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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성어 ‘지름길’ 의 문법적 구조
지름길은 어근 + 어근 ‘지름 + 길’ 의 합성어입니다.
여기서 ‘길’은 명사인 게 확실한데, ‘지름’이 무엇인지 모르겠습니다.
‘지름’ 은 (지르- + -ㅁ) 로 분석되는데
‘지르-’ 는 ‘지르다’ 의 어간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ㅁ’ 은 명사파생 접사인가요, 명사형 전성 어미인가요?
‘-ㅁ’이
명사 파생 접사라면 ‘지름’ 이 명사가 되어
‘지름길’ 은 명사 + 명사 구조로 통사적 합성어가 되고
명사형 전성 어미라면 구조가 어떻게 되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용언의 명사형 + 명사 이런 구조가 존재할 수가 있나요?
있다면 어떻게 분류되는지도 알고 싶습니다.
그리고, 만약 ‘지름’이 명사라면 내질러 감. 혹은 빠르게 감. 이러한 의미를 담고 있는 명사로서 씌여야 할 텐데 명사 ‘지름’ 은 찾아보니 도형 원에서의 반지름, 지름의 수학적 의미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지름’ 이 명사인 것도 완전한 설명은 아닌 듯합니다.
비슷한 예로 ‘볶음밥’ 과 비교해보면 더욱 이상한 게 느껴집니다.
(볶다의 어간 ‘볶-’, 명사파생 접사 ‘음’이 합쳐져 명사 ‘볶음’ 형성)
이와 같은 지름길의 문법 구조에 관한 의문을 해소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동통신 기기에서 작성한 글입니다.
[답변]'지름길'
안녕하십니까?
조어의 과정 등에 대하여서는 문법적 견해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양지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지름길'은 단어의 최종 경계 형태를 '지름-길'로 보이고 있어, '지르다'의 어간에 '-ㅁ'이 결합한 형태에 명사 '길'이 다시 결합한 구성으로 볼 수 있겠습니다만 이때 '-ㅁ'에 대해서는 견해 차이가 있을 수 있을 듯합니다. 따라서 학생이시라면 학교에서 배우신 내용을 기준으로 삼으시기 바랍니다.
아래에 우리말샘의 역사 정보를 덧붙여 드리겠으니 이 점도 함께 살펴보시기를 권하여 드립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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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지름길'의 역사 정보:
현대 국어 ‘지름길’의 옛말인 ‘즈긿’은 15세기 문헌에서부터 나타난다. ‘즈긿’은 ‘즈름’과 관형격 조사 ‘-ㅅ’, 명사 ‘긿’이 결합한 것으로, 여기에서 ‘즈름’은 ‘지르다01’의 옛말인 동사 ‘즈르-’에 명사파생접미사 ‘-음’이 결합한 것이다. ‘긿’이 ㅎ종성체언이므로 ‘즈긿’ 역시 모음이나 ‘ㄱ, ㄷ’으로 시작하는 조사와 결합할 때에는 끝소리인 ㅎ이 나타나고, 그 밖의 조사와 결합하거나 단독으로 쓰일 때에는 끝소리 ㅎ이 나타나지 않는 이형태 교체를 보인다. 그러나 16세기에는 ‘즈름로’와 같이 기존에 ‘즈긿’이 쓰이던 환경에서도 끝소리 ㅎ이 탈락한 ‘즈길’이 쓰인 예가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또한 16세기 이래로 관형격 조사 ‘-ㅅ’이 없는 ‘즈름길’ 형태도 나타나 18세기까지 이어진다. 근대국어 후기에 치찰음 ‘ㅈ, ㅊ’ 아래에서 모음 ‘ㅡ’가 ‘ㅣ’로 바뀌는 현상에 의하여 ‘즈름길>지름길’의 변화가 일어났는데, 다만 19세기 문헌에는 ‘지름길’의 예는 보이지 않고 ‘지럼길’과 같이 제2음절의 모음을 ‘ㅓ’로 표기한 예가 발견된다.