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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항다음 단어들은 거센소리를 가진 형태를 표준어로 삼는다.(ㄱ을 표준어로 삼고, ㄴ을 버림.)

예시
비고
끄나풀 끄나불  
나팔-꽃 나발-꽃  
동~, 들~, 새벽~, 동틀 ~.
부엌 부억  
살-쾡이 삵-괭이  
1. ~막이, 빈~, 방 한 ~.
2. ‘초가삼간, 윗간’의 경우에는 ‘간’임.
털어-먹다 떨어-먹다 재물을 다 없애다.
해설 제2장은 언어 변화 중 발음의 변화가 현저하여 종래의 표준어를 그대로 고수할 수 없는 것을 정리한 부분이다. 표준어 개정은 표기의 개정도 수반하므로, 언어의 변화를 모두 표준어 개정에 반영하는 일은 쉽지도 않고 바람직하지도 않다. 그러나 그 차이가 워낙 현저하여 도저히 고형(古形)을 더 이상 유지하기 어려운 것은 새 형태를 표준어로 삼은 것이다.
  1. '나발꽃'이 '나팔꽃'으로 바뀌었으나, '나발'과 '나팔'은 각각 독립적으로 쓰인다.
  2. '녘, 부엌'은 현행 표준어이므로 제3항의 다른 단어들과 성격을 달리하며, 또 이 표준어 규정에 들어 있을 성질의 단어가 아니다. 그럼에도 여기에 삽입된 것은 다음과 같은 사정 때문이다.
    '녘, 부엌'은 1979년 국어심의회안(이하 79안이라 하겠음.)에서는 '녁, 부억'으로 되었던 것이 1984년 학술원안(이하 84안이라 하겠음.)에서는 '녘, 부엌'으로 환원되고, 1987년 국어연구소안(이하 87안이라 하겠음.)에서는 다시 '녁, 부억'과 같이 예사소리로 돌아갔던 것을 1987년 국어심의회에서 거센소리로 되돌려 놓은 것이다. 결과가 이렇게 된 이상 제3항에서 이 두 단어는 빠져도 좋을 것이다.
  3. '삵괭이'의 발음 [삭꽹이]는 언어 현실과 다르므로 '살쾡이'로 현실화하였다. 제26항에는 '살쾡이/삵'과 같이 복수 표준어를 인정하고, '삵피'는 종래대로 그대로 두었다.
  4. '칸'과 '간'의 구분에서 '칸'은 공간(空間)의 구획이나 넓이를 나타내며, '간'(間)은 '초가삼간, 대하천간(大厦千間)' 등 관습적인 표현에만 쓰기로 하였다. 그 결과 '일등-칸, 한 칸 벌린다' 등 일반적인 용법에서는 '칸'만 쓰기로 된 것이다.

제4항다음 단어들은 거센소리로 나지 않는 형태를 표준어로 삼는다.(ㄱ을 표준어로 삼고, ㄴ을 버림.)

예시
비고
가을-갈이 가을-카리  
거시기 거시키  
분침 푼침  
해설 제3항과 같은 취지로 개정한 것들이나 발음 변화의 방향이 반대인 것들이다.
  1. ‘거시키’는 79, 84, 87 모든 안에서 다 ‘거시기’로 고쳐졌다.
  2. ‘분침’은 ‘分針’이다.

제5항어원에서 멀어진 형태로 굳어져서 널리 쓰이는 것은, 그것을 표준어로 삼는다.(ㄱ을 표준어로 삼고, ㄴ을 버림.)

예시 1
비고
강낭-콩 강남-콩  
고삿 고샅 겉~, 속~.
사글-세 삭월-세 ‘월세’는 표준어임.
울력-성당 위력-성당 떼를 지어서 으르고 협박하는 일.
다만, 어원적으로 원형에 더 가까운 형태가 아직 쓰이고 있는 경우에는, 그것을 표준어로 삼는다.(ㄱ을 표준어로 삼고, ㄴ을 버림.)
예시 2
비고
갈비 가리 ~구이, ~찜, 갈빗-대.
갓모 갈모 1. 사기 만드는 물레 밑 고리.
2. '갈모'는 갓 위에 쓰는, 유지로 만든 우비.
굴-젓 구-젓  
말-곁 말-겻  
물-수란 물-수랄  
밀-뜨리다 미-뜨리다  
적-이 저으기 적이-나, 적이나-하면.
휴지 수지  
해설 어원(語源)이 뚜렷한데도 언중(言衆)들의 어원 의식이 약하여져 어원으로부터 멀어진 형태를 표준어로 삼고, 아무리 어원에 충실한 형태이더라도 현실적으로 쓰이지 않는 것은 표준어 영역 밖으로 밀어낼 것을 다룬 항이다.
  1. '강남콩(江南-)'은 '남비'(제9항)와 함께 이미 어원을 인식하지 않고 '강낭콩, 냄비'로 쓰이고 있는 언어 현실을 그대로 반영한 것이다.
  2. '지붕을 이을 때에 쓰는 새끼'와 '좁은 골목이나 길'을 다 함께 '고샅'으로 써 오던 것을 분화시켜 앞의 것을 '고삿'으로 바꾼 것이다.
  3. '월세(月貰)'의 딴 말인 '삭월세'를 '朔月貰'의 뜻으로 잡아 '사글세'란 말과 함께 써 오던 것을, '朔月貰'는 단순한 한자 취음(漢字取音)일 뿐으로 취할 바가 못 된다 하여 '사글세'만을 표준어로 삼은 것이다.
다만, 어원 의식이 남아 있어 그쪽 형태가 쓰이는 것들은 그 짝이 되는 비어원적인 형태보다 우선권을 줄 것을 다룬 항이다.
  1. '휴지'가 그 대표적인 예로서, 한자음 '休紙'에 대한 의식으로 종래 표준어로 인정되었던 '수지'보다 널리 쓰이게 되어 이번에 '휴지'만을 단일 표준어로 인정한 것이다.
  2. 같은 이유로 '갈비'가 채택되고 그동안 표준어로 인정되었던 '가리'를 버리게 되었다.
  3. 이 중 '적이'는 특이하다. '적이'는 의미적으로 '적다'와는 멀어졌다. (오히려 반대의 의미를 가지게 되었다.) 그 때문에 그동안 한편으로는 '저으기'가 널리 보급되기도 하였다. 그러나 '적다'와의 관계를 부정할 수 없어 이것을 인정하는 쪽으로 결정하였다.

제6항다음 단어들은 의미를 구별함이 없이, 한 가지 형태만을 표준어로 삼는다.(ㄱ을 표준어로 삼고, ㄴ을 버림.)

예시 1
비고
생일, 주기.
둘-째 두-째 ‘제2, 두 개째’의 뜻.
셋-째 세-째 ‘제3, 세 개째’의 뜻.
넷-째 네-째 ‘제4, 네 개째’의 뜻.
빌리다 빌다 1. 빌려주다, 빌려 오다.
2. ‘용서를 빌다’는 ‘빌다’임.
다만, ‘둘째’는 십 단위 이상의 서수사에 쓰일 때에 ‘두째’로 한다.
예시 2
비고
열두-째   열두 개째의 뜻은 ‘열둘째’로.
스물두-째   스물두 개째의 뜻은 ‘스물둘째’로.
해설 그동안 용법의 차이가 있는 것으로 규정해 온 것 중 그 구별이 어려워 혼란을 일으켜 오던 것을 정리한 것이다.
  1. '돌'은 생일, '돐'은 '한글 반포 500돐'처럼 주기의 의미로 세분해 썼던 것을, 그러한 구분이 얼마간 인위적인 데다가 불필요한 세분이라 판단되어 '돌' 하나로 통합한 것이다.
  2. '두째, 세째'는 '첫째'와 함께 차례를, '둘째, 셋째'는 '하나째'와 함께 "사과를 벌써 셋째 먹는다."에서와 같이 수량을 나타내는 것으로 구분하여 왔다. 그러나 언어 현실에서 이와 같은 구분 역시 인위적인 것으로 판단되어 이번에 '둘째, 셋째'로 통합한 것이다. 따라서 앞으로 '두째, 세째, 네째'와 같은 표기는 어느 경우에도 볼 수 없게 되었다.
  3. '빌다'에는 '乞, 祝'의 뜻이 있기에, '借'의 뜻으로는 '빌려 오다'로, '貸'의 뜻으로는 '빌려주다'로 하여, '빌리다'에는 '借, 貸'의 뜻이 다 들어 있는 것으로 처리한 것이다.
다만, 차례를 나타내는 말로 '열두째, 스물두째, 서른두째' 등 '두째' 앞에 다른 수가 올 때에는 받침 'ㄹ'이 분명히 탈락하는 언어 현실을 살려 부득이 종래의 구분을 살렸다.

제7항수컷을 이르는 접두사는 '수-'로 통일한다.(ㄱ을 표준어로 삼고, ㄴ을 버림.)

예시 1
비고
수-꿩 수-퀑/숫-꿩 '장끼'도 표준어임.
수-나사 숫-나사  
수-놈 숫-놈  
수-사돈 숫-사돈  
수-소 숫-소 '황소'도 표준어임.
수-은행나무 숫-은행나무  
다만 1. 다음 단어에서는 접두사 다음에서 나는 거센소리를 인정한다. 접두사 '암-'이 결합되는 경우에도 이에 준한다.(ㄱ을 표준어로 삼고, ㄴ을 버림.)
예시 2
비고
수-캉아지 숫-강아지  
수-캐 숫-개  
수-컷 숫-것  
수-키와 숫-기와  
수-탉 숫-닭  
수-탕나귀 숫-당나귀  
수-톨쩌귀 숫-돌쩌귀  
수-퇘지 숫-돼지  
수-평아리 숫-병아리  
다만 2. 다음 단어의 접두사는 '숫-'으로 한다.(ㄱ을 표준어로 삼고, ㄴ을 버림.)
예시 3
비고
숫-양 수-양  
숫-염소 수-염소  
숫-쥐 수-쥐  
해설 '암-수'의 '수'는 역사적으로 명사 '숳'이었다. 오늘날 '수캐, 수탉' 등에 받침 'ㅎ'의 자취가 남아 있다. 그러나 오늘날 '숳'은 명사로 쓰이는 일은 '암수'라는 복합어 정도 이외에는 거의 없어지고 접두사로만 쓰이게 되었고, 그로써 받침 'ㅎ'의 실현이 복잡하게 되었다. 그리하여 접두사 '숳~수'의 처리는 오랫동안 진통을 겪었다.

다만 1. 받침 'ㅎ'이 다음 음절 첫소리와 거센소리를 이룬 단어들로서 역사적으로 복합어가 되어 화석화한 것이라 보고 '숳'을 인정하되 표기에서는 받침 'ㅎ'을 독립시키지 않기로 한 것이다. 여기에서 어느 단어까지가 이 유형으로 화석화한 것인지의 경계를 긋기가 어려운 점이 남아 있다. '수탉, 수캐' 등은 혼란의 여지가 없지만, '수탕나귀'는 서툴러하는 사람들이 있고, 또 여기에 제시되지 않은 '개미, 거미'도 '수캐미, 수커미'가 자연스럽게 느껴질 사람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거센소리를 [다만 1]에 제시된 단어에 한하여 인정하였다.

다만 2. 발음상 사이시옷과 비슷한 소리가 있다고 판단하여 '숫-'의 형태를 취하였다.

[다만 1]과 [다만 2]에 제시된 이외의 단어에서는 '수-'로 통일하였다. 이 접두사의 기본형을 '수-'로 잡은 것이다. 여기 제시된 이외의 어떤 단어, 가령 '거미, 개미, 할미새, 나비, 술' 등은 모두 '수거미, 수개미, 수할미새, 수나비, 수술'로 통일한 것이다. 여기에서 '수놈, 수소'의 현실음이 과연 아무 받침이 없이 이렇게 발음되는지, 아니면 '숫놈, 숫소'인지 하는 것이 문제로 남는다. '숫쥐, 숫양'은 '수쥐, 수양'이 아니면서 '수놈, 수소'는 '숫놈, 숫소'가 되지 못하는 불균형이 드러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