법 교육의 문제점을 찾아내고 관련 교재 개발 방안을 제시한 것이다. 한국어 교재에서 보이는 문제점으로 ‘화자․청자 관계의 정보 부재, 성별 관련 오류, 관계 관련 오류, 기타’의 네 가지를 들었다. 교재에 나온 대화 참여자들의 성별, 나이, 상호 관계 등이 명시되지 않았거나 그러한 대화 참여자 특성이나 관계 면에서 적절하지 않은 경어법 형식을 사용하는 문제점이 나타났음을 지적하였다. 한국어 교육에서 경어법 교육이 적절히 이루어지기 위하여 ‘학습자의 실제 사용 장면 고려, 현대 한국 사회를 반영, 친밀감의 정도나 사회적 위치 등의 대화 참여자 관계 명시, 사회언어학적 문맥 속에서 제시’라는 네 가지 경어법 기술 방향이 필요하다고 주장하였다.
  “한국어 모어화자의 경어표현 사용 실태 조사 분석―한국어 교재 편찬을 위한 목표언어 기초 자료 구축”(허봉자)은 외국어로서의 한국어 교육을 위한 교재에서 경어법을 어떻게 다룰 것인지의 문제와 관련하여 경어법 사용 실태를 설문 조사한 것이다. 서울 지역 대학생 120명을 조사하여 62명의 응답을 통계적으로 분석하였다. ‘청자 경어법’과 ‘화제인물 경어표현’으로 나누어 여러 가지 대화 상황과 참여자 관계에서의 경어법 사용을 자세히 기술하고 있다. 다만 설문지의 구체적 내용이 없고, “의사가 9~10세의 환자에게 하는 표현”, “부모에게 담임선생님이 예쁘다고 말하는 표현”과 같이 응답자인 대학생과 직접 관련이 없는 말하기 상황을 조사한 것이 많으며, 통계 처리가 분명하지 않은 점 등의 문제점이 보인다. 한국어 교재에 나타난 경어법 관련 내용이 언어 현실에 접근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은 관련 연구자들이 기억해야 할 부분이다. 사용 빈도가 높은 해체가 제시되지 않았고, 어휘적 높임이 소홀히 다루어지고 있으며, 사회적 요인에 따른 경어법 사용의 중요성이 언급되지 않았다고 비판하였다.
  “다문화가정 자녀의 표현 실태 분석”(안원석)은 전북지역 다문화 가정 자녀 가운데서 어머니의 출신 국적이 일본, 중국, 필리핀, 태국인 초등학생 4~6학년 114명의 작문 자료를 수집하여 음운, 형태, 통사, 어휘의 면에서 표현 실태를 분석하였다. 그 결과, 어머니의 학력 및 경제력과 표현 실태의 오류 비율이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어머니의 학력이 낮을수록 음운, 형태, 통사적 오류가 많이 나타났다. 경제력이 낮을수록 형태, 어휘적 오류가 많이 나타났다. 이 연구는 다인종, 다문화 사회로 바뀌어 가고 있는 한국 사회에서 외국인들의 자녀나 국제결혼 다문화 가정의 자녀들에 대한 본격적인 한국어 교육 및 관련 연구의 필요성을 환기해 주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외국어 수업의 사회언어학적 특성과 문법 교육―프랑스에서 이루어지는 한국어 교육의 예를 중심으로”(손희연)는 외국어 교육에서 차지하는 문법 교육의 의의를 점검하고 프랑스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한국어 교육의 현황을 살펴본 것이다. 한국어 문법 교육은 대학을 중심으로 한 한국어 교육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지만 문법 교육 내용의 체계화와 표준화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한 점을 문제로 지적하였다. 이를 풀기 위한 방안으로 국어학 전공자들의 상호 교류, 한국어 강의 담당 강사의 재교육, 프랑스인 학습자를 고려한 교재 개발 및 지원을 제안하고 있다.

4. 기타

  『한국어의 역사와 문화―솔재 최기호 박사 정년퇴임 기념 논총』(간행위원회)은 국어학, 한국어 교육, 외국어 교육 분야 등의 논문 33편을 엮은 것으로 사회언어학 관련 논문이 다수 포함되어 있다. 그 가운데 “한․중 친족호칭 대조연구”(고륙량)는 지은이의 박사학위 논문의 주요 내용을 요약하여 다시 실은 것이다. “한국어 대화의 순서교대 실현 양상 분석―언어적 종결 양상을 중심으로”(양영하), “한국어 교재의 높임법 오류 분석을 통한 교재 개발 방안 연구”(최보라)는 앞서 해당 주제의 논문 검토에서 소개하였다. “담화 주석 말뭉치 개발을 위한 화행 분류”(구현정․전영옥․전정미)와 “비교 언어학에 있어서의 지역 전파와 발생적 진화의 문제 개관”(김미형)도 사회언어학과 일부 관련성이 있는 연구이다.
  “사회언어학과 ‘과잉교정’의 문제”(김희숙)는 ‘과잉교정’(hyper- correction) 현상에 대하여 계급이 언어 표현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패러다임에 대한 일종의 이상(anomaly) 현상으로 볼 수 있다는 관점에서 한국의 사회 계층 연구를 검토하였다. 검토 대상 선행 연구에서 사회적 요인이 언어 변이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을 통계적 방법을 통하여 객관적으로 보여 주었지만 자료에 나타나는 ‘이상’ 현상까지 포함하지 못했다고 평가하였다. 
  “연령과 성별에 따른 명사―명사 결합개념 해석의 차이”(김은진)는 유아기와 아동기의 어린이를 대상으로 명사-명사 결합개념에 대한 해석 방법 선호도 및 해석 능력 차이를 나이와 성별 면에서 검증하고자 하였다. 부산지역 유치원생 및 초등학생 210명을 조사 대상으로 삼았으며, ‘검사지’를 사용하여 자료를 수집하였다. 여기서 말하는 ‘명사-명사 결합개념’이란 ‘구름 자동차’와 같은 명사 연속체에 대하여 두 명사의 뜻을 결합하여 생성한 새로운 개념을 말한다. 조사 결과를 보면, 나이가 많을수록 결합개념 해석 능력이 발전되며, 초등학교 고학년의 경우 여자가 남자보다 해석 능력이 더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언론 활동과 국어능력”(노재현)은 기자의 쓰기 활동이 단순한 어휘력이나 문법 지식, 작문 실력 이상의 ‘감각’을 필요로 한다고 보면서 그것은 구체적으로 ‘어휘 감각, 문장 감각, 시대 감각, 윤리 감각’이라고 하였다. 특히 시대 감각과 관련하여 성, 인종, 피부색, 질병, 장애 등을 다루는 기사에서 차별적 어휘나 표현을 배제하는 것이 중요함을 강조하였다. 
  “‘한글’이란 단어의 오용․오인 문제에 대하여”(이복규)는 사전에서 ‘우리 글자’로 정의되는 ‘한글’이 ‘우리 글’이나 ‘우리 말’의 뜻으로 잘못 쓰이고 있는 사례를 들고, 학생․교사․교수들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통하여 그 원인을 밝히고자 하였다. 설문 조사 결과, 한글을 ‘우리 글자’라고 답한 비율이 학생 20.5%, 교사 50%, 교수 62%에 지나지 않았는데 이러한 인식이 한글에 대한 오용을 낳은 것으로 해석하였다. 사전의 개념과 언중들의 인식의 불일치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사전 기술이나 국어 교육의 면에서 적절한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제언하고 있다.
간판의 언어를 조사한 연구들도 나왔다. “행정 중심 복합도시 주변 간판어 연구”(윤연중)는 충남 조치원 및 주변 지역에서 1,473개의 간판 언어를 수집하여 어종 구성, 어두 음절의 분포, 음절 수, 조어적 특징 등을 살펴보았다. “간판언어의 실태 고찰―대구 동성로 지역을 중심으로”(채보현)는 대구의 중심 상업 지역인 동성로 일대의 간판 언어를 수집하여 언어 사용 실태를 분석하고, 순화 방안을 제시하였다.

5. 맺음말

  2007년에 이루어진 사회언어학 연구의 흐름을 살펴본 결과 여러 가지 세부 주제에서 활발하게 연구가 진행되었음을 알 수 있었다. 사회가 복잡해지고 다양한 의사소통 수단이 일상적으로 쓰이고 있으며, 외국인들의 국내 이주가 늘어나면서 사회언어학 연구의 수요가 많아진 탓이다. 전통적으로 연구가 많았던 세부 분야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지만 인터넷 통신 언어, 대중 매체 언어에 대한 연구가 크게 늘었고, 다문화 환경의 언어 사용, 외국인에 대한 한국어 교육, 국어 정책에 관련된 연구들이 새로이 부각되고 있다. 국립국어원에서 추진하는 국어 정책 관련 연구들도 사회언어학 연구의 주요 부분을 차지한다.
  그런데 아쉬운 점은 아직도 사회언어학 연구의 전문가들이 크게 부족한 사실이다. 사회언어학을 전공으로 내세우며 연구를 하는 사람들이 너무 적다. 평소에는 다른 전공으로 공부를 하고 논문을 써 오다가 우연히 국립국어원의 연구 사업에 참여하면서 사회언어학 관련 주제의 연구를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국어 정책에 관련된 과제라고 하여 모든 국어학 전공자들이 맡아 할 수 있다고 본다면 큰 잘못이다. 언어와 사회의 관련성에 대한 근본적 이해, 사회언어학적 연구 방법의 적절한 적용이 없으면 구태의연한 결과가 나올 수밖에 없다. 물론 시작은 어떠했더라도 사회언어학적 주제를 사회언어학적 방법으로 꾸준히 연구하려는 태도를 갖고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