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도 국어학의 주요 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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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Ⅱ. 국어학의 연구 동향
  국어사·국어학사
김유범 / 동의대
  1. 머리말

  이 글은 2003년의 국어사·국어학사에 대한 연구 동향을 기술하여 이 분야에 관심을 가진 분들께 소략하나마 기존 연구들을 접할 수 있게 해드리고자 쓰였다. 본격적인 연구 동향의 기술에 앞서 이 글의 기술 방식과 관련된 몇 가지 참고 사항을 언급해 두고자 한다.
  먼저 독자의 편의를 고려해 단행본, 학위 논문, 학회지 논문의 유형순으로 내용을 기술하였다. 각 유형 안에서는 되도록 연구 대상의 시기별로 연구 동향이 배치되도록 했는데, 그것은 국어학의 하위 분야별 배치보다는 시기별 배치가 역사적 연구의 성격을 보다 잘 드러낼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시기 구분은 현재까지 일반적으로 통용되고 있는 ‘고대 국어, 전기 중세 국어, 후기 중세 국어, 근대 국어, 현대 국어’의 구분을 채택했다.
  학회지 논문의 경우 편의상 통시적 연구와 공시적 연구로 나누어 살피기는 했지만, 이 두 가지 기준을 엄격하게 적용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그리고 논문의 표기와 관련해 학위 논문의 경우에는 알아보기 쉽도록 개별 논문마다 [석](석사 학위 논문)과 [박](박사 학위 논문)으로 구분 표시를 붙여 두었다.
  한편, 다른 분야의 연구 동향과 중복되지 않도록 국어학적 논의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국어사·국어학사 논문들만을 기술 대상으로 하는 것을 원칙으로 했다. 내용상 표기법이나 문자론과 관련된 논문들은 논외로 했는데, 특히 구결 연구 중 아직 연구의 단계상 문자론적 성격이 강한 대부분의 각필 구결 연구들은 문자·표기 분야로 기술을 미루었다.


  2. 국어사 연구

  2003년 국어사 연구의 특징을 형식과 내용으로 구분하여 이야기해 보면 다음과 같이 정리해 볼 수 있겠다.
  먼저 형식적인 특징으로 기존 저서의 수정·증보와 더불어 기존 연구 논문들을 정리·수합하거나 박사 학위 논문을 손보아 단행본으로 출간한 경우가 많았던 점을 들 수 있다. 다양한 내용의 국어사 연구 성과들이 단행본으로 엮어져 이 분야 연구자들에게 정보와 과제를 함께 던져주고 있다.
  내용상으로는 다음과 같은 특징들을 찾아볼 수 있다. ⅰ)국어 부정법(否定法)의 변천 연구에 관심이 높았고, ⅱ)석독 구결 자료 중 특히 『 화엄경소』에 대한 연구가 많았으며, ⅲ)이두 연구의 경우 특히 『 대명률직해』에 대한 연구가 활발했다. ⅳ)한자음 연구는 양적으로 풍부할 뿐 아니라 질적으로도 진지하고 정치한 모습을 보여주었고, ⅴ)『훈민정음』의 기술 내용에 대한 천착과 신문자의 음가 및 음소 여부에 대한 논의도 계속되었으며, ⅵ)근대 국어 자료에 대해서는 여전히 개별 문헌 중심의 연구가 활발했음을 알 수 있다.
  이와 같이 간략하게 언급된 2003년 국어사 연구 특징의 구체적인 내용들을 단행본, 학위 논문, 학회지 논문의 유형으로 나누어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2.1. 단행본

  먼저 기존 연구서의 수정·증보가 이루어진 경우이다. 『수정 증보 훈민정음 연구』(강신항)은 훈민정음에 대한 가장 권위 있는 연구서로서 애독되어 오는 훈민정음 연구의 제7판으로 한문 원문의 인용문에 대한 번역문이 실리고, ‘세종어제훈민정음’ 부분의 주해가 보완되었다. 앞으로도 훈민정음의 이해에 변함없는 길잡이가 되어줄 것임을 확신한다. 『한국어 변천사』(김동소)와 『중세 한국어 개설』(김동소) 역시 각각 기존 연구서의 4쇄판과 재판임을 알 수 있다.
  다음으로 연구 논문들을 모아 단행본으로 엮은 경우이다. 『국어사와 방언 1·2·3』(전광현)은 국어사와 방언 연구에 전념해 온 저자의 연구 논문들을 모아 세 권의 책으로 묶어낸 것이다. 특히 1권에는 근대 국어가 중심이 된 국어사 연구 관련 논문들이 수록되어 있고, 3권에는 몇몇 국어사 자료의 해제와 국어사 관련 저서에 대한 서평이 수록되어 있어 국어사 연구자들에게 많은 도움을 줄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각 권마다 붙여진, 저자의 논문들에 대한 여러 연구자들의 해설 또한 유익한 안내자의 역할이 기대된다.
  『한중 한자음 연구』(이돈주)는 오랜 시간 한·중 한자음 연구에 종사에 온 저자가 그동안 발표한 논문들 중 15편을 모아 제1부에 싣고, 제2부에는 칼그렌(B. Karlgren)의 논문을 역주하여 발표했던 4편의 글을 엮어 놓았다. 한자음과 국어 음운사 연구자들에게 필요한 주요 논문들을 한 권의 저서에서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반가운 일이다.
  『국어 어휘 의미의 사적 변천』(홍사만)은 중세 국어와 근대 국어의 문헌 자료를 통해 당시 공시적으로 공존했던 유의어들을 골라 동의와 이의 부분을 찾아 해석하고, 이들끼리의 충돌과 경쟁이 역사적으로 어떠한 생멸의 결과를 낳았는지를 분석한 것이다. 구체적으로 ‘마리 : 머리’, ‘빋 : 값’, ‘줄 :’, ‘싁싁다 : 장엄(莊嚴)다’, ‘다 :다, 너기다’, ‘어리다 : 졈다’, ‘짓다 : 다’, ‘  : ’, ‘-만 : -’과 같은 어휘들이 다루어졌다.
  박사 학위 논문을 수정·보완해 단행본으로 간행한 경우가 특히 두드러진다. 『음운 변화의 원인과 과정』(신승용)은 음소와 변이음의 개념에 대한 고민으로부터 나온 ‘변이음소’라는 전이 단계의 소리에 대한 언급과 더불어 통시적 관점에서 국어의 음운 변화를 음운화, 비음운화, 재음운화의 기제로 설명하려 한 점이 주목된다. 『언어 단위 변화와 조사화』(한용운)은 국어 문법 단위의 변화 유형을 제시하고, 그 유형 가운데 조사화를 검토하였다. 문법화 이론에 바탕을 두고 조사화를 명사 구성의 조사화, 동사 구성의 조사화, 계사 구성의 조사화로 분류해 국어 조사 형성의 역사를 살폈다.
  『조선조 운서 한자음의 전승 양상과 정리 규범』(이승자)는 조선조에 편찬된 운서의 한자음에 대한 통시적인 비교와 본문의 내용과 서문, 범례 등의 상관 관계에 대한 연구를 통해 한자음의 전승 양상과 정리 규범을 고찰하였다. 고찰 결과 『 화동정음』과 『 삼운성휘』의 한자음이 후기 운서, 옥편·자전류의 바탕이 되었고 『 전운옥편』에서 이 두 운서의 음이 다시 정리되어 『 자전석요』와 『 신자전』을 거쳐 현대로 전승되었음을 이야기했다. 또한 운서의 한자음이 전통적으로 사용되던 현실 한자음과 단절된 것이 아니며 중국 음운학 이론 체계에 따르되 전통음을 감안하면서 정리된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15세기 언해 자료와 구결문』(윤용선)은 15세기 자료의 언해문이 구결문의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전제에서 구결문과 언해문의 상관 관계를 주로 문법 현상을 중심으로 검토하였다. 구결과 구결문의 체계에 대해 검토하고, 문법 형태에 미친 구결문의 영향과 언해문의 통사 구조와 구결문의 상관 관계를 검토하였다. 또한 직역 문헌과 의역 문헌을 비교하여 직역 문헌에 두드러지는 현상을 정리했다.
  『조선 후기 왜학서 연구』(정승혜)는 저자의 박사 학위 논문을 일부 수정하고 그동안 규장각과 장서각의 해제 작업을 하면서 정리한 사역원 역학서에 대한 간단한 해제들을 덧붙인 저서이다. 조선 시대의 외국어 교육과 역학서에 대해 소개한 후, 대표적 왜학서인 『 첩해신어』에 대한 서지적 고찰과 문자 체계 및 표기,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음운, 형태·통사, 어휘의 특징을 논했다. 다양한 조선 시대 역학서들의 서지적 소개와 『첩해신어』에 대한 종합적 고찰이 돋보인다.
  『한국 개화기 근대 외래 한자어의 수용 연구』(최경옥)은 1906년에서 1912년 사이에 출판된 12개의 신소설 작품에서 사용된 한자어를 통하여 일본계 근대 외래 한자어의 한국 수용 및 정착에 관해 고찰하였다. 신소설에서 사용된 일본계 외래 한자어의 많은 부분이 1880~1889년대에 수용되었는데 이들은 이미 수신사의 기록에서 적지 않게 소개된 바 있고, 1900년대 이후 수용된 것 중 ‘自轉’, ‘活動寫眞’, ‘不動産’, ‘自動車’, ‘記事’ 등은 신소설을 통해 처음으로 소개되었음을 언급하고 있다. 또한 개화기에 한국에서 독자적으로 만들어 낸 근대 한자어들도 있었는데, ‘病傷兵’, ‘留聲機’, ‘自行車’, ‘傳語筒’, ‘遞傳夫’, ‘洋屋’ 등이 그러한 예이며, ‘經濟’, ‘文明’, ‘小說’, ‘新聞’, ‘自由’, ‘天然’ 등의 경우는 형태적으로 개화기 이전부터 사용되던 한자어가 개화기에 일본식 한자 어휘에 의해 의미의 개신을 가져왔다고 설명하였다. 국어의 전체 어휘 중 한자어가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와 같이 국어 한자어의 근원을 추적하는 작업은 앞으로 국어학계가 꼭 수행해야 할 중요한 과제임을 다시 한번 상기시켜 준다.
  국어사 자료를 주해·연구·영인한 경우도 찾아볼 수 있다. 『십구사략언해 연구』(백두현·김주원)은 기존에 18세기 후기 자료로 다루어져 오던 영영판 『십구사략언해』의 간행 연도에 대해 의문을 가졌던 두 저자가 그동안 진행해 온 각자의 연구 논문들과 『 십구사략언해』의 여러 이본들 중 17세기 후기 내지는 18세기 초엽의 것으로 보이는 판본을 영인해 함께 한 권의 책으로 엮은 것이다. 이로 인해 영영판의 간기가 1832년임이 분명해졌고 『십구사략언해』이본들의 계통과 언어적 특징에 대해 보다 잘 이해할 수 있게 되었으며, 중요한 이본들의 영인본을 접할 수 있게 되었다. 『현풍곽씨언간 주해』(백두현)은 저자가 12년간의 연구와 주해 작업을 통해 펴낸 역작이다. 17세기 초 경상도 현풍 소례 마을에 살았던 곽주와 그 가솔들의 생생한 삶의 이야기가 담긴 172매의 편지는 국어사와 방언학 연구에 귀중한 자료가 된다. 이에 대한 판독과 현대역 및 해설과 주석은 국어학적 가치를 지니며, 책의 후반부에서 편지의 내용을 통해 살핀 당시의 생활 문화에 대한 내용은 조선 시대 생활사 연구에 알차게 기여할 것으로 생각된다.
  이밖에도 다양한 내용의 단행본을 만나볼 수 있다. 『국어사 연구를 위한 국어 정보 처리법』(남경란)은 십여 년간 직접 원전을 보며 국어사 자료들을 입력했던 저자가 그동안 쌓아 온 비법을 엮어낸 것으로 원문, 방점, 한자와 한자음, 한문과 번역문의 정보 처리와 어휘 빈도 산출, 이본별 구문·어절 병행, 차자 표기 자료를 위한 전산 처리가 소개되고 있다. ‘글’ 프로그램을 사용해 전산화된 국어사 자료를 연구자의 필요에 따라 다양하게 가공하는 방법들을 실례를 통해 보여줌으로써 이 분야의 연구자들에게 많은 참조가 될 것으로 생각된다. 『한반도와 만주의 역사 문화』(이병근 외)는 만주 지역의 문화 유산에 대한 공동 연구의 결과로 펴낸 저서로 이 중 중국 심양(沈陽) 조선어의 특징에 대한 연구(이병근·정인호)와 한국어와 퉁구스어의 문법 구조에 대한 연구(권재일)가 있어 관심을 끈다. 『국어학의 새로운 조명』(이광정)은 제1부 수사와 의미, 제2부 문법과 음운, 제3부 우리 옛말 연구 편으로 나누어 관련 논문들을 엮어 놓았다.

  2.2. 학위 논문

  먼저 특정 시기에 국한되지 않고 통시적 관점에서 주제를 다룬 경우이다. 〈내림 겹홀소리 ‘ㅚ, ㅟ’의 홑홀소리되기 과정[석]〉(김선화)는 통시적인 음운 체계 변천의 한 부분으로서 내림겹홀소리 ‘ㅚ, ㅟ’가 오름겹홀소리 또는 홑홀소리가 되는 과정에 대해 고찰했다. 선행 연구에 대한 검토와 더불어 홑홀소리되기의 원인으로 음소 ‘ㆍ’의 소실로 인해 생긴 홀소리 체계의 빈칸 메우기를 들었고, 그 시기를 ‘ㅚ’는 20세기 초반, ‘ㅟ’는 20세기 중반 이후, 그리고 그 과정은 ‘내림겹홀소리>오름겹홀소리>홑홀소리’로 추정했다.
  〈한국어 부정문의 변천 연구[박]〉(박형우)는 고대 국어부터 중세 국어에 이르기까지 국어 부정문의 전반적인 변천 과정과 그 특징을 파악한 논문이다. 부정문을 의미론적 측면에서 정의하고 1차적으로 문장 구조에 따라 단문 부정문과 복문 부정문으로, 2차적으로는 부정소의 종류에 따라 나누었다. 고대 국어에서 중세 국어로 오면서 단문 부정문이 복문 부정문화한 경향이 나타나는데, 그 원인 중의 하나로 지정사 부정문의 구조와 체언과 용언의 어근으로 모두 사용되는 한자어의 특수한 쓰임을 들었다. 또한 이러한 복문 부정문화는 구어보다는 문어에서 나타나는 현상임을 지적했다.
  〈‘채소’ 관련 어휘의 통시적 고찰[석]〉(大川大輔)는 채소 명칭과 채소 관련 음식 명칭을 통시적으로 고찰하였다. 구체적으로 감자, 고구마, 마늘, 무, 우엉, 고추, 깨(들깨, 참깨), 오이, 옥수수, 참외, 호박, 미나리, 배추, 부추, 상추, 쑥, 시금치, 김치, 깍두기, 동치미, 장아찌, 간장, 된장, 고추장, 청국장의 어휘사를 기술했다.
  다음으로 고대 국어 및 전기 중세 국어 시기에 관한 연구이다. 〈신라 인명의 차자 표기 연구[석]〉(정성윤)은 신라 인명, 왕호 및 왕명과 기타 인명의 차자 표기를 통해 당시 한자음의 형성 과정 및 재구 과정을 살펴보았고, 〈이두의 생략 표기에 대한 연구[박]〉(박용식)은 『대명률직해』를 중심으로 이두자의 생략 현상을 기술하고 생략 표기의 특징과 원인을 논의했다. 어간 ‘爲, 是’, 동명사형어미 ‘隱, 乙’, 어말어미 ‘良’ 등이 생략되는 이두자이며, 이들 각각이 생략되는 이유로 ‘爲’는 접미사로서의 발달에 의한 빈도수 증가, ‘是’는 복원 가능성과 반복적 표현의 회피, ‘隱, 乙, 良’은 8~10세기 이후 정착된 이두 표기법의 표기 전통 계승을 들었다.
  〈전기 중세 국어의 부정법 연구[박]〉(조은주)는 석독 구결과 조선 초기 이두 자료에 나타나는 부정사들의 형태와 종류를 확인하고, 각 부정사의 의미와 기능을 검토하였다. 15세기와는 달리 전기 중세 국어에서는 명사문 부정과 용언문 부정이 구별되었는데, 명사문 부정에는 ‘不/非/未’(석독 구결)와 ‘不喩, 無’(이두)가, 용언문 부정에는 ‘不/非, 不/未, 未’(석독 구결)와 ‘不冬, 不得, 安徐’(이두)가 쓰였으며 석독 구결의 ‘無/无/莫/靡-, 無/无’는 두 부정문에 모두 쓰였음을 지적했다. 부정문의 형식도 명사문과 용언문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남을 언급하였다.
  〈여말·선초 『능엄경』순독 구결의 서법 연구[박]〉(김홍석)은 순독 구결 자료 『능엄경』류 구결 속의 어미들에 나타나는 서법을 규명하고 서법어미의 결합을 살펴본 논문이다. 종결어미에 나타나는 서법(의향 서법)에는 평서법(-다,-라,-여,-니), 의문법(-가/아,-고/오,-녀,-ㄴ/ㄹ뎌,-가,-고, ø), 감탄법(-ㄴ뎌), 명령법(-라,-쇼셔)이 있고, 선어말어미에 나타나는 서법(양태서법)에는 의도법(-오-), 확실법(-거-), 추측법(-리-), 현실법(--), 설명법(-니-), 회상법(-·드·더-), 감동법(-ㅅ-)이 있음을 언급했다. 또한 서법 어미들의 결합 순서는 ‘확실법/회상법+현실법+의도법+추측법+설명법+감동법’의 순임을 주장했다.
  후기 중세 국어 시기에 관해서는 다음과 같은 연구들이 있다. 〈중세 국어 형용사 구문에 관한 연구[박]〉(이영경)은 중세 국어 형용사의 구문 구조를 기술하여 유형화하고 그 통사·의미적 특성을 논의했다. 중세 국어 형용사가 보이는 일반적인 특성과 취할 수 있는 보어, 기본 문형 및 구문 기술을 위한 형용사의 분류를 살피고, 심리·성상·평가·비교·존재 형용사로 나누어 각 구문 유형들을 고찰했다.
  〈『월인석보』 권15와 『법화경언해』의 비교 연구[석]〉(권화숙)은 『월인석보』 권15와 이에 상응하는 내용을 가진 『법화경언해』 권4의 제8품~11품에 대한 비교를 통해 두 문헌에 나타나는 표기법, 번역 양상, 어휘적·문법적 차이, 어휘들의 동의 관계를 살폈고, 〈월인석보에 나타난 피동 구문 연구[석]〉(박봉곤)은 『월인석보』의 피동 표현들을 파생적 피동법, 통사적 피동법, 어휘적 피동법으로 나누어 살폈다. 파생적 피동법은 접사 ‘-이-, -히-, -리-’에 의해, 통사적 피동법은 ‘-어 디다’ 구성에 의해, 어휘적 피동법은 ‘외다’와 ‘다’에 의해 실현되었음을 밝히고 있다.
  다음의 연구들은 근대 국어 및 현대 국어 시기에 관한 것들이다. 〈『부모은중경』의 언해본 비교 고찰[석]〉(최송이)는 『부모은중경』 완주본(1545)과 용주사본(1796)을 비교하여 한문 원문이 언해문에 어떻게 반영되는지를 고찰한 논문이다. 언해 표현의 차이는 크게 어휘의 차이와 어순의 차이로 나타나며 언해자의 시대적, 종교적, 배경적 차이에 의해 언해가 달라지게 됨을 이야기했다. 〈『삼운성휘』 한자음 성모 체계 고찰[석]〉(이준환)은 『삼운성휘』의 편찬 배경 및 특징, 성모별 표음 양상 검토, 『화동정음』의 속음과의 비교·검토를 통해 근대한자음에 나타나는 특징들을 살펴보았다.
  〈17세기 근대 국어의 고유어 접두사 연구[석]〉(안정석)은 17세기 국어의 파생어, 특히 접두파생어를 대상으로 파생접사의 형태적, 의미적 변천과정을 고찰한 논문이다. 형태적 의존성, 어기의 독립성, 분리 불가능성, 분포 제약, 대치 불가능성, 의미 변화라는 6가지 기준에서 52개의 접두사 목록을 작성하고 이들에 대한 형태적, 의미적 분류를 시도했다. 〈『오륜전비언해』의 어휘 연구[석]〉(박상권)은 근대 국어 문헌 『오륜전비언해』의 어휘들을 공시적으로 연구한 논문이다. 어휘들을 빈도와 어종, 의미 영역에 따라 분석하고 어휘 변화의 관점에서 어휘들을 사라진 말, 형태가 바뀐 말, 의미가 바뀐 말, 살아남은 말로 나누어 고찰하고 있다.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의 {--}에 대한 연구[석]〉(장요한)은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에 나타나는 {--}의 변이 형태 목록을 작성하고 그 기능을 논의하였다. 이는 근대 국어에서 현대 국어로 넘어오는 과도기에 사용된 {--}을 대상으로 한 공시적 및 통시적 연구로서 {--}이 나타나는 다양한 환경들을 살펴보고, 관련 형태소인 {-(으)시-}, {-(으)이-}와의 통합 관계에 대해서도 고찰한 점이 주목된다. 〈‘요’의 의미 기능 변화 연구[석]〉(홍차승)은 개화기 국어에서 현대 국어로 오며 ‘-요’의 의미 기능 변화를 살핀 논문으로 개화기 국어에서 주로 존대의 의미를 나타내던 것이 현대 국어에서는 존대(대우적 기능)뿐만 아니라 화자의 심리적인 태도(문체적 기능)까지 나타내고 있음을 언급했다.

  2.3. 학회지 논문

  연구의 관점에 따라 통시적 연구와 공시적 연구로 구분하고 공시적 연구는 다시 각 시기별로 나누어 기술한다.

  2.3.1. 통시적 연구
  먼저 음운사와 관련된 연구들이 있다. “/k/>/h/ 변화에 대한 고찰”(신승용)은 중세 국어와 경상 방언의 /h/:/k/ 대응에 내재된 변화의 방향을 고찰한 논문이다. /h/:/k/ 대응에 내재된 변화는 경상 방언의 /k/를 중세 국어보다 앞선 단계로 파악해 /k/>/h/로 이해했으며, 중세 국어의 ‘ㅇ[ɦ]’에 대한 *g>*γ>ɦ의 변화는 결국 음운론적으로 /*k/>/h/>ø(또는 /*k/>/h/>[ɦ]>ø)임을 주장했다. “공시적 /o/, /u/ 움라우트의 성격과 ‘ㅚ/oy/’, ‘ㅟ/uy/’의 변화”(신승용)은 경북 방언의 공시적 /o, u/ 움라우트 현상에 대한 고찰을 통해 하향 이중 모음이었던 ‘ㅚ/oy/’, ‘ㅟ/uy/’의 변화 과정을 살핀 논문으로 경북 방언에서 하향 이중 모음 ‘ㅚ/oy/’, ‘ㅟ/uy/’는 단모음화 과정을 거치지 않고 바로 /w/계 상향 이중 모음 /we/, /wi/로 변화했음을 주장했다.
  “최적성 이론에 의한 //의 통시적 변화 고찰”(조성문·황손문)은 //의 통시적 변화를 최적성 이론에 의해 분석한 논문으로 //의 변화를 시대별로 제시하고 유표성 제약과 충실성 제약의 등급 변화로 //의 통시적 흐름을 살폈다. “하향 이중 모음에 대한 통시적 고찰”(안상철·조성문)은 하향 이중 모음의 통시적 변화 양상을 최적성 이론으로 설명하려고 했다. “국어의 초성 이응 음에 관한 연구”(조규태)는 국어의 초성 이응에 대해 중세 국어부터 현대 국어까지 통시적으로 이응 음의 실현 양상과 변천에 관한 문제를 다루었다. 특히 경상도 방언의 경우 이응 음의 실현과 관련해 중세 국어의 발음 관습이 그대로 이어지고 있음을 지적했다.
  다음으로 문법사와 관련된 연구로 “인용동사 ‘니다’와 ‘다’의 통사적 특성 연구”(안주호)는 ‘니다’와 ‘다’를 각각 중세 국어와 근대 국어의 대표적인 인용동사로 선정하고 이들의 통사적 특성과 변이 과정을 살폈다. 이 두 인용동사가 보이는 인용문의 형식과 피인용문의 성격, 활용 양상 및 필요로 하는 격형 등을 대비하고 있다. “‘-었었-’에 대한 단상”(이용)은 중첩형 ‘-었었-’의 형성 원인을 ‘-어 잇- > -엇-’의 문법 형태화에서 찾으려 했다. 특히 근대 국어의 ‘-엇-’를 기반으로 ‘-었었-’에서 ‘-어 있-’으로 환원되는 경우는 시제적 의미를 지닌 것으로, 그렇지 않은 것은 서법적 의미를 지닌 것으로 파악했다. 결국 ‘-었-’의 중첩 원인을 ‘-어 있-’ 구문의 ‘있-’이 지닌 동사성에 있음을 주장했다.
  어휘사와 관련해서는 다음과 같은 연구들이 있다. “‘올가미’의 어휘사”(이병근)은 ‘올가미’를 뜻하는 단어들의 어휘사를 문헌과 방언을 통하여 검토하였다. 끈이나 줄로 고나 매듭을 지어 잡아매는 도구를 가리키는 ‘올가미’는 [[옭]v.+[아미]suff.]N의 구성으로 파악되며 흔히 사냥 도구로 쓰이는 ‘올무’와 대체되어 쓰이게 되었는데, ‘올무’는 ‘올모, 올무, 올미’ 등의 분화된 어형으로부터 ‘*올’로 재구될 수 있음을 주장했다. 또한 방언형으로 ‘올무’ 계통 이외에 ‘올가미’ 계통과 ‘홀갱이’ 계통이 널리 쓰이는데, 이로부터 ‘*홁-’이란 동사 어근을 재구할 수 있음을 언급했다. “‘갓[妻]’ 계열 어휘의 어원과 의미”(조항범)은 ‘곳갓’, ‘싀앗’, ‘갓시’, ‘갓어리’, ‘가나(갓나, 가시내)’, ‘가싀어미/가싀아비’, ‘가시버시’ 등 ‘갓[妻]’을 포함하는 복합어를 대상으로 그 어원과 의미, 그리고 그 변형의 문제를 다루었다. “중세 국어의 통시적 변화를 통한 현대 국어 유의어의 변화 예측”(이광호)는 중세 국어에서 현대 국어로의 유의어 변화에서 일련의 연관성을 가지고 있는 단어들에 대해 교차 분석과 포지셔닝 맵이라는 통계적 접근 방법을 응용해 앞으로의 변화를 예측했다.

  2.3.2. 공시적 연구

  [1] 고대 국어 및 전기 중세 국어
  먼저 고대 국어의 시기 구분과 연구 자료에 관한 논의가 있다. “고대 국어의 시대 구분”(남풍현)은 한자를 이용한 차자 표기 자료들의 연구를 바탕으로 고대 국어를 상고 시대 국어[5세기부터 삼국 시대 말(660년대)], 중고 시대 국어[통일 신라 시대], 근고 시대 국어[고려 초(10세기 전반)부터 13세기 중엽]로 나눌 것을 제안했다. “『삼국유사』의 국어학적 숙제”(김무림)은 의미 관련 기록, 음운론적 이문(異文), 범문 기록, 향가의 해독을 중심으로 국어사 자료로서의 『삼국유사』의 가치를 종합적으로 평가한 논문이다. 특히 음운론적 이문을 통한 고대 국어 음운 체계 재구의 가능성과 범문을 통한 대조 언어학적 연구 가능성을 제시하고, 향가 연구에 대한 방법론적 전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체자로 본 고려본 능엄경의 계통”(이승재)는 고려 후기의 능엄경에 나오는 이체자를 상호 비교하여 요해본(要解本) 계통의 능엄경에 소곡본, 남주본, 해인사본, 송성문본(기림사본)의 네 가지 계통이 있었음을 주장했다.
  다음으로 구결 자료를 대상으로 한 국어사 연구들을 찾아볼 수 있다. 먼저 각필 구결과 관련해서 “좌등본 화엄문의요결의 국어학적 연구”(김영욱)은 8세기 신라 자료인 화엄문의요결에서 7종류의 점토에 대한 점도를 작성하고 이것들이 각각 주제, 목적격, 속격, 공동격, 처소격 등은 물론 동명사어미, 종결어미 등의 문법 기능을 나타낸다고 주장했다. “11세기 국어 문법 형태 연구”(김영욱)은 각필 구결 자료 『유가사지론』(권 8, 5, 3)에 나타난 점과 선들을 석독 구결로 번역한 자료들을 공시적으로 형태 분석해 11세기에 사용된 조사와 어미 목록을 작성했다.
  석독 구결 자료 중 『화엄경소』에 대한 관심이 집중된 모습을 볼 수 있다. “≪大方廣佛華嚴經(권35)≫ 석독 입겿문의 동사 ‘삼-’에 대하여”(이은규)는 석독 구결 자료 『화엄경소』의 입겿(구결) 자형 ‘三’을 확정하고 이 자형이 반영하는 동사 ‘삼-’의 의미 기능을 분석했다. 동사 ‘삼-’은 타동사로서 대격을 지배하며 ‘되게 하다’, ‘위하다’, ‘원인이 되다’의 세 가지 의미로 사용됨을 결론했다. “≪大方廣佛華嚴經(권35)≫ 입겿 연구”(남경란)은 석독 구결 자료 『화엄경소』의 입겿(구결) 기입 연도를 12세기 초로 추정하고 이 자료에 나타난 문자 체계를 논의하였다. 이 자료는 석독 구결 자료들 중 가장 전훈독(全訓讀)을 충실히 하였고 원문의 새김을 보다 더 명확히 하기 위해 ‘, 甲, , , 三, ’ 등의 보조자의 사용이 두드러지며, 다른 석독 구결 자료들보다 ‘-ꑒ, -, -, -, -’이 결합된 유형들이 많이 나타나는데 이들 유형들의 새김이 중세 국어와 대응되는 것들이 많음을 언급했다. “≪大方廣佛華嚴經(권35)≫ 입겿의 독음 연구”(김동소·남경란)은 12세기 석독 구결 자료인 『화엄경소』에 나타나는 구결자 ‘-ꑒ’, ‘-’, ‘-’가 포함된 요소들의 독음을 밝혀 보고자 한 것이다. 그 결과 ‘最’(안/안직), ‘曾’(일즉), ‘假使/無始’(비록/~록), ‘永’(*니르거), ‘至’(*니르거), ‘故’(*불거), ‘盡’(‘그슴[限]’과 관련), ‘則/卽’(곧), ‘今’(엳), ‘善’(읻), ‘如’(), ‘如-’(-), ‘故’(짐즏), ‘能’(읻)으로 읽을 수 있음을 주장했다.
  구결을 통한 국어 문법에 대한 연구로서 “석독 구결에 나타난 부정사의 기능에 대하여”(이용)은 석독 구결의 동사문 부정이 ‘단순 부정’과 ‘능력 부정’으로 나뉜다는 것을 주장했다. 석독 구결에서 단순 부정이 ‘동사+(-)+不(非)’의 형식을 취하고 있는 반면, 능력 부정은 ‘동사+(-)+不(未)’과 ‘不能’의 형식으로 실현됨을 언급했다. 또한 동사에 ‘-’이 결합되어 나타날 때는 ‘不’이 단순 부정으로 쓰이기도 했음을 지적했다. “고려 시대 석독 구결의 ‘-ㄹ 이름법’ 연구”(최중호)는 이름법의 씨끝 중 ‘-ㄹ’이 15세기에 와서 이미 소멸의 단계를 거치기 시작한 이유를 고려 시대 석독 구결 자료를 통해 규명하려 했는데, 고려 시대에 매김꼴과 이름꼴 간의 표기자의 혼란이 소멸의 원인이었던 것으로 추정했다. “구결자 ‘’의 해독에 대하여”(황선엽)은 석독 구결과 음독 구결 자료에서 종래에 ‘’로 읽고 연결어미 ‘-(거)’을 표기한 것으로 파악했던 구결자 ‘’에 대해 새로운 독법을 제안했다. 석독 구결 자료 중 같은 문맥에 ‘ꑒ’과 ‘ꑒ’이 같이 쓰인 예에 주목해 ‘’은 그 음대로 ‘근’으로 읽어야 하며, 이것은 보조사 ‘-ㄱ’에 다시 보조사 ‘-ㄴ’이 통합된 것으로 분석할 수 있음을 주장했다.
  한편, “여말 선초 음독 입겿(訣)의 종합적 고찰(1)”(남경란)은 여말 선초에 간행된 것으로 추정되는 음독 입겿(訣) 자료 중 능엄경 이본 11종, 법망경 이본 5종, 불설사십이장경 이본 5종, 법화경 이본 3종의 총 24종, 77권을 대상으로 그 형태 서지와 구결자들의 결합 유형을 살핀 논문이고, “여말 선초 음독 입겿(訣)의 종합적 고찰(2)”(남경란)은 여말선초에 간행된 것으로 추정되는 음독 입겿(訣) 자료 중 능엄경, 법망경, 불설사십이장경, 법화경에 나타나는 음독 입겿(訣)의 문자체계를 살핀 논문이다.
  이두에 관한 연구도 활발했음을 알 수 있다. “백제 이두에 대하여”(김영욱)은 백제 무령왕릉 출토 지석(誌石)을 통해 백제에 이두가 존재했음을 이야기하고, 부여 능사 유적지 출토 백제 목간(木簡)의 필사된 전문이 국문학사상 최고의 백제 시가(詩歌)임을 주장했다. 이에 대해서는 앞으로 보다 많은 논의가 필요한 것으로 판단된다. “장성감무관첩문의 이두”(이철수)는 장성백암사첩문 중의 하나인 장성감무관첩문(長城監務官貼文)(1378)에 대해 어석과 해석을 붙이고, 여기에 나타나는 이두를 명사류, 동사류, 부사류 등으로 나누어 고찰했다. “이두 학습서의 이두와 독음”(고정의)는 이두의 독음 연구를 위한 기초 작업으로써 현전 10여 종의 이두 학습서들에 나타난 이두와 그 독음을 비교·색인화하고 이들 문헌에 대한 간단한 설명을 덧붙였다.
  특히 『대명률직해』에 대한 연구가 활발했는데, “『대명률직해』 이두의 예비적 고찰”(박성종)은 문자 체계와 운용의 원리라는 관점에서 이두를 살피고, 저본인 만송 문고본의 직해문을 대상으로 교감하는 작업과 직해의 성격 규명을 중심으로 『대명률직해』에 관해 예비적인 고찰을 시도하였다. 특히 이두자의 대용을 취음(因于→因乎), 취형(弋只→戈只), 취의(仍于→因于)의 관점에서 논의하고 한국 한자에 대해 언급한 것이 주목된다. “『대명률직해』에 나타난 주어와 주제 표현에 대하여”(성광수)는 이두 자료인 『대명률직해』에서 주어 표시에 사용된 조사 ‘亦·弋只·是’와 주제 표현에 사용된 조사 ‘隱·乙良·段’을 검토하여 그들 사이의 차이점 및 그 이질성의 정도를 확인하였다. 『대명률직해』에서 사용된 주격 조사와 몇몇 보조사들 사이의 용법 및 의미의 차이를 규정하였다는 점에서 의의를 찾아볼 수 있다. “대명률직해의 한국 한자어 일고찰”(박성종)은 『대명률직해』의 명률(明律) 원문의 한자와 한자어들이 이두로 작성된 직해문에서 어떻게 번역되었는가를 살펴 『대명률직해』에 쓰인 각종 한국한자어들을 추출한 논문이다. 그동안 이두 자료로만 취급되어 온 『대명률직해』가 우리말의 한자어를 연구하는 데에도 귀중한 자료가 됨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그 가치를 평가해 볼 수 있다.
  향가 해독과 관련해서 “「보현십원가」 난해구 5제”(박재민)은 고려 시대 석독 구결 자료를 이용해 균여의 향가 「보현십원가」의 몇 구절을 재해석하였다. ⅰ)‘毛叱所只’는 ‘두루’, ⅱ)‘去良·去耶’는 감탄의 ‘거라(구나)’, ⅲ)‘顚倒逸耶’는 ‘顚倒이라서’, ⅳ)‘將來’는 현재완료를 나타내는 시상 선어말어미, ⅴ)‘音叱多’는 ‘應當’에 호응하는 어말어미로 파악했다. “향찰 ‘于萬(隱)’과 ‘于音毛’의 해독”(양희철)은 향찰 ‘于萬(隱)’과 ‘于音毛’를 재검토한 논문으로 ‘于萬隱’(맹아득안가), ‘于萬’(청불주세가), ‘于萬隱’(칭찬여래가)은 각각의 문맥적 의미는 다르지만 모두 ‘가만’으로, ‘于音毛’(총결무진가)는 ‘감모’로 해독될 수 있음을 주장했다.
  한자음에 대한 연구가 특히 두드러짐이 눈에 뜨인다. “한국 한자음의 상고적 특징”(정경일)은 한국 한자음에 나타나는 다음자(多音字)의 원인에 대해 종래에 형성자의 성부와 해성자 사이의 유추로 해석하려는 경향을 지양하고 이를 상고 한자음의 특성을 통해 파악하려고 했다. 한자음 전래의 시기와 더불어 조선 후기 운서들에서 나타나는 상고음의 특징, 즉 아음과 후음의 대응, 치음 상호 간의 대응, 설음과 치음의 대응, 유모(喩母) 4등과 정모(定母)의 대응, 그리고 상고음에 나타나는 복성모의 특징을 들어 한국 한자음의 상고음적 특징을 논의했다.
  “한국 한자음의 구개음화와 개모 소실에 관한 역사적 연구”(김정빈)은 한국 한자음의 역사적 변천에서 나타나는 구개음화와 과도음에 속하는 개모(介母) 소실의 음운 현상을 한어 음운학을 배경으로 역사적으로 고찰하였다. 또한 이에 대한 원인 규명을 위해 중국과 일본의 한자음과 대조·분석하면서 음운사적 상관 여부를 살폈다. 특히 한자음에서의 구개음화와 개모 소실이 훈민정음 창제를 계기로 16·17세기에 파롤성 언어 활동에 힘입어 우리말에 나타나기 시작했고, 이러한 움직임은 18세기의 실학파에 의해 『화동정음통석운고』, 『삼운성휘』, 『규장전운』 등에 반영되어 오늘날에 이르렀다고 주장했다.
  “고구려어 표기 한자음 형성 자질과 그 어휘 연구”(최남희)는 고구려어 표기 자료인 『삼국사기』 권37의 복수 표기 지명 자료 97개 중 4차로 15개의 자료를 분석하여 고구려 한자음의 형성 자질과 어휘에 대해 검토한 논문이다. 검토 결과 고구려 한자음은 상고 한자음을 기층으로 형성되기는 하였으나 상고 운미가 반영된 글자가 하나도 없다는 점에서 5, 6세기경의 후기 상고음과 중고음 초기의 한자음이 고구려 한자음으로 형성되었고, 고구려어가 신라어나 백제어 또는 중세어와 관련이 있는 어휘들과 약 33%의 방언 차이를 보인다는 점에서 앞선 1, 2, 3차의 연구 결과와 유사한 결론에 도달했다.
  “신라 관등 이표기와 한국 한자음의 관계”(권인한)은 국내의 비문류 및 국외의 사서류에 폭넓게 분포되어 있는 신라 관등 이표기들 사이의 동음 관계가 한어의 어느 음계적 특성을 반영하고 있는지를 밝힘으로써 고대 한국 한자음의 체계에 대해 논의했다. 논의 결과 한어의 상고음에서 중고음에 이르는 음계적 특성들이 ‘상고음<위진남북조음<중고음’의 순으로 신라 관등 이표기들에 반영되어 있고, 이를 통해 고대 한국 한자음이 한어의 중고음 또는 그 계통의 음계를 모태로 형성되었을 가능성이 높으며 그 체계에 있어서 적어도 세 층위 이상의 한어 음계적 특성이 복합된 구조를 이루고 있었음을 주장했다.
  “일본 『묘법연화경 석문』에 나타나는 신라 순경사의 반절에 대하여(상)”(김정빈)은 신라승 순경(順憬)의 반절이 들어 있어 7세기 당시 신라의 음운을 알 수 있는 자료인 일본 제호사(醍醐寺)의 『묘법연화경 석문』 중 일본학계에서는 미상으로 알려진 「揵→居隱反」, 『삼국사기』 지명에 나타나는 [近]과 [巾]의 통용이 한어사적으로 상고와 육조 시대에서 비롯된 것임을 밝히고, 이것이 또한 일본 오음(吳音)과도 상당한 유사성을 보임을 논의했다.
  “한자 ‘內’의 국어 음운사적 고찰”(김무림)은 『삼국사기』와 『삼국유사』에 기록된 고유 명사 표기의 이음(異音) 표기와 이두, 구결, 향찰 등의 문장 표기에 사용된 ‘內’의 음가를 밝히고 이후의 음운사적 변화를 추적한 논문이다. ‘內’의 고대 음가를 *nu로 재구하여 이해하면서, 이로부터 ‘飛/, 臥/’와 ‘어누~어/어느’의 형태론적 관계를 설명하였고, ‘內’의 조선 한자음 ‘’의 성립을 *nu의 내부 변화에 의한 것이 아니라 새로운 음가에 의한 교체로 파악했다.
  “‘音’의 이중적 음가에 대해”(최중호)는 차자 표기에 사용된 ‘音’이 ‘(으)ㅁ’과 ‘’의 두 가지 음가를 동시에 가지고 있었다고 보고, 특히 상대높임의 안맺음씨끝으로 기능한다고 본 ‘’의 경우는 그 기층음이 남방 방언음이었음을 주장했다.
  “계림유사의 한어 음운사적 의의”(권인한)은 12세기 초의 송대음으로 기록된 『계림유사』가 고려시대 국어의 음운뿐만 아니라 당대 송대음을 연구하는 데에도 이바지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해 이에 대한 한어 음운사적 의의를 살핀 논문이다. 먼저 음주 자료를 바탕으로 하여 ⅰ)성모면에서 유성음 성모의 무성음화, ⅱ)운모면에서 함운(咸韻)과 담운(覃韻)의 합류, 입성자 ‘咱’의 운미음 /-t/의 소실, 양성운 ‘打’의 음성운화, ⅲ)성조면에서 일부 입성의 잔존 등을 확인하였고, 항목의 해독 결과 ⅰ)접미사 ‘-子’ 경성화, ⅱ)일부 입성 및 구개화 운미음 /-ɲ/의 존재에 대한 긍정적인 답을 할 수 있음을 언급했다.
  “화동정음 동음의 운모 중성”(정경일)은 『화동정음』 속 동음의 각운중성과 그 기저가 되는 중고음의 관계를 살피고, 본문에서 이와 다르게 반영되고 있는 동음의 양상을 기술했다.
  “『삼운통고』의 저본에 대하여”(이장희)는 『삼운통고』와 『배자예부운략』의 유사성과 상이성을 바탕으로 『삼운통고』의 저본에 대해 탐색했다. 그 결과 『삼운통고』는 전체적으로 『배자예부운략』을 저본으로 삼고 부분적으로 『광운』을 참고하여 편찬한 운서라고 결론했다.
  이 밖에 “한역 불경 속의 고전 범어 문법과 고대 국어의 수용에 대하여”(이준석)은 한역 불경에 실린 고전범어문법(파니니 문법)에 관한 단편적 기록을 통해 인도 언어학의 특성과 범어의 수용 과정에 끼친 한역 불경의 역할을 살폈다. 특히 향가의 차자 표기법에서 실질 형태소와 문법 형태소를 구별하고, 단어의 합성과 파생, 시제 등의 문법 지식 등이 구별되고 있는 것이 범어 불경의 한역화 과정을 통해 접하게 된 고전 범어 문법의 영향 때문임을 주장했다. “계림유사 역어부 정해를 위한 연구”(진태하)는 종합적 분석과 고증을 통해 『계림유사』의 역어부에 실린 361개의 어휘를 연구한 결과 종래 80어항의 오석(誤釋)과 약 30어항의 미해독을 바로잡고 풀이할 수 있음을 이야기했다.

  [2] 후기 중세 국어
  먼저 이 시기 문헌 자료의 성격 규명이나 교감과 관련한 논의가 있다. “조선조 언해서의 번역 비평적 연구”(여찬영)은 번역문으로서의 언해문에 대한 언어학적 가치 평가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조선조 언해서들에 대한 번역 비평적 기준으로 한문 원문, 구결문, 언해문의 수록 여부와 한자 표기 및 한자 독음 병기 등을 들고 언해문의 독자 계층과 관련지어 그 적절성을 논의했다. 구체적인 예로 『두시언해』의 경우에는 한자 독음이 없어 정음만을 해독할 수 있는 독자 계층은 접근하기 어려운 언해서이며, 『경신록언석』은 언해문만 있고 한자 표기가 없어 정음 해독층까지 접근할 수 있는 언해서이고, 이본에 따라 번역 단위의 단어와 협주 사항이 달라지는 『정속언해』의 경우는 언해자의 재창조적 선택이 반영된 언해서임을 이야기했다. “『효경언해』의 번역 비평적 연구”(여찬영)은 『효경언해』의 존경각본과 홍문각본을 대상으로 언해의 특성과 이본 간의 차이를 번역 비평적 관점에서 살폈다. “용비어천가 노랫말 교감”(조규태)는 초간 후쇄본(고판본)을 저본으로 용비어천가의 여러 판본들을 대조하여 용비어천가 노랫말을 교감했다.
  다음으로 음운론 관련 연구들이 있다. “후기 중세 국어의 음운 현상과 모음 체계”(김주필)은 후기 중세 국어의 모음과 관련되는 여러 음운 현상을 중심으로 모음 체계의 윤곽을 잡아, 이를 『훈민정음』의 설명을 바탕으로 재해석함으로써 당시의 모음 체계에 접근해 보고자 했다. [縮]의 대립을 중심으로 [蹙]과 [張]이 각각 대립을 보이는 모음 체계를 바탕으로 ⅰ)모음조화는 [α縮] 모음들 사이의 조화 현상, ⅱ)‘>ㅡ’는 [+縮]이 [-縮]으로 바뀌는 비축화(非縮化)현상, ⅲ)‘>ㅗ, ㅡ>ㅜ’는 [-蹙]이 [+蹙]으로 바뀌는 구축화(蹙化)현상, ⅳ)‘>ㅏ’는 [-張]이 [+張]으로 바뀌는 구장화(張化) 현상으로 설명했다.
  “16세기 경상도 방언의 모음 체계 연구”(박종덕)은 //의 비음운화, /ㅔ/, /ㅐ/의 단모음화와 합류, /ㅡ/, /ㅓ/의 합류, /ㅟ/, /ㅚ/의 단모음화 등을 대상으로 16세기 경상도 방언의 모음 체계를 추정하였다. 16세기 경상도 방언에서 /ㆍ/는 비어두 음절에서도 여전히 기능하였으며 /ㆍ/>/ㅡ/는 음운의 수의적 교체로 보아야 한다는 점, /ㅔ/, /ㅐ/, /ㅟ/, /ㅚ/ 중 /ㅔ/와 /ㅐ/는 /e/와 /ɛ/로도 실현되었으나 완전히 모음 체계 속에 자리잡고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점, /ㅡ/와 /ㅓ/는 어두와 비어두에서 모두 뚜렷이 변별되었다는 점을 주장했다.
  “해례본의 팔종성에 대하여”(안병희)는 『훈민정음』 해례본의 이른바 8종성법 규정을 재검토한 논문이다. 15세기에 종성 표기의 ㄷㅅ은 설음과 치음을 받침으로 구별하기 위한 표기법이 아니라, 엄연히 변별되는 음운을 표기한 것이라는 종전의 주장을 확인하고 있다. 더불어 『훈몽자회』 권두에 실린 <언문자모>의 내용이 중국의 운서와 관계되고, 현대의 국어 연구와 한글 맞춤법에도 일정한 맥락이 있음을 밝혀 <언문자모>의 국어학사적 위치를 새롭게 조명했다.
  “15세기 우리말의 후음 관련 문제들”(차재은)은 15세기 문헌에 나타나는 후음 ‘ㅇ’의 음소 설정 여부와 ‘ᅇ, ’의 음성적 실체를 살핀 논문이다. ‘ㅇ’의 음가는 [ɦ]로 보기 어려운데 그것은 [ɦ]와 [g]의 공통점이 적고 /β/나 /h/가 있던 자리에도 [ɦ]가 나타나기 때문이라고 했다. 또한 현대 국어 /h/의 음성적 실현을 바탕으로 할 때 15세기 /h/의 주요 이음으로 [h]와 [ɦ]를 설정할 수 있는데, [ɦ]가 /h/의 이음인 이상 [ɦ]가 독자적인 음소가 될 가능성이 적다고 언급했다. ‘ᅇ’은 피동 접사 ‘이’에 대한 형태적 표기이며, ‘’은 ‘ᅇ’에 이끌려 나타난 표기로 그 음가는 종래의 해석처럼 경음인 [h’]가 아니라 [ç]임을 주장했다.
  “중세 국어 고유어 표기에 쓰인 의 음가에 대하여”(장향실)은 중세 국어 고유어 표기에 쓰인 ㅸ의 음가를 [β]로 파악한 종전의 견해를 전면적으로 재검토한 논문이다. 먼저 의 음가를 한자음과 고유어 표기에서 각각 [f]와 [β]로 파악한 기존 논의의 문제점과 국어사에서 /β/를 설정할 근거를 찾기 어렵다는 점을 언급했다. 그리고 『훈민정음』의 순경음 설명은 고유어와 한자음 표기에 쓰인 순경음을 포괄하고 있다고 보아 한자음 표기에서 초성의 은 [f]를, 종성의 은 [u]를 표기한 것으로 파악하고, 고유어 표기의 은 ㅂ이 일부 환경에서 [w]로 교체된 것을 표기했다고 주장했다.
  “중세 국어 공동격 조사 ‘-와/과’의 교체 현상”(박종희)는 최적성 이론에 입각해 중세 국어의 공동격 조사 ‘-와/과’의 교체 현상을 설명하였다. /ㄱ/ 탈락이 /ㄹ, j/ 뒤에서 일어난 경우(예: 입시울와, 와)와 모음 뒤에서 일어난 경우(예: 혀와)의 ‘-와’가 나타난 현상을 서로 다르게 설명하였는데, /ㄹ/의 음가를 구개화음 lj로 보고 전자는 OCP([-voc, +high]) 제약이, 후자는 *Complex(onset) 제약이 작용한 결과로 해석하였다.
  “비통사적 합성 용언 어간에서 발견되는 모음조화 현상”(이동석)은 합성어의 경우에도 모음조화 현상이 적용될 수 있으며, 그 적용 방향도 역방향일 수 있음을 언급하고 있다. 전자의 원인으로 용언 어간의 비자립성과 모음조화 쌍의 존재를 들었고, 후자의 원인으로는 합성 용언 어간의 구성 요소들 사이의 대등한 관계를 들었다.
  형태론·통사론 관련 연구도 활발히 이루어졌다. “15세기 국어 문법 형태소와 문법화”(김유범)은 15세기 국어 문법 형태소들 중 문법화 과정을 겪어 형성된 것으로 생각되는 형태소들을 대상으로 각각의 문법화 과정을 살펴보고, 문법화 유형에 따라 분류해 본 논문이다. 특히 문법화 유형의 분류를 통해 15세기 문법 형태소들의 문법화가 일반성과 체계성을 가지고 이루어졌음을 강조했다.
  “중세 국어 ‘-어 이셔〉-에셔〉-어셔’의 문법화에 대한 연구”(정언학)은 ‘잇다/이시다’의 쌍형어로 상정되는 용언 ‘시다’의 설정을 인정하지 않는 입장에서 ‘-어 잇/이시->-엣/에시->-엇/어시-’의 문법화 과정과 평행하게 ‘-어 이셔>-에셔>-어셔’의 문법화 과정을 설명했다.
  “중세 국어 형용사의 동사적 용법에 관하여”(이영경)은 중세 국어 형용사 구문 전반에 나타나는 동사적 용법에 대해 살펴본 것으로 중세 국어의 형용사들이 선어말어미 ‘--’와, 의도의 ‘-고져’, ‘-과뎌’, ‘-오려’ 등의 연결어미 및 명령형 어미와 결합하거나 ‘말다’, ‘가다’와 같은 보조동사와 연결 구성을 이루어 동사적 용법으로 사용되었음을 들어 중세 국어의 형용사가 자동사적 용법을 겸하고 있었음을 주장했다.
  “구결 ‘-’의 교체 현상에 대하여”(김문웅)은 『능엄경언해』의 한문 원문에 기입된 구결 ‘-’의 교체 현상을 고찰하였다. 구결 ‘-’의 교체는 선행하는 음성 조건에 구애를 받는 경우로 유성음의 한자 말음과 ‘ㄱ, ㄷ’으로 시작되는 어미 사이에서는 ‘ㅎ-’으로, 폐쇄음의 한자 말음과 ‘ㄱ, ㄷ’으로 시작되는 어미 사이에서는 ‘ø-’으로 교체되며, 선어말어미 ‘-오-’ 앞에서는 선행 말음에 상관없이 ‘ㅎ-’으로 교체된다고 한다. ‘-’의 교체는 수의적인 현상이나 한가지 분명한 것은 ‘ㄱ’으로 시작되는 어미 앞에서의 교체는 퍽 활발한 데 비해 ‘ㄷ’으로 시작되는 어미 앞에서는 ‘-’를 제외하고는 거의 교체가 일어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지적하고 있다.
  “중세 국어의 부사 파생 접미사 ‘-뎌/려/다/라’에 대하여”(박진호)는 중세 국어 부사 ‘아뎌’, ‘새려’에 보이는 ‘-뎌/려’와 ‘므슴다’, ‘새라’, ‘엇뎨라’에 보이는 ‘-다/라’를 부사 파생 접미사로 파악하고, 이들 접미사 간의 관계를 선행 환경에 따른 ‘ㄷ~ㄹ’ 교체형과 방언에 따른 /ㅕ/~/ㅏ/ 교체형으로 볼 수 있음을 주장했다.
  “중세 국어 ‘-ㄴ다마다’에 대하여”(김유범)은 공시적으로는 하나의 어미로 처리되는 중세 국어의 ‘-ㄴ다마다’가 통시적 관점에서는 ‘-ㄴ(관형사형어미) # 다(시간성 의존명사) + -마다(보조사)’의 형태론적 구성을 갖는 것으로 파악되며, 여기서 시간성 의존명사로 파악되는 ‘다’의 존재는 고려 시대 석독 구결의 ‘- ’의 ‘’가 화엄경 원문의 ‘時’와 대응되는 사실, 균여의 향가 <廣修供養歌>에 나오는 ‘-良焉多衣’의 ‘多’와 <朝鮮館譯語>의 ‘干支門’에 나타나는 사음자 ‘荅’을 통해 찾아볼 수 있음을 주장했다.
  “중세 국어 2인칭 대명사 ‘그듸’의 존대법상 위치”(양영희)는 중세 국어의 2인칭 대명사 ‘그듸’가 ‘야쎠’체뿐 아니라 ‘쇼셔, 니, 라’체와 호응함을 언급하고 ‘그듸’를 격식성의 기능을 갖는 2인칭 대명사로 규정하였다. ‘쇼셔, 야쎠’체와 호응하는 ‘그듸’는 [-친밀, +거리]의 조건에서 사용되며, ‘니’체나 ‘라’체와 호응하는 ‘그듸’는 이외에 [+공적], [+정중, -정감]의 조건에서도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고 주장했다. “15세기 국어 존대 표지의 실현 조건”(양영희)는 15세기 국어의 ‘시, , ’와 같은 존대 표지들이 실현되는 조건을 규명하고자 한 것으로 ‘시’는 존대하려는 대상의 행위가 문장이나 대화에 진술된 상황에서, ‘’과 ‘’는 존대 대상의 행위가 진술되지 않은 상황에서 실현되는 것으로 규정했다.
  “중세 국어의 의문법 고찰”(석미영)은 중세 국어의 의문법을 공손법의 3체계 쇼셔체, 야쎠체, 라체 내에서 살펴보았다. 이것은 화자와 청자 사이의 존비 개념을 고려한 것으로 공손법 체계에 따라 의문법 어미가 달라지는 사실을 통해 의문법 연구에서 공손법 체계를 반영하는 것이 중요함을 강조했다.
  “15세기 국어 서실법 양태부사의 통사·의미적 특성(2)”(박선우)는 15세기 국어의 서실법 양태부사에 속하는 의문 양태부사(엇뎨, 므스므라, 어느, 어드리, 어딋던, 매, 며)를 대상으로 삼아 의미 분석을 통해 각 부사 어휘의 의미와 아울러 양태부사와 서법 요소와의 호응 범주에 대해 살폈다. “16세기 어찌마디의 통어론적 연구”(허원욱)은 16세기 국어의 어찌마디를 대상으로 안긴 어찌마디와 안은마디의 통어적 제약 관계를 살핀 것으로, 어찌마디를 만드는 어찌법 씨끝 ‘- ’, ‘-록’, ‘-게’, ‘-이’와 매인이름씨 ‘- 시’, ‘-/듯’의 통어적 기능을 기술하였다.
  어휘론과 관련해 “중세·근대 국어 어휘 의미 연구(9)”(홍사만)은 중세 국어의 의존명사 {}의 분포와 의미를 밝히고, 의존명사 {줄}과의 유의 관계에 대해 논했다. “‘ ’, ‘-’ 및 ‘ ’, ‘믓-’의 어원에 대하여”(권혁양)은 ‘ ’, ‘-’ 및 ‘ ’, ‘믓-’의 어원 및 파생어 형성 과정을 살핀 논문으로 어근 ‘-’(외부에서 타격을 가하다)을 설정하고 이로부터 형태는 일치하지만 기능은 다른 파생 접미사 ‘-(모음)ㄹ’, ‘-(모음)ㅅ’에 의해 이들 단어가 생성되었음을 주장했다. “중세 국어 ‘ /*’ 파생형에 대한 형태·의미적 연구”(이동석)은 중세 국어의 단어 ‘ /*’이 어떠한 의미와 특성을 가지고 있었는지, 그리고 어떤 모습으로 다른 어휘를 파생시키며 분화의 과정을 겪었는지 살펴보았다.
  이 밖에 “망월사본 <眞言集凡例>에 대한 연구”(이태승, 안주호)는 망월사본 <진언집>의 진언집 범례를 중심으로 실담 문자와 진언 표기 방식에 대해 고찰하였다. 특히 범본오십자모의 배열에서 범어의 음을 한글음으로 구별할 수 있도록 이상적인 범어 체계에 맞추어 한글음을 대응시키고 있는데, 후에 이것이 불교 의례에서만 독특하게 읽히는 독송음이 되어 본래의 범어음이나 한자음과 괴리가 생기게 된 근본적인 동인이 되었음을 주장했다. “중세 한국어 연구를 위한 전산 처리 방안”(남경란)은 중세 한국어 언해 말뭉치를 대상으로 연구자 각 개인이 원하는 정보를 뽑아내어 연구에 활용할 수 있도록 원문을 전산 처리하는 방법을 보여주고 있다.

  [3] 근대 국어 및 현대 국어
  먼저 문헌 자료의 소개 및 특징과 관련된 연구들이 있다. “두시언해 중간본의 판본과 언어에 대한 연구”(이호권)은 두시언해 중간본의 현전 판본들에 대한 조사를 통해 1632년에 간행된 중간본 초각본(A본), 이에 대한 두 차례의 보판(補板) 작업으로 나온 1차 보판본(B본), 2차 보판본(C본) 모두 3종의 판본이 있음을 밝혔다. 또한 그동안 중간본에서 변개라고 언급되었던 것들 가운데 상당수가 원간 교정본에 이미 있었던 것들임을 언급했다. “<백병 구급 신방>의 표기와 음운 고찰”(이은규)는 새 자료인 수진본 의서 『백병구급신방』을 대상으로 표기법과 음운 현상을 중점적으로 분석하고, 문법 현상 중 일부 조사의 출현 양상을 기술한 논문이다.
  “가난한 선비들의 『사서언해』”(정승혜)는 궁유한사(窮儒寒士)들을 위해 내용을 줄여 간행한 『사서언해』, 특히 『맹자언해』의 대략적인 형식과 내용을 소개했다. 당시의 경제적인 의미와 더불어 과거 제도를 반영하는 수험서 또는 참고서로의 기능, 그리고 약체 구결의 존재를 언급하고 있다. “근대 국어의 생획토”(홍윤표)는 49개의 구결자 배합으로 이루어진 171개의 구결 생획토(省劃吐)들을 한글로 표기된 문자의 수에 따라 1음(音)부터 7음으로 분류하여 목록화해 놓은 근대 국어 자료 『小學諸家集註』를 소개하고, 생획토의 정자(正字)가 추가된 목록의 제시와 더불어 개별 차자들에 대해 검토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근대 국어의 차자 체계는 중세 국어보다 정리된 모습을 보이며, 훈독자의 수가 줄고 거의 음독자가 사용되었다는 결론을 이끌어 내고 있다.
  이 시기에 대한 연구는 주로 개별 문헌을 대상으로 이루어졌음을 볼 수 있다. “≪언해두창집요≫에 나타나는 17세기 국어 부정법 고찰”(이태욱)은 17세기 국어 부정법을 체계화하기 위한 일환으로 『언해두창집요』에 나오는 ‘아니’ 부정법과 ‘몯’ 부정법에 대해 고찰했다. “<역어유해> 속의 우리말 난해어”(김영일)은 『역어유해』(1690)에서 한글로 표기된 난해어 16개를 골라 그 의미를 풀이했고, “유해류 역학서 ‘天文’부의 특징 일 고찰”(박찬식)은 ‘天文’부에 나타난 유해류의 특징 중 대역 어휘와 관련 어휘의 문제, 모음의 변화를 논의했다. “「유합」의 표제자 선정과 배열”(박형익)은 『유합』의 이본들을 수집해 표제자, 새김, 음을 비교하여 간략하게 정리한 후, 표제자 선정과 배열을 조사해 『유합』의 특징을 서술했다.
  “첩해몽어의 음운론적 연구”(이근영)은 『첩해몽어』의 음운 체계와 변동 규칙을 검토한 것으로 이 자료의 음운 체계와 변동 규칙이 18세기 국어의 양상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언급하였다. “『노걸대』 언해류에 나타난 공간 개념 은유 연구”(임혜원)은 16세기에서 18세기에 걸쳐 간행된 『노걸대』 언해류들에 나타난 공간 개념 은유를 이동 도식, 그릇 도식, 수직적 척도 도식에 의한 의미 확장의 측면에서 살핀 것이다. 이로부터 이 시기에도 공간 개념에 기초한 은유적 개념화 방식이 있었으며, 이것이 시기별로 차이를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해 이러한 방식이 인간의 보편적 인지 과정임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해석하였다.
  “「정속언해」에 나타난 어휘 변천 연구”(김태곤)은 일사 문고본 『정속언해』(18세기 말)를 이원주 교수본 『정속언해』(1518)와 비교해 18세기 말 국어 어휘 변천의 실상을 살핀 논문이다. 변천의 내용을 한자어로의 교체, 어형 변화와 소멸, 어휘 대체로 정리했다. “「유서필지」의 “이두휘편”(박형익)은 이두문 서식 용례 편람인 『유서필지』의 부편인 ‘이두휘편’의 사진과 이를 입력한 자료를 싣고 간단한 해제를 덧붙였다. 또한 이두 연구에 필요한 기초 자료와 사전도 소개하였다. “지석영 ≪자전석요≫의 한자 자석 연구”(여찬영)은 『자전석요』의 자석 가운데 ‘-일훔’ 형식으로 된 속층위의 총칭적 자석과 색채어 자석, 그리고 성별어 자석의 특징을 여타 자료들과 관련지어 살폈다.


  3. 국어학사 연구

  2003년 국어학사 연구는 국어 어원론과 계통론에 대한 연구사와 남북한 국어 정책 변천사를 다룬 단행본들이 출간된 점을 큰 특징으로 언급할 수 있다. 또한 국어사 연구에서 사관(史觀)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고, 국어 연구에 공헌한 일본인 학자에 대한 개방적이고 공정한 평가를 요구한 점 역시 주목되는 특징이다. 아울러 개인이나 개별 저서에 대한 재조명이 이루어졌는데, 특히 2003년 2월의 문화 인물로 선정된 무애 양주동 선생의 연구가 집중적으로 조명된 점이 또 하나의 특징으로 언급될 수 있겠다.
  보다 구체적으로 2003년 국어학사 연구의 특징들을 단행본, 학위 논문, 학회지 논문의 유형으로 나누어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3.1. 단행본

  어원 연구사를 정리한 『국어 어원학 통사』(강헌규)는 국어 어원 연구의 어제와 오늘을 조망할 수 있는 방대한 저서이다. 어원 연구에 대한 일반론에서 시작하여 국어 어원 연구의 역사를 ⅰ)표기 문자 자의(字義)에 매인 어원적 의식, ⅱ)설화적 어원설(삼국시대), ⅲ)한자 자의에 의한 어원설(고려-조선 전기), ⅳ)초기의 비교 언어학적 어원설(조선 후기), ⅴ)언어의 분석적 어원 연구(갑오경장 이후~1940년대 이전), ⅵ)언어 이론에 의한 어원 연구(1940년대 이후), ⅶ)외국인의 어원 연구로 나누어 소개·평가했다. 그리고 부록으로 1980년대 이후의 단행본에 나타난 어원 연구도 함께 언급하고 있다. 과학적 어원 연구의 방법을 모색하여 국어 어원사전의 토대를 마련하고자 한 저자뿐만 아니라 국어의 어원 연구사를 살펴보고자 하는 모든 이들에게 꼭 필요한 연구서라고 생각한다.
  『역사 비교 언어학과 국어 계통론』(송기중)은 국어의 계통 구명을 목적으로 19세기 중반부터 발표된 국어의 계통에 관한 논저와, 국어와 다른 언어의 비교연구 결과를 요약·소개하고 있다. 국어의 계통에 관한 연구사를 살피는 데 유익한 안내자의 역할이 기대된다.
  개인의 문법 연구나 저서에 관한 연구들이 있다. 『주시경 문법의 연구(2)』(최낙복)은 주시경의 문법 연구에 대해 그동안 저자가 쓴 논문과 자료를 모아 엮은 저서로 주시경 말본의 월 성분, 월 구조, 때매김법, 높임법, 그리고 『말』과 『국어 문법』에 나타난 조어법에 대해 살피고, 『국어 문법』에 나타나는 주시경의 말본 용어를 가려 사전식으로 풀이한 자료를 덧붙였다. 『쉽게 풀이한 대한문전』(남경완 외)는 유길준의 『대한문전』(1909)을 현대적으로 다시 기술하고 그 내용을 주석한 것으로 7종의 이본들을 빠짐없이 검토한 점이 돋보인다. 원문의 영인본을 덧붙이고 현대적 관점에서 과거의 국어 문법서를 재조명한 이러한 시도는 앞으로 국어 문법 연구사 연구를 위한 전범이 되리라 생각한다.
  북한의 국어 연구에 관심을 갖고 집필된 저서들도 찾아볼 수 있다. 『북한 문법 이론의 발전 과정』(김남돈)은 ‘토’를 중심으로 북한 문법 이론의 발전 과정을 제1기(형태 조성의 접후사), 제2기(문법적 형태를 조성하는 형태부), 제3기(문법적인 뜻을 나타내는 형태부), 제4기(문법적 형태를 나타내는 교착물)의 네 시기로 나누어 국어학사적으로 고찰한 저서이다. 『남북한 국어 정책 변천사 연구』(최용기)는 저자의 박사 학위 논문에 ‘한글 띄어쓰기 정책’을 추가해 묶어낸 저서로서 남북한의 국어 정책 변천사를 연구 대상으로 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남북한 모두 어문 규정, 국어 순화(말다듬기), 문자, 국어사전 편찬, 국어과 교육, 국어 정보화, 한글 띄어쓰기의 정책 변천을 다루었는데, 남한의 경우에는 한국어 세계화 정책이 추가되어 있다. 끝 부분에는 남북한 언어 통일을 위한 과제가 제시되어 있다.

  3.2. 학위 논문

  〈소창진평의 우리말 연구[석]〉(이태환)은 일제 시대의 대표적인 조선어 학자인 소창진평의 우리말 연구 업적에 대한 기존의 평가들을 비판적으로 검토하여 그의 학문 세계를 재조명해 본 논문이다. 일본학계와 국내학계에서 각각 막연한 과대 평가와 의도적인 과소 평가라는 양극 현상을 보이고 있는 상황을 지적하며, 소창진평의 향가 연구(『鄕歌及び吏讀の硏究』), 방언 연구(『朝鮮語方言の硏究』), 어학사 연구(『朝鮮語學史』)를 중점적으로 다루었다. 이 논문은 그동안 가려지거나 왜곡된 국어학 연구의 전통과 역사를 이제는 개방적이고 공정한 시각에서 바로잡아야 함을 일깨워 준다는 점에서 그 가치를 평가해 볼 수 있다.
  〈현대 국어 청자 대우법 연구의 사적 고찰[박]〉(김연강)은 그동안 현대 국어 청자 대우법에 관한 연구들을 대상으로 연구사의 시기를 구분하고 그에 따라 논의의 전개 양상과 쟁점화된 논의들을 유형별로 살펴봄으로써 청자 대우법 연구 성과를 체계적으로 검토했다. 시기를 태동기인 제1기(19세기 후반~1930년대 중반), 도약기인 제2기(1930년대 중반~1960년대 후반), 발전기인 제3기(1970년대 전반~1980년대 후반), 성숙기인 제4기(1990년대 전반~현재)로 나누고, 연구에 적용된 이론적 배경과 연구 방법을 중심으로 연구 성과를 살폈다. 더불어 ‘청자 대우법 말단계 설정’, ‘청자 대우법 체계의 이원성’, ‘반말 단계의 설정’이라는 세 가지 주요 쟁점을 논의했다.

  3.3. 학회지 논문

  역대 국어학자들을 대상으로 그들의 업적과 국어학사에서의 위치를 재조명한 연구들이 많았다. 먼저 2003년 2월의 문화 인물로 선정된 무애 양주동 박사의 연구를 되짚어 본 연구들이 눈에 띈다. “양주동의 국어학 연구”(고영근)은 무애 선생의 국어학 세계를 조명한 논문으로 『고가연구』, 『여요전주』 등에 대해 서지적으로 검토한 후 문자, 표기/음운, 어법, 어휘/어원, 해독·해석에 걸쳐 무애 선생의 국어학 관련 업적을 살펴보았다. 차자 체계의 확립, 이중모음에 대한 해석, 관형사형의 명사적 용법과 의존명사 ‘’의 발견 등 오늘날 국어학에 영향을 끼친 선구적인 발상들을 평가했다. “양주동의 『고가 연구』 고찰”(최남희)는 양주동의 『고가 연구』가 고대 국어 연구사에 남긴 업적을 평가하기 위해 오쿠라신페이(小倉進平)와 김완진·유창균의 업적과 대비 검토하였다. 그 결과 ‘의자말음 첨기법’과 같은 뛰어난 방법론의 제시, 어절 표기의 정확성 높은 해독, 오쿠라신페이의 해독에서 나타난 13개 문장에 대한 통어·의미상의 오류 시정 등 『고가 연구』는 고대 국어 연구사상 빛나는 금자탑이자 초석이라고 평가했다.
  “석인 정태진 연구(1)”(이광정)은 1998년 10월 문화의 달 인물로 선정되었던 한글 운동가 석인 정태진 선생의 학문 세계를 13편의 논문 및 일반 저술, 유고집 등을 통해 상세히 검토·기술하고, 방언과 어원 연구의 성과를 집중적으로 살폈고, “석인 정태진의 학문 세계(3)”(이광정)은 석인 선생의 학문 세계 가운데 음운론, 문법론과 언어 일반론, 그리고 석인 선생의 우리 어문 사랑에 대한 글들을 살폈다.
  “안곽의 생애와 한글 연구”(안병희)는 자산 안곽 선생의 생애와 업적, 한글과 맞춤법의 연구를 살핌으로써 철저하게 주시경과 조선어학회에 반대되는 주장을 펴 국어학사에서 그 자리가 잊혀져 온 선생을 재조명했다. “안자산의 언어관과 국어 연구”(구본관)은 자산 안곽 선생의 언어관이 당시 국어학자들과는 달리 진화론적 언어관을 지녀 외래어 사용 등에 유연한 입장이었으며, 『수정조선문법』의 내용 검토를 통해 선생의 국어 연구가 서양 문법을 받아들여 국어 문법을 기술한 국어학자 계보의 중심에 있음을 언급했다.
  “김규식 문법의 통어론 연구”(최낙복)은 김규식의 『 대한문전』(1908?) “문장법” 단원에 나타나는 문장 성분과 문장의 종류 및 분석에 관한 내용을 살폈다.
  이 밖에 “한국어 변천사 연구에서의 일본 제국주의 식민 사관의 자취”(김동소)는 한국어 변천사 연구에서 찾아볼 수 있는 일본 제국주의 식민 사관의 흔적을 논한 것으로 한일 양민족·양언어 동계론, 부여계 제어와 한어 제어 문제, 임진왜란과 중세·근대 한국어의 갈림이 식민 사관의 흔적으로 거론되었다. 지난 수십 년간 국어사 연구에서 비판 정신이 부족했던 사관의 문제를 본격적으로 거론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연구라고 생각된다.
  “훈민정음의 창제 목적에 대한 인문학적 시론(試論)과 15세기 언어관”(이상혁)은 훈민정음의 창제 목적과 관련해 국어학과 역사학의 학제적 접근 혹은 인문학사적 관점 속에서 논의될 필요가 있음을 강조하고, 훈민정음 창제가 가져다준 15세기 언어관의 변화에 대해 언급했다.
  “국어학의 새로운 방향”(성광수)는 20세기 국어 연구의 성과를 되돌아보면서 지난 세기의 변화의 흐름에 주목하고, 이를 통해 21세기 국어학의 새로운 방향이 어떻게 진행될 것인지에 대해 살펴보았다. 특히 향후 전개될 국어 연구의 주요 방향으로 목표의 변화(응용 국어학의 발전), 연구 대상의 변화(학제 간 연구의 활성화), 연구 방법의 변화(귀납적 방법의 대두), 연구 관점의 변화(거시적 연구의 부활)을 들었다.


  4. 맺음말

  지금까지 소략하나마 2003년 국어사·국어학사 연구 동향을 살펴보았다. 국어사 연구는 각 시기별 공시적 연구가 주류를 이루었고, 음운론, 문법론, 어휘론의 각 영역들이 비교적 균형적으로 연구되었음을 보게 된다. 여전히 후기 중세 국어에 대한 연구가 중심을 이루었고, 훈민정음 창제 이전의 국어에 대한 관심은 다양한 자료들이 확보되고 있는 구결 연구와 기존 자료에 대해 새로운 접근이 이루어지고 있는 이두 연구를 통해 활기를 띠었다. 또한 한자음 연구 역시 그 깊이를 더해가고 있음을 볼 수 있었다.
  국어학사 연구는 그동안 조명되지 않았던 분야의 연구사가 정리되고, 국어사 기술에 있어 사관의 문제가 제기되었으며, 잊혀져 있던 국어 연구의 공로자들에 대한 재조명이 이루어졌다.
  이번 집필을 통해 제대로 연구 내용을 요약하고 그 의의를 짚어내는 것이 결코 녹록한 일이 아니라는 점을 깨달았다. 특히 논문의 요약문이 없거나 있더라도 제대로 작성된 요약문이 아닌 경우에는 많은 시간을 필요로 했다. 그러나 집필 과정에서 2003년의 모든 연구들을 빼놓지 않고 제대로 정리·평가하지 못한 점은 필자의 몫이다.
  연구자나 관련 기관에 직접 연락해 고맙게 논문을 전해 받은 경우도 있었지만, 여러 방면으로 노력했음에도 논문을 구해 보지 못한 경우도 많았다. 어떠한 이유에서든 이 글에서 본인의 연구가 소개되지 못한 연구자들께 양해를 구하는 바이다. 앞으로 국립국어연구원을 통해 논문의 입수와 정리가 체계적으로 이루어지게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