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도 국어학의 주요 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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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Ⅱ. 국어학의 연구 동향
  음성학·음운론
김 경 아 / 서울여대
  1. 들어가는 말

  이 글은 2002년도에 발표된 국어 음성학과 음운론 분야의 논저들을 살펴 전반적인 연구 동향을 소개하고 그 연구 결과의 의미를 검토해 보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와 같은 작업을 위하여 2002년도에 발표된 논저들의 전반적인 경향을 개략적으로 먼저 검토하여 분류작업을 시도하였다. 그 결과 공시음운론적인 논의와 통시음운론적인 논의 그리고 음성학적인 논의들로 큰 가닥을 잡을 수 있었다. 공시적인 접근과 통시적인 접근의 연구 태도를 확연히 구분하기 어려운 경우도 없지 않았으나 기술의 편의를 위해 다소간 임의적인 분류를 하였음을 저자들과 독자들이 감안해 주기 바란다.
  시대를 기준으로 ‘현대국어에 대한 연구’ 내지 ‘현대국어 이전에 대한 연구’와 같은 분류도 검토해 보았으나 2002년도의 연구 업적들은 단순한 시대 구분보다는 방법론적인 측면을 고려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생각되어 공시론과 통시론의 논의로 분류하였다.
  음성학의 분야는 기본적으로 음운론의 영역과 구분되어야 한다는 생각에서 달리 장을 두어 관련 논저들을 검토하였다. 특히 2002년도의 음성학적 연구는 실험음성학적인 성격을 두드러지게 보이고 있어 음운론의 영역과는 선연히 구별되는 것으로 판단되었다.
  따라서 필자의 연구 성과들에 대한 검토는 2장 음성학, 3장 공시음운론, 4장 통시음운론, 5장 기타(음성·음운론에 대한 논의이나 위의 세 유형에 포함시키기 어려운 경우)로 나뉘어 이루어진다. 각 장의 기술에서도 서로 관련이 있는 소주제별로 묶어 논의하기는 하였으나 하위 절을 두지는 않았다.
  각각의 연구 성과들에 대해서 필자가 집필시 가장 주의했던 것은 정확한 내용의 전달이었다. 연구의 주제와 관련한 연구 목적을 분명히 확인하고 방법론적 특성이나 연구 성과 내지는 연구사적 의의를 비교적 객관적으로 파악하고자 하였다. 즉 필자의 적극적인 비판이나 해석은 거의 기술하지 않았다. 그러한 측면에서 필자의 개인적인 입장 내지는 학문적 취향이 가급적 반영되지 않도록 나름대로 노력하였다. 그러나 아무래도 필자에게 익숙한 분야의 논의들이 좀더 명백히, 그러면서도 소상히 소개된 경향이 있음을 미리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모든 것이 필자의 부족함에 기인하는 것이지만 내용의 명쾌한 소개가 이루어지지 못한 점에 대해 저자들과 독자들의 아량을 바라는 바이다.
  2002년도에도 여느 해와 마찬가지로 음성학과 음운론 관련의 많은 훌륭한 업적들이 쏟아져 나왔다. 연구 주제 내지는 연구 방법에 있어서 눈에 띄는 흐름을 발견할 수는 없었지만 다양한 분야와 주제로 국어음성학과 국어음운론의 논의가 지평을 넓혀 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는 국어음성학과 국어음운론 연구자들의 학문적 기반이 견고함을 우리에게 보여주는 것이라 생각되었다.
  지금 이 글에서 검토하게 되는 많은 논저들 이외에도 연구사적으로 중요한 많은 음성·음운론 관련 논의들이 있을 것으로 생각되나 필자의 게으름으로 많은 부분이 누락되었을 것으로 생각되어 또 한번 저자들과 독자들에게 미리 양해를 구하고 싶다.


  2. 음성학

  단행본으로 눈에 띄는 것은 『 음성 언어 자료와 국어 연구』이다. 고려대학교 민족문화연구원 국어연구소에서 편찬한 이 책은 국어학의 연구 동향을 반영하는 기획 총서 가운데 음성과 음운 편이라고 할 수 있다. 이같은 작업을 위해 2001년 6월 ‘음성언어의 연구 및 응용’이라는 주제로 전국 학술 대회를 개최하였고 이 책은 그 발표 내용을 주로 하여 다듬고 보완하여 완성된 것이다. 그 내용은 음성 자료와 국어 연구, 음성 코퍼스의 구축 및 활용, 음성 공학의 현재와 미래, 음성 자료에 나타난 국어의 사적 변천과 같은 것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음성학적인 논의는 주로 실증적인 실험에 근거한 논의가 주를 이루고 있다. 상대적으로 전통적인 조음음성학적인 논의는 드물었다. 이는 최근 몇 년 사이 국어 음성학 연구의 큰 흐름을 반영하는 것이기도 한데, 앞으로는 이와 같은 실재적인 음성학적 연구결과가 국어 음운론의 논의에 좀더 적극적으로 반영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서민경의 “한국어 파열음의 VOT에 관한 실험음성학적인 연구-환경에 따른 VOT 변이를 중심으로-”는 국어 자음체계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연음(평음), 경음, 유기음의 삼지적 대립에 대한 실험음성학적인 논의이다. 즉 파열음의 구분에 기여하는 음성적인 특징을 그간의 연구 결과에 근거하여 VOT와 관련하여 심도있게 살펴보고 있다. 한국어 파열음의 VOT에 대한 많은 연구가 있었지만 학자들마다 VOT를 재는 기준이 달랐고 충분한 데이터를 통계처리하지 못했다는 점을 반성하고 좀더 객관적인 결과를 제시하고자 하였다. 이 논문에서는 한국어의 세 계열의 파열음을 대상으로 위치, 속도, 초점을 고려하여 여러 가지환경에서 이들 파열음의 VOT 변화를 검토하였다. 한국어 파열음의 VOT는 그 환경적 변이(위치, 유성음 사이 환경, 속도, 초점)에 따라 영향을 받는 것을 확인하였다. 또한 파열음의 각 계열이 환경에 다라 동등한 정도의 영향을   받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도 확인하였다. 일반적으로 VOT에 관한 논의는 어두 환경과 모음 사이에서의 VOT에 대한 연구가 주를 이룬 반면 이 논의에서는 다른 유성적 환경인 비음과 유음 뒤에서도 함께 다루고 있다.
  황연신의 “한국어 비음의 지속시간에 관한 실험음성학적 연구”는 국어 비음의 지속시간의 음향적인 특성을 실험음성학적으로 규명하고 있다. 즉 조음음성학적인 방법이나 청취 실험 내지는 비음 측정기를 사용하여 분석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용 컴퓨터에서 실행되는 음성분석 소프트웨어를 이용하여 실험음성학적으로 분석한 것이다. 그 실험결과는 8가지로 정리되어 있는데, 첫째 한국어의 비음은 음절의 종성에서 조음될 때 초성에서보다 그 지속시간이 길다. 둘째 모음 간 비음의 지속시간을 보면 상대적으로 연구개 비음이 길다. 셋째 모음간 비음 연쇄는 /ㆁㅁ/과 /ㄴㄴ/이 유의미한 차이를 보여서 연구개 비음이 포함된 경우 지속시간이 길게 확인되었다. 넷째 상이한 두 비음의 연쇄는 조음 자리를 이동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그 전체 비음의 지속시간에 포함되어, 동일한 두 비음의 연쇄보다 지속시간이 길다. 다섯째 비음은 일괄적으로 연음 앞에서 길어지고 경음 앞에서는 짧아진다. 여섯째 모음과 파열음 사이에서 그 파열음의 조음방법과 상관없이 양순비음>치조비음>연구개비음의 순서로 지속시간의 길이가 차츰 짧아진다. 일곱째 모음과 마찰음 사이에서 연구개 비음이 가장 긴 지속시간을 나타낸다. 그리고 치조비음은 모든 환경에서 가장 짧은 지속시간을 나타낸다. 여덟째 세 비음은 후행자음이 마찰음인 경우 연음 /ㅅ/ 앞에서 경음 /ㅆ/ 앞에서보다 긴 지속시간을 나타냈다.
  황유미·조혜숙·김수진의 “일본어 화자의 한국어 평음/기음/경음의 지각과 산출”은 일본어 화자를 대상으로 한국어의 파열음 세 계열에 대한 지각과 산출을 검토한 논의이다. 그 연구 결과를 보면, 먼저 한국어 평음/기음/경음에 관하여 일본인 화자들의 지각 정도는 기음과 평음을 구분하는 어려움이 가장 컸는데, 이는 ‘기식성’을 변별하지 못하는 데 기인하는 것으로 보았다. 두 번째 산출에 있어서도 일관되게 기식성 자질을 적절하게 산출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끝으로 실험 참가자들의 지각 정답률과 산출 점수가 양적 상관을 보여줌으로써 말소리의 지각과 산출의 과정이 서로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음을 확인하고 있다.
  전은의 “영어 차용어 음절말 폐쇄음의 파열 여부와 모음 삽입에 관한 실험적 연구”는 근원어가 영어인 단어가 국어에 차용될 때 그 영어 단어의 음절말음이 폐쇄음인 경우 그 폐쇄음이 수용되는 양상을 설명하고자 한 논의이다. 특히 ‘컷/커트’에서 볼 수 있는 것과 같이 모음삽입이 일어나는 경우를 설명하기 위해 폐쇄음의 파열 여부에 대한 검토를 하였다. 즉 해당 폐쇄음의 파열 여부가 모음 삽입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음절말음이 폐쇄음으로 끝나는 영어 단어를 사용한 설문조사와 그 결과에 대한 통계 처리를 시도하였다.
  이상의 논의들은 주로 국어의 자음에 관한 음성적 특징을 실험적으로 검증하는 것이었지만 최원일·남기춘의 “청각단어 재인에서 나타난 한국어 단어 길이 효과”는 다소 다른 관점에서의 음성학적인 논의를 전개하고 있다. 즉 한국어의 단어 길이가 청각 단어 재인에 어떤 영향을 주는가를 알아보기 위해 어휘 판단 과제를 실시한 결과, 단어 재인의 어휘 접근 과정에서 음절 길이가 영향을 주는 것으로 두개의 실험을 통해 확인한 것이다. 반면 음소의 길이는 어휘 접근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음소를 기본적인 단위로 생각하는 청각 단어 재인 모델을 국어의 경우 적용할 수 없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음절을 단위로 한 모델의 설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한국어의 청각 단어 재인 과정의 어휘 접근 단계에 낱자나 음소 길이보다는 음절 길이가 중요한 변인인 것을 확인하였고, 음절의 길이가 길어짐으로써 단서가 늘어나 단어 재인에 필요한 반응 시간이 짧아진다는 것도 확인하였다.
  다음 두 편의 논문은 운율에 대한 실험음성학적인 연구이다 . 먼저 박지혜의 “대화체와 낭독체의 운율에 관한 연구”는 먼저 대화체와 낭독체를 문체와는 별개인 음성 언어에 제한된 발화 유형으로 정의하여 연구 대상을 순수한 음성언어로 국한한다. 그 결과를 크게 세 가지로 요약하고 있다. 첫째, 운율 단위를 강세구와 억양구로 나누었을 때 강세구는 낭독체에서 더 많이 형성된다. 억양구는 평균적으로 낭독체에서 더 많이 형성되나 문장의 유형에 따라 생성 빈도의 차이를 보인다. 둘째, 저조가 후행하는 강세구 내의 음높이 최고점은 항상 대화체에서 먼저 실현된다. 대화체의 억양 패턴이 상대적으로 다양하다. 셋째, 기본 주파수 값의 차이가 대화체에서 더 크게 나타나며 여성 화자의 경우 더욱 두드러진다. 끝으로 낭독체를 직렬적인 운율구조로, 반면 대화체를 병렬적인 운율구조로 구분하고 있어 흥미롭다.
  다음의 두 논문은 실험음성학적인 연구결과를 좀더 응용하고 있는 흥미로운 논의이다. 김효숙·김정원·김선주·김선철·김삼진·권철홍의 “국어 낭독체 발화의 운율경계 예측”에서는 국어의 운율구 모델을 설정하기 위하여 CART(classification and regression tree)라는 방법론의 타당성을 확인하고 있다.
  노동우·백은아·황보명·정옥란의 “전문적 음성 사용자들의 음성에 대한 음향햑적 비교 분석 연구”는 전문적 음성 사용자 가운데 성악 가수나 판소리 가수들이 일반인들과 비교했을 때 어떤 음향학적 특성을 가지고 있는가를 살피고 있다. 이는 전문적 발성 사용의 병리성 및 효율성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를 가능케 하기 위한 검토이다.


  3. 공시음운론

  공시음운론에서의 연구들은 현대국어의 음운과정에 대한 다양하고도 새로운 접근방법들이 눈에 띄었다. 또한 음절에 대한 심도있는 논의들이 보이고 특히 성조를 비롯한 운율적 특성에 대한 새로운 기술들이 눈길을 끌었다. 방언에 대한 논의 역시 성조에 대한 것을 비롯하여 음운과정에 대한 체계적인 논의들이 보였다. 외국이론에 기댄 논의는 여전히 최적성 이론에 근거한 것이 다수였으나 단순한 이론의 적용보다는 반성과 더불어 문제점들을 개선하려는 접근방식이 주를 이루었다.
  김희섭의 “다시 보는 한국어 자음접변”은 자음동화에 대한 여러 이론적 접근에 대해 논의하면서 최적성 이론에 입각한 새로운 해석을 보충하고 있다. 전통문법과 생성음운론에서의 자음의 자리동화 논의는 그 일반성 내지는 규칙성을 포착하지 못했다고 보고 최적성 이론의 도입 필요성을 이야기하고 있다. 또 기존의 OT분석의 문제점 역시 비판하면서 OT의 상응 이론과 자리충실성 이론에 입각하여 제약들의 서열화를 통해 의문점을 해결하고 있다.
  문양수·이호영·하세경의 “유음화 규칙의 적용 영역”은 유음화 규칙을 제대로 기술하려면 반드시 규칙의 적용영역을 명시해야 하는 사실을 어떻게 밝혀 줄 것인가 하는 문제에 논의의 초점을 두고 있다. 결과적으로 보았을 때, 유음화의 적용범위는 운율음운론의 관점에서는 ‘억양구’이고 억양음운론의 관점에서 보면 ‘말마디’라는 가설에 근거하여 실험음성학적으로 검증하고 있는 논의이다. 즉 여러 화자들의 다양한 문장발화를 분석하여 운율음운론과 억양음운론 가운데 어느 이론이 유음화의 적용 범위를 더 잘 설명할 수 있는지 검증한 것이다. 그 결과 억양 음운론의 말마디가 유음화의 적용 범위를 기술하는 데 더 적합하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있다.
  고성연의 “비음화와 유음화의 선택적 교체 현상”은 ‘음운론’이라는 단어를 [으물론]으로도 발음할 수 있고 [으문논]으로도 발음할 수 있다는 사실을 설명하기 위한 논의이다. 이 논문에서는 최적성 이론을 중심으로, 일반적인 비음화와 유음화 현상의 특수한 예외적 현상이라고 할 수 있는 두 음운현상의 선택적 교체현상을 설명하려고 한다. 선행 연구들의 문제점들을 극복하기 위해 ‘형태론적 구성에 대한 화자의 인식의 차이’라는 관점을 기준으로 하여 공명도 변화에 대한 단어 충실성 제약을 제안하여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선택적 교체 현상이 어휘마다 다른 정도로 실현되는 빈도 혹은 용인성의 문제는 좀더 경험적인 검증이 필요함도 밝히고 있다.
  음운과정을 기술함에 있어서 ‘빈도’의 중요성에 대한 논의는 경음화와 관련한 이봉원의 “음운 현상과 빈도 효과”에서 보인다. Bybee의 사용기반 음운론에 근거하여 ‘반복 사용에 의해서 관습화되는 언어단위’가 어휘부 즉 문법을 형성한다는 논의를 수용한다. 특정 사용 단위들의 구체적인 음성 변이까지도 어휘부에 저장되고 범주화되며, 언어사용이 문법과 어휘부를 형성한다고 보는 것이다. 이같은 사용 빈도 효과를 현대국어 관형 구성에서의 경음화 현상을 통해 검증해 보고 있다.
  경음화에 대한 또 다른 논의는 오정란의 “국어 경음화 연구의 과제와 전망”에서 보인다. 제목이 나타내 주는 바에서 알 수 있듯이 이 논의는 한국어 음운론의 주요 쟁점인 경음화 연구의 현황과 앞으로의 과제를 생각해 본 것이다. 먼저 적용 영역과 적용 양상에 따라 현대국어의 경음화 현상들을 분류하고 경음화 현상의 원인 규명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있다. 관련하여 외국이론의 수용에 따른 표시의 문제에 대해서도 논의하고 있다. 마지막에서 사용기반적 이론에 근거한 경음화의 기술을 긍정적으로 언급하고 있다.
  김경란의 “Korean palatalization in Optimality Theory:against the strict parallelism”은 최적성 이론에 근거한 어휘음운론과 형태론의 입장에 근거하여 국어의 구개음화를 두개의 층위로 나누어 보았다. 즉 음운론적인 구개음화와 음성적인 구개음화의 두 유형을 구분한 것이다.
  오미라의 “The Cue-based Analysis of Laryngeal Neutralization in Korean”은 소위 후두음 층렬에서 나타나는 여러 음운현상들, 즉 평폐쇄음의 유성음화, 음절말 중화 그리고 경음화와 유기음화를 음절 개념에 근거하거나 규칙순에 근거한 분석이 아닌 인식적인 Cue-based 분석을 통해 접근해 보려고 한 논의이다. 유성음화 특히, 유성음간 유성화에 대한 또 다른 이론적 논의로는 이봉형의 “Intervoiced Voicing”이 있어 살펴볼 필요가 있다.
  활음화에 대한 포괄적인 논의도 보이는데 , 김형수의 “Underlying representations in glide formation in Korean:A reply to Cho(2000)”가 그것이다. 이 논문은 조영미(2000)의 “Deriving optionality in Korean glide formation”에 대해 답의 성격을 가진 논문이다. 즉 ‘오- + -아 → *오아 → 와’에서는 ‘보- + -아 → 보아 → 봐:’에서와 같은 수의적인 활음화와 보상적 장음화를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을 설명하기 위해 추상적인 기저형의 설정의 필요성에 대해 살피고 있다.
  오정란의 “국어 부동음소의 설정과 그 음운현상”은 현대국어의 합성어에서 나타나는 몇 가지 자음들에 대해 새로운 해석을 시도해 본 논의이다. ‘햅쌀’에서 나타나는 ‘ㅂ’, ‘살코기’에서 나타나는 ‘ㅎ’, ‘홑이불’에서 나타나는 ‘ㄴ’에 대해 ‘자음삽입’ 현상만으로는 공시적으로나 통시적으로 충분한 설명이 되지 않는다고 보아 새로운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즉 이들 세 자음이 자립적인 부동음소(浮動音素;floating segment)의 특성을 공유하고 있음을 입증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 현상에 대해 중기국어에서는 탈락되고 현대국어에서는 삽입되었다고 보는 관점의 비일관성을 문제로 인식하고, 나아가 현대국어에서의 삽입현상에 대한 설명력을 얻기 위해 이 세 음소가 자립분절음소의 성격을 갖는 것으로 규정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이들 부동음소의 생존이 다빈도어라는 사용빈도에 따른 만큼, 앞으로의 생존 양상도 사용 빈도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나타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모음과 관련한 음운과정에 대한 논의가 다소 드문 가운데, 강희숙의 “현대 서울말의 모음조화-부동사형어미 ‘-아/어’의 교체를 중심으로-”는 관심을 끈다. 이 논의에서는 사회언어학, 화용론 그리고 언어변이이론(linguistic variation theory) 등에서 확립된 성과들을 근거로 서울말에서 나타나는 모음조화의 특성을 기술하고 그 변화의 방향을 분석해 보고 있다. 그 연구결과 먼저 양성의 조화자질을 가지고 있던 모음 ‘오’와 ‘아’의 음성모음화가 대단히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였다. 특히 모음 ‘오’의 음성모음화는 본 논의에서 적극적으로 확인되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모음 ‘아’의 음성모음화는 어휘 확산의 방식을 통해 그리고 여러 가지 언어내·외적인 요인에 따른 변이현상으로서 매우 생산적이라는 사실도 확인하였다. 다음으로 통시적인 변화로서 ‘ㆍ’의 소실, ‘오>우’의 변화, 이중모음의 단모음화, ‘ㅂ’불규칙 활용 등에서 기인한 언어적 화석 현상과 이에 대한 공시적 재조정으로서의 변이현상도 확인하고 있다.
  음절과 관련한 심도있는 논의들도 보인다. 신승용의 “국어의 음절구조에서 골격층렬의 실체”는 음절층렬과 분절음층렬 사이에 시간 단위의 기능을 갖는 골격층렬을 설정하는 것이 국어의 음절구조에 대해서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는지를 비판적으로 살피고 있어 주목할 만하다. 먼저 국어에서 자음과 연결되는 골격층렬 C는 시간단위와 무관하고 반면 모음과 연결되는 골격층렬 V는 부분적으로 시간단위의 기능을 가지고 있음을 밝히고 있다. 결과적으로 보면 분절음과 시간단위로서의 골격이 일대일로 대응하는 골격층렬의 설정이 국어의 음절을 이야기하는 데는 적합하지 않다는 것이다. 즉 골격층렬의 C와 V는 각각의 자질을 지닌 자립분절 요소이면서 동시에 음절 위치에 대한 국어 화자의 인식을 반영하는 심리적 실재라는 주장을 하고 있다. 골격층렬의 V는 시간단위의 기능도 가지고 있는 음운론적 단위임도 상기시키고 있다. 또한 국어의 음절구조에서 보았을 때, 분절음 층렬의 활음을 위해 골격층렬의 G를 설정하기 위한 어떠한 음운론적 근거도 없음을 주장하고 있다. 활음의 탈락은 음장에 비관여적이기 때문에 시간단위로서의 G를 설정할 근거가 없으며 또한, 활음의 음절위치에 대한 국어 화자의 인식이 분명치 않다는 점에서도 심리적 실재의 단위일 수도 없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신승용의 음절에 대한 논의는 또 다른 논의는 “한국어의 음절구조”에서 보인다. 이 논문에서는 국어의 음절구조가 15세기 국어에서부터 현대국어에 이르기까지 변화 없이 C-V-C의 삼지적 구조라는 것을 주장하고 있다. 훈민정음에서 보이는 음절구조에서부터 검토하여 여러 가지 언어현상들을 근거로 하여 삼지적인 음절구조의 근거를 제시하고 있다. 즉 국어의 음절구조가 CV-C 구조나 C-VC 구조라는 주장은 훈민정음 체계에서의 변화를 인정해야 하는데, 그 사실을 입증할 만한 그 어떤 증거도 없다는 것이다.
  이상신의 “반모음 y의 음절 구조적 지위와 음절화에 의한 방언분화”는 음절구조상에 있어서 반모음의 지위와 그 통시적 변화 양상을 검토하고 그에 따른 방언 분화의 양상을 살피고 있어 흥미롭다. 즉 음절구조에 있어서 경구개 반모음의 지위와, 모음 사이에 경구개 반모음이 개재되어 있는 VyV 연쇄의 통시적 변화 양상, 특히 oya 연쇄의 통시적 변화 양상에 초점을 두고 있다. 이를 통해 방언 분화의 한 기제를 제안해 보려 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반모음 y 의 음절구조적 지위는 중세국어와 현대국어에서 차이가 남을 확인하고 있다. 즉 현대국어에서 반모음이 중성의 한 구성성분으로서 말 그대로의 반모음의 성격을 갖는 것인데 반해, 중세국어에서 반모음 y는 중성의 한 구성성분이라 단언하기 어렵고 특히 모음 사이의 y는 앞뒤의 어느 음절에도 속하지 않아 음절 구조적 지위를 부여하기 어렵다고 결론 내리고 있다.
  방언과 관련한 논의도 여러 편 보인다. 방언 음운론의 논의로는 먼저 김봉국의 “강원도 남부지역 방언 어간말자음군의 음운론”이 있다. 강원도 남부지역은 영동방언과 영서방언으로 나눌 수 있으며, 어간말자음군과 관련해서 영동방언에 속한 <江陵·三陟·旌善>과 영서방언에 속한 <原州>는 공통점과 차이점이 있다고 본다. 이 논의에서는 이들 지역어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밝히기 위해 어간말 자음군의 목록을 확인하고, 자음군단순화에 의해 탈락하는 자음의 차이를 검토하였으며, 나아가 자음군과 관련이 있는 음운현상들을 검토하여 교체방식을 형식화하고자 하였다. 또한 공시적인 차이를 보이는 각 지역의 방언형들이 통시적으로 어떠한 변화과정을 거치게 되었는지도 밝히고 있어 주목된다. 복수기저형의 설정이나 패러다임의 단순화와 관련한 논의도 보인다. 이상 네 지역어는 자음군 목록에 있어서 차이를 보이는데 결국 강원도 남부의 영동방언과 영서방언이 각기 다른 통시적인 변화를 거친 것을 공시적으로 반영하고 있음을 확인한 것이다.
  김봉국의 박사학위논문인 <江原道 南部地域 方言의 音韻論>은 ‘강릉, 삼척, 정선, 원주’에서 현재 사용되고 있는 방언을 대상으로 음운체계를 확인하고 음운현상을 체계적으로 기술한 것이다. 지리적인 특성에 근거하여 영동지역과 영서지역의 방언 차이에 대한 논의는 많았지만, 네 지역어에 대한 종합적인 방언 음운론의 접근이 없었다는 사실을 감안하여 이 논문에서는 음운론적인 연구를 통하여 이들 네 지역어의 방언차이를 최대한 확인하고 그러한 공시론적인 차이가 통시론적으로 어떻게 설명될 수 있는가에 논의의 초점을 두었다. 먼저 공시적인 음운체계를 논의하였는데 음소체계와 운소체계를 구별하여 기술하였다. 음소체계에서는 네 지역어간의 차이가 없었으나, 운소체계의 면에서는 ‘강릉/삼척’, ‘정선’, ‘원주’ 사이에 각각의 차이가 드러난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즉 ‘강릉/삼척’은 성조방언으로 ‘원주’는 음장방언으로 분류하였고, ‘정선’은 전이지역으로서 성조방언의 특성을 띠고 있으나 음장에 의해 변별되는 준성조방언으로 분류하였다. 음운현상들은 생성음운론의 틀에 근거하여 자음체계 및 모음체계와 관련하여 기술되었고 특히 공시적인 방언차와 통시적 변화와의 상관관계를 종합적으로 검토하였다. 결과적으로 이들 네 지역어는 어간 기저형의 차이와 규칙 적용에서의 차이 등에 의해 ‘강릉/삼척/정선’과 ‘원주’로 구획되며, 다시 ‘강릉/삼척/정선’은 운소의 측면에서 ‘강릉/삼척’과 ‘정선’으로 구획됨을 확인하였다.
  이병근·김봉국의 “강원도 정선 지역의 언어 연구”는 그간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그리 많지 않았던 정선 지역어에 대한 종합적인 논의라고 할 수 있다. 정선 지역어를 하나의 독립된 언어 체계로 파악하여 이 지역어의 특징만을 다른 논문은 사실 전무했고 이러한 상황에서 음운적인 특징은 물론 문법적인 특징까지 아우르는 종합적인 연구 논문을 제시한 것이다.
  김정태의 “충남천안방언의 움라우트에 대하여”는 해당 방언에서 공시적으로 움라우트가 실현되는 양상을 확인하여 천안 방언의 특징을 기술하고자 한 논문이다. 이 방언의 움라우트 현상은 그 제약이 약화됨으로써 궁극적으로 움라우트가 확대되고 있다고 한다. 먼저 ‘밤이슬→배미슬’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기존의 어간 내부 또는 형태소 경계를 벗어나 복합어로까지 그 실현단위가 확대되고 있다. 둘째 ‘그거 밖에→그거배끼’를 통해 2차적으로 형성된 ‘이’(<에,외,위)가 움라우트의 동화주로 작용하고 있음도 확인하고 있다. 셋째 ‘노력→뇌력’에서처럼 개재자음이 [-grave]인 자음들의 경우에서도 움라우트가 실현되고 있어 또 하나의 제약 약화로 해석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밥이라도→바비래두’와 같이 순행의 움라우트가 실현되고 있다고 보아 이 방언의 경우 움라우트가 거울영상규칙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보았다. 이상의 모든 특징은 이 방언에서 움라우트가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결론짓고 있다.
  이승규의 “驪州지역어의 음운 연구” 역시 특정 지역의 방언에 대한 논의이다. 전형적인 방언 음운론의 연구방법으로 충북과 강원도의 접경지역인 여주지역어에 대해 살펴본 논문이다. 특히 동남방언이나 서남방언에 비해 이 지역어를 포함한 중부방언의 연구가 소단위 방언(하위방언)에 이르기까지 치밀하고 체계적이지 못했다는 점을 반성하고 특히 접경지역어로서의 특징에 대해 철저히 살피고 있다. 여주지역어의 자음체계나 모음체계는 여타의 중부방언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 지역어에서 운소로서의 음장은 의미변화를 가져와 변별력이 있기 때문에 음장지역이라고 할 수 있지만, 성조도 어휘에 따라 그 존재를 확인할 수 있다. 두 방언권의 접경지역이기 때문에 갖는 특성이라고 보고 있다. 원순모음화, 비원순모음화, 구개음화, 전설고모음화와 같은 음운현상들을 보이는 예들도 제시하고 있다.
  임석규의 “음운탈락과 관련된 몇 문제”는 중부방언만을 대상으로 음운론적 연구가 이루어질 때 특정 음운과정의 본질이 제대로 밝혀지지 않을 수 있다는 사실을 중요시한다. 즉 여러 방언에서 실체적 증거를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입장에 근거하여 동음탈락 및 음운탈락 과정의 논의를 위한 실체적 증거를 성조층위에서 마련하여 기존의 논의를 보완하고자 하였다. 우선 동음탈락의 경우 어간말의 모음이 탈락한다는 사실을 성조층위에서 확인하였다. 또한 후음탈락에 이은 완전 순행동화와 유음화의 과정을 일률적으로 설명하기 위해 탈락은 일련의 음운과정에서 연속 적용될 수 없다는 탈락제약도 제안하고 있다. 끝으로 매개모음어미의 기저형을 선택적으로 설정하여 탈락과정으로 보는 입장을 수정하였다.
  신기상의 “하-(爲)의 高低長短 연구”는 방언의 성조에 대한 논의이다. 특히 동부 경남방언(蔚山市, 梁山郡 지역어)의 ‘하-’의 고저장단(음조)에 대한 몇 가지 문제를 밝히고 역사적으로 방점표기의 초기자료와도 대비하여 그 차이를 검토하고 있다. 먼저 동부 경남방언의 경우 ‘X하-’의 선행어 X가 동사성인가 형용사성인가에 따라 음조의 차이가 있음을 밝히고 다음으로는 ‘X하-’의 활용형의 음조를 구체적으로 살펴보았다.
  이문규의 “대구방언과 안동방언의 성조 비교 연구”는 제목에서 이미 알 수 있듯이, 경북방언의 하위 지역어인 두 방언의 성조를 조사하여 그 체계를 기술하는 한편 두 방언 성조의 공통점과 차이점으로부터 이들 사이의 성조사적 관계 및 방언 성조의 변천 방향과 관련된 정보를 얻는 데 있다. 검토 결과 두 방언은 같은 성조소와 성조형, 성조형 결합규칙, 성조형 실현규칙을 가지고 있어서 기본적으로는 동일한 성조체계를 가진 것으로 이해할 수 있음을 확인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하위방언의 가장 두드러진 차이는 ‘안-부정문’과 설명의문문의 성조현상에서 나타난다. 이 차이는 성조사적으로 큰 의미를 갖는 것으로 이해되는데, 즉 대구 방언의 성조 단일화 경향은 운율론적으로 성조 층위를 벗어나 억양에 가까워진 모습으로 기술될 수 있고 이는 국어의 방언 성조가 겪게 될 변화의 방향 중 하나일 수 있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안동방언의 경우 성조형의 수를 줄임으로써 성조체계를 단순화하는데 이 역시 국어의 방언 성조가 역사적으로 단순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 이해하고 있다.
  정영희의 “Contour tone in the North Kyungsang dialect:evidence for its existence”는 경북방언이 굴곡성조를 지니고 있다는 사실을 음향음성학적인 실험에 근거한 새로운 분석을 시도하여 논증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여상필의 “중복자음의 모라성”은 한국어의 중복자음에 대한 선행연구를 고찰하여 문제점을 지적하고 국어의 음운과정의 자료를 분석하여 국어의 중복자음은 비도출이든 도출이든 평자음과 마찬가지로 모라를 받지 않는다는 사실을 입증하고 있다. 특히 선행 연구의 문제점을 확인하기 위해 경북방언의 고성조와 움라우트에서 나타나는 자료들을 분석하여 모라를 가지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하려고 하였다.
  이숙향의 “한국어 운율구조 기술 체계에 대한 연구-K-ToBI 기술 체계를 중심으로-”는 한국어의 운율 구조를 기술하기 위해 고안된 K-ToBI 기술 체계를 보다 완벽한 기술체계로 수정 보완하기 위한 논의이다. 먼저 서울방언의 악센트구 기저형 {L +H  L +Ha}가 14개의 다양한 표면형으로 실현되는 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실험음성학적으로 규명하고자 하였다. 다음으로는 서울 방언의 악센트구 마지막 음절에 가끔씩 관찰되는 저음 La 악센트구의 음성학적 특성을 실험음성학적으로 밝히고자 하였다. 그 결과 악센트구의 음절수(악센트구의 지속시간), 악센트구의 첫째 음절의 시작 자음, 그리고 발화속도가 악센트구의 표면형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으로 나타남을 확인하였다.
  형태음운론적인 논의도 보인다. 유필재의 “<뵙다>류 동사의 형태음운론”은 현대국어에서 {謁}을 의미하는 ‘뵈:다, 뵈옵다, 뵙:다(<뵙다>류의 동사)’가 공시적으로 어떻게 존재하고 있는지를 확인하고 이들이 나타나는 형태음운론적 교체의 모습을 밝혀 이 동사들의 활용 패러다임을 확립하려는 데 있다. 그 결과 새로운 종류의 불규칙 용언 부류를 제시하고 있다. <뵙다>류의 동사에 대한 사전의 기술 내용이 타당한지를 현대국어의 자료를 통해 확인해 보고(공시론), 이러한 활용 패러다임이 생기게 된 원인을 문헌 자료를 통해 검증하고 있다(통시론). 결과적으로 현대국어에서 ‘뵙:다’와 ‘뵈옵다’가 사용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 전자가 개신적인 형태라 사용빈도가 많은 것으로 확인되었으며 ‘뵈:다’는 쓰이지 않는 것으로 결론지었다. 교체의 양상과 관련하여 ‘여쭙다, 잡숩다, 구립다, 얄:밉다, 졸:립다, 더웁다’와 같은 용언들의 경우와 함께 새로운 불규칙 활용의 유형으로 분류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홍순현의 “The morphological and phonological status of prefixes in Korean”은 한국어 접두사의 형태론적 그리고 음운론적 성격을 재검토하여, 소위 어근이나 어간의 앞에 붙는 형태소는 진정한 의미에서의 접두사가 아니라 합성어의 한 부분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권경근의 “음운론과 형태론의 인접 현상-복합어의 경음화 현상을 중심으로-”는 음운 현상이 형태론적인 조건과 관련되는 오랜 주제에 대한 논의이다. 공명음 뒤에서 장애음이 된소리로 변하는 특이한 현상이 합성, 파생, 굴절 등과 같은 형태론적 과정과 관련하여 실현되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복합어의 경음화 현상에 대한 설명이 형태론적, 통사론적, 의미론적 방식에 의해 다양하게 시도되어 왔지만 여전히 예외에 대한 처리는 미흡하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이 논의에서는 기존의 논의들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들을 지적하고 예외들에 대한 유추적인 설명의 가능성을 제시해 보고 있다. 특히 최근에 만들어진 합성명사에서 경음화 현상이 어떻게 나타나는지를 살펴보고 이와 함께 어휘부에서 단어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검토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복합어에서의 경음화 현상은 일반적인 음운 환경에서 실현되는 것이 아니라 형태론적인 과정에서 실현되는 것인 만큼 음운론과 형태론의 연관관계를 통해 설명되어야 한다고 본다.
  이진호의 박사학위논문인 <음운 교체 양상의 변화와 공시론적 기술>은 음운변화의 유형별로 각각의 현상에 대한 공시론과 통시론의 내용이 왜 달라지며 어떻게 달라지는가를 살피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는 통시적 변화 과정이 공시론적 기술과 밀접한 관련을 가지고 있지만 통시적 변화과정이 그대로 공시론적 기술에 반영될 수 없다는 괴리에서 출발하는 것이다. 이 논문의 초점은 다음 두 가지이다. ①통시적 음운 변화와 공시론적 음운 기술이 달라지는 이유는 무엇인가 ②통시적인 변화를 공시론적으로 기술할 때 문제가 되는 경우는 무엇인가 하는 점이다. 먼저 이론적인 논의를 통해 공시론적 음운 기술의 대상과 조건(자연성, 일반성, 일관성, 경제성 등)에 대해서 알아보고 공시론적인 음운 기술의 유형(규칙 유형의 설정, 복수 기저형의 설정, 어휘부 등재 등)에 대해서도 검토한다. 기저형의 설정 조건, 음운 기술의 층위 문제, 음운 변화의 적용 단위 문제 등에서도 심도있게 언급하고 있다. 다음으로 공시론적 음운 기술이 규칙의 첨가 및 소실 그리고 규칙 적용 환경의 변화에 따라 어떻게 달라질 수 있는지, 그리고 음운체계의 변화에 따라서도 그 기술이 어떻게 달라질 수 있는지를 구체적인 음운현상들을 근거로 살펴보고 있다. 이처럼 다양한 유형의 음운변화를 공시론적으로 어떻게 기술할 수 있는지에 대해 살펴봄으로써 공시론적 음운 기술의 본질에 다가가고 있다. 역으로 공시론에 반영되는 변화의 모습을 통해 통시적인 음운변화의 속성도 이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았다.
  이 학위논문은 통시적인 음운변화와 공시적인 음운 기술의 상호 관련성에 대한 깊이 있는 연구의 필요성을 이야기하고 있다. 필자가 이 글에서 기술의 편이를 위해 공시론과 통시론의 논의를 구분하였지만 필자 역시 국어 음운론의 체계적인 기술을 위해서는 공시론과 통시론을 아우르는 방법론적 접근이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다음에 살펴볼 통시음운론적인 논의들을 이러한 관점에 입각하여 본다면 더 의미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4. 통시음운론

  통시음운론적인 연구에 있어서 특징적이라 할 만 것은 한자음과 지명에 대한 연구가 적지 않았다는 점이다. 특히 고대국어에 대한 다양한 관심과 그에 따른 다각적인 접근방법이 주목할 만하다고 생각되었다.
  먼저 한자음과 관련하여 정경일의 『한국운서의 이해』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저자는 한자가 고대 이래 문자생활에 있어서 절대적인 위치에 있었기 때문에 정확한 한자음의 습득은 기본적인 과제였다는 사실을 상기시키고 그런 까닭에 운서에 대한 연구는 중요한 학문적 지위를 가지고 있음을 언급하고 있다. 저자는 한국의 운서에 대한 연구는 세 가지 측면에서 그 가치가 있다고 보았는데, 첫째는 당시의 한자음을 통해 당시의 음운체계를 확인하는 국어사적 가치이고 둘째는 한자음 정리과정에서 나타나는 편찬자들의 언어학적 인식을 확인하는 국어학사적인 가치이며 마지막으로 셋째는 중국운서와 한국운서의 비교를 통해 한중간의 문화교류의 양상을 점검해 볼 수 있게 해주는 문화교류사적 가치라고 정리하였다. 저자는 한국운서를 전반적으로 정리하여 소개하고 있는데, 운서의 개념과 발생 배경에서부터 중국의 성운학과 운서가 우리나라에 도입된 경위도 고찰하고 역사적 가치가 있는 운서들은 물론 운도까지 망라하여 검토함으로써 운서와 운학의 연구에 많은 자료를 얻을 수 있도록 해주었다.
  박창원의 『고대국어 음운(1)』은 고대국어 연구에 있어서 기본적인 지식이 되거나, 또 연구 방법에 관한 것들을 모으고 고대국어에 관한 연구사와 논저목록을 정리한 것으로 저자의 이야기대로 고대국어의 구체적인 음가추정과 체계재구를 위한 ‘고대국어연구(2)’를 위한 기초 작업을 정리한 논의이다. 크게 1부와 2부로 나뉘어 있는데, 1부에서는 연구방법의 기초, 차용어의 대응관계, 음운변화의 유형, 섭과 운목의 기초적 이해에 대해서 논의하고 있다. 2부에서는 자음과 모음관련 연구사와 연구업적목록을 정리하여 더욱 본격적인 고대국어의 연구에 대한 기본적인 자료들을 정리하고 있어 관련된 주제를 연구하는 이들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박창원 편의 『국어 음운 연구사(1)』은 BK21 언어학 총서의 하나로 이화여대 대학원 국어국문학과 석박사과정의 학생들을 중심으로 한국어의 음운체계와 그 변화에 대한 기존의 연구들을 비판적으로 검토한 것이다. 제1부는 고대부터 현대국어에 이르기까지의 모음체계에 대한 연구업적들에 대한 연구사적 의의는 물론 문제제기를 통하여 발전적인 논의를 모색하였고, 제2부에서는 자음체계는 물론 개별자음들에 대한 연구사를 체계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일반논문들의 경우 먼저 한자음에 대한 심도있는 논의들이 보였다. 권인한의 “고대 한국한자음에 대한 한 고찰-신라국호의 이표기 자료를 중심으로-”는 고유명사의 이표기의 검토를 통해 고대 한국 한자음의 연구에 한걸음 더 나아가고자 하는 노력이 돋보인 논문이었다. 신라국호의 이표기 자료의 검토를 통해 음절별 글자들의 동음관계를 설명할 수 있는 음계들을 추적하여 고대 한국한자음의 형성과정에서 당오대 서북방음의 영향이 상당했음을 주장하고 있다.
  홍용기의 “15세기 한자 초성의 현실음 소고-/ㅋ/, 전탁음, /ㅇ/, /ㆆ/, /ㆁ/, /ㅿ/을 중심으로-”는 훈민정음으로 표기된 한자음이 15세기의 국어 음운체계와 완전히 부합되지 않는 다는 사실을 고려하여 15세기 한자음의 초성 현실음을 제시하고 있다.
  권병로·이득춘의 “19세기 중국어학습서의 한글표기가 보여주는 근대 중국어 어음의 몇 특징고찰-≪화음계몽≫과 ≪화음계몽언해≫를 중심으로-”는 19세기 중국어 학습서의 검토를 통해 중국어 어음체계의 변화를 고찰하여 그 특징을 살피고 특히 중국어 표음에 사용된 한글문헌의 연구가 한국어와 중국어 양 언어의 체계적 연구에 그 가치가 있음을 환기하고 있다.
  고대국어에 대한 연구는 지명과 관계된 몇 편의 논문에서도 보인다. 권인한의 “俗地名과 국어음운사의 한 과제-‘大丘’와 ‘達句火’의 관계를 중심으로-”는 ‘대구’와 그 속지명 ‘달구벌’의 관계를 중심으로 /ㄹ/ > /j/의 음운변화를 설정함에 있어 국어 유음의 음성적 특성으로 구개화음인 /ʎ/이 재구될 수 있음을 차자표기들을 통해 구명한 것이다.
  정호완의 “咸-계 지명의 형태와 의미”는 언어는 문화를 투영한다는 문화 기호론적 관점에서 지명소 ‘함(咸)-’계 땅이름의 분포와 그 기원형을 재구성하여 풀이해본 논의로서 거북신앙과의 관련성을 살펴보았다. 또 조광봉의 “광주지역 지명의 유래 연구(2)”는 자연물 내지는 문화 생활양식과 관련하여 지명의 유래를 광범위하게 살펴보았다.
  권재선의 “한·일어 모음체계 변천의 비교연구”는 한국어와 일본어가 같은 계통의 친족어임을 전제로 한 논의이다. 특히 Poppe의 알타이 계통론을 근거로 하여 한국어와 일본어를 다른 알타이 제어들과 구분하여 東夷語로 볼 수 있다는 견해에 기초하고 있다. 따라서 한일어의 원시어 내지는 상고어의 모음체계는 터키, 몽고, 만주, 퉁구스 어군의 공통모음체계 곧 알타이어 공통모음체계와 일치하지 않고 별개의 원시모음체계에서 출발한 것으로 생각한 다. 특히 大母音體系와 小母音體系라는 개념을 구별하여, 전자에는 일본의 萬葉假名에서 나타나는 모음체계와 한국어의 현대 중앙어의 모음체계가 해당하는 것으로 보고 후자에는 한국의 경상방언 모음체계와 일본의 동경방언 모음체계가 해당하는 것으로 보았다. 이러한 한일어의 모음체계에 근거해 그 형성과 변천을 상세히 비교, 고찰하고 있다.
  다음으로 중세국어 이후 시기에 대한 논의들을 살펴보자. 도수희의 “합용병서에 관한 몇 문제”는 초성합용병서뿐 아니라 중성과 종성의 합용병서들을 두루 살펴 합용병서의 체계적인 원리를 종합적으로 살펴보고 있다. 즉 중성의 합자원리와 발음의 원칙에 따라 초성과 종성의 합자원리와 발음의 원칙을 이해해야 한다고 본다. 즉 동일 규정의 합자인 2자 합용중성이 이중모음으로 또 3자 합용중성이 삼중모음으로 발음되듯이, 복자음의 경우도 2자 합용은 이중자음으로 3자 합용은 삼중자음으로 발음되었다고 보는 것이 옳다고 기술하고 있다. 즉 합자의 원칙에 따라 어떤 환경에서나 합자된 자모는 모두가 개별적인 음가를 가지고 있다고 보는 것이다.
  이동석의 “15세기 ㄷ구개음화 현상 고찰”은 근대국어 시기의 징표라고 할 수 있는 구개음화가 15세기에 존재했음을 주장하고 있다. 그 증거로 세 가지를 들고 있는데, 첫째는 ㄷ구개음화 현상이 적용된 ‘진짓, 치-, 드러치다, 구쳐, -아지’와 같은 예들이 보인다는 사실이고 둘째는 ‘뎍, 횩뎍다’와 같은 역구개음화의 경우가 보인다는 것이며, 마지막으로 파찰음‘ㅈ’의 조음위치가 치조에서 경구개 쪽으로 이동한 것으로 보이는 ‘몬저, 젛다, 조개’와 같은 예들을 확인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성희제의 “자음에 의한 순행적 모음동화현상 연구”는 통시적으로 나타난 ‘원순모음화’와 ‘전설모음화(일명 구개모음화)’에 대한 논의로서 ‘으’모음의 강화현상이라는 최근의 색다른 논의가 타당치 않음을 밝히고, 모음체계상의 변화가 모음간의 대립관계에 영향을 미쳐 나타난 모음동화라는 보편적인 입장을 다시 확인하고 있다.
  이상녀의 “家禮諺解의 음운론적 연구”는 원성(원주) 지역의 언어생활 양식이 잘 반영되어 있는 家禮諺解를 중심으로 17세기 초기 근대국어의 일면을 표기와 음운상의 특징을 중심으로 살펴보고 있다.
  이상혁의 “조선 후기 국어 연구자들의 종성 의식에 대하여”는 조선후기의 국어 연구자들의 종성표기 의식이 조선전기의 종성 표기 규정과 어떻게 다르게 변화하였는가를 살피고 있다. 크게 세 가지 경향이 있는 것으로 보았는데, 첫째는 종성부용초성의 규정을 받아들이는 입장이고 둘째는 팔종성가족용의 규정을 지지하는 입장이며 마지막으로는 나름의 독자적인 종성의식을 제안하는 경우(崔錫鼎, 申景濬, 黃胤錫, 朴慶家, 柳僖 등)이다.
  조성문의 “최적성 이론에 의한 모음 /ㅣ/의 두 가지 음가 고찰”은 최적성 이론에 근거하여 국어사적인 현상을 다른 각도에서 기술하고 있다. 즉 이론적 근거 아래에서 중세국어의 /ㅣ/모음이 전설과 후설의 두 가지 음가를 가지고 있었다고 가정하고 그에 따라 개별적인 현상으로 취급되던 /ㄱ/탈락, 두음법칙, 구개음화를 통합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5. 기타

  이상에서 어느 정도는 편의상 음성학 분야와 통·공시 음운론 분야로 연구업적들을 분류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음의 논의들은 따로 장을 만들어 검토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생각되어 ‘기타’라는 이름으로 묶어 살펴보기로 한다.
  단행본인 엄익상의 중국언어학 한국식으로 하기는 외국학의 연구 목적은 한국학의 발전에 기여하는 데 있다는 데서 연구의 출발점을 삼고 있어, 중국 언어학을 전공하는 이의 연구이지만 한국 한자음과 관련하여 주목할 만하다. 이 책은 크게 2부로 나뉘어 있는데 1부에서는 중국어 언어학 연구의 새로운 방법과 방향을 제시하고 있고 2부에서는 한국적인 중국언어학 연구의 제 분야를 필자 나름으로 제안하고 있다. 국어학의 분야에서 관심을 가질 만한 부분은 먼저 1부의 제2장과 3장인데, 중국어 한글 표기법의 문제점과 그 개선 방향 그리고 수정안을 제시하고 있어 외래어 표기법의 문제와 관련하여 살펴볼 필요가 있다. 2부의 제6장은 비록 음식명에 제한되어 있기는 하지만 두 언어의 음운체계와 관련하여 살펴보고 있어 흥미롭고, 특히 12장은 한중어를 비교음운론의 관점에서 다루면서 한자음의 성격에 대해서도 검토하고 있어 주의를 끈다.
  권인한의 “발음법의 통일 방안 모색”은 남한의 ‘표준 발음법(1988)’과 북한의 ‘문화어 발음법(1987)’ 규정을 중심으로 발음 규범의 통일 방안을 모색함에 있어서 해결해야 할 주요한 과제들에 대하여 논의하고 있다. 즉 양측의 규정에서 나타나는 차이점과 문제점을 살펴보고 그러한 차이점의 발생 배경을 언어외적인 측면과 함께 고려하여, 그 해결 방안에 대해 모색해 보고 있다. 남북 발음법의 비교와 검토를 위해 ①총칙 ②자음과 모음 ③모음의 길이 ④받침의 발음 ⑤소리의 동화 ⑥경음화 ⑦소리의 첨가 ⑧기타(두음법칙) 사항에 대해 꼼꼼히 검토하고 있다. 통일 시대를 대비하여 발음법의 통일을 위한 몇 가지 과제와 전망을 제안하고 있는데, 먼저 남북한 공동조사와 연구의 필요성에 대해 언급하고 통일 논의 기구의 성격과 정부의 역할에 대해서도 능동적인 대처가 필요함을 밝히면서 끝으로 통일 전략의 다각화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엄태수의 “한자어의 음운현상에 대한 연구”는 한자어에서 나타나는 음운론적인 교체를 국어문법의 관점에서 기술하고 설명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한자어에서 나타나는 음운현상은 고유어와 상당히 이질적인 모습을 보여준다는 사실에 주목한다. 특히 2음절 한자어와 3음절 한자어의 차이는 상당히 현저하다고 본다. 국어 문법의 관점에서 바라보면 2음절어(2자어)는 하나의 분리 불가능한 단위로 보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2자어의 경우에국어 문법의 테두리 안에서 기술하여도 문제가 없다고 본다. 3음절어(3자어)의 경우는 접사성 형태소들의 불규칙성이 보인다는 사실을 주목하고, 이는 한자어가 고유어 문법으로의 동화과정에서 발생하는 특징으로 이해하고 있다.
  강희숙의 “<천변풍경>의 음운론”은 다소 생소한 ‘문학방언(literary dialect)’적인 연구를 보여주는 경우이다. 이 논의는 ‘박태원’의 <천변풍경>에 반영된 1930년대 서울 토박이말의 특징을 음운론적으로 분석한 것이다. 이러한 분석의 결과 작품의 시대적 배경과 인물들의 성격을 생생하게 드러내 주는 언어적인 특징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세 가지 계열의 모음상승 현상, 움라우트, 모음조화의 파괴, 전설모음화, 준말, 이중모음의 단모음화, 원순모음화 등등 전형적인 서울 토박이말의 성격을 보여주는 음운론적인 특성들이 확인되었다.
  전병용의 “통신 언어의 음운론적인 특성에 대한 연구-대화방 언어를 중심으로-”는 ‘外界語’라는 이름으로까지 불리우는 인터넷 언어의 음운론적인 특징을 포괄적으로 살펴본 논의이다. 대화방 언어의 음운론적인 특성은 구어체의 구현, 입력의 편의, 새로움 따위를 추구하는 통신언어의 일반적인 특성과 밀접히 관련을 가지면서 일상언어와의 차이를 다음과 같이 드러내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①구개음화 발음이 드물다 ②움라우트가 빈번히 등장한다 ③음절 생략이 많다 ④첨사 ‘-요’의 첨가가 많다 ⑤역구개음화 현상이 유행하고 있다 ⑥비원순모음을 원순모음으로 발음하는 경향이 있다 ⑦유성음간 후음이 아닌 것을 후음으로 발음하는 경향이 있다 ⑧복모음을 단모음으로 발음하는 경우가 많다 ⑨새로움이라는 목적을 위해 자음과 모음을 교체한다.


  6. 맺는말

  이상에서 필자가 살펴본 2002년도 국어음성학과 국어음운론 분야의 연구 동향은 다음과 같이 요약, 정리될 수 있을 것이다.
  음성학 분야는 최근 발전된 실험음성학적 접근방법에 의해 더욱 발전하고 있다. 2002년도의 경우도 이와 같은 경향은 여전하여 여러 가지 실험음성학적인 접근을 통해 국어의 음성적 특징들을 검토하고 있었다. 기왕의 논의들에서 확인된 사실들을 기반으로 좀더 정밀하고 세부적이면서 다양한 논의가 가능했던 것으로 보인다.
  공시음운론의 논의는 역시 필자의 연구 동향 검토에서 주를 이루는 부분이었다. 통시론은 국어사 분야나 문자 및 표기법 분야 내지는 방언 분야와 중복되는 업적들이 많기 때문에 아무래도 공시음운론의 논의들에 대해 지면을 많이 할애하게 되었다. 공시음운론에서의 연구 업적들은 방대한 논저들만큼이나 다양한 주제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 현대국어의 음운과정들에 대한 새로운 접근방법들과 그에 따른 기술들이 눈에 띄었고 음절에 대한 심도있는 논의나 성조를 비롯한 운율적인 특성에 대한 새로운 기술들도 눈길을 끌었다. 방언에 대한 논의 역시 하위 방언들에 대한 치밀한 검토 작업을 보이고 있었다.
  통시음운론적인 논의는 상대적으로 그 분량이 많지 않아 전체적인 흐름에 대해 함부로 단언하기 어려운 면이 있지만 한자음과 지명에 대한 관심이 주목되었다. 특히 고대국어에 대한 다양한 측면에서의 관심은 궁극적으로 고대국어의 음운체계에 대한 보다 체계적인 논의를 위한 것으로 이해되었다. 중세국어 이후 시기의 논의는 전통적인 이슈들에 대한 재해석이 주를 이루었던 것으로 생각된다.
  그 외에도 발음법의 문제라든지 한자어에서의 음운현상, 문학 방언적 접근, 통신언어에서의 음운론적 특징과 같은 주제에 대한 논의들도 보여 음운론의 영역이 더욱 넓어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상에서 필자는 2002년도 한 해 동안 발표된 국어음성학과 국어음운론의 연구 결과들을 토대로 그 동향을 소략하게나마 살펴보았다. 글의 첫머리에서도 밝힌 바와 같이 가능한 필자의 주관을 배제하고 필자가 확인할 수 있었던 논저들에 대해서만큼은 모두 정확하게 소개하고자 하였다. 그것이 이 글의 취지에 맞는 것이라 생각되어 소개 위주의 기술을 선택하였으나, 적극적인 평가가 없는 이 논의가 무미하게 느껴지는 경우도 있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게다가 필자의 나태함으로 인하여 많은 훌륭한 논저들이 누락되었다는 사실에 부끄럽고, 필자의 아둔함으로 인하여 훌륭한 논저들의 연구 결과를 왜곡하여 기술한 사실은 없는지에 걱정이 앞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